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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리더

신지웅 EAN테크놀로지 대표

“건축환경기술·ICT 융복합해 E기술 커미셔닝 강화할 것”
2003년 설립 이후 업계 1위 ‘고수’
전문 인재영입…차별적 역량 ‘비결’
친환경기술 수출로 글로벌기업 추진


“시대적으로 건축물의 지능화는 전망이 밝다고 봅니다. 향후 스마트·ICT 기술과 건축환경기술의 융복합부문을 강화해 BEMS, HEMS 등 IT기반 에너지관련기술의 커미셔닝을 강화할 방침입니다”

이에이엔테크놀로지(EAN)는 2003년 설립된 친환경건축 컨설팅 기업이다. 국내·외 다양한 인증컨설팅, 건축·설비의 전 과정 지속가능성 컨설팅, 녹색건축 컨설팅 및 사업타당성 분석, 일조·전열 해석, 에너지시뮬레이션, 커미셔닝 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국내 건축시장에 막 친환경바람이 불기 시작하던 시기에 창업해 관련사업을 선점했으며 현재까지 친환경컨설팅업계에서 줄곧 1위를 차지하고 있다.

EAN을 글로벌기업으로 성장시켜 녹색건축의 후발주자인 우리나라도 관련분야 기술서비스를 수출하는 국가가 되도록 만들겠다는 비전을 세우고 있는 신지웅 대표를 만나 EAN의 경쟁력과 향후 사업계획을 들었다.

■ 회사 창립배경은
우선 건축환경을 전공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이 분야를 시작하게 됐다. 당시 시기적으로 대형 건설사들이 IMF 이후 몸집줄이기를 하면서 기술연구소를 축소하는 추세였다.

기술연구소에서는 주로 열화상장치를 이용한 단열성능 분석, 결로 위치탐색 및 개선, CFD(Computational Fluid Dynamics: 전산유체역학) 해석 등 지금 친환경컨설팅 업체에서 하는 일을 하고 있었다.

이에 따라 엔지니어링 컨설팅사업이 유망하다는 판단을 하게 됐다. 기술연구소들이 축소되는 것은 물론 연간 1~2회 진행하는 기류분석, 조망권분석을 위해 모든 조직이 자체인력을 보유할 수 없다.

2000년대 이후 국내 제도·정책적으로 친환경이 강조되는 상황에서 일조권·환경분쟁, 공기질문제가 이슈화가 되고 있는데 해당분야가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과학서비스’분야다 보니 이를 대신 수행해주는 비즈니스의 성공가능성이 크다고 자신했다.

■ EAN의 강점은
가장 큰 차별성은 인재다. EAN은 박사들이 모여서 창업한 회사다. 학위자체를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긴 시간동안 전문성을 축적한 인재들이 모였다는 것이다.

건축환경분야는 툴만 운영한다고 솔루션을 도출할 수 없다. 이론적 기반이 탄탄하지 않으면 정확한 데이터를 활용할 수 없다.

예컨대 소음이나 일조해석 정도는 보이는 데이터를 넣는다고 치더라도 유체역학, 열역학, 열해석, 건축학, 건축공학 등 친환경컨설팅에 활용되는 다양한 이론적 기반이 없다면 서비스의 질을 담보하기 어렵다.

친환경컨설팅 회사는 인증제도나 법적기준을 맞춰주는 업무만이 아니라 해석기술을 갖고 과학컨설팅을 해야 한다. 인증제도 컨설팅업체는 많지만 과학컨설팅을 하는 업체는 부족해 수요공급상 공급측면이 달리는 상황이다.

박사라는 타이틀의 함의는 기본기다. 꼭 박사여야만 되는 것은 아니지만 기본적인 이론적 기틀이 탄탄한 사람들이 시작했기 때문에 선도적 역할을 할 수 있었다.

사업초기 수주를 위해 제안을 할 때도 30대 초중반의 젊은 사람들이 경력 10~20년 실무자들을 상대하면서 건물의 계획이 어떠해야한다고 코치하고 컨설팅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그들보다 나은, 선생님과 같은 수준이어야 했다. 그래서 학문적, 과학적 전문성을 무기로 삼았다.

