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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리더

[인터뷰] 김정식 (주)나라컨트롤 대표

“자동제어 원천기술을 무기로 BAS 본토 북미시장 진출할 것”



나라컨트롤은 국내에 대형빌딩이 본격적으로 건설되기 시작한 1985년 설립됐다. 당시 생소한 분야였던 빌딩자동제어(BAS)시장에 뛰어들어 1988년 국내 최초로 국산 기술로 개발된 BAS를 출시해 국내 자동제어시장을 선도했다. 김정식 나라컨트롤 대표를 만나 국내 자동제어시장을 진단하고 나라컨트롤만의 차별성을 들었다.


■ 나라컨트롤을 소개하면
나라컨트롤은 1985년 설립 이후 각종 센서, 구동기, 밸브 등 BAS관련 하드웨어를 비롯해 제어알고리즘 및 소프트웨어를 독자적으로 개발·생산하고 있다. 이와 같은 자동제어분야 원천기술을 확보함으로써 해외 기업들과 대등한 기술력을 갖춰 국내 최고 BAS 전문기업으로 발돋움했다.


나라컨트롤은 BAS분야를 주력으로 BEMS(Building Energy Management System)로 사업영역을 확대했으며 GMP(의약품 제조품질 관리기준), GLP(동물실험규범), 생물안전밀폐시설 등의 바이오 클린룸 설비에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BEMS분야에서는 2014년 국내 최초의 능동형 에너지종합솔루션 ‘N-BEMS’를 시장에 선보였다. 다수 현장에 시스템을 납품했고 15% 이상 에너지절감률을 달성해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


나라컨트롤은 기술개발 중심기업이라는 목표아래 연구개발분야 투자와 인재양성에 집중하고 있다. 전체 160여명의 인력 중 석·박사급 전문연구인력과 엔지니어링인력의 비중이 70%에 달할 정도로 자동제어와 에너지관리분야의 최첨단 제품개발 및 보급에 노력하고 있다.


■ 최근 경기 체감도는
경기가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자동화분야는 건설경기와 직결된다. 건설경기는 투자사업이다 보니 경기가 위축되면 신규투자 위축에 따라 물량감소의 영향을 받는다.


그러나 비관만 하지는 않는다. 최근에도 일본 수출규제 조치를 둘러싼 이슈에서 나타났듯 원천기술이 중요한 시대다. 원천기술은 쉽게 말해 모든 산업이 피라미드 구조라면 가장 하부에 위치한 기술이다. 이와 같은 원천기술은 경기침체를 이겨내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다.


특히 BEMS는 정부에서 녹색에너지, 제로에너지라는 정책구호를 강조하고 있어 꾸준히 수요가 증가할 전망이다.


최근 패시브건축 기반이 조성됐지만 그렇다고 에너지생산에만 집중하면 매우 큰 비용투자가 불가피하다. 기존에 사용하던 액티브설비의 효율을 높이고 낭비되는 에너지를 줄여야 한다. BEMS는 설비투자를 최소화하면서도 소프트웨어적으로 에너지절감이 가능한 기술이다.


BEMS를 통해 절감되는 에너지는 통상 15~20%이며 전국적으로 모든 건축물에 적용될 경우 발전소를 짓는 것과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즉, BEMS는 에너지절감으로 인식되지만 사실상 에너지생산과 마찬가지다. 이것이 네가와트(Negawatt) 개념이다.


이와 같은 효용으로 BEMS수요가 증가하겠지만 시장을 더욱 촉진하기 위해서는 정부정책을 에너지절감으로만 접근하지 말고 네가와트 개념에 따라 신재생에너지처럼 지원하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


■ 최근 BEMS 기술트렌드는
4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다양한 기술들이 BEMS업계의 혁신을 가져오고 있다. 세계적으로 클라우드, 빅데이터, 인공지능에 기반한 4차 산업혁명분야를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고 있으며 스마트빌딩·홈·공장 등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글로벌기업의 경우 이와 같은 기술이 결합된 통합솔루션을 출시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기존의 정형화된 유선기반 중심으로 기술개발이 진행돼 선진국과의 기술격차가 오히려 벌어지는 추세다.


국내 BEMS시장에 등장하고 있는 IoT, 빅데이터 등 기술이 접목된 시스템은 단순히 에너지계측기, 환경센서 등 부분적인 활용에 그치고 있다.


기존건축물에 설치된 노후화된 HVAC시스템의 운용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혁신적인 시스템의 개발을 통해 국내 시장규모의 확장과 글로벌시장 진출의 기반구축이 필요한 상황이다.




■ 최근 SMAT-i를 개발했는데
나라컨트롤은 위기마다 새로운 기술로 돌파했다. BAS의 IoT화를 위해 현장제어기의 기능을 인공지능(AI)이 접목된 구동기 및 센서에서 수행하는 단말노드장치를 개발했다.


