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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리더

[인터뷰] 이규봉 SH에너지화학 사장

“준불연 EPS 품질관리·기술지원 통해 단열재 시장신뢰 회복할 것”

기술·경험기반 업계 선두 유지할 것
업계 첫 준불연 원료 ‘듀오폴’ 개발
준불연 가군 원료 개발·상용화 박차


국내 화재 안전기준이 세계 최고 수준으로 강화되면서 단열재업계가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EPS*원료기업인 SH에너지화학이 업계 최초로 준불연 EPS원료를 개발, 상업생산에 돌입했다. 급격한 시장위축을 경험한 EPS 업계가 부활할 기회가 됐다는 평가다.


현재 EPS 시장규모는 약 5,000억 원으로 추산되며 △SH에너지화학 △BASF △금호석유화학 △LG화학 △롯데첨단소재 △현대EP 등 6개 기업이 시장을 분할하고 있다. SH에너지화학은 점유율 20% 내외로 꾸준히 업계 1·2위를 기록하고 있다.


2014년 SH에너지화학 대표이사로 활동하다 올해부터 신제품개발책임 임원으로 자리를 옮겨 준불연 EPS 듀오폴(DUOPOL) 개발을 진두지휘한 이규봉 사장을 만나 사업전략과 비전을 들었다.


*EPS(expanded polystyrene): 폴리스타이렌을 발포제의 작용으로 팽창시킨 것. 희고 가벼우며 내수성·단열성·방음성·완충성 등이 우수해 단열재 등으로 널리 사용된다.


■ 회사를 소개하면
SH에너지화학은 1958년 신아화학공업으로 설립된 이후 1985년 기업공개를 통해 코스피에 상장했다. EPS레진(원료)을 생산·판매하는 전문회사로 지금까지 관련분야를 선도하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2018년 기준으로 시가총액 1,223억원, 매출 1,835억원을 기록 중이며 현재 150여명의 임직원이 근무하는 중견기업이다.


주력품종인 EPS수지시장에서는 국내 부동의 1·2위를 다투는 업체로 자체 기술 개발을 통해 품질성을 인정받고 있다. 경쟁업체들은 해외에서 로열티를 지불한 뒤 기술을 들여와 양산하고 있지만 SH에너지화학은 독자기술로 개발해 자부심을 갖고 있다.


국내시장뿐만 아니라 미국, 유럽, 중국, 동남아, 러시아 등 해외로도 기술·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현지 공장을 지어주기도 했으며 이를 위한 보존라인 설계팀까지 보유하고 있는 총체적 기술집약기업이다.


■ 주력제품은
생산제품은 최근 개발한 준불연 EPS원료 듀오폴을 비롯해 애니폴(ANYPOL, 비드법 1종), 애니폴Ⅱ(ANYPOLⅡ, 비드법 2종), 애니베스(ANYBES, 나일론파우더) 등이다. 연간 생산능력은 애니폴 12만톤, 애니폴Ⅱ 5만톤, 애니베스 9만kg 등이다.


주제품인 EPS레진은 1980년 처음으로 개발해 생산에 돌입했으며 이후 인도·중국·벨기에 등으로 제조기술을 수출했다. 2012년에는 비드법 2종인 애니폴Ⅱ를 개발, 생산하기 시작했고 올해 고단열 비드법 2종 EPS원료 기술개발을 완료하고 상업생산을 위해 준비하고 있다. 특히 최근 난연성능을 강화한 EPS 준불연 원료 듀오폴 상업화에 성공했다.




■ 특별한 경영철학이 있다면
SH에너지화학의 미션은 ‘고객에게 차별화된 EPS 단열솔루션을 제공한다’이다. 여러 가지 화학제품을 자체기술로 개발·생산해 왔지만 주력사업은 EPS다. 가장 오래됐고 잘할 수 있는 노하우를 갖고 있다. 자체보유한 기술과 경험을 믿고 SH에너지화학만의 길을 걷기 위해 고집스럽게 활동하고 있다.


특히 SH에너지화학은 업계에서 유일한 중견기업이다. 다른 경쟁사는 모두 대기업이어서 EPS원료는 사업부체계로 운영된다. 이들은 EPS를 비롯해 PU(Polyurethane)원료, XPS(eXtruded Poly Styrene)원료 등을 생산한다.


SH에너지화학은 EPS에만 집중하기 때문에 전력을 다해야 한다는 동기부여가 되고 있다. 개인적으로 2010년 대표이사가 된 이후 올해 신제품개발책임 임원으로 군산 공장에 상주하면서 EPS성형기업 등 거래처에 직원들과 직접 발로 뛰고 있다.


업계에서는 거래처와 친밀한 원료사로 SH에너지화학을 꼽고 있다. 10~20년간 한 자리에서만 근무한 임직원이 많기 때문이다.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조직내에서 역량을 키워 임원까지 오른 경우가 보편적일 정도다. 이에 따라 업계역사와 흐름을 꿰고 있어 최적화된 사업역량이 발휘된다.


