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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

자연냉매 CO₂시대 온다

F-gas규제, 친환경·E절감형 냉매 입지 굳혀
식품냉동시스템·온수용 히트펌프 적용 늘어
전용부품 수입의존도 높아 국산화 어려움 겪어



자연냉매인 CO₂는 친환경, 에너지절감형 냉매로 입지를 굳혀 가고 있다. 특히 F-gas 규제가 강화되면 될수록 더욱 주목받는 냉매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일본에서는 CO₂냉매를 적용한 온수용 히트펌프인 ‘Eco-Cute’가 폭발적인 관심과 판매실적을 자랑하고 있으며 유럽에서는 슈퍼마켓 및 대형할인점, 식품가공공장 및 대형 냉동창고에 적용돼 온실가스 저감에 톡톡히 역할을 하고 있다.


냉매 역사는 규제의 역사



Jacob Perkins가 냉매를 적용한 증기압축시스템으로 처음 특허를 받은 지 약 180년이 지났다. 증기압축은 냉동시스템, 히트펌프, 공기조화시스템에서 차가운 곳에서부터 뜨거운 곳으로 열을 전달하는 유체로 냉매를 사용한다. 현재까지 근본적으로 같은 열역학적 사이클을 사용하지만 시간이 흐름에 따라 냉매는 변해 왔다.


지난 180년 전 모든 냉매는 친환경적인 자연에서 찾을 수 있는 물질이었다. 1930년대 이런 냉매들이 연관된 안전 관련 문제들이 부각되기 시작됐다. 냉매누설로 인한 화재나 혹은 중독 같은 문제들이 많이 발생한 것이다.


이때 CFC라 불리는 안전한 합성냉매가 개발됐으며 세계적으로 널리 사용됐다. 1950년대에 이르러 HCFC냉매로 잘 알려진 R-22가 소개됐다.


그러나 1970년대 초 이러한 냉매들이 대기 중 오랜 기간동안 분해되지 않는다는 것이 밝혀졌으며 이 냉매들이 지구오존층을 파괴한다는 것이 알려졌다. CFC 계열 냉매는 특별히 오존파괴지수(ODP)가 높았으며 규제가 논의된 것이 바로 몬트리올의정서다.


세계적으로 위험한 화학물질을 감소시키기로 한 것이며 이후 나온 냉매가 ODP ‘0’의 HFC냉매다. 그러나 ODP가 ‘0’인 대체냉매는 운이 없게도 지구온난화지수(GWP)가 높았다. GWP규제는 교토의정서를 기반으로 시작됐다.


이렇다보니 ‘어떻게 GWP가 높은 HFC냉매를 없애고 낮은 GWP로 대체할 수 있는가’라는 논의는 지금도 진행되고 있다. 최근에는 자연냉매를 재소환하거나 GWP가 낮고 화학적으로 불안정해 오래 대기권에 머물지 않고 높은 대기권에 도달할 수 없는 불포화 HFC계열 냉매인 HFO냉매로 전환이 이뤄지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유럽과 일본의 경우 2000년대 중반부터 오존파괴지수가 높은 HCFC계열(R22 포함)의 냉매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라며 “또한 지속적인 지구온난화 문제 극복을 위해 HFCs 계열(R404A, R407C, R410A 등) 냉매의 사용을 꾸준히 제한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2015년 파리에서 개최된 제21차 유엔기후협약 당사국 총회(COP21) 결정 사항에 따라 2030년까지 F-GAS 배출량을 2015년기준 총 79% 감축키로 합의하고 실행 중이다. 또한 2023년부터는 GWP 2,000 이하 냉매만 적용을 결정함으로써 R404A의 경우 더 이상 적용이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


F-GAS 배출량은 각 냉매의 GWP 가중치 총합이다. 예를 들면 R134a는 GWP 1,430, R410A는 2,088, R404A는 3,922다. 이는 CO₂1kg에 대한 각 냉매가 100년간 지구온난화에 영향을 끼치는 수치를 의미하는 것으로 R134a의 경우 무려 1,430kg이 되는 것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유럽, 일본 등에서는 이미 2000년대부터 자연냉매에 대한 급속한 기술개발 및 적용이 이뤄지고 있다”라며 “특히 자연냉매 중 CO₂적용이 급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새로 개발되는 냉매는 사용주기가 점점 짧아지고 있다. 특히 신냉매에 대한 기준도 더더욱 엄격해 지고 있다. 미래의 냉매선정은 친환경적이어야 하며 초기투자비, 효율, 지속가능성, 안정성, 법규, 세금 등도 고려돼야 한다.




