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설비공학회(회장 송두삼)가 6월18일부터 20일까지 평창 알펜시아리조트에서 진행한 하계학술대회에서 특별세션으로 ‘차세대 대체냉매’에 대한 발표가 진행됐다.

R1132a-CF₃I 혼합냉매, 다양한 시스템 적용 가능
이석환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 박사는 ‘R1132a-CF₃I 혼합냉매의 열역학 물성 측정’에 대해 발표했다.
KRISS는 여러기관과 협력해 GWP(지구온난화지수) 10 이하의 초저온 대체냉매 후보로 주목받는 R1132a–CF₃I 혼합냉매의 물리적 특성을 정밀하게 측정하고 실증데이터를 체계적으로 구축하고 있다.
기후변화 대응과 냉매규제 강화에 따라 기존 고GWP냉매를 대체할 수 있는 친환경 냉매 개발이 세계적으로 활발하다. R1132a는 GWP 1 이하의 냉매로 높은 임계압력과 낮은 임계온도를 가져 CO₂와 유사한 특성을 보인다. CF₃I은 GWP 1 이하이며 소화능력이 커 가연성 저감원료로도 활용된다.
최근 R1132a과 CF₃I 두 냉매의 혼합물이 초저GWP와 우수한 열역학적 특성, 그리고 다양한 시스템 적용 가능성으로 대체냉매 연구의 핵심후보로 떠올랐다.
KRISS는 R1132a–CF₃I 혼합냉매의 밀도, 점도, 비열, 열전도도 등 주요 열물성을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는 전용 시스템을 개발했다. 밀도와 점도는 진동관 방식과 이동 피스톤 방식 센서를 활용해 –40℃~180℃, 최대 500bar의 온도·압력 범위에서 측정 가능하다.
비열은 칼벳 열량계를 이용하며 열전도도는 비정상 열선법으로 측정한다. 모든 측정시스템은 에탄올, 프로판, R23, R32, 톨루엔 등 표준물질을 활용해 교정·성능 검증을 거쳤으며 최대 측정오차는 1% 이내로 신뢰성을 확보했다.
혼합비(질량비 25:75, 50:50, 75:25)별로 R1132a–CF₃I 혼합냉매의 열물성을 측정한 결과, CF₃I의 비율이 높을수록 밀도와 점도가 증가하며 온도가 높아질수록 두 값 모두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비열의 경우 혼합비가 달라짐에 따라 12~20% 수준의 편차가 관찰됐으며 열전도도는 저온에서는 혼합비에 따라 차이가 컸지만 상온에서는 큰 차이가 없었다.
이 박사는 “이번 연구를 통해 확보한 데이터로 초저GWP 냉매 개발, 대체냉매 적용 히트펌프·냉난방시스템 설계, 냉매 상태방정식 개발, 국제 표준화 및 법규 대응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전망”이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조성의 혼합냉매에 대한 열물성 측정과 데이터베이스 확충, 시스템 적용 실증을 통해 친환경 냉매 전환과 탄소중립 실현에 기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R466A 적용 VRF 히트펌프, 친환경 냉·난방 실증
이기원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 회원은 ‘대체냉매 R466A를 적용한 VRF 히트펌프시스템의 냉·난방 실증운전결과 분석’에 대해 발표했다.
R466A는 기존 R410A 냉매의 대체재로 주목받으며 탄소중립 정책과 냉·난방시스템의 친환경 전환을 위한 핵심 기술로 부상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냉·난방(HVAC)부문은 건물 에너지소비의 약 60%를 차지하며 이중 상당수가 고GWP냉매(HFCs)에 의존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R410A는 GWP가 2,088에 달해 온실가스감축목표 달성에 큰 걸림돌로 지적된다.
R466A는 GWP 737의 비가연성(A1) 냉매로 기존 R410A와 유사한 물리적 특성과 에너지효율을 제공하면서도 화재위험이 낮고 환경적 부담이 크게 줄어든 것이 특징이다. 혼합조성은 R32(49%), R125(11.5%), CF₃I(39.5%)로 구성되며 CF₃I의 도입으로 GWP를 크게 낮추는 동시에 소화안정성을 확보했다.
이번 국내 실증연구는 서울(수도권)과 제주(남부권) 두 지역의 상업용 건물에 R466A와 R410A를 각각 적용한 VRF 히트펌프시스템을 설치, 2년에 걸쳐 냉방(7~9월)과 난방(12~2월) 운전데이터를 비교 분석했다. 실내·외 온도, 습도, 전력소비, 냉방·난방 능력 등 주요 지표를 실시간으로 계측하고 동일한 시스템 구성과 계측환경에서 데이터를 확보했다.