■ 기술지원에 차별성을 뒀는데
고객사인 EPS 성형기업들은 대부분 중소기업이다. 기업부설연구소에서 기술지원(TS)을 수행하고 있으며 거래처, 고객사들이 가려워하는 점을 한발 빠르게 인지하고 기술·제품을 개발해 지원한다. 이것이 중견기업임에도 업계 선두로 자리잡을 수 있는 배경이다.


TS는 고객사에 성형조건의 변경 및 최적화를 제공하기 위해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경쟁사의 제품을 교체하는 경우 풍부한 기술과 경험을 바탕으로 공정을 개선해준다. 대응도 빨라 전국 어느 곳이든 1일 내 지원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특히 20여명으로 구성된 부설연구소는 모든 개발제품의 방향, 시장·기술동향을 파악하고 있어 미래 전략수립 및 대응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 개발한 준불연 EPS 듀오폴 역시 이곳에서 개발했다.


■ EPS시장 동향은
국내 EPS시장은 약 33만4,000톤으로 5,000억여원 규모로 집계되지만 건설경기에 따라 수요변동폭이 크다. 성장률은 5년 단위로 보면 건축물의 에너지절약 설계기준 강화와 비교적 양호한 건설경기에 따라 약 3%씩 성장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건설경기 침체가 지속되고  건축물 화재안전기준이 강화돼 준불연 자재 의무사용 범위가 확대됨에 따라 다소 침체기에 있다.


건축물에는 부위별 특성에 따라 다양한 단열재를 선별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어떤 단열재를 사용할지에 대한 최종결정은 건축주가 하는 것이지만 최근 건축물의 외벽단열재에 대한 화재안전기준이 강화돼 EPS뿐만 아니라 유기단열재 전반적으로 적용이 제한받고 있다.


과거 EPS는 수많은 장점으로 단열재분야에서 메인시장으로 여겨졌다. 우리나라는 사계절이 뚜렷한 기후 특성상 결로현상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수분에 취약한 단열재는 사용 시 문제점이 발생한다. 물을 흡수해 단열성이 떨어지거나 수분에 의해 부식, 변형 등이 일어나는 것이 그 예다.


EPS단열재의 경우 단열성이 우수하며 흡수량이 낮아 결로에 강하다. 방음성과 충격흡수량이 좋아 층간소음 방지재로 사용할 수 있으며 건축물에 내벽, 외벽, 거실바닥, 천장 등 건축물의 모든 부위에 적용할 수 있다.


또한 기타 단열재에 비해 탄력성이 좋아 파손우려가 적고 중량이 적어 건설현장에서 취급이 쉽다. EPS보드를 잘라도 동일한 성능을 발휘하기 때문에 재단이 용이하며 석고본드, 접착제 등으로 부착·고정이 쉬워 시공성이 우수하다.


유일한 단점은 불에 약하다는 것이다. 최근 화재안전기준 강화로 직격탄을 맞아 EPS시장이 급격히 축소됐다.


SH에너지화학은 최근 이를 극복하기 위해 원료단계에서 준불연 성능에 부합하는 준불연 EPS원료 상업생산에 성공했다. 듀오폴로 명명한 이 단열재는 소비자에게 또다른 선택권을 줄 수 있다.


값싼 중국산이 유입되는 점도 시장의 위기다. 현재 중국산 수입규모는 약 3만4,000톤으로 추산된다. 금액으로는 500여억원 규모다. 물성은 국산보다 떨어지지만 국내 건설시장에서 가격만 보고 결정하기 때문에 도입되는 실정이다.


단열재가 벽 속에 들어있고 내·외부 마감재 등으로 보이지 않으니 시공되고 나면 확인이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이와 같은 요인이 저가경쟁을 부추기고 있어 건축물은 성능이 저하되고 국내 단열재 제조기업들은 경영난이 심화되는 등 부작용이 크다.


기업들은 저가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물성저하를 감수하고 있다. 일부 기업이 개발했다고 홍보한 준불연 EPS보드도 균일한 품질이 도출되지 않아 시장의 신뢰를 잃고 있어 시장축소를 가속화하고 있다.


이번 준불연 EPS원료 개발은 관련업계에서 유례가 없는 혁신적 기술이다. 현안인 화재안전기준을 충족할 수 있는 난연제품을 론칭한다면 빼앗긴 시장을 재탈환하는 것은 물론 제2의 붐을 일으킬 수 있는 토대가 될 것이다.




■ 준불연 EPS 듀오폴을 소개하면
자체 기술로 개발해 상업생산·판매를 시작한 EPS원료 듀오폴은 EPS원료에 불연성의 무기물을 특수처리한 제품이다. 기존 EPS보다 건축물 화재발생으로 인한 화재확산, 유독가스 발생 등 문제점을 개선해 건축물 마감재료의 난연성능 및 화재 확산 방지구조 기준에 따른 준불연재료 기준에 부합한다.


듀오폴은 △우수한 난연성능 △원료 기반의 안정적인 물성 △기존 EPS 고유의 단열성 유지 △제조공정의 효율성 △발포·성형 등 우수한 가공성 △편리한 현장시공성 등의 장점을 갖추고 있다.


