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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리포트

[인터뷰] 이대영 KIST 도시에너지연구단 단장

“데시컨트+히트펌프 결합 에너지효율 30% 향상”

공동주택은 각 세대별로 냉방수요에 대한 편차가 크기 때문에 에너지효율적인 지역냉방을 공동주택에 도입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사용돼온 중앙집중식 대규모 냉방보다는 개별식 소규모 냉방기술에 대한 개발이 필요하다. 한국과학기술원(KIST)은 지난 1999년부터 공동주택 지역냉방 도입을 위해 꾸준한 연구활동을 계속해오고 있다. 데시컨트 냉방시스템 개발을 이끌고 있는 이대영 도시에너지연구단장을 만나봤다.

■ 데시컨트 냉방이 무엇인가
열이용 냉방기술인 데시컨트냉방은 실리카 겔(silica gel), 제올라이트(zeolite) 등의 제습제를 이용해 공기 중의 습기를 제거해 냉방하는 기술이다.

건조한 공기 속에서 물 증발이 활발히 일어나는 현상을 이용해 공기 온도를 낮춰 냉방을 공급하는 원리로 제습기는 회전하는 로터(rotor)의 형태가 돼 로터의 일부에서 흡착 및 제습이 일어나고 다른 부분에서는 탈착, 재생이 일어난다.

제습기에 흡착, 흡수된 수분을 날려 보내고 제습기를 재생할 때에 열이 필요한데 근처 주택 단지에 있는 열병합발전소로부터 70℃의 배열을 공급받는다. 추가적으로 사용되는 에너지는 제습로터를 돌리는 모터와 바람을 일으키는 팬에 의해 소모되는 전기 정도다. 열병합발전소는 여름철 열수요가 거의 없어 가동 중지하고 있기 때문에 제습냉방이 보급될수록 열병합발전소의 가동률도 높아져 국가 전체 전기생산량을 늘릴 수 있는 효과도 얻게 된다.

또한 데시컨트 냉방시스템은 온도와 습도의 독립적인 제어가 가능하며 잠열부하 처리가 용이하므로 외기 도입량이 큰 경우에도 충분한 성능을 발휘할 수 있다. 특히 냉매를 사용하지 않으므로 CFC계열의 냉매에 의한 오존층 파괴, 온실효과 등이 전혀 없어 환경친화적이다.

국가에너지기구(IEA)는 1974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간의 에너지기술 협력 기구로 발족된 후 최초의 국제협력 연구로 태양열 냉난방기술 개발을 채택한 바 있다.

이 과제의 중요 기술로 진행된 연구가 제습냉방기술이다. 독일, 프랑스, 영국 등 유럽국가들이 주도적으로 진행한 이 연구에서 시작품 개발 및 실증연구가 이뤄졌다. 이 연구는 EU의 연구개발보급지원 사업인 ‘EU Framework Program’과도 연계돼 진행되고 있으며 2008년 ROCOCO(Reduction of costs of Solar Cooling systems) 프로젝트에서는 그동안의 실증 연구에 대한 조사분석 및 보급확대를 위한 방안이 강구됐다.

이 프로젝트에서는 전 세계에 설치된 태양열 냉방시스템에 대해 시스템 구성, 설치 및 운전 비용을 조사 분석했다. 그 결과 제습냉방시스템이 흡수식을 비롯한 여타 태양열 냉방기술에 비해 초기비용 및 운전유지비용 측면에서 가장 경제적인 것으로 평가됐다.

그런 노력들의 결과로 저온열원을 이용하는 데시컨트 냉방시스템이 2008년 데시컨트 냉방분야 세계 최고기업인 문터스(Munters)에서 상용화됐으며 태양열이나 폐열 등을 이용한 냉방기술도 보급이 진행되고 있다.

■ 그간 연구성과는
국내에서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에너지절약기술개발사업으로 1999년부터 3년간 ‘냉동기가 없는 냉방시스템 개발’을 진행한 것이 제습냉방 관련 최초 연구다.

KIST는 2006년부터 한국지역난방공사의 지원으로 ‘공동주택의 세대별 제습냉방시스템 시작품 개발 및 성능평가 연구’를 수행해 2007년 고체 제습식 냉방시스템 시작품을 개발했다.