냉매로써 CO₂는


냉매로써 CO₂는 1850년 Alexander Twining에 의해서 처음 제안됐다. 최초로 CO₂를 냉매로 냉동시스템에 적용한 사람은 미국의 T. Lowe인데 1866년 선박의 육류냉동이 목적이었다. 이후 Carl von Linde가 1881년 유럽 최초의 증기 압축식 CO₂시스템을 제작했다.


로이드(Lloyds) 등록자료에 따르면 1930년대까지 약 90%의 선박 냉동시스템에 CO₂가 적용됐지만 1940년대 (H)CFCs 계열 냉매가 개발되면서 급속히 CO₂시스템을 대체했다. 이후 1990년대 지구온난화 문제가 대두되면서 냉매로써 CO₂가 다시 한 번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으며 2010년 유럽에서 R22의 신규 적용을 전면 중지하고 HFCs 계열 냉매의 적용 제한 일정을 발표하면서 시장에서 CO₂냉매가 폭발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냉매로써 CO₂는 자연에서 추출된 독성이 없고 비가연성이며 대기 중에 약 0.04%로 존재하는 물질로 쉽게 얻을 수 있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순수한 CO₂는 온도와 압력의 한계에 따라 고체, 액체, 기체 그리고 초임계 유체 상태로 구분된다. 대기압에서 CO₂는 고체나 기체로만 존재한다. 이 압력에서는 액화될 수 없으며 -78.4℃ 이하에서는 드라이아이스라는 고체로만 존재하며 이 온도 이상에서는 바로 기체 상태로 변한다.


5.2bar, -56.6℃에서 CO₂는 ‘삼중점’이라고 불리는 독특한 상태에 도달하게 되며 이 지점에서는 고체, 기체, 액체가 공존한다.


CO₂는 31.1℃에서 임계점에 도달한다. 이 온도에서는 액체의 밀도와 기체 상태의 밀도가 같아지며 결과적으로 두 상 사이의 구별이 사라지고 새로운 상이 나타나게 되는 이를 초임계상태가 된다.



CO₂용 냉동사이클


CO₂는 미임계와 초임계를 포함하는 여러 가지 시스템 타입으로 적용될 수 있다. 어떤 CO₂시스템을 사용하든 임계점과 삼중점 2개 포인트는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전통적인 냉동사이클인 미임계 사이클은 모든 운전영역에서 온도와 압력이 임계점과 삼중점 사이에 존재한다. 단단 미임계 CO₂시스템은 구성이 간단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고압부분의 제한적인 온도와 압력이 단점이다.


최근에 많이 사용되는 초임계 CO₂시스템은 차량공조용, 소형 히트펌프, 수퍼마켓용 냉동과 같은 작거나 상업용시스템에 많이 사용되지만 산업용시스템에는 맞지 않는다.


미임계 사이클의 운전압력 범위는 일반적으로 5.7~35bar(-55~0℃)이다. 만약 증발기에서 핫가스 제상방식을 사용한다면 운전압력은 대략 10bar나 그 이상이 된다.


산업용에서 사용하는 CO₂시스템은 사용할 수 있는 압축기, 컨트롤, 밸브와 같은 적용 가능한 구성품들이 사용압력에 제한이 있기 때문에 대부분 캐스케이드시스템이 적용되고 있다. CO₂캐스케이드시스템의 경우 직팽식 시스템, 펌프 순환식 시스템, CO₂브라인 시스템이나 이들을 조합한 다양한 시스템으로 설계할 수 있다.


CO₂냉매를 사용하는 시스템은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특히 식품매장용 냉동시스템이나 산업용 냉동, 온수용 히트펌프 등에서 많은 성과를 내고 있다. 식품매장용 냉동에서는 CO₂를 가장 적게 배출할 수 있는 친환경 냉매로, 산업용 냉동에서는 암모니아의 위험성과 효율을 증대시킬 수 있는 대안으로 대두되고 있다. 또한 에너지소비차원에서도 프레온계 직팽식 냉매를 사용하는 시스템에 비해 눈에 띄게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CO₂냉매는 지역별 외기온도에 따라 절감효과가 달라질 수 있다”라며 “외기 온도가 낮을수록 에너지절감 효과는 크게 나타날 수 있으며 외기 온도가 높을 경우 역으로 초임계시스템은 에너지비용이 높게 나타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전세계 CO₂시스템 사용 현황


냉매로써 CO₂는 친환경, 에너지절감형 냉매로 입지를 굳혀 가고 있다. 특히 F-gas 규제가 갈수록 강화되고 있는 북유럽의 경우 CO₂냉매 사용을 권장하거나 프레온가스 사용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는 추세다. 이는 식품 매장 냉동시스템뿐만 아니라 차량용 에어컨냉매도 기존 R-134a를 금지하고 있어 최근 CO₂를 냉매로 사용하려는 연구가 활발해지고 있다.


