[바닥공조 ISO표준 제정 전문가] 이광호 고려대 교수

  • 등록 2025-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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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공조, E절감 향상 핵심기술“
“ISO표준, E성능분석 중요 근거 마련”

바닥공조시스템(UFAD: underfloor air distribution system)은 건물의 냉방과 난방을 담당하는 공조시스템의 한 종류이며 과거 전산실 등의 주요 장비 또는 기기의 운전조건 유지 목적으로 설치되었었는데, 공기흐름을 바닥하부 공간을 통해 조절하는 방식이다.

 

1970년대에 사무소 건물에 도입되기 시작하면서 지금은 유럽과 남아프리카, 일본, 미국, 홍콩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새로운 공기조화시스템으로 각광받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을 중심으로 관련 기술에 대한 활발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그동안 전무했던 바닥공조 관련 ISO표준을 우리나라가 주도해 제정됐다. ISO표준 컨비너를 맡고 있는 이광호 고려대 건축학과 교수를 만나 ISO 표준 제정 배경 및 향후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 ISO표준 관련 컨비너의 역할은

컨비너는 ISO(국제표준기구) TC(Technical Committee: 기술위원회) 산하 작업반(WG: Working Group) 운영 및 회의 주관을 책임지는 역할이며 WG에서 제정되는 ISO 국제표준을 총괄 책임진다. 즉 미국, 이란, 독일, 일본, 세르비아, 중국 등 바닥공조시스템 전문가들을 이끌며 회의를 주관하고 국제표준 제정을 주도하고 있다.

 

■ ISO TC163은 어떤 조직인가

ISO TC 163(Thermal performance and energy use in the built environment)은 건물의 열성능·에너지성능에 대한 시험법·계산법과 관련된 국제표준을 제정하는 기술위원회로서 현재까지 무려 157개 ISO기준을 제정한 ISO를 대표하는 기술위원회 중 하나다.

 

TC 163 산하에는 3개의 분과위원회(SC: Sub-committee)가 있으며 SC1(Test and measurement methods)은 시험법·측정법을, SC2(Calculation methods)는 계산법, SC3(Thermal insulation products, components and systems)는 각종 제품(Product)에 대한 시험법을 다루는 분과위원회다.

 

현재 활동하고 있는 SC1에는 9개의 작업반이 활성화돼 있으며 이중 2개 WG 컨비너를 맡고 있다.

 

■ 바닥공조시스템은 무엇인가

일반적으로 바닥공조시스템은 공조기(AHU: air handling unit)에서 만들어진 공조공기가 바닥패널(raised floor panel 또는 access floor) 하부의 공간인 플래넘(underfloor plenum)으로 전달되고 바닥 급기구(또는 디퓨저)를 통해 실내로 공급되는 구조를 이루고 있다. 바닥패널 상부에 위치한 바닥 디퓨저(floor diffuser)로부터 공조공기가 실내로 공급되면 실내의 열부하를 처리하면서 천정공간(return plenum)으로 배출되는 구조다.

 

바닥공조시스템은 플래넘에서 바닥 디퓨저를 통해 실내로 토출되는 공조공기의 온도성층화(temperature stratification)가 생성되는 것이 이상적이며 성층화 수준에 따라 에너지절감량이 달라지므로 온도성층화 기술개발은 천정 덕트방식대비 에너지절감이 가능한 바닥공조시스템의 에너지절감량 향상에 매우 핵심적인 기술이다.

 

크게 가압식과 등압식으로 구분된다. 가압식은 바닥하부 공간을 정압(+)으로 유지해 팬없이 바닥 취출구에서 실내 공간으로 공조공기를 공급하는 방식이다. 팬을 위한 전원공급이 필요하지 않은 장점이 있지만 바닥하부 공간의 압력 분포에 주의해야 한다. 반면 등압식은 바닥하부 공간과 실내 거주공간의 압력을 동일한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 팬이 부착된 취출구를 통해 공조공기를 바닥에서부터 공급하는 방식이다. 급변하는 부하대응에 유리한 장점이 있지만 팬을 위한 전원 공급이 필요하다.

