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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기획

[kharn·한국패시브건축협회 공동기획] 고품질 건축을 위한 설계기준 ‘코드(code)’ ① 미국 IBC

설계기준, 품질확보 ‘시발점’
美 IBC, 환기·에너지 등 최소조건 명시

우리나라에서의 건축설계는 건축법에 의존하고 있다. 1962년 제정이래 115번 개정돼 오늘날까지 이르렀다. 그간 여러 가지로 세분화되고 복잡해진 사회의 모습을 따라 건축분야의 다양성도 매우 커졌지만 건축법은 제정당시의 틀에서 크게 변하지 않았다.


현재와 같이 수많은 용도와 재료, 건축방식이 혼재된 현실에서 건축법이 모든 사항을 담지 못하고 있으며 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현재 하자분쟁에서도 설계·시공의 하자를 가리기가 불분명한 것이 현실이다. 그나마 시공분야는 기본틀인 표준시방서가 있어 비교적 하자판정이 용이하지만 설계분야는 그와 유사한 수준으로 정리된 것이 없어 구조성능, 치수와 관련된 명백한 설계하자를 제외하고는 설계 측의 잘못을 가리기 어렵다.


또한 자본의 논리와 맞물려 대부분의 하자책임은 시공사가 지는 형편이다. 예컨대 지난해 포항지진의 피해에서도 부실시공은 많이 지적됐지만 부실설계를 언급한 언론은 전혀 없었다.


그러나 현재 이에 대한 기준은 전무하고 도면에 없더라도 시방서를 따라야 한다는 모호한 규정들 속에 원인파악을 설계부터 검토하기보다 부실시공이라는 편리한 단어에 매몰돼 있다.


이번 연재기획의 의도는 이른바 ‘코드(code)’로 불리는 선진국들의 건축설계기준을 살펴봄으로써 우리도 더 나은 건축품질을 위해 건축법의 선언적 테두리 안에서 설계자가 참고하고 활용할 수 있는 자료마련을 촉구하기 위함이다.


이 작업은 워낙 방대한 자료를 정리해야 해서 몇 개 조직에서 급하게 진행해서도 안 되지만 지금 바로 시작해야 하는 일이다.


기획은 △미국 △유럽 △일본 △한국의 건축코드로 4개월간 연재되며 첫 번째 순서로 국내의 건축설계기준을 살펴보고 미국의 코드체계를 소개한다.

 


국내의 국가건설기준

2013년 6월 이전까지 국내의 건설기준은 23개의 관리주체와 50개 건설공사기준이 존재해 내용이 상호 중복·상충돼 기준간 연계·호환이 어렵고 사용상 불편이 있었다.


이에 따라 국토부는 2011년 ‘건설공사기준 선진화 및 운영체계 정비연구’로 국내건설공사기준의 운영체계를 파악하고 건설공사기준 코드체계 도입을 통한 선진화방안을 제시했다.


또한 2013년 ‘건설공사기준의 코드체계 도입방안 연구’에서 국내외 건설공사기준을 분석하고 국내실정에 적합한 코드체계 표준화 방안을 제시해 지금은 [그림1]과 같이 개정된 국가건설기준을 제공 받을 수 있다.




개정된 국가건설기준은 코드체계로 재편돼 설계자를 위한 설계기준 코드와 시공 및 감리자를 위한 표준시방서 코드로 제공되고 있다.


하지만 개정된 국가건설기준은 중복·상충돼 온 기준을 통합·개편한 것으로 본질에 대한 개정은 이뤄지지 않았으며 사업편의 건축설계기준은 현재까지 제목만 존재하는 실정이다.

 

미국의 건축관련 법령체계와 코드

미국에는 개별 건축물에 관련한 사항을 규정하는 연방차원의 법제는 없고 건축물의 안전 등 개별건축물의 최소성능을 위한 기준들이 코드화돼 각 주·시 차원에서 채택 및 반영되고 있다.


빌딩코드는 법적효력이 없지만 지자체에서 채택할 경우 실질적인 건축행위에 적용된다. 주 단위 모델코드를 채택하며 도시특성에 맞게 부분개정할 수 있다.


캘리포니아 주의 빌딩코드는 IBC(International Building Code)를 주차원에서 채택하고 공공장소·병원을 제외한 관할구역에서 시행되고 있다. 캘리포니아주의 입법부는 IBC개정이 이뤄지면 1년 이내에 채택토록 명령하고 있다.

 

IBC(International Building Code)

각 주에서 채택하는 건축설계기준은 비영리기관인 ICC(International Code Council)에서 개발해 보급하고 있으며 3년 마다 새로운 코드 및 개정 사항을 기술위원회에 제안하고 검토 후에 최종 개정판을 제공하고 있다.


IBC의 특징은 모든 건축법규와 시공에 대한 설명이 포함돼있고 기존 및 신축건물과 구조물에서 거주인의 건강, 안전 및 복지를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기본적인 요구사항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담당자, 설계자, 엔지니어, 시공자에게 유연성을 제공하는 효율적 설계결과를 제공하며 구조적인 강도, 출구수단, 위생시설, 적절한 조명·환기, 접근성, 에너지보전, 생명안전에 대해 기축·신축시설의 설비와 시스템을 모두 다루고 있다.


[그림2]는 캘리포니아주에서 채택한 ‘Fire and smoke protection features’ 중 화재확산 거리 및 각도에 따른 외벽개구부 최대면적제한에 관한 표의 일부다. 여러 상황에 따른 정량적인 수치를 제시해 건축설계자, 엔지니어, 시공자가 알아보기 쉽다.



이에 비해 국내 건축공사 표준시방서의 방화공사 내용에는 건축공사에 대한 일반적인 사항들이 나열돼 있으며 설계안에 대한 검토부분은 확인할 수 없다.


이처럼 국내의 국가건설기준은 크게 설계기준 코드와 표준시방서코드로 분류돼 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나 기준상호간 검토가 불가능하며 설계기준 코드는 건축물의 구조적인 안정성을 담보하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표준시방서 코드는 건설, 시공에 대한 정보가 대부분으로 국내의 건설기준은 설계자가 설계단계에서 활용할 수 있는 코드의 내용은 없는 실정이다. 따라서 국내의 건설기준은 코드 체계 개편 이외에도 설계단계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건설기준 정보제공의 개선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