세계적인 CO₂전문 웹사이트인 ‘R744.com’에 따르면 유럽의 경우 자연냉매 부품 및 제품 관련 기업이 2013년 418개에서 2016년 현재 655개로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이는 시장에서 CO₂및 자연냉매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다.


지난 2013년 Shecco에서 조사한 유럽 내 초임계시스템 적용 매장수가 2011년 1,330개에서 2013년 2,885개, 2016년 현재 8,732개로 급증했다.


일본의 경우 대형 매장보다는 편의점과 같은 소형매장에서 사용량이 급증하고 있다. 2016년 기준 편의점을 포함해 1,800여개 매장에 초임계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북미에서도 281개점이 CO₂냉매를 적용하고 있으며 북미시장의 경우 급속히 CO₂적용을 확대하고 있어 향후 시장 전망이 매우 긍정적이다.


특히 일본은 초임계(Transcritical) CO₂압축기를 사용해 순간적인 고온수 생성을 목적으로 Eco-Cute를 개발했으며 온수 사용과 난방이 필요한 곳에 주로 적용되고 있다. 일본 기업들이 개발해 가정용과 산업용으로 보급하고 있으며 일본과 독일, 우리나라에서 주로 사용하고 있다.




우리나라 현황은 어떨까


우리나라의 경우 2014년까지 H 할인점에서 6개 매장에 CO₂시스템을 적용했으나 이후 여러 가지 사정으로 추가적인 적용이 중단된 상황이다.


기술개발도 이뤄졌다. 삼성전자는 지난 2001년부터 무려 10년간 제품화 연구를 수행했다. CO₂국책과제는 용량 10.5kW, 효율 3.5, 60℃ 이상의 급수온도를 목표로 총괄기관인 한국에어콘냉동기기연구조합과 삼성전자를 포함한 3개의 세부주관기관 및 12개 참여기관(기업, 연구기관, 대학)이 참여했다.


 당시 연구에 깊숙이 관여했던 삼성전자의 관계자는 “연구과제를 통해 일본기업의 급탕기술과 비교해도 우수한 성능을 확보할 수 있었다”라며 “삼성전자는 CO₂국책과제를 통해 확보한 CO₂히트펌프기술 및 제품화는 향후 시장상황을 고려해 결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지만 현재까지 제품이 출시됐다는 소식은 전해지지 않고 있다.


일부 중소기업에서도 기술개발에 나서고 있지만 압축기를 비롯해 거의 모든 부품을 수입에 의존하거나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부품조달 때문에 제품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많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CO₂냉매 적용이 지연되고 있는 점은 매우 안타까운 현실”이라며 “이미 많은 지역에서 검증된 기술이며 위험을 회피할 수 있는 안전장치들이 소개돼 있는데도 경험이 없다는 이유로 막연한 기술적 두려움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CO₂적용압력을 충족하는 자재를 시장에서 구하기가 어려워 이로 인해 초기 투자비용이 상대적으로 많이 소요되고 있다”라며 “상대적으로 낮은 전력비용으로 투자에 대한 감가상각기간이 상대적으로 많이 소요되고 있다”며 CO₂제품 적용 및 개발이 안되는 문제점을 지적했다.


한국의 경우 2016년 현재 할인점(hypermarket) 총 518개점, 백화점 총 112개점을 비롯해 상당한 수의 중 소규모 슈퍼마켓들이 상대적으로 좁은 지역에서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냉동시스템이 R22 또는 R404A 냉매를 사용하고 있어 지구온난화 관점에서도 도움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에너지절감 관점에서도 상대적으로 효율이 낮은 시스템이 적용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지구온난화와 온실가스 저감, 에너지저감을 위해 자연냉매인 CO₂를 적용하는 시스템이 적용될 수 있도록 신속한 연구와 시장이동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