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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환기·청정기 1:1도입”

학교보건법 1인당 환기량 21.6CMH 미달 우려
미대촉, “임시방편 불과…IAQ관리목표 필요”

교육부가 9월부터 전국 학교에 공기순환기(열회수형 환기장치) 도입을 미루고 수량을 줄이는 대신 공기청정기를 렌탈토록 해 교실 실내공기질(IAQ)관리에 구멍이 뚫릴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교육부는 8월말 일선 학교에 공기청정기 1대와 공기순환기 1대를 도입하라고 각 시·도교육청에 안내했다. 이는 당초 교육부의 공기순환기 우선설치 방침은 물론 학교보건법의 취지와도 맞지 않는 것이어서 학부모, 학생, 환기업계의 반발이 예상된다.


현행 학교보건법은 학생과 교직원의 건강보호를 위해 온·습도 조절 및 환기 등 오염공기, 석면, 휘발성유기화합물, 세균, 먼지 등을 관리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학교장은 공기정화설비 및 미세먼지 측정기를 설치·운용해야 한다.


그러나 교육부가 안내한 사항에 따르면 환기설비 도입량이 줄기 때문에 교실별로 적절한 풍량확보가 이뤄지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학교교실 수가 가장 많은 경기도의 경우 교실당 필요풍량을 800CMH(㎥/h)로 계산해 400CMH 2대를 기준으로 예산을 수립한 상태다. 이에 따라 교실당 400만원, 총 1,500여억원의 예산을 확보했다. 경기도교육청의 기준은 사실상 전국 교육청이 참고하고 있어 다른 교육청의 실정도 크게 다르지 않은 상황이다.


학교보건법 시행규칙은 1인당 환기량을 21.6CMH로 정하고 있다. 교실에 20명이 있다면 풍량은 432CMH가, 30명이 있다면 648CMH가 필요하다.


교육부의 안내대로라면 교사를 포함해 18명 이하인 교실이거나 업계를 압박해 큰 용량제품의 가격을 낮춰 공급케하지 않는 이상 기준을 위반하는 것이 된다.


학부모단체인 미세먼지대책을촉구합니다(이하 미대촉)의 관계자는 “공기순환기와 공기청정기를 1대 1로 넣는다는 안은 적합하지 않다”라며 “아이들에게 필요한 환기량을 맞추기 위해 공기순환기를 400CMH 2대로 넣는다고 해놓고 1대만 넣는다면 환기량을 못맞추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의 관계자는 “400CMH 기준은 경기도교육청이 정한 사항이지 교육부가 제시한 것이 아니다”라며 “1인당 환기량인 21.6CMH 기준에 맞게 각 학교에서 설치하면 된다”라고 밝혔다.


이어 “400~500CMH 제품은 조달청 나라장터등록단가가 150~180만원 수준”이라며 “조달입찰을 진행하게 되면 중소기업자간 경쟁제품 규정에 따라 10% 내외로 단가를 할인받을 수 있어 200만원 수준에서 가능하다고 본다”라고 밝혔다.


이와 같은 해명 역시 부족한 예산 속에서 각급 학교가 알아서 하거나 조달입찰 시 중소기업과 협의해 단가를 할인받아 적용하라는 것이어서 파장이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경제를 살리기 위해 적극적으로 예산을 편성한다는 정부방침과 달리 기업들을 죄어 오히려 경영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토로한다.


교육부 방침의 피해는 온전히 학생들에게 돌아간다. 경영상태가 빠듯한 중소기업의 제품개발역량이 줄어 좋은 기술이 적용된 제품을 일선학교에서 이용하지 못하게 될 우려가 있다. 학부모들이 성능개선을 요구하는 만큼 제품단가는 상향조정될 가능성이 높지만 오히려 제값을 못치르는 상황이 될 수 있는 것이다.


환기장치 도입 사실상 ‘보류’
문제는 그나마 축소해 도입키로 한 환기장치 1대도 언제 도입될지 장담할 수 없다는 점이다. 지난 6월 공기순환기 도입을 추진하던 교육부는 미대촉 등 학부모단체의 요구에 따라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KTC)과 성능시험을 진행했다.


그러나 제품들의 소음성능이 미흡한데다 필터성능은 관련 기준이 없어 아예 시험하지 못하면서 학부모단체는 시험을 다시 해달라고 요구하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각 학교는 국가기술표준원, KTC가 이번 성능점검을 계기로 추진하고 있는 환기장치의 집진능력을 비롯한 성능시험, 필터성능표기 등 기준을 포함하는 KS개정 이후 이에 적합한 제품을 선정할 수 있을 방침이다.


