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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소희 기후변화센터 사무총장

“개도국 분류 시간확보 ‘역효과’ 자연냉매 산업경쟁력 확보 지연”
F-gas관리법 제정‧컨트롤타워 지정 등 통합관리체계 마련해야

F-gas 관리실태를 진단하면 
2012년 카타르 도하에서 개최된 ‘제18차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총회(COP)’에서 삼불화질소(NF3)가 7번째 온실가스로 지정되면서 기존 3개의 F-gas(HFCs, PFCs, SF6)에서 총 4개가 규제대상에 포함됐다. 그러나 우리나라가 지난 2021년 12월 UNFCCC에 제출한 온실가스 감축목표(NDC)에 따르면 NF3는 활동데이터 부재로 현재 인벤토리에는 빠졌지만 데이터가 취합되면 향후 반영하겠다고 언급돼 있다.

HFCs도 관리가 미흡하기는 마찬가지다. 냉매는 매년 심화되는 폭염과 열대야로부터 열을 식혀주는 에어컨에 사용될 뿐만 아니라 건설발포제, 소화기, 식품 콜드체인 등 여러 산업과 시장이 원활히 작동하기 위해 필요한 물질이다. 실제로 1990년 대비 HFCs의 2020년 배출량은 577.9% 증가했다.

2022년 국가 온실가스 인벤토리에 따르면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 중 산업공정에서 발생하는 F-gas는 1,514만tCO2eq으로 약 2.3%를 차지한다. 그러나 기후변화센터에서 2020년 한국환경공단 및 수출입통계에 따라 추산한 2020년 국내 HCFC, HFC 잔존냉매량은 약 6,300만tCO2eq로 이는 우리나라 2020년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10% 수준이자 내연기관차가 1년에 3,000만대 운행하면서 배출하는 온실가스와 같은 양이다.

인벤토리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냉장 및 냉방, 발포제, 소화기 등 냉매용도별 통계는 부존으로 처리돼 산정하지 않거나 다른 항목에 포함해 보고하고 있으며 반도체 제조, 중전기기, 기타(잠재배출량)만 산정되는 실정이다.

냉매사용 기기산업 경쟁력이 우려되는데
업계 추산으로 국내에서 사용하는 냉매의 99.9%는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KOTRA가 2022년 7월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중국은 전 세계 최대 냉매제 생산 및 수출국가로 한국의 수입현황은 HCFCs(2세대) 2위, HFCs(3세대) 5위다. 국내에서 냉매를 개발한다 해도 원재료의 80%는 중국에서 들어온다. 이렇듯 여전히 우리는 2021년 ‘요소수 대란’처럼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산업 전반적인 밸류체인 선상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

문제는 세대별 냉매전환 과정은 통상적으로 상용부터 도태까지 8~10년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일부 선진국의 경우 HCFCs 퇴출이 시행됐으며 HFCs는 일부 산업퇴출 및 도태 초기 단계에 진입했다. 중국과 한국을 포함한 개발도상국은 HCFCs는 이미 2013년부터 매년 생산과 소비규모를 할당해 발표하고 있으나 HFCs의 구체적인 감축 목표량이 나오지 않아 할당량 검토결과와 함께 각 생산기업의 할당량이 지정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몬트리올 의정서에서 개도국 지위를 통해 HFCs 감축 시간을 벌었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국제 경쟁력으로는 오히려 손해다. 다국적 냉동기 회사들은 이미 수년 전 4세대 자연냉매 기술개발을 끝내고 신규모델을 론칭해 국내‧외 시장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반면 국내 업체들은 현재 개발단계로 상용화까지 시간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지구온난화를 늦출 수 있는 기후변화 대응 측면에서의 대의명분뿐만 아니라 냉매산업계의 시장경쟁력을 위해서도 NDC와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계획상에서 구체적인 감축계획과 후속정책이 시급하다.

냉매 관리강화를 위한 제도개선방안은
먼저 ‘F-gas 관리법(가칭)’을 제정하고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담당부처를 지정해 통합관리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협조가 필요한 주요 관계부처는 F-gas 소비와 관련 있는 환경부(폐기·회수), 산업통상자원부(생산·수입), 국토교통부(건물), 해양수산부(선박)가 있다. 현재는 산업부, 환경부 이원화로 총량관리가 되지 않고 있으며 현장규제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일본의 경우 2013년 냉매 전 생애주기에 대한 관리와 공공관리 책임을 위해 EU의 ‘F-gas Regulations’를 참고해 ‘합리적 이용 및 적절한 관리에 관한 법률’을 개정했다. 이에 따라 사용과정 및 폐기단계 관리에서 제품생산 및 수입관리까지 범위를 확대했으며 냉매와 관련된 부처간 통합관리체계로 전환했다.