실증 결과, 수도권에서 R466A 적용시 냉방능력은 R410A대비 약 31% 감소, EER(에너지효율비)은 10% 감소했다. 남부권에서는 냉방능력이 소폭 증가했으나 소비전력이 크게 증가해 EER은 27% 감소했다. 외기온도가 높을수록 냉방성능 저하가 두드러졌으며 이는 주로 열교환기 용량 부족과 제어 로직 최적화 미흡 등 시스템 설계 이슈로 분석됐다. 난방 운전에서는 R466A 적용 시 수도권에서 COP(성능계수)가 45% 감소하는 등 저온환경에서의 성능 저하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남부권의 난방 데이터는 시스템 작동 문제로 추후 분석 예정이다.
이 회원은 “R466A는 온실가스 감축 측면에서는 분명한 강점을 보였으나 현장 실증에서는 기존 R410A대비 냉·난방 효율이 낮아 상용화를 위해서는 시스템 설계 최적화와 제어 알고리즘 개선이 필수적이다”라며 “향후 열교환기 용량 증대, 냉매 충진량 최적화, 제어 로직 개선 등 후속연구를 통해 실효성 있는 성능 향상을 도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3원 혼합냉매, 안전성·친환경성 동시 확보
김동호 한국기계연구원(KIMM) 회원은 ‘Ternary 혼합냉매(GWP<150) 도출을 위한 열역학적 및 가연성 해석에 관한 연구’에 대해 발표했다.
R410A는 전 세계적으로 상용화가 활발히 진행된 냉매지만 GWP가 2000이 넘어 유럽을 중심으로 150 이하의 엄격한 규제가 예고되고 있다. 현재 상용 대체냉매인 R454B, R32 등도 장기적 해법이 되기 어렵고 GWP 150 이하이면서 R410A와 동등한 성능을 내는 냉매는 아직까지 없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KIMM은 R410A를 대체할 수 있는 3원 혼합냉매(Ternary mixture)의 열역학적 특성과 가연성 등급을 분석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우선 HFO 계열 등 16종의 순물질을 5% 단위로 조합해 수천 가지 혼합냉매 후보를 스크리닝했다. 이중 GWP 150 이하, 임계온도 50℃ 이상, 글라이드(온도차) 10K 미만 등 엄격한 조건을 만족하는 혼합물을 선별해 열역학적 사이클 해석과 가연성 등급 평가를 진행했다.
열역학 분석은 국제표준 REFPROP와 EN14825 기준을 적용해 한랭지 난방(OD -15℃, ID 20℃)과 냉방(OD 35℃, ID 27℃) 조건에서 수행됐다. LMTD(평균온도차) 10K를 유지하도록 고압·저압을 조절하고 과열·이상·과냉 조건별 열량 가중평균으로 실제 운전환경을 반영했다. 가연성 등급은 Cantera 소프트웨어와 최신 논문모델을 활용해 단열화염온도와 생성물 비율로 A1(비가연), A2L(저가연), A2/A3(고가연) 등급을 구분했다.
분석 결과, GWP 150 이하의 A2L 등급 혼합냉매는 R410A 대비 체적용량이 최대 70% 수준에 머물렀다. 그중 R1234yf, R13I1, R32의 혼합물이 가장 유망한 후보로 도출됐다. 이 조합은 난방 기준 체적용량이 R410A의 59~70% 수준이었고 COP(성능계수)는 0.98~1.04로 동등하거나 소폭 우수했다. 냉방 조건에서도 용량은 65~75%, COP는 1.02~1.10으로 나타났다. 다만 체적용량이 낮아 실제 적용을 위해서는 인버터기반의 시스템 설계 등 추가적인 보완이 필요하다는 점도 확인됐다.
