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현안 해결열쇠, 미래농업 ‘스마트팜’ 주목

2020-08-09

농촌고령화·온실가스·에너지신산업 ‘한방에’
2020년 스마트팜 관련시장 5조2,475억원 추정
공장폐열 스마트팜 난방활용 등 신산업 기대


농촌의 고령화는 몇 년 전부터 이어내려온 고질적인 문제로 자리잡았다. 힘들고 수익성이 낮은 농업보다는 다른 일거리를 찾아 농촌을 떠나는 이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한때 붐을 일으켰던 귀농·귀촌 열풍 역시 농업의 고된 작업에 가로막혀 사그라들고 말았다.

이러한 당면과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열쇠로 스마트팜이 주목받고 있다. 스마트팜은 지속가능한 농업환경 조성, 농업분야 온실가스 저감, 신시장 창출 등을 한번에 해결할 수 있는 열쇠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의 일환으로 농업과 전·후방산업을 융·복합시킴으로써 기술도약을 시도하는 ‘스마트팜 혁신밸리조성 1차사업’이 지난해 12월 경북에서 착공했으며 지역주민·환경단체와의 갈등으로 지연됐던 전북에서도 합의가 이뤄져 사업이 재개됐다. 전남, 경남 등 2차 조성사업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정부는 ‘스마트팜 다부처패키지 혁신기술개발사업’을 추진하며 2027년까지 5,430억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에 따라 정부가 진행하고 있는 스마트팜 보급사업 및 제도를 점검하고 스마트팜 활성화에 따른 냉난방공조, 제어 등 관련산업 성장가능성을 알아본다.

스마트팜이란
스마트팜은 빅데이터, AI, 무인자동화기술 등 첨단 융합기술을 온실·축사 등에 접목해 원격·자동으로 작물과 가축의 생육환경을 적정하게 유지·관리할 수 있게 하는 지능화된 시설농장을 의미한다.

온실·축사의 온·습도, 일조량, 공기질 등 환경정보와 작물·가축의 생체정보를 분석해 최소한의 노동력과 에너지, 자원투입을 통해 생산성을 극대화하고 고품질 생산이 가능하도록 하는 기술이다.

스마트팜은 개인의 경험과 노하우에 덜 의존하고 누구나 안정적으로 농축산물을 생산할 수 있게 만든다. 이는 현재 큰 문제가 되고 있는 농촌고령화에 대응하고 농업기술을 암묵지(경험에서 경험으로 전달되는 지식)에서 명시지(문서화 등 명확화된 지식)로 전환시켜 누구나 쉽게 농업에 뛰어들 수 있도록 도와준다.

스마트팜, 농업진입장벽 낮춰
농업인구는 청년층 유출과 농촌고령화 등의 요인으로 인해 1998년 440만명에서 2017년 242만명으로 연간 3.1%씩 감소했다. 향후에도 연평균 2.2%씩 감소한다면 2028년 농가인구는 191만2,000명 수준으로 낮아질 전망이다.


전체적인 농업인구가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귀농·귀촌 인구는 2017년 51만9,817명으로 집계됐다. 매년 상당수의 40대 미만 귀농·귀촌 가구주 및 구성원이 농촌지역으로 유입돼 새로운 활력소로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기존의 관행농업은 이러한 젊은 세대들이 농업을 선택하기에 높은 진입장벽을 가지고 있어 국내 농업인구 유지를 위해 데이터화되고 쉽게 작물을 재배할 수 있는 스마트팜 도입이 시급한 상황이다.

농업의 진입장벽을 낮추는 것과 함께 농업인구를 확대하기 위해 선행돼야 할 조건이 한 가지 더 있다. 농업의 수익률 개선이다.