이는 나라컨트롤이 기득권을 버리고 혁신했다는 의미가 있다. 모든 BAS관련 기기·장치를 생산하는 나라컨트롤 역시 유선 DDC를 생산하고 있다. 기존 기술을 던지고 무선으로 나가면서 새로운 무선개발자와 동등한 입장에 서게 된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이와 같은 흐름이 필연적인 것이어서 기존 기술을 스스로 극복하는 결단을 내리게 됐다.


SMAT-i는 BAS 무선제어시스템으로 정의할 수 있다. 기존 유선 BAS는 DDC를 중심으로 모든 제어를 수행하는 구조다. SMAT-i는 AI자가제어 무선단말장치가 저전력 무선센서와 연동하는 구조여서 현장제어기를 원천적으로 제거한다.


다양한 형태의 무선기반 단말노드장치를 대상 환경구역 및 제어설비에 쉽게 설치해 각종 환경정보를 센싱하고 밸브, 댐퍼, 제어입출력 접점 등을 직접 제어할 수 있어 온도, 습도, CO₂ 등 실내환경을 사용자가 원하는 상태로 유지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시공 및 사용의 편의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특히 도면이 없거나 시공이 어려운 리모델링시장에서 편익이 크다.


SMAT-i는 하드웨어 구성의 편의성을 제공한다. IoT기반의 제어솔루션 구현에 따라 센서 또는 제어기의 자유로운 위치변경, 추가, 제거 등이 가능하다. 또한 단말노드장치 기준으로 기능 및 영역별 제어가 이뤄져 통신트래픽 최소화, 고장확산방지 및 최소화가 가능하다.


운용알고리즘의 편의성도 장점이다. AI자가제어 단말노드장치의 적용으로 제어기능이 각 구역 및 기능별로 특정돼 운영되는 구조다. AI자가제어 단말노드장치는 공조기, 열교환기 등 직접적인 제어기능만을 수행하며 기타 시스템차원의 제어 및 관리는 수행하지 않는 단계별 알고리즘을 구현했다.


이와 같은 장점을 인정받아 △2018 산업통상자원부 대한민국 기술대상 △신제품(NEP)인증 △IBS Korea 지능형건축대전 최우수상 등을 수상한 바 있다.


현장 적용사례도 늘고 있다. △을지대부속병원 △국립암센터 △한국에너지공단 신사옥 등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 해외진출에 적극적인데
그간 수출에 노력한 결과 중동 7개국을 포함한 다수 현장에 실적을 보유하고 있어 자랑스럽다. 아시아에서도 베트남 등 시장진출에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국내 IT기술은 세계적인 수준으로 발전하고 있지만 BAS분야 기술발전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는 국내시장이 협소해 투자가 소극적인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된다.


나라컨트롤은 국내 보편적 수준에 비해 월등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해외시장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UAE·사우디·쿠웨이트·바레인·오만·예맨·이란 등 다수 현장에 388억원 규모의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앞으로는 미국시장을 열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세계경제가 미국 중심으로 흘러가는 데다 BAS·BEMS분야에서 가장 기술력을 가진 기업들이 모두 미국에 터를 잡고 있다.


한국시장 역시 글로벌기업들이 장악하고 있다. 어차피 글로벌기업과 기술경쟁을 벌여야하는 상황인 만큼 작은 한국시장에서 벗어나 북미시장에서 본격적으로 경쟁하고자 한다. 이미 미국시카고에 법인을 설립했다.


■ 향후 경영방향은
나라컨트롤은 어려운 길을 마다하지 않는다. 끊임없이 새로움을 추구하고 남들이 가지 않은 험한 길을 가고자 한다. 국가적 지원여부에 관계없이 원천기술력을 무기로 새로운 길을 계속 만들 방침이다.

항상 임직원들에게 ‘우리는 판매회사가 아니다. 엔지니어링 회사다’라고 강조한다. 신입사원에게는 사내교육을 통해 공기조화, 열역학, 유체역학을 가르치고 있다. 중소기업인 나라컨트롤이 대기업들과 기술력으로 어깨를 나란히할 수 있었던 것은 이런 기반 위에서 임직원들이 눈에 광채를 띄며 엔지니어로서 자부심을 갖고 노력하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이 거부할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기 때문에 앞으로 할 일이 무한히 열려 있다. 세계 최초로 AI기능을 탑재한 능동형 N-BEMS, IoT를 접목한 무선 SMAT-i 등 혁신적인 솔루션을 개발한 역량을 바탕으로 각종 인공지능,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기술을 융복합해 한 차원 높게 클라우드 기반 에너지 전문기업으로 발전해야 한다.


중소기업으로서 35년간 업계에서 입지를 다질 수 있었던 것은 엔지니어 인력비중을 높이고 원천기술을 확보하는 등 탄탄한 기술적 기반이 있었기 때문이다. 만약 매출만 신경썼다면 금융회사, 건설회사만 인수했으면 될 일이다.


BAS업계 1세대로서 후배들인 임직원과 비전을 공유하고 있고 그들 역시 나라컨트롤에 많은 힘을 보태고 있다. 이와 같은 후원에 힘을 받아 거칠지만 무한한 미래로 나아갔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