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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리포트

녹색건축 R&D 로드맵, 2030년 ZEB 커뮤니티 구축

요소기술 모듈·패키지화…저비용·고효율
그린리모델링 표준화 통해 확산 ‘가속’
EMS로 ZEB간 연계…지역단위 관리 가능


우리나라 제로에너지건축의 기술적 약점은 단일 건물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2000년대 이후 지금까지 꾸준한 연구개발로 제로에너지건축물(ZEB: Zero Energy Building)을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은 확보한 상태다. 그러나 모든 건축물을 개별적으로 제로에너지화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다.


ZEB는 패시브기술·고효율기계설비 등 에너지효율화와 함께 신재생에너지설비 등 에너지수급이 중요하다. 신재생에너지의 특징은 단위면적에 비례하게 에너지생산량이 증가한다는 것인데 고층건물이 많은 우리나라는 이와 같은 측면에서 불리한 점이 있다.


단독주택 등 저층건물은 패시브기술, 고효율설비, 신재생설비를 적정량 적용해도 ZEB를 구현할 수 있다. 그러나 업무용 등 고층건물은 패시브기술로 에너지효율적인 건물을 짓는다고 하더라도 어마어마한 양의 신재생설비를 부착해야 해 사실상 ZEB를 달성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


게다가 우리나라는 특성상 국토면적이 작은데다 비교적 도시면적이 넓고 산지가 많아 신재생에너지를 대규모로 조성할 수 있는 장소도 마땅치 않다. 만약 단지를 조성하더라도 송전과정에서 손실이 발생하기 때문에 효율도 낮아진다.


이에 따라 신재생에너지는 도시 내, 건물자체에서 생산하되 건축물을 구역·도시·국가단위로 묶어 공유하는 시스템이 효율적이라는 분석이다. 각 건축물은 최대한 에너지효율적으로 건축하고 필요한 에너지는 건물끼리 주고받는다는 내용이다.


신재생에너지 생산여건이 양호한 도심공원, 단독주택, 저층건물 등에서 자체생산 후 소비하고 남은 에너지를 부족한 건물에 보내 도시차원에서 제로에너지를 달성하고 궁극적으로 제로에너지국가를 실현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세 가지가 필요하다. 첫째, ZEB를 손쉽게 구현하도록 비용·효율이 최적화돼야 하며 둘째, 기축건물을 포함해 ZEB가 폭넓게 자리잡아야 한다. 셋째로 건축물에서 생산·소비하는 에너지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이 데이터를 통합적으로 수집·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는 이와 같은 부분의 기술이 부족하고 지금까지의 연구개발 또한 단일건물의 제로에너지화를 중점으로 이뤄진 측면이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산·학·연과 함께 건물효율부문에서 ‘청정에너지기술 로드맵’을 마련했다. 기존 연구개발의 연장선상에서 요소기술을 고도화하고 기축건물의 ZEB화를 촉진하는 한편 구역·도시 등 커뮤니티단위에서 제로에너지를 구현한다는 구상이다.


청정에너지 ‘혁신미션’
청정에너지기술 로드맵은 국제사회의 약속에 따라 마련됐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세계 각국은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정’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을 단계적으로 감축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이 자리에서 국제사회는 청정에너지를 확대하는 ‘미션이노베이션(Mission Innovation: 혁신미션)’을 함께 선언했다. 미션이노베이션은 2021년까지 각국의 청정에너지 R&D에 공공투자를 두 배 이상 확대한다는 내용이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도 지난해 2월 국토교통부·산업통상자원부·기획재정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환경부 등 관계부처 합동으로 산·학·연 전문가가 참여하는 미션이노베이션위원회를 발족했다.


위원회는 5,600억원이었던 2016년 우리나라 청정에너지 공공R&D 투자규모를 오는 2021년 까지 1조1,200억원으로 확대하기 위한 방안을 구상·기획했다.


‘청정에너지기술 로드맵’은 지난해 8월 위원회 활동에 따라 완성됐다. 신재생, 효율향상, 수요관리 등 6개 기술분과에서 14개 세부기술별로 로드맵을 수립했으며 ‘건물효율’은 효율향상 기술분과의 세부기술로 포함됐다.


건물효율부문에서는 ZEB를 넘어 도시·지역단위 제로에너지를 달성하기 위해 △제로에너지건물 핵심부품 전략사업화 △기축건물 에너지 최적화기술 및 활성화 △제로에너지커뮤니티 네트워크 구축·관리기술 및 글로벌모델 구축 등을 전략과제로 설정했다.



핵심부품, 비용↓·효율↑
‘제로에너지건물 핵심부품 전략사업화’부문은 에너지 자립형, 초절전 에너지소비 핵심부품을 패키지 및 통합제어 솔루션으로 상용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는 ZEB 구현을 위한 요소기술을 융복합함으로써 기존 문제시됐던 비용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추진된다. 저비용·고효율·보급형 핵심부품개발이 가장 중요한 목표다.


이를 위한 핵심기술로 2030년까지 △통합열원 패키지 및 건물시스템 융복합 기술 △BEMS(Building Energy Management System)연계 차양, 창호 등 융복합 지능형 저비용·고효율 건축자재 기술 △외피 모듈화·패키지기술을 상용화한다.


통합열원패키지는 냉방·난방·환기·제습을 동시에 제공하는 솔루션이며 건물시스템 융복합 기술은 신재생에너지·외피·차양·환기·공조 등을 융복합해 패키지화하는 기술이다.


현재 통합열원패키지 기술은 세계적으로도 초기단계다. 유럽을 중심으로 이제 막 제품들이 출시되고 있지만 우리나라도 연말이면 관련 제품이 시제품으로 등장할 전망이다.