일반적인 시설원예는 재배품목마다 차이가 있지만 경영비에서 난방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적게는 25.5%에서 많게는 64.6%까지 차지하고 있어 난방비를 줄여야 농가수익구조가 안정될 수 있다. 또한 이상기온으로 국내 기후환경이 변화하고 있어 냉방에 대한 필요성이 점점 더 강조되고 있어 난방비뿐만 아니라 냉방비도 함께 고려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스마트팜은 이러한 농가수익구조 개선을 통해 지속가능한 농촌을 조성하고 나아가 식량주권 확립에 기여해야 할 책임이 있다.

이와 함께 정부가 목표로 한 온실가스 저감정책에 부합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2030년까지 BAU대비 37%라는 온실가스 저감목표를 설정하고 각 산업부문마다 목표량을 제시한 바 있으며 농업부문은 7.9%를 감축해야 하는 상황이다. 또한 최근 발표된 한국판 그린뉴딜에 농업부문이 빠졌다는 시민사회의 비판이 제기되고 있어 그린뉴딜 정책에 농업부문이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스마트팜이 미래농업이라는 타이틀을 확실히 가져가기 위해서는 이러한 환경문제에 대한 책임감을 인식해야 하며 고효율기기, 신재생에너지 적극 활용 등 뚜렷한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결국 에너지문제를 해결한 스마트팜모델이 보급돼 기존 온실을 대체한다면 농업인구 확대 및 농업부문 온실가스 저감목표 달성 등의 현안은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팜은 진화 중
스마트팜산업은 세대별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1세대는 현재 선도농가를 중심으로 보급·확산되고 있는 스마트팜 모델로 IT기술을 접목시켰다. 시설의 환경정보를 모니터링하고 농업인이 스마트폰을 활용해 시·공간적 제약을 받지 않고 직접 원격제어하는 수준의 자동화시설을 통해 농업생산의 편의성을 대폭 확대시켰다.


2세대는 빅데이터, AI, IoT 등 지능정보기술을 활용하는 초보적인 데이터기반 스마트팜 모델이다. 현재 생육정보 모니터링 등 핵심기술 중심으로 파일럿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이며 향후 현장실증, 핵심기술 고도화, 대상 작물·축종 확대 등의 현장맞춤형 상용화 모델 확립 등 추가 기술개발이 요구된다.

3세대는 신재생에너지+지능정보기술+로봇기술 등 첨단기술간 융합을 통한 완전무인화, 자동화된 스마트팜 모델이다. 기존의 영농경험 및 기술, 노하우가 없어도 정확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최소한의 노동력과 에너지, 자원을 투입, 더 높은 생산력과 고품질 농축산물 생산이 가능토록 하기 위한 원천기술 개발 및 실증이 필요한 기술이다.

현재 국내 스마트팜산업은 1세대 스마트팜의 완성 및 현장보급이 이뤄지고 있으며 2세대 스마트팜 모델을 기술적으로 구현했으나 현장실증·최적화연구가 부재, 관련사업이 일몰·종료된 상황이다. 2세대 모델의 경우 파일럿 스케일에서 기술적 구현가능성을 확인하는 단계까지 왔으나 핵심기자재는 여전히 외산에 의존하는 등 원천기술 경쟁력이 뒤쳐져있다.


5,430억원 투입, 활성화 재개
정부는 이러한 스마트팜 기술개발에 연속성을 부여하고 기술자립 및 해외수출까지 연결시키기 위해 ‘스마트팜 다부처패키지 혁신기술개발사업’을 추진한다.

농림축산식품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농촌진흥청 등 부처간 협업을 통해 ‘스마트팜 실증·고도화’, ‘차세대 융합·원천기술’ 연구사업 등 2대분야의 10대 전략과제, 35개 추진과제를 설정했다. 

