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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메르스 막기 위해 설비업계 머리 맞대

'의료설비 전염성 질병 예방 위한 공기조화 설비개선 방안' 세미나

의료설비 전염성 공기질병 예방을 위한 공기조화 및 환기설비 개선방안에 관한 세미나가 15일 방배동 소재 대한건축학회 대강당에서 개최됐다.

이번 세미나는 한국설비기술협회와 대한기계설비산업연구원 주관으로 대한건축학회·한국건축친환경설비학회·대한설비공학회가 주최했다. 엄정희 국토교통부 녹색건축과장, 조한권 국가건축정책위원회 지원팀장, 박진철 중앙대학교 교수 등 산학연 관계자 200여명이 참석해 의료설비의 공기조화 부문에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박진철 대한건축학회 환기실내공기분과위원회 위원장(중앙대 교수)는 개회사에서 "지난해 메르스 등 국가적 재난으로 대한민국은 불안과 공포에 빠지고 초기대응을 하지 못한 무능한 국가라는 큰 오점을 남겼다"라며 "메르스 사태의 발생이 민간소비와 기업의 투자위축으로 이어져 아직까지도 우리의 마음을 어둡게 하고 있지만 우리에게 남은 과제는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고 이와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해결방안을 제시하는 것이다"라며 세미나의 배경을 밝혔다.

세미나는 △강기호 한국설비연구 대표의 '국내의료시설의 실내공기환경 현황' △이송우 우원엠엔이 전무의 '국내의료시설의 공기조화 및 환기설비 문제점 분석 △김언성 성아이엔지 전무의 '국내외 의료시설 관련 법규 검토' △성민기 세종대학교 교수의 '의료시설에서의 감염과 환기' △박진철 중앙대학교 교수의 '의료시설의 공기조화 및 환기설비 개선방안이 각각 주제발표 됐다.

강기호 한국설비연구 대표는 '국내의료시설의 실내공기환경 현황'을 발표하며 "병원시설은 설비적으로 가장 복잡하며 냉열원과 온열원이 사계절 공존하는 특징이 있다"라며 "장래에 기능상, 규모상의 변경이나 증설이 필요하고 의료기기에 따라 부대시설의 방법이 다르므로 융통성이 요구됨에 따라 단순히 소방법에 저촉되지 않는 수준을 뛰어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국내 의료시설 관련 법규는 의료법, 환경법, 건축법 등에 혼재돼 있지만 의료환경 조성을 위한 실내공기환경 기준은 아직 명시된 사항이 없는 만큼 국민의 안전과 건강을 위해 관련 기술기준의 정립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이송우 우원엠엔이 전무는 '국내의료시설의 공기조화 및 환기설비 문제점 분석'을 주제발표에서 200병상 이상인 병원과 종합병원으로 중환자실을 운영하는 의료기관은 병원감염 예방을 위해 감연관리 위원회와 관리실을 설치하도록 돼 있으나 국가지정 병원을 제외한 일반병원에서는 이를 지키지 않는 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한 대형병원의 경우에도 호흡기 계통이 별도 공간구획 및 감염을 고려한 설비시설이 마련되지 않아 감염공기의 외부유출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김언성 성아이엔지 전무는 '국내외 의료시설 관련 법규 검토'에서 미국, 일본, 유럽, 영국, 캐나다 등 선진국의 의료시설 관련 기준을 소개했다. 국내 의료시설 법규 및 기준이 국토교통부, 보건복지부, 환경부 등 부관 부처별 산재된 점과 미비한 기준을 지적했다. 이에 대한 개선방안으로 관계 부처별 산재된 의료시설 관련법규를 관계부처 및 지방자치단체와의 협력으로 법규와 기준을 제정하고 다중이용시설의 실내공기질 관련법규는 건축물의 설계, 시공, 감리를 관장하는 국토교통부에서 제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성민기 세종대학교 교수는 '의료시설에서의 감염과 환기'를 발표하며 "대부분 병원은 불특정 감염자를 통해 감염이 확산될 수 있는 구조"임을 강조하며 "공기감염은 물론이고 비말감염의 경우에도 적절한 양과 환기의 구획, 기류설계를 하지 않으면 감염범위가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감염환자로부터 방출된 감염균이 최대한 공기를 통해 확산되지 않도록 예방하고 의료법에서 환기기준에 대한 규정을 추가, 완공 후에도 정기적 검증을 하는 제도를 수립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진철 중앙대학교 교수는 '의료시설의 공기조화 및 환기설비 개선방안'에서 메르스와 같은 공기확산 감염질환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대형 종합병원 및 거점병원은 격리병실을 필수로 설치하고 환자유형을 고려한 일반병실, 외래진료실, 응급실, 중환자실, 격리병실 등 실의 용도에 맞는 공기조화 및 환기설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격리병실 설계 시 항상 최소 -2.5Pa의 음압을 화장실, 병실, 전실, 복도 순으로 유지해야 감염균이 전염되지 않는 환경을 만든다는 설명이다.

발제자들의 발표가 끝나고 이어진 종합토론 시간에는 세미나의 참석자들이 자유로운 의견을 교환했다.

세미나의 한 참석자는 "병원 내에서의 감염문제가 환기로 해결된다고 해도 가장 중요한 점은 바이러스, 미생물, 곰팡이 등 정확한 환기대상을 지정하는 것이 우선이다"라며 "실질적으로 공기조화 시설에 대한 설치도 중요하지만 제대로 관리하는 유지보수도 신경을 써야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가 해외 선진국에 비해 병원설비기준이 미흡하다는 점에 대해 정책적으로 어떻게 보완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 박덕준 국토부 녹색건축과 사무관은 "건축설비규칙은 1992년 만들어져 건물에 대한 일반적인 사항을 규정하고 있고 특정한 부문은 담당부처가 전문성을 가지고 제정하고 있다"라며 "이번 사안도 관련 전문가들이 보건복지부와 함께 협의하는 있는 과정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결핵 등 특정 질병을 보유한 환자가 입원해 있지 않은 동안 설비를 전부 가동하는 것도 에너지비용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고민도 도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