2010년부터는 축적된 기술을 바탕으로 한국지역난방공사가 주관하고 KIST, 귀뚜라미 등이 참여한 에너지자원기술개발사업이 수행됐다. 국내 관련기관 및 업체가 총출동한 ‘열병합 발전 배열을 이용한 다실 제어 하이브리드 제습냉방 시스템 개발’ 과제에서 연구팀은 기본적인 데시컨트 냉방시스템에 전기식 히트펌프를 추가해 에너지 효율과 냉방출력을 크게 향상시킨 하이브리드 데시컨트 냉방시스템 시작품을 개발했다.

데시컨트 냉방의 냉방능력이 부족해서 히트펌프를 결합한 것은 아니다. 데시컨트 재생을 위해서 열량이 필요한데 히트펌프에서 나오는 더운 바람을 제습노트에 넣어주고 찬 바람은 냉방에 더해주면 일반 데시컨트 냉방보다 30%의 에너지효율이 상승하는 효과를 가져온다.

연구팀은 이를 신축 공동주택 40세대에 적용해 실증시험을 실시해 기술검증 및 보급 타당성을 확인했다. 실증시험을 통해 전기식 에어컨대비 48%의 전력사용량 절감효과가 입증됐으며 냉방기 가동 2시간 내에 휘발성 유기 화합물, 알데하이드, 부유세균 등 실내 오염물질이 40% 이상 감소되는 것이 확인됐다. 

이 결과에 근거해 지역난방 공급온수를 열원으로 하는 데시컨트 냉방기를 공동주택에 보급 확대하는 계획이 2014년 1월에 확정된 제2차 국가에너지기본계획의 주요 과제에 포함돼 시범보급이 추진되고 있다.


■ 소용량으로는 세계 최초 도입인데
지역냉방은 열을 사용하는 냉방이기 때문에 도시 인근에 비교적 저온의 열을 공급해줄 수 있는 열병합발전소가 기본적으로 구비돼있어야 한다. 세계적으로 열병합발전 보급비율은 추운 지방을 중심으로 발전해있다. 열병합발전은 전기와 열을 동시 생산하지만 전기만으로는 경제성을 갖기 어렵기 때문에 전통적으로 열을 활용하는 방법인 난방 수요가 높은 곳이 중심지다.

하지만 추운지방은 그만큼 하절기 냉방수요가 적기 때문에 열을 활용한 냉방기술 발전에 관심이 적었고 열병합발전 기반이 갖춰진 지역 중 난방, 냉방 수요가 동시에 있는 우리나라가 개발보급의 선두에 서게 된 것이다.

그렇다고 이 기술이 우리나라 같은 특정지역에서만 활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열병합발전은 열과 전기를 동시 생산하기 때문에 열에 대한 수요만 확보하면 굉장히 에너지효율적인 설비가 될 수 있다.

냉방수요가 많은 저위도 지역 국가들이 이 기술과 함께 열병합발전을 늘릴 수 있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전 세계적인 온실가스 저감에도 기여하고 기술 선점으로 인한 수출경쟁력 강화도 기대할 수 있어 국가적으로 높은 편익을 얻을 수 있다.

멀리 안 가더라도 우리보다 열병합발전 보급비율이 높은 중국시장에 진출할 수도 있다.

■ 향후 개발 방향은
현재 데시컨트 냉방 시스템은 찬 공기를 덕트를 통해 각 방으로 이동시키기 때문에 기축건물에 적용하기는 어려운 면이 있다. 신축시장보다 큰 기축시장을 점유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설치의 불편함을 현재 전기식 에어컨과 동일하거나 비슷한 수준으로 해소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일반 에어컨처럼 작은 배관을 쓸 수 있도록 냉매로 차가운 열을 각 방으로 전달하는 구조가 향후 개발목표이며 경동나비엔 주관으로 ‘태양열 주열원식 캐스케이드 제습냉방 시스템 개발’을 에기평 과제로 KIST, 경희대, 이맥스시스템 등이 참여해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