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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리더

[인터뷰] 이명주 제드건축사사무소 설립자

“제로‧플러스E 기획부터 검증까지
건물‧도시 기획‧설계‧컨설팅 차별화”
ZEB‧ZEC‧PEB‧GR 특화 건축사사무소…E절감, ‘최대 경영키워드’
제드그룹, 설계전담 제드건축‧연구전담 IZAC 구성 ‘역량 차별화’
ZE공동주택‧ZEF 등 종류별 국내 최초 프로젝트 수행기록 보유



루이스 설리번, 르코르뷔지에, 발터 그로피우스 등 20세기 신건축의 탄생을 알렸던 근대 건축가들의 전성기로부터 100년이 지난 지금, 새로운 패러다임과 맞섰던 그들이 지금을 산다면 현 시대적 상황, 즉 기후위기와 탄소중립을 직시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건축물부문에서 에너지절감과 에너지생산을 위한 노력을 디자인으로 승화시켰을 것입니다”
 
최근들어 보다 지속가능하고 친환경적인 건축물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단순히 기획‧설계‧인증취득 단계에서 벗어나 구현 및 검증 단계까지의 정밀성도 제기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ZEB‧ZEC, 탄소중립‧지속가능건축에 남다른 전문성을 갖추고 기획부터 설계‧검증까지 전 과정에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한 건축사사무소가 드문 상황이어서 제드건축사사무소(설립자 이명주, 이하 제드건축)의 강점이 부각되고 있다.

이명주 제드건축 설립자(명지대 건축대학 교수)를 만나 제드건축의 역량과 ZEB를 대하는 철학을 들어보고 주요 프로젝트 사례를 소개하는 한편 최근 ZEB산업에 대한 평가를 들었다.

■ 제드건축의 차별성은
2009년 ‘ZedMJ Korea’로 설립돼 2014년 현재 명칭으로 상호를 변경한 제드건축은 자연과 사람 중심의 건축물을 중시한다. 노약자와 장애인까지 배려한 지속가능한 건축물들이 도시 내에서 유기적으로 기능함으로써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가기를 지향한다.

세대친화, 주민참여, 무장애, 에너지절약은 21세기 대표 키워드다. 자연은 극복의 대상이 아닌 존중의 대상이다. 자연현상을 존중하면 에너지도 절약할 수 있다. 에너지절약은 생산하지 않고도 생산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내기 때문에 제2의 발전이라고 불릴 정도로 중요하다. 이제 도시도 에너지를 절약해야 한다.

제드건축은 패시브‧제로에너지건축물(ZEB), 플러스에너지빌딩(PEB) 신축 및 기존건축물 그린리모델링(GR)에 특화된 건축사사무소다. 탄소중립, ZEB 및 ZEC(Zero Energy City)와 관련한 사업기획‧컨설팅, 기본‧실시설계, 시뮬레이션 및 인증, 데이터수집 및 분석 등 기획부터 검증까지의 모든 과정에 대응할 수 있으며 자체 기술연구소를 중심으로 건물‧도시단위의 R&D 및 실증사업 역시 가능하다.

인증과 관련해서는 건축물에너지효율등급인증, ZEB인증, 녹색건축인증(G-SEED), 장애물 없는 환경(BF) 등 컨설팅 역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건물에너지 및 열교시뮬레이션, 실내쾌적성 측정 및 분석, 기밀테스트 등 종합적인 성능검증‧평가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밖에도 제로에너지, 기후변화 대응관련 전시 및 체험관 기획, 건축물에너지관리시스템(BEMS) 기획 및 설계, 건축물 데이터 모니터링 계획 등에도 전문성을 갖췄다.


■ 제드건축 설립배경 및 과정은
농업혁명, 산업혁명, 정보혁명을 거쳐 녹색문명의 시대를 살고 있다. 자원고갈 위기, 물 부족 심화, 온실가스 배출 증가, 에너지소비 증가로 국제사회는 녹색경쟁 중이며 국내 사회는 위기대응방안과 위기를 헤쳐나갈 새로운 동력이 필요하게 됐다. 이러한 필요성에 따라 오늘날 기존 및 신축건축물에 에너지절약기술과 신재생에너지기술을 접목한 ZEB를 설계하고 확대보급해야 한다는 당위성이 국가정책으로 부각되고 있다.

이에 따라 명지대학교 건축대학 건축학부 교수이자 건축가로서 IT와 에너지를 건축설계와 접목한 건축물을 건축시장의 구심점으로 재창출하고자 2009년 중소기업청(현 중소벤처기업부)과 창업진흥원 디자인교수 실험실창업지원사업을 통해 ‘ZedMJ Korea’를 창업해 명지대 창업보육센터의 협조로 사업자등록을 완료했다.