핵심기술은 흑연과 난연제가 균일하게 코팅돼 입자 전체에 균일하게 코팅층을 유지하는 것이다. 결합력을 강화시켜 성형과정에서도 스팀에 의한 난연제의 탈착현상을 최소화시킨 코팅기술이다.


지금까지 시중에서 이뤄지고 있는 EPS 준불연 코팅은 균일한 품질확보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기존 EPS 단열재 제조업자는 EPS원료를 발포한 뒤 난연코팅 및 성형을 통해 완제품을 생산한다.


그러나 이와 같은 방식으로는 코팅층이 불균일하게 형성될 확률이 높고 공정과정에서 핵심재료인 난연제와 흑연이 탈착되는 현상이 발생해 품질의 재현성이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견이다.


듀오폴은 발포 전 원료단계에서 코팅이 이뤄져 양산성과 품질재현성이 높다. 또한 EPS 단열재 제조기업의 생산공정을 간소화할 수 있어 생산성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다.


■ 제품 개발배경은
듀오폴은 최근 불쑥 개발된 것이 아니다. 5년 전부터 기획됐고 3년 전부터 본격개발에 착수해 성과가 도출됐다. SH에너지화학은 단열성능만 강조되던 시장에서 미래 경쟁력은 난연성능으로 귀결될 것으로 예측했다.


시장에서 필요로 할 때 준비돼있지 않으면 늦다. 당시 EPS는 단열성만이 차별화요소로 여겨졌다. 그러나 이미 레드오션이 돼버린 시장에서 고단열 제품개발만을 추구했다면 차별성을 만들어내기 어려웠을 것이다. 수익을 창출하고 경영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특별한 제품이 필요했다. 남들이 신경쓰지 않을 때 비전을 보고 정확한 목표를 정해 매진한 결과 성과를 낼 수 있었다.


일각에서는 가연재인 EPS를 준불연으로 만드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만류했다. 그러나 SH에너지화학은 가능성을 봤고 이를 실현했다. 이는 모든 임직원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수많은 반복공정과 육체적 고통을 겪으면서도 포기하지 않았다.


SH에너지화학이 EPS업계에서 나아가 단열재업계에서 앞서나갈 수 있게 해준 책임연구원들을 비롯한 임직원들의 노력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 듀오폴 사업전략은
준불연 EPS원료는 업계 최초 사례다. 콘칼로리미터법으로 10분 내 방출열량 8MJ 이하에 만족하는 준불연성능은 처음이다.


관건은 품질관리다. 현재 EPS시장은 물성·품질불량으로 시장의 신뢰를 잃은 상황이다. 아무리 혁신적인 원료를 만들었어도 단열재 제조사에서 기술적 결함 등에 따라 균일한 품질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EPS시장의 부활은 요원하다. SH에너지화학은 성형사들에게 직접 기술지원과 품질관리를 위한 지원을 하고 확신이 있을 경우에만 원료를 공급할 방침이다.


현재 1곳에 기술지원을 하고 있으며 연내 1~2곳을 추가할 계획이다. 원료 납품을 요구하는 제조사는 많지만 품질관리를 통해 제대로 된 제품이 나올 수 있어야 한다. SH에너지화학은 이를 통해 고품질 브랜드로 시장의 인정을 받고자 한다.




■ 향후 사업전략은
제로에너지빌딩 구현에 전제가 되는 것이 패시브건축이며 핵심은 단열재다. 패시브건축물의 단열성을 효과적으로 확보하기 위해서는 외단열공법이 필수적이다. 현재의 건축용 유·무기 단열재들은 문제점이 상존하고 있어 외단열공법 구현에 장애가 되고 있다. 또한 정부 시책에 따라 단열재는 단열성·난연성 향상요구가 지속될 전망이다.


EPS 핵심 역시 난연성과 단열성이다. 이를 모두 충족할 수 있으면 완벽한 제품이 탄생한다. 이 두가지 물성을 중합기술로 확보하는 것은 유기단열재 특성상 한계가 있다고 여겨져 왔다. 이에 따라 현재 출시된 듀오폴은 물리적인 코팅공법으로 단열성을 갖추면서도 난연성을 확보한 준불연 나군 제품으로 출시했다.


SH에너지화학은 더 나아가고자 한다. 내년 상반기 준불연 가군에 부합하는 EPS원료를 상업 생산토록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파일럿테스트가 성공적으로 완료된 상태이나 양산과정에서도 이와 같은 성능을 유지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품질관리도 중요한 축으로 삼는다다. 최근 몇 년간 국토교통부가 실시한 건축안전 모니터링 결과 안전사고 심각성이 드러나고 있다. 단열재와 복합자재(샌드위치패널)의 부적합 제품이 다수 적발돼 관련법이 강화되고 후속조치가 잇따르고 있다.


최근 개정된 건축법에는 건축자재  성능뿐만 아니라 제도와 유통관리 체계를 허가권자, 시공자 등이 쉽게 점검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단열재 성능을 쉽게 알 수 있도록 단열재 표면에 제조사, 제품성능 등의 정보를 표시토록 의무화했다. 이에 따라 관련업계에서 시장활성화와 부정적 인식을 불식시키기 위해 제품 성능향상과 철저한 품질관리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