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이대영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책임연구원

2020-12-06

코로나19 확산 저감을 위한 환기기준
“실내면적 구분없이 환기량은 6㎥/min 이상 적용해야”
열회수형 환기장치, 습도교환효율 낮은 문제 개선 필요

코로나19 3차 유행이 본격화되고 있다. 3밀(밀폐, 밀집, 밀접) 환경에서 부유비말로 인한 집단감염이 주요원인이며 이를 차단하기 위해 환기의 중요성이 언급되고 있다. 충분한 환기를 강조하지만 정작 그 기준에 대해서는 논의가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다.

코로나 2차 유행 시 지난 8월 파주 스타벅스에서 코로나19 집단발병이 발생했었다. 처음 확진 환자가 2시간반 가량 머물렀던 매장 2층에서 같은 층 이용자 약 120명 중 확진자 26명(22%)이 발생했다. 당시 스타벅스에서는 더운 날씨로 에어컨이 가동 중이었지만 환기는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대부분의 이용객은 좌석에서 마스크를 벗거나 미흡하게 착용한 채 대화를 나눈 것으로 확인됐다. 

재채기나 기침 이외 일상적인 대화에 의해서도 상당한 양의 비말이 배출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비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수분이 증발하면서 크기가 작아져 공기 중 상당 시간을 부유할 수 있다. 감염환자의 체액에 포함된 바이러스 농도를 고려하면 감염환자가 대화할 때 바이러스를 포함한 비말이 분당 3,000개 정도 발생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파주 스타벅스 2층의 실내 체적 600m3(면적 70평, 실내높이 2.6m)를 고려하면 감염자가 머무는 동안 바이러스 함유 입자의 실내 평균농도는 매시간 300개/m3정도씩 증가하며 감염자가 머문 2시간반 이후에는 750개/m3로 증가하게 된다. 일반인의 호흡량 0.6m3/hr(10L/min)를 고려하면 재실자가 평균적으로 시간당 450개의 바이러스 입자를 흡입하게 되는 수준이다. 



감염을 야기하는 바이러스 흡입량은 300개 정도로 알려져 있다. 감염발생 가능성이 매우 높은 환경임을 이해할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 재실자의 22%가 감염되는 상황으로 이어졌다.

위 사례 분석을 참고할 때 감염 차단을 위해서는 실내 바이러스 농도를 낮추고 재실시간을 짧게 하는 것이 중요함을 알 수 있다. 물론 마스크를 착용함으로써 감염자의 비말 분출량을 줄이고 재실자의 바이러스 입자 흡입량을 줄이는 것이 효과적이나 카페나 음식점과 같이 마스크를 벗어야 하는 상황에서는 감염환경 자체를 개선하는 것이 필요하다. 

실내에 1시간 머물 경우 감염유발 한계 농도는 대략 500개/m3(감염유발 바이러스 흡입량 300개/시간당 호흡량 0.6m3)이다. 환기량이 6m3/min 이상이면 실내 바이러스 농도가 500개/m3일 때 감염자로 인한 분당 바이러스 발생량 3,000개를 모두 실외로 배출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최소 환기량이 실내 체적과는 관련이 없다는 것이 특이하다. 즉 실내가 좁거나 넓거나에 관계없이 실내 부유바이러스 농도를 한계 농도 이하로 유지하기 위한 환기량은 동일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결과는 통상적으로 공기교체횟수(ACH: air change rate)를 기준으로 해 필요 환기량이 실내 체적에 비례해 증가하도록 해왔던 것과는 차이가 있다. 이 결과는 실내면적에 관계없이 감염자가 오직 한명만 있다는 가정에 바탕한 것으로 현재의 감염자 비율을 고려할 때 이 가정은 크게 무리없는 것으로 사료된다. 

반면 또 한가지 중요한 가정인 부유바이러스의 실내농도가 균일하다는 것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고려가 필요하다. 통상적으로 공간이 넓어질수록 실내 농도의 불균일이 커지며 이 경우 환기에 의한 바이러스 배출량이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공간이 넓은 경우에는 공간을 적절한 크기로 분할해 각 구간마다 적정 환기량을 적용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감염자의 비말이 상당량 부유해 공기감염을 일으키기도 하지만 크기가 큰 비말은 대부분 물체표면으로 떨어지게 돼 접촉감염의 원인이 된다. 이를 차단하는 방법으로 물체 표면을 주기적으로 살균소독하는 방법이 있으나 살균소독제의 흡입독성으로 재실자가 있는 상황에 적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바이러스 생존력이 온도가 높아질수록 낮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여름이 되면 바이러스가 종식될 것을 기대하는 바람도 있었으나 결과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 실내에 머무는 시간이 더 길기 때문에 실외보다는 실내조건이 더 중요한데 실내 온도는 20~30℃ 사이에서 거의 일정하게 유지되며 이 사이에서 바이러스의 생존력은 온도에 크게 영향 받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이 온도범위에서 습도가 바이러스 생존력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대습도가 50%일 때 80% 이상이거나 20% 이하인 경우에 비해 바이러스 생존력이 1/100 이하로 감소한다. 이는 비말이 순수한 물이 아니라 0.9%의 NaCl 수용액이기 때문이다. 비말이 체외로 분출되면 비말표면으로부터 수분증발이 일어나서 NaCl 수용액이 농축되기 시작하며 증발 정도는 주위 습도에 큰 영향을 받는다. 습도가 높을 경우 수분증발이 많지 않으므로 수용액 농도 변화가 크지 않다. 



그러나 습도가 50% 정도가 되면 수분증발로 비말 직경은 절반 이하로 감소하며 그 결과 수용액 농도가 10~20% 정도로 증가하게 된다. 이는 젓갈의 염도 수준으로 미생물의 생존이 불가능한 수준이다. 반면 습도가 더 낮아지면 수용액이 더 농축되면서 염분이 석출돼 바이러스와 분리돼 더 이상 바이러스 생존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게 된다.

결국 코로나19 확산 방지 방법은 △ 환기를 통해 실내 부유바이러스 농도를 감염유발 한계 농도 이하 유지 △환기량은 실내면적이 작더라도 6m3/min 이상 적용 △실내면적이 큰 경우 부유바이러스 농도의 불균일을 고려해 환기량 증대 필요 △실내습도를 50±10%로 유지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여기에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감염자의 비말이 다른 사람의 눈, 코, 입 등 점막에 접촉해 발생하는 비말감염은 일반적으로 알려진 바와 같이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으로 방지할 수 있다. 

반면 앞서 정리한 방법은 공기조화설비가 담당해야 할 부분이다. 특히 환기량 증가에 따른 냉난방부하 증가를 최소화하고 다습한 여름과 건조한 겨울에 환기에 따른 실내습도 변동을 최소화해 습도를 일정 범위 내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환기설비가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 적절한 용량의 환기설비를 적용해야 하며 기존 열회수형 환기장치도 온도교환효율에 비해 습도교환효율이 낮은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
칸 기자 kharn@kharn.kr
저작권자 2015.10.01 ⓒ Kha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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