당시 명지대와 중소기업청이 공동으로 지원한 창업지원프로그램에 제출했던 설계기술명은 ‘태양에너지를 이용한 하이브리드 디자인(Hybrid Solar Using Design)’이다. 태양에너지를 활용하되 패시브와 액티브를 하이브리드로 이용하겠다는 뜻을 담았다.

14년여가 지난 지금도 건물부문에서 패시브건축, 액티브설비, 태양에너지 중심의 신재생에너지 등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함을 감안하면 시대를 앞선 생각과 개념을 중기청이 받아들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후 본격적인 ZEB실현을 목적으로 2010년 5월 ZedMJ Korea를 ‘제드엠제이 건축사사무소’로 법인 전환했으며 이후 지금의 제드건축을 중소기업, 벤처기업, 병역특례기업, 제로에너지 건축도시기술연구소, 그린리모델링사업자, 연구개발서비스업, 공공디자인전문회사의 역량을 가진 회사로 확대 발전시켜왔다.

2013년 9월 국토교통부가 발주하고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KAIA)이 관리하는 ‘제로에너지주택 실증단지 R&D사업’ 선정과 동시에 명지대 산학협력단 내 제로에너지건축센터(IZAC)가 설립되면서 명실공히 연구와 설계를 병행하는 제로에너지디자인그룹(이하 제드그룹)으로 새로운 출발을 알렸다. 제드그룹은 ‘Losing Less, Giving More’라는 시대적 사명감으로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 속에서 에너지자립, 에너지복지 그리고 쾌적한 저탄소도시 실현에 앞장설 것이다. 앞으로 제드그룹이 성장할 수 있도록 많은 도움과 격려를 바란다.

■ ZEB 구현에 남다른 철학이 있다면
20세기 신건축의 탄생을 알렸던 근대 건축가들이 남긴 명제를 살폈다. 제드건축이 설계한 건축물도 그들의 작품들처럼 시대를 여는 신건축이 되길 바랐기 때문이다. 100년이 지난 지금, 새로운 패러다임과 맞섰던 20세기 건축가들의 생각을 복기하면서 그들이 살아있다면 그들은 무엇을 말할까 생각했다. 그들은 현 시대적 상황 즉 기후위기와 탄소중립을 직시했을 것이다. 그리고 건축물부문에서 에너지절감과 에너지생산을 위한 그들의 노력을 디자인으로 승화시켰을 것이다.

소망한다면 그들이 뽑은 가장 중요한 첫 번째가 ‘건축물 외피디자인’이길 바란다. 건축물 설계단계에서부터 건축가가 에너지절약을 목표로 건축물 외피를 설계하면 냉난방부하를 확실히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고 했던 미국 건축가 루이스 설리번(Louis H. Sullivan)이라면 ‘에너지는 건축물 외피를 따른다’라고 말했을 것이다.

두 번째가 ‘태양광전지판 디자인’이길 바란다. ‘주택은 살기 위한 기계다’라고 강조했던 르코르뷔지에(Le Corbusier)도 ‘건축물은 살기 위한 발전소다’라고 말했을 것이다. 건축물이 에너지를 직접 생산해야 한다는 시대적 사명감을 그도 재빠르게 인식했을 테니 말이다.

독일과 미국에서 활동한 건축가 발터 그로피우스(Walter Adolph Georg Gropius)가 여전히 살아있다면 ‘모든 것은 디자인이다(Alles ist Design)’라는 명제 안에 ‘에너지까지 디자인하라’고 강조했을 것이다. 건축가는 건축물 기획단계에서부터 에너지절약, 효율, 생산, 계측까지 아우를 수 있는 통찰력으로 ZEB를 디자인할 수 있음을 그는 분명히 알고 있었을 것이다.

이러한 명제들을 선각자의 관점에서 재해석하다 보니 미스 반 데어 로에(Ludwig Mies Van der Rohe)가 언급했던 ‘적을수록 많다(less is more)’를 ‘losing less giving more’로 바꿀 수 있었다. 제드건축이 ZEB설계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가치 이상을 다음 세대에 남겨줄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기 때문이다.



■ 그간 진행한 프로젝트 중 의미있는 사례는
모든 프로젝트가 실험적이었으며 도전적이었기 때문에 기억에 남지 않는 사례가 없다. 제드건축은 그간 국내에는 없던 성격의 프로젝트를 다수 진행했기에 특정부문의 국내 최초 사례가 많다.

가장 기념비적인 프로젝트는 역시 노원구에 위치한 이지하우스다. 국내 최초 제로에너지주택단지로서 121세대의 냉난방, 급탕, 조명, 환기 등 5대 부하보다 태양광과 지열로 생산하는 에너지가 더 많은 주택단지다. 단열, 열교, 창호, 기밀, 환기 등 에너지절약 설계기술과 신자재가 적용됐으며 지열히트펌프 및 저탕조, 2way 통합배관시스템, 인버터 중앙환기장치, 옥상태양광 및 BAPV, AMI 및 스마트분전반 등 고효율설비와 재생가능에너지가 도입됐다.