2명의 전문가와 1명의 관리직으로 출발한 회사는 현재 100여명으로 성장했는데 특징은 전체적인 직원들의 전문성 수준이 높다는 점이다. 석·박사 이상으로 인력을 구축해 데이터와 솔루션의 분석력, 정확도, 전달력이 우수하다고 평가한다.

특히 인력부문에서는 다른 업체들과의 경쟁이 있을 수도 있는데 EAN은 우수한 인재를 영입하기 위해 대형설계사 이상의 임금수준을 보장하고 있다. 인재를 불러 모으려면 보수도 그에 상응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인재들이 돈만 쫓아온다기 보다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일의 가치가 경제적보상으로 결정되기 때문에 이는 일의 보람과 성취감 차원에서도 크게 작용할 수밖에 없다.

또 다른 차별성은 ‘토탈 친환경 엔지니어링 컨설팅’을 추구한다는 점이다. EAN은 외주가 없다. 현실적으로 약 1~2%의 외주가 있지만 이는 내부역량이 없어서가 아니라 업무가 많아 프로젝트 기일을 맞추는 약속을 지키기 위한 몸부림이다.

어떤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위해 다양한 분야를 알아야 한다면 부족한 부분을 외주로 돌리는 것이 아니라 인적·물적자원을 추가로 확보해서 해당 부분의 역량을 회사에 응집시키고 있다.

기업의 수익만 고려한다면 외주가 나을 수도 있지만 토탈 친환경 엔지니어링 컨설팅이라는 비전을 달성하고 장기적인 경쟁력을 감안한다면 스스로 역량을 쌓는 것이 보다 바람직한 방향이다.

이와 함께 EAN은 선점효과를 누린 측면이 있다. EAN은 국내 최초로 인증대행, 인증컨설팅의 사업모델을 수립한 회사다. 지금은 여러 업체들이 수행하고 있는 것이어서 다소 무색해진 측면이 있지만 당시에는 그렇지 않았다.

1998년 모 기술연구소에 근무할 당시 친환경건축물인증제도를 위한 시범프로젝트에 참여했는데 업무를 하면서 여러분야의 담당자 의견 조율에 혼란이 있었다. 양식도 없었고 서류구성도 명확치 않았다.

이에 따라 향후 이와 같은 내용들을 전체적, 통합적으로 방향과 방법을 설정해 주고 수수료를 받는 비즈니스 모델을 구상했다. EAN이 아니었어도 누군가는 했을 것이고 자연발생적으로 사업화될 분야였지만 먼저 뛰어든 것이 회사 성장의 주요요인이었다.



■ 주요 프로젝트는
다양한 프로젝트를 추진했지만 기억에 남는 것은 주로 대규모, 장기간 수행했던 프로젝트들이다.

우선 여의도 IFC국제금융센터의 호텔·지하공간·쇼핑몰 등 건물전체의 친환경컨설팅을 진행했다. 약 8년간 이어진 장기프로젝트로 초기단계부터 건축주와 직접계약해 상당기간 스터디하면서 진행했던 프로젝트다.

잠실 롯데월드타워도 건물이 올라서기 전부터 참여해 오랜시간 공들였던 프로젝트였다. 친환경 인증제를 위한 컨설팅뿐만 아니라 CFD해석을 통해 공조시스템성능 등을 분석했고 실측기반의 기밀성테스트도 진행했다. 서울시에 최종 사용승인을 받기 위한 과정에서도 친환경부분이 강조됐고 저층부, 고층부 모두 EAN이 담당했다.

마곡지구 LG사이언스파크도 규모가 큰 프로젝트에 속한다. 흩어져 있던 LG계열사 연구소를 모아서 연구 클러스터를 구축하는 것으로 16개동 이상의 건물에 연면적 100만㎡가 넘는다.

이곳에 친환경 컨설팅과 LEED인증은 물론 리얼커미셔닝을 수행했다. 다양한 건축·환경분석을 통해 자재 및 설비의 설치·운영에 관한 사항을 직접 적용·교육했으며 마지막 공사시점까지 상주하면서 수행해 의미가 있다.

국내에서도 커미셔닝이 적용되는 사례가 늘고 있고 향후 이에 대한 요구는 더욱 증가할 전망이며 공공건물에 의무화도 추진 중이다.