BEMS연계 건축자재 기술은 움직이는 외피를 기반으로 에너지를 절감한다. IoT플랫폼을 기반으로 정적인 패시브요소와 전동 액추에이터를 융합해 외부환경에 즉각 대응함으로써 부하저감과 실내환경을 조절한다는 구상이다.


외피모듈화·패키지기술은 보급형 제로에너지건물 활성화를 위해 추진되며 창호·차양·벽체·외피 등 건축용자재의 비용절감 요소기술을 개발하고 품질 인증체계를 확보한다.



그린리모델링 ‘표준화’
‘기축 건물 에너지 최적화 기술 및 활성화’부문은 에너지절감 잠재성이 큰 기존건물을 개선하기 위한 기술표준·표준모델을 개발하고 실증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건물부분에서 도시·국가적으로 제로에너지를 달성하려면 2016년말 기준 700만동에 달하는 기축건물의 효율화를 빼놓을 수 없다.


현재 그린리모델링사업 실적이 크게 증가되고 있지만 산발적·개별적으로 이뤄지고 있고 기축건물 효율관리에 대한 정책, 그린리모델링 최적화방안, 통합모니터링 등 가이드라인 역시 부족한 상황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한 핵심기술로 △그린리모델링 용도별·규모별 표준모델개발 △제로에너지 그린리모델링 플랫폼 개발 등이 추진된다.


‘그린리모델링 표준모델’은 건축물의 용도·규모에 따라 절감모델을 제시한다. 예컨대 주거용 건물에너지 30% 절감모델, 업무용 건물에너지 50% 절감모델 등을 제시하고 이를 선택해 그대로 따르기만 하면 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그린리모델링 요소기술별로 통합설계할 수 있는 시스템과 기축건물을 용도별로 진단하고 적용할 수 있는 요소기술을 도출하는 시스템 개발이 필요하다.


‘그린리모델링 플랫폼’은 표준모델과 보급지원을 위한 인프라 구축 요구에 따라 개발될 방침이다. 건자재·신소재·부품 등 핵심기술·제품 등의 내용이 담길 예정이며 설계·시공·유지·관리 등 건축물 생애주기 단계별로 엔지니어링에 대한 산업기술지원·품질인증 등이 제시될 방침이다.




커뮤니티 기술 ‘선진국 추격’
‘제로에너지 커뮤니티 네트워크 구축 및 관리기술’은 ICBM(IoT, Cloud, Big Data, Mobile) 기술을 기반으로 커뮤니티의 에너지정보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관리하는 시스템기술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BEMS, IBS(Intelligent Building System) 등 ICT를 건물에너지분야에 적용하려는 기술개발이 이뤄지고 있고 관련 제품이 출시되고 있지만 국내 건물설비 시장은 아직 하니웰, 지멘스, 아즈빌, 슈나이더 등 글로벌기업이 70% 이상을 점유하는 실정이다.


국내 산업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관련 분야에서 부족한 기술을 메워야 한다. ICT기반 커뮤니티 단위 관리기술 개발과 이에 대한 기술표준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정부의 정책·제도개선, 일관된 지원, 전문인력 양성 등이 필요하다.


정부는 2030년까지 △ICBM 기반 커뮤니티 EMS 최적화 분석기술 △ICBM 기반 커뮤니티 통합 에너지 실시간 진단 및 평가 엔진 기술 △커뮤니티 에너지 관제 EMS 클라우드 센터 구축 기술 등을 개발하겠다는 구상이다.


‘ICBM 기반 커뮤니티 EMS 최적화 분석기술’은 CEMS의 지능에 해당하는 것으로 성능을 좌우하는 고도의 분석기술이다. 에너지원별 해석·모델링, 센싱기술, 빅데이터 마이닝 기반의 에너지 생산·소비예측, 에너지믹스 및 다중에너지소비 최적화제어 기술 등을 포함한다.


이 부분은 EMS 기술성능과 부가가치를 결정하는 핵심기술이지만 소프트웨어 기술이 부족한 우리나라의 경우 선진국과의 격차가 가장 큰 영역이기도 하다.


‘ICBM 기반 커뮤니티 통합 에너지 실시간 진단 및 평가 엔진 기술’은 대규모 집단건물에서 다중에너지 공급·소비의 연계성을 고려해 실시간 에너지소비를 진단하고 평가하는 인공지능기반 시스템이다.


복잡한 환경에서 신뢰성 있는 수준의 통합에너지성능을 평가하고 절감방안을 제시하기 위해서는 빅데이터 플랫폼을 기반으로 커뮤니티 집단 건물환경에서 다양한 정보분석과 상호연계가 가능한 진단·평가 솔루션 확보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커뮤니티 에너지 관제 EMS 클라우드 센터 구축 기술’은 커뮤니티 환경의 통합에너지관리 서비스를 종합적으로 제공하기위한 인프라로서 클라우드센터를 구축·운영하는 기술이다.




Post ZEB 로드맵 ‘기대’
현재 정부는 2017년부터 패시브설계, 2020년부터 공공건축물 제로에너지화, 2025년 신축건물 제로에너지화를 선언하는 등 빠른 속도로 건물부문 에너지효율화를 추진하고 있다.


청정에너지기술 로드맵은 기존 정부정책에 따른 ZEB보급·의무화 로드맵에서 한 걸음 나아갔다는 의미가 있다.


요컨대 단일건물에 더해 지역·도시단위의 제로에너지화를 위해 2017년부터 R&D에 착수하고 2020년까지 핵심기술을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2030년까지는 상용·보급화를 추진한다. 녹색건축이 개별건물의 ZEB를 넘어 대한민국의 건물부문 제로에너지화를 달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