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조천 건국대 실내환경관리센터 센터장

  • 등록 2025-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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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패트롤·지하철 IAQ개선 성과… IAQ선도 대학 도약”
IAQ검사율 5% 수준… 민간 자율관리체계 시급

건국대학교는 지난해 12월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이어 국내에서 두 번째로 실내환경관리센터를 개소했다. 실내환경관리센터는 실내공기질관리법에 따라 실내공기질 측정 및 관리뿐만 아니라 교육·홍보 등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는 기관이다.

 

IoT와 AI기반 첨단기술을 통해 실내공기질 문제를 과학적으로 진단하며 초미세먼지, 이산화탄소, 휘발성 유기화합물(VOCs) 등 실내 공기오염물질을 모니터링하고 분석해 효율적인 저감대책을 제시하고 있다. 김조천 건국대 실내환경관리센터 센터장(교수)을 만나 센터의 역할과 연구동향에 대해 들어봤다.

 

■ 대학교 최초로 실내환경관리센터를 개소했는데

건국대는 2014년 말부터 2021년 6월까지 환경부 ‘그린패트롤 측정기술개발사업단’을 발족해 운영했다. 그린패트롤 개발사업단은 환경부 글로벌 탑 환경기술개발사업의 일환으로 환경 측정기기산업의 경쟁력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만들고 수출사업화를 목표로 했다. 그 시기에 사업단장으로 일하며 약 724억원을 지원받아 수질오염, 대기오염 측정기와 센서를 국내 최초로 개발하는 미션을 수행했다. 실내오염 관련 측정센서도 함께 개발돼 기반을 구축했다.

 

또한 △수질오염 측정기 △대기배출원 측정기술 △대기수용체 측정기술 △통합관리 등 4개 분야에서 기술개발을 추진했다. 이러한 경험을 환경부에서 높게 평가해 국내 두 번째이자 대학교 최초 실내환경관리센터로 선정될 수 있었던 것 같다.

 

서울시 지원사업도 있다. 2007년부터 2012년까지 5년간 국내 최초로 지하철 공기질 개선사업단을 발족했다. 미세먼지 개념조차 불명확할 때 인공지능(AI)을 도입해 에너지를 40% 절약하고 공기질 개선효과를 봤다. 센터를 개소하며 건국대의 측정센서 역량을 활용해 실내공기질관리에 필요한 센서를 선정하고 현장적용이 될 수 있도록 관리체계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 국내 IAQ관리 실태는

다중이용시설, 신축공동주택, 대중교통 등에 대한 법적 검사율이 높지 않다. 핵심파트로 한정하더라도 10%가 안되며 전체 검사율 기준으로는 5% 정도다. 인력부족과 비용문제 등 현실적 어려움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다중이용시설은 민간소유라 국가가 통제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 민간이 스스로 다중이용시설 실내공기질을 모니터링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체계가 필요하다.

 

또한 생활환경 대기오염, 실내 대기오염관리에 실외처럼 TMS(원격모니터링시스템)를 실내에 적용하는 원격관리제도를 궁극적으로 도입해야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몇가지가 선행돼야 한다. 먼저 센서의 정확도를 높여야 한다. CO₂센서 외에 다른 센서들은 특히 장시간 사용 시 정확도가 높지 않은 경우가 많다. AI까지 갈 것도 없이 IoT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라도 센서정확성이 중요하다. 또한 현장적용기술 업데이트가 필요하다. 실험실 환경에서는 정확한 센서가 현장에서는 제대로 성능을 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센서를 통해 수집된 빅데이터를 가지고 인체노출 영향평가와 정책입안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센터는 국가 실내공기질정책 수립과 기준마련에 필요한 빅데이터를 환경부에 제공하고 국가 정책과 지역정책, 기술개발을 이끌 것이다.

 

■ 센터의 주요 연구주제는

다중이용시설 중 가장 모니터링 어려운 곳이 지하철이다. 지하철 역사에는 오일미스트, 철가루 등이 발생하는데 이에 대한 충분한 연구가 필요하다. 현재 세 곳의 지하철 역사를 대상으로 미세먼지와 CO₂ 등을 감지하는 센서가 현장에서 얼마나 적응할 수 있는지 연구 중이다. 아직 관련 가이드라인이 없어 관리체계를 만드는 것이 올해 목표다.

 

실외는 건물옥상에서 국가기준 장비와 센서를 비교테스트하고 있다. 또한 국내 어린이집 중 30개를 선정해 개선이 필요한 어린이집에 대한 개선방안 연구 및 환기설비 개선사업을 올해까지 진행한다. AI시대 대응을 위해 가격이 높은 국가기준 장비와 비교했을 때 센서가 얼마나 정확한지 평가해 상용화에 집중하고 있다.

 

■ IAQ관리에서 AI역할은

인공지능의 핵심은 알고리즘이다. 열차, 기후변화, 지하철 미세먼지 특성을 알고리즘을 통해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예를 들면 비에 따라 대기질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등 디테일한 정보가 실내공기질 예측에 중요하다. 실외대기질과 실내공기질은 연관성이 있기 때문에 이러한 예측을 통해 고농도 오염노출을 사전에 방지하는 것이 가능하다. 과거 서울시 지하철사업에서 소형 제트팬을 이용해 덕트없이 설치해도 덕트가 있는 것과 비슷한 수준의 효과를 본적이 있다. 이는 AI를 활용해 적합한 운영관리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또한 AI 필터링시스템처럼 외부공기질이 나쁠 때만 필터를 가동하는 식으로 AI를 적용해 에너지를 절감한 사례가 있다.

환기가 정밀한 센서와 연계되면 환기에너지 절감과 필터의 수명연장으로 경제적 이득을 얻을 수도 있다.

 

■ 국내 IAQ정책의 보완점은

한국은 2005년 세계에서 가장 먼저 실내공기질법을 만들었을 정도로 선도적인 위치에 있다. 하지만 여기에 안주하는 것이 아닌 현장 실태파악과 확장이 필요하다. 유럽은 실내오염 관리대상 물질이 구체적으로 많다. 한국은 현재 포름알데히드, VOCs, 라돈, CO₂ 등 10가지 중요물질에만 초점을 두고 있지만 유럽처럼 다양한 유해물질로 관리대상을 점차 늘려나가야 한다.

 

대상시설 맞춤형 환기기술 등급분류도 필요하다. TMS는 환기대상을 1종, 2종 사업장 등으로 분류한다. 우리도 특정분류의 사업장은 국가가 통제할 수 있도록 환기의무화를 적용하는 것이 어떨까 한다. 환기시스템도 시설에 맞게 적용돼야한다. IoT TMS에서 나아가 궁극적으로는 AI(예측을 통한 대응)로 가야 한다.

 

■ 환기산업 글로벌 트렌드는

한국 환기산업도 국제 협력사업을 통해 해외로 확장하며 시장규모를 키워야 한다. 이를 위해 에너지절감과 소음통제기술 발전이 중요하다.

 

센터는 6월1일부터 약 10개월간 UN ESCAP(유엔 아시아태평양 경제사회위원회)과 협력해 아시아 국가들의 실내공기질 현황을 파악하고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역할을 맡는다. 한국의 우수한 실내환경기술과 제도를 아시아국가들과 공유하고 공동연구 및 해외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하는 중요한 기회가 될 것이다.

이종성 기자 jslee@kharn.kr
저작권자 2015.10.01 ⓒ Kha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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