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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남상철 LG전자 청도칠러법인장

“韓 본사 우수 제품, 로컬화로
中 내 Top Tier기업 따라잡을 것”
공정자동화 전 제품 확대·가속화… 생산성 향상 기여

LG전자 중국 청도칠러법인은 1997년 설립됐으며 제품을 직접 생산과 동시에 영업활동을 통한 판매를 하고 있는 제판일체법인이다. 이에 따라 법인에는 생산을 위한 생산부문(제조, 품질, 자재, 구매, R&D, 재무, 신용관리, HR)뿐만 아니라 영업활동을 위한 영업부문(영업, 영업관리, 엔지니어링, 서비스) 조직으로 구성돼 있다. 

현재 터보칠러, 흡수식칠러, 스크류칠러(공랭식·수냉식), 스크롤칠러(공랭식·수냉식) 등이 주력제품이며 중국 내 기업과 외국 및 한국자본 기업이 주요 고객이다. 또한 중국 전 지역을 대상으로 영업활동을 진행하고 있어 베이징, 상하이, 텐진, 광저우, 선전, 난징, 충칭, 항저우 등에 20여개 영업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동시에 근거리에서 원활한 서비스 대응을 하기 위한 서비스센터 및 지점을 영업소와 같이 운영하고 있다. 소도시에는 별도로 운영되고 있는 약 30여개 지점을 통해 근거리 서비스를 대응하고 있다.

2021년 코로나19가 한창일 무렵 LG전자 청도법인장으로 부임하며 입국부터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선택과 집중을 통해 LG전자만의 차별화로 매출성장에 기여하고 있는 남상철 법인장을 만나 그동안 성과와 향후 사업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LG전자에서 청도법인의 의미는 
청도법인은 LG전자에서 철러제품만 생산, 판매까지 독자적인 운영하고 있는 유일한 해외법인이며 주로 중국 내수(95%)를 중심으로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지역밀착형 법인이다. 중국 칠러시장기준 최근 청도법인은 시장점유율에 있어서 일부 제품은 Top 4를 기록하기도 했으며 칠러제품 전체기준으로 Top 10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2030년에는 시장점유율부문과 기술력을 포함한 Top 3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해외수출 비중도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현재 중국의 중앙공조시장에서 기술력 측면에 LG전자는 글로벌 Top-Tier와 로컬메이커의 중간정도의 수준으로 인정받고 있으나 최근 로컬브랜드의 약진으로 인해 샌드위치 신세가 돼 어려움이 많다. 하지만 한국본사에서 보유하고 있는 우수한 제품을 로컬화해 로컬기업보다 높은 기술력 우위를 유지하고 Top Tier기업을 따라잡을 계획이다.

또한 최근 많은 중국기업들이 유럽뿐만 아니라 아시아 국가로 상당부분 진출 또는 공장을 이전하고 있어 청도법인산 칠러의 해외수출 비중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향후에는 글로벌 생산기지 역할을 담당할 수 있도록 생산자동화 등 제조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코로나19가 한창일 때 법인장으로 발령났는데 
발령받고 3개월만에 근무지에 도착했다. 발령당시 한국은 코로나19 감염이 심각한 상태였기 때문에 출국인사도 하지 못한 채 회사와 집을 오가며 2개월을 보냈다. 드디어 2021년 2월8일 칭다오에 입국할 수 있었으며 3주간 격리를 무사히 마치고 3월3일 법인에 첫 출근을 하며 법인생활을 시작할 수가 있었다. 

법인장이 법인에 처음 부임했을 때 얼마나 열의에 차 있겠는가? 하지만 신임 법인장이 반드시 지켜야 할 것은 급하지 않게 차분하게 3개월 동안 기존 법인에서 해 오던 방식을 지켜보면서 앞으로 진행할 것을 재확인하는 작업을 거쳤다. 

부임후 3개월 동안 사전에 준비해 온 주요 실행과제들을 재확인하는 시간들을 가지면서 차분하게 법인생활을 시작했다. 이러한 기다림의 시간은 영업부문은 3개월, 생산부문은 6개월 정도 걸리게 됐다. 1개월 정도 지났을 때 필수 회의체 운영방식 개선으로 중국시장에서 영업부문을 가장 먼저 파악할 수 있었다. 한국본사에서는 회의체를 최소화하는 추세이지만 법인에서는 롤링되고 있는 회의체가 많이 없었기 때문에 최소단위 회의체 운영을 통해 적기 의사결정을 하는 등 기본적인 진영을 갖추게 됐다. 생산부문은 R&D, 품질, 제조, 자재, 구매 등 여러 부서와 연결돼 있어 생산라인에서 현물중심으로 하나씩 개선해 나가게 됐다. 