지난 3월에는 △환경성 기후변화 정책부 Fluorocarbons 관리정책팀 △경제산업성 화학관리 정책부 F-gas관리팀 △국토교통성 건설산업부 등 관계부처 합동으로 ‘Act on Rational Use and Proper Management of Fluorocarbons’를 상세히 안내하는 책자를 발간해 제품군별 전주기관리, 합리적 사용방법, F-gas 관련정책 등에 대해 사용자와 소비자의 인식개선을 유도했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지난 2021년 10월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된 ‘2030 NDC 상향안’에서도 F-gas 감축방안은 산업부문에서 ‘불소계 온실가스 자연냉매 대체’만 언급돼 있다. 뿐만 아니라 올해 4월에 발표된 ‘탄소중립 녹색성장 국가전략 및 제1차 국가 기본계획’에는 관련 감축계획이 빠져있다.

해당 계획은 국가비전과 중장기 감축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수립하는 목적이 있으며 2030 NDC를 이행하기 위한 연도별·부문별 감축목표를 제시하는 데 의의가 있다. 2024년부터 파리협정에 따라 ‘2006 IPCC 지침’을 적용한 국가 온실가스 통계산정 및 보고가 의무화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조속히 관련 법제정과 담당부처 지정을 마치고 생산, 수입, 사용, 회수, 처리 등 냉매 전주기에 대한 통계와 감축계획을 마련해야 한다.

통계 및 산정방법에도 문제점이 제기되는데
온실가스 인벤토리 체계를 구축·관리하는 환경부 산하 온실가스 종합정보센터의 ‘2022 국가 온실가스 인벤토리 보고서’에 따르면 냉매 관련 온실가스 인벤토리에는 반도체 제조와 중전기기를 제외하고 잠재배출량만 나와있다. 이는 ‘1996 IPCC Tier 1’ 방법론에 근거해  불소계 온실가스의 생산량, 수입량, 수출량을 이용해 산출된 소비량이 해당연도에 전량 배출된다는 가정 하에 산정하는 것이다.

온실가스 종합정보센터에 냉매소비 용도별 구분자료가 없는 이유를 문의하니 냉매배출량은 수출입 통계를 활용해 산정하고 있어 가스별 통계만 있고 향후 통계 개선을 통해 NDC 상 세분화된 감축목표를 설정할 계획이라고 답변했다.

냉매는 크게 가전제품, 자동차, 공조기에 사용된다. 제품에 충전된 시간간격을 두고 제품생애주기 내에서 천천히 배출된다. IPCC에서는 냉동‧냉방시스템에 충전된 생애주기 내 매년 일정량 배출되고 폐기단계에서 초기충전량의 평균 80%가 배출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 역시도 활동자료가 부재해 고려하지 않았으며 산업공정분야 배출량은 실제배출량이 없을뿐더러 관련 기업의 정보보호를 위해 가스별 세부배출량은 밝히지 않았다고 한다.

현재 국제적으로 탄소누출 문제 해결과 공정한 경쟁 환경 조성을 위한 새로운 시장경제가 재편되고 있다. 관련 제도로 도입된 EU 탄소국경조정이 2026년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될 예정이다. 제품 전과정에서 발생하는 CO₂에 대한 부과금을 지불해야 한다. EU도 역내기업으로부터 중소기업 보호를 위해 역내 공급망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이에 대응하기 위해 산업별 가치사슬에 대한 상세한 분석과 DB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직접배출에서 연원료 전환, 혁신공정 도입에도 불구하고 공정가스와 냉매대체역량이 낮은 산업에서는 공정배출에 의해 불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온실가스 배출 집약도 저감에 대한 모니터링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냉매는 이산화탄소보다 지구온난화 지수가 높지만 메탄과 같이 현재기술로도 충분히 감축이 가능한 분야다. 그러나 키갈리개정서의 국내시행을 위한 법안이 마련됐음에도 이를 실행하기 위한 냉매관련 통계는 여전히 미흡한 상태다. 통계 구축을 통해 실질적으로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