현재 녹색건축인증에서도 커미셔닝 적용 시 가점을 받는 항목이 있다. 커미셔닝도 자격을 부여받아야만 수행할 수 있는데 전국 6곳이 있으며 EAN을 제외한 나머지 5곳은 모두 기계공학분야 엔지니어링 회사다.

친환경 컨설팅업체로서 커미셔닝을 수행하는 것이 쉽지 않지만 EAN은 TAB커미셔닝협회 등과 협력해 해당분야에서의 경쟁력 강화에 노력하고 있다.

또한 최근 진행 중인 프로젝트로는 삼성동 현대자동차그룹 사옥인 GBC(Global Business Center)가 있다. 현재 심의완료단계이며 인허가 준비단계에 있다. EAN은 에너지사용계획협의부터 에너지모델링, CFD, 녹색건축・에너지인증컨설팅 등의 업무를 일괄수주해서 진행하고 있다.



■ 해외 사업에도 진출하는데
친환경업계의 특성은 해외 프로젝트가 진행되면 건축설계업체와 거래관계 속에서 해당 프로젝트팀에 동참하는 선단식 수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EAN도 그럴 일이 있지만 우리는 한국의 친환경기술을 동남아, 서아시아 등에 판매하자는 목표를 갖고 10여년전부터 노력을 이어왔다.

해외비즈니스를 스스로 구하기 위해 능동적으로 진출하고 있으며 이를 위한 테스트베드로 부산에 지사를 설립한 뒤 현재 카타르에도 한 곳을 두고 있다.

해외에서 수행한 프로젝트로는 하노이에 있는 노키아공장이 있다. 아시아의 전진기지 역할을 맡는 공장 및 물류센터의 친환경컨설팅, LEED 인증, 커미셔닝 등을 수행했고 수개월 상주하면서 진행한 프로젝트다.

또한 같은 하노이에 롯데센터프로젝트가 있다. 롯데가 투자해서 만들어진 코랄리스 법인이 롯데센터하노이라는 이름으로 63빌딩만한 건축물을 건설했다. 초기부터 참여해 친환경컨설팅을 제공했고 LCC분석도 진행해 어떤 요소를 어떤 부위에 얼마나 적용할지를 종합적으로 계획수립했다.

그밖에도 말레이시아 정부청사 그린모델링 제안, 카타르 국립박물관 및 경기장 등을 진행한 실적이 있다.

■ 향후 비전 및 시장전망은
지금까지도 그래왔지만 변화를 계속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렵다. 창업 이후 업계 1위를 단 한차례도 놓치지 않았지만 그럴수록 안주해서는 안 된다.

이를 위해 사업아이템 사이의 힘조절이 필요하다. 중심줄기는 잡고 가되 과거 약했던 특정 분야가 향후에는 더 유망해질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의사결정이 필요하다.

친환경컨설팅분야에서 인증제도관련 업무는 당분간 지속적으로 중요할 전망이다. 국내 건축물이 녹색건축 등 친환경 성능이 중요해지는 상황에서 크게 고려될 점은 비용과 성능측면이다.

각종 인증제도는 인센티브가 있기 때문에 비용측면에서 편익이 있다. 이를 이용해 고성능건축물의 비용측면 최적화 차원에서 인증제도라는 핵심줄기를 잘 잡고 갈 생각이다. 성능적 측면에서는 EAN의 차별성인 전문적인 해석기술과 솔루션이 경쟁력을 갖고 있다는 판단이다.

이에 더해 힘을 주려고 하는 부분은 스마트·ICT 기술과 건축환경기술의 융복합부문이다. 시대적으로 건축물의 지능화는 전망이 밝다고 본다. 건축환경을 센서와 알고리즘으로 제어하고 각종 시스템이나 외피 등과 연동해 조절하는 기능 등이다.

오래된 건설기술을 한 단계 도약시킬 수 있는 것은 이와 같은 융복합기술이다. 해당 분야 수요가 증가하면 최적화, 효율제고 차원에서 요소기술들을 검증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주체가 필요하다.

여기에는 기계, 전기, 전자공학자들도 필요하지만 건축가 역시 필요하다. 공간의 의미와 기능을 이해하는 것이 필수적이며 이와 같은 IT와 건설의 융복합 접점역할을 EAN이 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BEMS, HEMS 등 IT기반 에너지관련기술의 커미셔닝을 강화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