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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출지하수, 청정 냉난방E원 활용방안 ‘주목’

유출지하수 인공함양 통한 지중안정화…싱크홀 예방
안정적 냉난방공급 활용…건물부문 탄소저감 방안 확보



지난해 12월 경기도 고양시 일산신도시에서 싱크홀 발생이 연달아 발생한 가운데 지하공간 개발에 따라 발생이 증가하고 있는 유출지하수의 관리와 활용방식 변화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지속 발생하고 있는 싱크홀은 지하공간에 있는 지하수 유출로 인한 지중공동화가 주요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도시발달에 따라 지하개발이 확대됨에 따라 유출지하수 발생이 증가하고 있다. 2021년 기준 서울시에서만 1일 유출지하수 발생량은 19만6,000톤으로 2011년 16만6,000톤에서 20% 증가했다. 

또한 활용하지 못하고 버려지는 유출지하수는 지난해 2,460만톤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를 하수처리비용으로 환산하면 270억원에 달한다. 

서울시 유출지하수현황에 따르면 건물부문 유출지하수 1일 발생량은 9만7,052톤 중 하수도로 방류되는 유출지하수는 8만3,006톤으로 85%에 달하는 것으로 활용이 미미한 상황이다. 

이렇게 발생하는 유출지하수는 대부분 하천유지용수나 하수도로 배출되고 있다. 하천유지용수나 하수도를 통해 유출지하수가 배출됨에 따라 지중공동화는 지속적으로 이뤄지게 되며 이는 지하공간의 불안정화를 야기하며 싱크홀 발생으로 이어지게 된다.

또한 서울시의 경우 유출지하수를 하수도를 통해 배출할 경우 톤당 400원을 부과하고 있어 아파트단지 등 대규모 지하공간이 있는 건물의 입주민들은 사용하지도 않은 하수도요금을 부담해야 한다. △헬리오시티(약 1,500톤/일) △호반 베르디움(약 200톤/일) △잠실 아이파크(약 700톤/일) △금천 롯데캐슬(약 700톤/일) 등 서울 주요 아파트단지에서 많은 양의 유출지하수가 발생하고 있으며 헬리오시티의 경우 하루 약 60만원, 한달 약 1,800만원의 유출지하수로 인한 하수도요금이 발생하고 있다. 

청소, 조경, 공사 등에 유출지하수를 활용하는 방안이 권장되고 있으나 전문가들은 이러한 활용 역시 지표를 통해 유출지하수가 배출됨으로써 지중공동화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며 유출지하수로 인한 싱크홀 발생을 예방하고 하수도요금 부담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유출지하수 활용 친환경 냉난방 공급실현
지하개발로 인해 발생하는 유출지하수를 인공함양해 지중안정화를 실현하면서 인공함양 전 유출지하수가 가진 에너지를 냉난방에너지로 활용할 수 있는 ‘유출지하수 활용 냉난방·인공함양시스템’이 주목받고 있다. 

유출지하수 활용 냉난방·인공함양시스템은 연중 일정한 온도가 유지되는 유출지하수가 가진 에너지를 이용해 냉난방에너지를 생산하는 기술이다. 유출지하수량이 풍부할수록 생산할 수 있는 냉난방에너지와 효율이 증가하며 필요한 공사비가 줄어들게 된다. 



특히 유출지하수의 열을 활용함으로써 기존 냉난방원으로 사용되던 EHP와 GHP대비 탄소배출량이 적으며 필요한 에너지양도 적어 냉난방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실제로 20RT규모 유출지하수 활용 냉난방·인공함양시스템이 적용된 서초구의 지하 2층, 지상 5층, 연면적 721.16m²의 건물의 경우 5년간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음에도 우수한 효율을 유지해 월 90만원 수준으로 24시간 냉난방을 가동하고 있다. 

유출지하수가 흐르는 관로는 에너지생산을 위한 시스템과 독립돼있어 수질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물이 가진 열을 활용하기 때문에 수량에도 변화가 없다. 실외기가 필요하지 않아 건물외관도 기존 설계를 유지할 수 있으며 인공함양함으로써 유출지하수 하수도요금 부담이 없는 것도 특징이다. 

건물부지에 따라 즉시 적용가능하며 기존 하수도를 통해 유출지하수를 배출하던 건물의 경우 하수도요금 부담을 방지하고 냉난방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 즉각적인 경제적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또한 기존 하천수를 활용한 수열에너지시스템이 수열원인 하천수를 활용하기 위한 관로공사로 인한 높은 공사비를 요구하는 것과 달리 건물 바로 아래의 지하공간을 개발하면서 발생하는 유출지하수를 활용하기 때문에 관로공사가 필요하지 않아 공사비용이 적다.



서울시에서는 유출지하수를 활용한 냉난방시스템 적용을 권장하고 있다. 특히 최근 서울시 녹색에너지과는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유출지하수를 수열에너지로 인정해야 한다는 내용을 포함한 건의서를 전달한 바 있다. 

이를 통해 유출지하수가 수열원으로 포함될 경우 신재생에너지 확보가 어려운 도심 내에서 건물부문 탄소배출 저감방안으로 확산될 것으로 기대된다. 

민간차원 유출지하수 활용선도 ‘관심’
민간차원의 선도적 유출지하수 활용이 추진되고 있어 관심을 받고 있다. 호반그룹은 지난 3월 국내최초로 서서울CC 기숙사 신축공사에 유출지하수 활용 냉난방시스템을 적용한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30세대 이상 공동주택 신축과 관련해 사업계획 승인 의무사항으로 ‘에너지절약형 친환경주택의 건설기준’에 따라 ‘친환경주택 에너지 절약성능 계획서’를 작성해 친환경주택에 대한 성능평가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현행 친환경주택 에너지 절약성능 계획서 내 열원설비에 수열냉난방시스템이 포함돼있지 않아 호반그룹은 국토부에 수열냉난방시스템 포함을 적극 건의했다. 이를 통해 수열냉난방시스템을 통한 친환경주택 성능평가를 가능케 했으며 국토부의 관련법 개정검토도 이끌어냈다.

현재 공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는 강동구 고덕비즈밸리의 경우 한강수계 인근에 위치해 지하 3층 이상 개발할 경우 부지에 따라 1일 6,000톤의 유출지하수가 발생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강동구는 고덕비즈밸리 내 입주기업을 대상으로 △냉난방 △건물용수 △클린로드 △쿨링포그 등에 유출지하수 활용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하루 173톤의 유출지하수가 발생하는 고덕비즈밸리 입주기업의 현장에서 유출지하수를 냉난방 등에 활용할 경우 연간 1억원의 건물운영비를 절감할 수 있으며 이에 따른 투자비용 회수기간은 1.8년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지하 6층~지상 21층 규모로 조성되고 있는 이케아 강동점의 경우 유출지하수 활용 냉난방·인공함양시스템 적용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유출지하수 활용 냉난방·인공함양시스템을 통해 유출지하수로 인한 싱크홀을 예방함과 동시에 냉난방에너지 비용, 친환경 에너지사용을 실현할 수 있다”라며 “특히 2025년 제로에너지빌딩 의무화 시행이 예정된 가운데 신재생에너지 확보가 어려운 도심 내 건물의 신재생에너지를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