모든 구성원들은 하나의 현상에 대해 생각은 각각 다를 수 있으나 적어도 같은 방향 또는 관점으로 봐야 한다고 생각해 왔는데 직원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일상적인 대화를 제외하고 업무적인 질문에 대해서는 전혀 상관없는 대답을 하거나 조금씩 질문의 의도와 다른 대답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 심지어 질문의 의미도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도 경험했다. 1년 이상 시간을 투자해 직원들과 법인장간 소통하는 방법을 서로가 알게 됐으며 이것은 곧 신뢰로 이어져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환경이 됐다. 힘들고 길었던 코로나 시기는 ‘같은 곳을 보면서 같이 생각하기’라는 방식으로 직원들과 함께 극복할 수 있게 됐다.

부임 이후 성과는
칠러사업은 전통적으로 상업용과 산업용으로 주요시장이 구분된다. 최근 중국경기가 좋지 못한 상황이어서 쇼핑몰, 호텔, 대형건물과 같은 상업용은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등 많은 리스크가 존재했다. 하지만 석유화학, 배터리, 반도체 등 주요 산업은 지속적으로 발전되고 있어 이를 타겟으로 설정하고 수년 전부터 활동을 준비했으며 막 시작단계였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발생한 코로나19는 그나마 유지되고 있었던 상업용시장이 전멸되는 상황으로 전개됐으며 나머지 산업용시장은 그나마 위축되는 상황으로 전개됐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한 Zero 코로나가 장기화됨에 따라 일부 주요한 산업을 제외하고는 칠러수요가 없는 상황이 됐다. 다행히도 그동안 준비해 왔던 배터리 관련 산업이 호황을 누리는 상황이 됐기에 이들을 중심으로 영업활동을 전개할 수가 있었다.

부임한 2021년을 시작으로 배터리산업은 2022년 이후부터는 급성장하게 됐다. 특히 부임 초기부터 배터리시장은 ‘연단가공급계약형태’로 진행되고 있었기에 초기에 Top Tier들이 나눠 수주하는 상황이었다. 이후 경쟁자는 가격을 앞세운 기업이 될 것이라는 예상을 했으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 원가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준비했다. 결국 예상대로 가격을 앞세운 로컬기업이 Top Tier들을 제치고 수주에 성공하는 순간을 맞이하게 됐다. 우리 법인도 원가개선을 20% 이상 준비해 왔던 터라 로컬기업과 함께 연속으로 수주에 성공했다.  



연단가계약은 2023년 초 최대규모로 성공했으나 계약규모의 10% 미만만 실제로 공급돼 매출뿐만 아니라 법인운영에 큰 어려움이 예상됐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이 충분히 예측됐기에 제2의 배터리 역할을 할 수 있는 분야인 태양광과 반도체분야를 선택해 고객과 긴밀한 관계를 통해 태양광분야에 집중할 수 있었다. 

태양광분야에는 주로 대용량 칠러가 사용됨에 따라 배터리분야에 사용된 칠러보다는 기술적 난이도가 높아 Top Tier 제품이 주로 사용돼 왔다. 청도법인은 대용량 칠러에 대한 원가경쟁력이 준비돼 있었기에 배터리분야에서 연단가계약 실행이 안되는 상황에서도 매출계획은 태양광PJT로 충분히 만회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 수 있었다.

사실 시장의 흐름을 읽어내는 것은 어려운 일이긴 하지만 동종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시간적인 차이는 조금 있기는 하지만 알 수 있다. 그 흐름을 읽고 필요한 요소를 준비하고 실행해 목표를 달성해 내는 실행력이야말로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이러한 실행력은 영업총감을 중심으로 한 영업소장 및 영원사원들, 그리고 R&D인원과 구매부서 인원 그리고 무엇보다 실행에 적극 참여해 준 협력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올해 사업목표는 
2024년은 중국 부동산 경기침체를 비롯한 불경기를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어느 해보다도 어려운 시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태양광, 반도체, 히트펌프시장뿐만 아니라 전통의 화학공업, 바이오분야에 주력할 예정이다. 

생산부문은 공정자동화를 전 제품으로 확대 및 가속화해 생산성을 향상시킬 계획이며 협력사 공정까지도 상호 협력을 통해 기술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를 기반으로 2024년에는 4년 연속 두자리 성장을 실현하고 2023년의 최고 실적 기록을 다시 한 번 경신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