 

 

■ 바닥공조 ISO표준 제정 배경은

바닥공조시스템과 관련된 국제표준이 전무하며 ISO에 바닥공조와 관련된 WG이 존재하지 않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용어, 기술 사양, 성능측정 등을 포함해 바닥공조시스템에 대한 일련의 ISO표준을 제정할 필요가 있었다. 시스템성능을 확보하려면 먼저 바닥공조시스템과 관련된 용어, 기술 사양 및 기호를 규정하는 표준이 필요한 실정이며 기존의 천정 취출형 공조방식에서는 볼 수 없는 두 가지 특징이 공기 성층화 및 바닥공간 온도 상승이기 때문에 공기 성층화 및 바닥공간의 온도 상승·기밀성능에 대한 측정법 제정이 절실한 상황이었다.

 

■ ISO표준의 주요내용은

바닥공조와 관련된 새로운 ISO표준 시리즈는 △Part 1: 정의, 용어, 기술 사양 및 기호 △Part 2: 실내 공기 성층화 현장 측정 △Part 3: Thermal Decay 현장 측정 △Part 4: 바닥 공간 플레넘 기밀성능 측정 등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현재 Part 1이 제정됐다.

 

즉 현재까지는 Part 1인 아주 기본적인 정의, 용어, 기술 사양 및 기호 등을 다뤘으며 Part 2부터는 기술적인 내용에 더 깊게 들어가는 실내 공기 성층화의 현장 측정, Thermal Decay의 현장 측정, 바닥 공간 플레넘의 기밀성능 측정 등을 차례대로 다룰 예정이다.

 

이는 현재까지의 잠정적인 계획이며 Part5 이상으로 확장할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 이번 표준제정을 통한 기대효과는

지금까지는 국내·외적으로 바닥공조시스템과 관련된 성능측정기준이 전무했기에 바닥공조시스템의 성능을 평가할 수 있는 평가기법이 전무했었다. 예를 들어 기존의 천정 취출형 방식대비 바닥공조시스템이 갖는 차별화된 특징이 실내 공기 성층화와 바닥하부 공간의 온도 상승 (덕트가 없기 때문에)인데 이러한 2가지 특징에 대한 정량적이면서도 표준화된 성능측정법이 전무했다. 이로 인해 설계·설치하는 기업에 따라 천차만별의 성능을 나타냈으며 이를 개선시킬 수 있는 근거가 없었다.

 

바닥공조시스템 관련 표준제정을 통해 바닥공조시스템의 성능과 관련 건물의 전생애주기기간 동안 에너지소비를 고려할 수 있으며 제안된 표준은 성능예측에 대한 기준을 제공하고 바닥공조시스템의 에너지성능 분석을 위한 중요한 근거가 될 것이다.

 

■ 해외 바닥공조시장 트렌드를 평가한다면

해외의 경우 미국이 전체적인 시장 및 기술을 주도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 바닥공조시스템에 대한 설치가 많이 증대되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은 주요 공조방식 중 하나로 인식되고 있는 단계가 아니다.

 

반면 미국의 경우는 신축 건물 설계 시 바닥공조시스템은 일반적인 VAV방식과 마찬가지로 하나의 주요 옵션 중 하나로 인식되고 있다. 이로 인해 바닥공조시장이 매우 공고하다.

 

가압식 바닥공조시스템 개발 및 제조 시장점유율 글로벌 1위 기업인 AirFixture 본사도 미국에 위치해 있다. 미국을 제외하면 일본, 중국, 세르비아 등의 나라에서 바닥공조시장이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

 

또한 바닥공조 관련 국내 연구는 연속성 없이 단편적으로 이뤄지는 실정이다. 미국의 경우 30년간 바닥공조 연구를 지속적으로 수행해온 버클리대학교(University of California at Berkeley)를 필두로 다양한 연구기관에서 바닥공조 관련 연구를 장기적이며 연속적으로 수행해오고 있다.

강은철 기자 eckang@kharn.kr
저작권자 2015.10.01 ⓒ Kha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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