KTC의 관계자는 지난 7월 개최된 환기장치 KS개정 공청회에서 “KS B 6141(필터유니트 시험방법)에 프리·미디엄·헤파 등 필터형식구분과 일정 풍량에 적합한 필터형식별 사이즈를 참고사항으로 기재하는 내용을 담아 연내 개정할 것”이라며 “이후 내년 6월까지 이를 준용하도록 KS B 6879(열회수형 환기장치)를 개정하고 누기율, 열교환소자, 바이패스, 역류, 소음, 결로 등 내용을 담아 성능기준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국토부 공동주택 기계환기설비 필터기준이 0.3㎛ 이하인 초미세먼지 포집률을 계수법 60%로 정하고 있는 만큼 KS도 유사한 수준에서 결정될 것이며 소음도 단계적으로 45dB까지 낮춰간다는 방향이 나와있다”라며 “반드시 규격이 있어야 설치할 수 있는지, 규격 이전이라도 필요에 의해 관련기준을 정해 설치할 수 있는 것인지 우선순위를 따져보면 마냥 기다릴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교육부에서 KS개정 이전이라도 개정될 것으로 예상되는 수준에 맞는 기준을 수립해 구입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녹록지는 않을 전망이다. 기술·시험기준이 확정되지 않은 시점에서 기업들이 제품을 개발하기도 어렵고 인증도 받을 수 없으니 학부모들의 신뢰확보를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미대촉의 관계자는 “교육부나 교육청은 당장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비판을 받게 되니 임시방편으로 공기청정기라도 넣으려는 것”이라며 “다만 현재로서는 공동구매든 개별구매든 성능검사 없이 개별학교마다 무분별하게 적용해 국민들의 세금을 낭비하는 것보다 초미세먼지 제거성능이나마 효과가 검증된 공기청정기라도 적용할 수밖에 없다”라고 밝혔다.


이어 “당장 미세먼지 민감군 아이들이 살아야 하니 공기청정기를 도입하되 임시방편인 만큼 구매해서는 안되고 렌탈로 해야 한다”라며 “제품의 용량·성능도 꼼꼼히 살펴야 한다”라고 밝혔다.


미대촉, “교실 실내기준 강화해야”
미대촉은 실내공기질 관리법에서 정한 교실 내 환경기준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현재 마련된 기준으로는 미세먼지 민감군 학생들이 여전히 고통받는 만큼 WHO기준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목표를 설정해달라는 것이다.


현재 학교보건법 기준은 △미세먼지 PM2.5 35㎍/㎥ △미세먼지 PM10 100㎍/㎥ △CO₂ 1,000ppm(기계환기 시 1,500ppm) △포름알데히드 100㎍/㎥ △총부유세균 800CFU/㎥ △라돈 148Bq/㎥ △CO 10ppm △1인당 환기량 21.6CMH 등이다.


미대촉의 관계자는 “미세먼지 기준은 24시간 평균으로 산정하기 때문에 아이들이 학교에 있는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시간당 수치가 높았더라도 하교 후 떨어지면 기준치 이내일 수 있다”라며 “아이들이 머무는 6시간 동안의 평균을 WHO기준인 25㎍/㎥ 이하로 유지해야 고통없이 학교생활이 가능하다”라고 밝혔다.


이어 “만약 미대촉이 주장하는 기준대로 관리할 수만 있다면 공기청정기든, 공기순환기든, 공기정화식물이든 관계없다”라며 “이번 교육부의 조치에 실망한 것은 수년간 검토 결과 기준을 가장 만족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한 것이 공기순환기인데 이를 줄이겠다는 것이어서 기존 기준조차 만족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업계, “집진효과 확인됐다”
반면 업계에서는 환기장치의 미세먼지 제거성능이 이미 검증됐다며 이번 교육부의 조치에 반발하고 있다.


업계의 관계자는 “CO₂를 제거할 수 없는데도 굳이 공기청정기를 도입하는 것은 미세먼지 제거성능이 부족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라며 “그러나 교육부가 KTC와 폐교인 안성의 백성초등학교에서 실험한 결과 환기장치의 미세먼지 제거성능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시험에서 14개 제품별로 미세먼지 제거시험, CO₂ 제거시험 등을 항목별로 1~2차례씩 진행했다”라며 “보고서에 따르면 CO₂는 60분간 약 60~70%, 미세먼지는 70~80% 감소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2대 가동 시에는 효과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