가연성 해석에서는 R1234yf, R13I1, R32 혼합물이 A2L 등급(저가연성)으로 분류돼 현재 국제적으로 허용되는 범위 내에서 안전성과 친환경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김 회원은 “GWP 150 이하, A2L 등급의 3원 혼합냉매가 R410A를 대체할 수 있는 현실적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라며 “향후 실제 사이클 실험과 현장 평가를 통해 대체냉매의 상용화 가능성을 검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CF₃I–R1132a 혼합냉매, 열전달 상관식 적용성 입증
Amal Vasu 국민대학교 기계공학과 회원은 Low GWP 혼합냉매인 CF₃I와 R1132a의 증발 열전달 특성 실험과 기존 열전달 상관식의 예측 정확도를 분석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CF₃I와 R1132a는 환경규제가 강화되는 가운데 차세대 대체냉매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새로운 냉매의 경우 실제 열전달 성능데이터가 부족해 열교환기 설계와 최적화에 어려움이 많았다. 이에 따라 국민대학교 연구팀은 다양한 실험조건(질량유속, 열유속, 증기질, 포화압력)에서 CF₃I–R1132a 혼합냉매의 증발 열전달 계수를 측정하고 기존에 널리 사용되는 여러 증발 상관식(Shah 1984, Li et al. 2013, Kim and Mudawar 2013 등)과 비교평가했다.
실험은 –10~10°C의 포화온도 범위, 200~400kg/m²·s의 질량유속, 10~20 kW/m²의 열유속, 0.1~0.9의 증기질 조건 등에서 수행됐다.
그 결과, Shah(1984), Li et al.(2013), Kim and Mudawar(2013) 모델이 실험데이터와 가장 잘 일치했으며 각각 평균절대오차(MAE)가 14.9, 14.5, 16.4로 나타났다. 다만 Shah와 Li의 모델은 실험값을 다소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Kim and Mudawar 모델은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확인됐다. 그러나 세 모델 모두 기존 냉매와 달리 글라이드(온도차)가 큰 CF₃I–R1132a 혼합냉매의 특성을 상당히 잘 반영하는 것으로 평가됐다.
Amal Vasu 회원은 “이번 실험 결과는 Low GWP 혼합냉매의 열전달 성능을 예측하는 데 기존 상관식을 활용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라며 “향후 실험데이터를 바탕으로 상관식의 계수를 보정하면 예측 정확도를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핀-튜브 열교환기, 3차원 곡면핀 설계로 열전달·효율 동시 향상
라유진 고려대학교 회원은 ‘증발기용 3차원 물결 표면 핀을 적용한 핀-튜브 열교환기 성능 향상 연구’에 대해 발표했다.
라 회원은 이번 발표를 통해 기존 2차원 평면 또는 단순 곡면 핀의 한계를 넘어 유동방향뿐만 아니라 수직방향에도 물결형상을 적용한 3차원 핀을 설계·수치해석하고 그 성능을 평가한 결과를 공유했다.
핀-튜브 열교환기는 공조·냉동 등 다양한 산업에서 핵심 부품으로 열전달 성능 향상을 위해 핀의 형상 변형이 활발히 연구돼 왔다. 기존에는 핀의 높이, 피치, 각도, 배열 등 2차원적 변수에 집중해왔으나 이번 연구는 유동혼합을 극대화할 수 있는 3차원 곡면구조에 주목했다.
특히 겨울철 착상(서리) 환경에서 웨이비핀은 평판형대비 성능저하가 적지만 전열 성능이 낮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구조적 장점은 유지하면서도 열전달 성능을 높일 수 있는 새로운 3D 물결 표면핀을 설계했다.
핀의 진폭(물결 높이)과 파형 개수(주기)를 설계 변수로 삼아 다양한 조건에서 수치해석(ANSYS Fluent)을 수행한 결과, 물결 파형이 1개일 때(주기 1) Colburn j-factor(열전달 성능 지표)가 0.01601로 평판핀대비 약 5.7% 향상된 성능을 보였다.
이는 3차원 곡면이 유동 혼합을 촉진해 열전달을 극대화한 결과로 해석된다. 반면 파형 개수가 2개 이상으로 늘어나면 유동저항이 커져 오히려 열전달 성능이 감소하는 경향이 확인됐다. 진폭(물결 높이)이 커질수록 표면적 증가와 난류 유도로 소폭의 성능 향상이 있었으나 주기에 비해 영향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압력 손실과 열전달을 함께 고려한 종합효율평가에서도 3D 웨이비핀은 기존 웨이비핀대비 열전달 성능이 높고 코루게이트핀대비 압력손실이 낮아 전체적으로 우수한 효율을 보였다.
라 회원은 “이번 연구는 3차원 곡면핀 설계가 핀-튜브 열교환기의 고효율·고성능화에 실질적 해법이 될 수 있음을 수치적으로 입증한 것”이라며 “향후 냉동·공조산업의 열교환기 설계 최적화와 에너지절감에 중요한 기초자료로 활용될 전망”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