이중 ‘온실그린에너지 순환 및 이용기술’ 전략과제는 △그린에너지기반 다중생산(전력-열-CO₂) △자원순환형 복합 에너지저장 △ZERO 배출 스마트팜 친환경공조 △스마트온실 에너지-자원 모니터링 및 시뮬레이터 △고효율 맞춤형 스마트온실 냉난방패키지 기술개발로 이뤄져있어 에너지업계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이번 사업은 2세대 스마트팜의 국내 농업현장 안착과 무인·자동화된 차세대(3세대) 융합·원천기술 개발을 집중 지원해 글로벌 기술리더십을 확보한다.

‘스마트팜 다부처 패키지 혁신기술개발’의 총 사업비는 5,430억원이며 2021년부터 2027년까지 진행된다. 7년간 약 1조5,942억원의 생산유발효과와 8,962억원의 부가가치유발효과 및 1만114명의 고용유발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고성장산업, 세계시장 ‘주목’
세계 스마트팜 시장은 2010년 약 900억달러에서 2017년 약 2,210억달러로 연평균 20%씩 성장해왔다. 또한 2022년까지 4,090억달러 성장이 예상돼 고성장이 전망되는 산업이다.

2017년 세계 스마트팜시장은 자동제어시스템이 58.3%를, 냉난방·환기설비 등을 포함한 스마트 장치 및 장비가 41.7%를 차지했다.

네덜란드를 대표하는 스마트팜 솔루션기업인 프리바(Priva)는 세계 최고 수준의 온실환경 제어시스템을 개발해 50년간 축적된 노하우를 기반으로 스마트팜 선도기업으로 인정받고 있다.

프리바의 통합솔루션에는 다양한 환경조건 하의 온·습도 조절 및 CO₂ 시비 등 복합환경제어가 가능하며 보일러, 히트펌프, 공조기 등 기기를 생육환경에 최적화시켜 효율적인 중앙제어를 이루고 있다.

국내 스마트팜시장은 2015년 1조6,251억원으로 연평균 6.7% 성장률을 보이며 2020년까지 2조2,475억원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지능형 농작업기, 식물공장 등을 합친 스마트농업 전체시장은 5조2,475억원으로 추정된다.


2018년 기준 국내 스마트팜기업은 총 212개로 조사됐지만 냉난방, 신재생설비 등 관련산업으로 확대하면 시장 플레이어는 더욱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스마트팜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고 향후 시장규모가 크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국내 대기업에서도 스마트팜분야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스마트팜 이용과 창조마을서비스 활성화를 위해 IoT 특화 전용기술인 로라(LoRa)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세종·성주·부여·논산 등 스마트팜 농가가 위치한 농산물 주산지를 대상으로 전용망을 확대할 계획이다.

KT는 ‘KT기가 스마트팜 2.0 솔루션’을 통해 농가를 대상으로 한 보급사업을 확대하고 있으며 스마트팜 도입효과를 홍보하기 위해 서울·용인·담양·부여·성주·춘천 등에 현장지원센터를 설치, 운영중이다.

LG유플러스는 농민들의 원활한 스마트팜 이용 및 창조마을서비스 활성화를 위해 사물인터넷(IoT) 특화 전용기술인 ‘NB-IoT’를 적용한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등 관련인프라 확충에 나서고 있다.


에너지신산업 연계…신시장 개척
스마트팜을 이용한 에너지신산업 창출도 기대된다. 대단위 산업단지에서는 냉각수로 사용되고 버려지는 폐열이 매일 쏟아져나오고 있다. 냉각수는 대기와의 온도차이로 인해 수증기를 발생시키고 기업들은 수증기로 인한 민원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러한 폐열을 히트펌프로 회수해 스마트팜에 활용한다면 민원문제 해결은 물론 기업의 친환경이미지를 제고할 수 있다. 또한 퇴직자들을 위한 재취업플랜으로도 가능하다.

이미 개발된 에너지기기들을 잘만 활용한다면 농업과 산업을 연결시킬 수 있는 훌륭한 연결고리가 될 수 있다.

최인식 기자 ischoe@kharn.kr
저작권자 2015.10.01 ⓒ Kha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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