제로에너지공장(ZEF: Zero Energy Factory)인 힘펠 제3공장 역시 국내 최초사례다. 공장으로서는 처음으로 ZEB인증 5등급을 획득했다. 1차 에너지소요량을 기존 252kWh에서 117.3kWh로 낮춰 건축물에너지효율등급 1++를 획득했으며 태양광패널을 활용해 에너지자립률 28% 이상을 달성시켰다. 준공 이후 운영과정에서 모니터링을 통해 분석한 결과 5대에너지가 아닌 오히려 전체 사용에너지의 자립률이 28% 이상을 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도 △비이주형 공공건축물 GR 강동구청 본관입면 △이주형 공공건축물 GR 강동구청 제2청사 △한국자산관리공사(KAMCO) GR 대전 선화동빌딩 △공공건축물 GR 안산 부곡어린이집 △제로에너지 어린이놀이터 종로 혜명아이들놀이터 △에너지절약형 성당 광주대교구 봉선유안성당 △제로에너지 도서관 강동구 둔촌도서관 등 건축물 용도별, 사회기반시설 종류별로 제로에너지디자인의 장을 연 사례들이 많다.

이에 더해 민간요청에 의해 설계했던 주택도 익산과 양평 등에 있다. 여름과 겨울을 편안하게 살고 계신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고마움과 안도의 마음을 갖는다.



■ 현재 녹색건축 확산속도로 2050 탄소중립이 가능할까
국토부는 민간건축물에 대한 GR 이자지원사업 신규접수를 내년에는 멈춘다고 한다. 2022년 국토부 발표자료에 따르면 전국 건축물 731만동 중 40%가 노후화됐으며 특히 서울 전체 건물의 50.4%가 준공 이후 30년을 넘긴 노후건축물이라고 한다.

민간은 1,000m2 이상 신축건축물에 한해 2025년부터 ZEB인증 5등급 수준으로 설계의무화를 시행할 예정이다.

2025년 이후 건물과 2025년 이전의 건물로 구분할 때 지금과 같은 속도로 멸실과 신축이 진행된다면 2050년도에는 약 18% 정도 건축물만이 2025년 이후에 지어진 건축물이라고 추정할 수 있다.

매우 우울한 예측이다. 왜냐하면 이는 2050년 대한민국 탄소중립을 불가능하게 만드는 시나리오이기 때문이다. 건축물은 하루아침에 설계되고 지어질 수 없기 때문에 민간건축물 GR지원은 지속돼야하며 공공건축물에 대한 GR예산도 연간 GR목표율에 맞게 책정돼야만 당장 2030년 건물부문 온실가스 감축목표에 준하는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을 텐데 정말 걱정이다.

■ ZEB경제성에 대한 최근 동향은
ZEB인증 취득을 위한 비용 상승보다는 오히려 고금리와 고물가 지속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과 인플레이션, 그리고 불안정한 국제정세가 지속되면서 국내·외 건설시장의 위기와 공사비 상승이 동행하고 있다는 점이 더 어려운 시기다. 이는 당연히 건물부문에서 온실가스를 감축해야 하는 적극적 행위를 저해하는 요소로도 작동되고 있다. 

경제적인 이유를 넘어 공공건축물에 대한 요구사항 역시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특히 디자인, 품질, 구조안전성, 무장애, 신재생에너지 등에 기반을 둔 인증 및 규제가 많아지면서 단위면적당 표준비용 및 적용기준도 높아지고 있다.

ZEB인증 취득은 이미 의무화다. 공공건축물의 경우 ZEB로의 품질향상은 건축사가 처리해야 할 그 많은 일 중의 하나가 됐으니 비용의 부담과 연결시키는 잣대는 벌써 과거의 기준이 됐다.

■ 녹색건축 정책개선 방향성을 제안하면
지금시대에 구조, 기능, 미, 그리고 에너지라는 건축의 4대 요소를 건축물에 담을 수 있는 수 있는 법과 제도로 단순화되길 바란다. 우린 지금까지 친환경건축물, 생태건축물, 녹색건축물, 스마트건축물, 그린빌딩, ZEB, PEB, 탄소중립건축물 등 각자 사용하고 싶어 하는 단어를 만들면서 법과 인증을 만들어왔다. 지금도 만들고자 준비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2050년 탄소중립을 목표로 하고 있는 21세기에 적합한 건축물을 선정하고 그에 준하는 인증체제를 단순명료하게 만들어가길 바란다. 다음 세대를 위한 ZEB를 확대보급하기 위해서는 법과 제도, 그리고 인증을 통해 오히려 더 싸게, 더 빠르게, 더 쉽게 설계 및 시공될 수 있도록 조정해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