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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배성호 국토부 미래전략일자리담당관실 과장

“ZEB 시대 ‘눈 앞’…PH 및 기계설비 ‘주목’”

국토교통부(장관 김현미)가 지난 5월초 ‘국토교통 연구개발 종합계획’을 처음으로 수립하고 향후 10년간의 R&D 방향 및 계획을 밝혔다.


이번 계획은 2016년 6월 시행된 ‘국토교통과학기술 육성법’에 따라 수립된 것으로 국토부장관은 10년 단위의 R&D 종합계획을 5년마다 수립·시행해야 한다.


올해부터 2027년까지의 목표를 담은 이번 계획에는 스마트시티, 제로에너지건축, 건설자동화, 가상국토공간 등 내용이 담겼으며 국토부는 이를 위해 향후 R&D예산을 1조원대로 확대하기로 했다.


국토교통R&D를 비롯해 4차 산업혁명, 일자리창출을 총괄하고 있는 국토교통부 기획조정실 산하의 미래전략일자리담당관실에서 이번 종합계획수립을 주도한 배성호 과장을 만나 스마트시티, 녹색건축, 기계설비의 연구개발 방향을 들었다.


■ 이번 계획의 큰 그림은

향후 10년간의 국토교통R&D는 ‘국민체감도 향상’이 바탕에 깔려 있다. 이에 따라 타 부서에서 요소기술을 중심으로 개발한다면 국토부는 요소기술과 함께 이들을 모아 리빙랩 등 실증하는 단계를 거치게 된다.


개발 방향에 대해서도 국민들의 목소리를 들었다. 총 1,720명을 대상으로한 설문조사에서 국민들은 △스마트시티·홈 △제로에너지주택 △미세먼지자동포집 △내진시설물 △결로·누수방지 등 기술을 원하거나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토대로 4개 비전을 도출한 결과 △4차 산업혁명 대응 △기존기술의 융·복합 △교통기술 개발 △R&D 시스템 혁신을 선정하게 됐다.


국토부는 이를 통해 삶의 질 만족도를 15% 이상 향상시키고 온실가스·재난비용을 30% 감소시킨다는 목표를 세웠으며 국토교통 R&D예산을 1조원으로, 국가경쟁력인 혁신성장동력을 세계 3위권으로 향상시킬 방침이다.


■ 세부내용을 설명한다면

4가지 비전의 세부사항으로 △스마트시티 등 초연결도시 구현기술 개발 △가상국토공간 등 디지털기반 국토정보기술 고도화 △건설자동화 등 융합기술을 통한 건설지능화 실현 △에너지자립형 건축 등 친환경 생활공간 조성기술 개발 등 9개가 선정됐다.


‘초연결도시 구현’은 스마트시티와 스마트하우스로 구체화된다. 이를 위한 기술로는 저전력·초소형 지능형 센서, 광역통신망 및 보안시스템 등 네트워크, 도시데이터 통합플랫폼, 도시자원 토탈관리 솔루션, 사용자반응 주거환경, 리빙데이터 통합플랫폼 등이 꼽히고 있다.


‘디지털 기반 국토정보 기술’은 가상국토공간, 지능형 공간정보 공유·제공서비스 구축을 목표로 정밀공간정보 구축 및 실시간 갱신시스템, 사람·사물·공간 초연결 플랫폼, 공간지능정보, 공간데이터 공유 플랫폼 및 시각화 시스템 등의 개발이 추진된다.


‘건설지능화’는 설계·시공·유지관리 차원에서 접근하며 기존 인공지능(AI), 로봇, VR, AR, 3D프린팅 등 산발적으로 활용되던 기술을 융복합해 활용한다. BIM 기반 설계, 건설프로세스 통합관리 플랫폼, 3D프린팅 자재생산을 통한 모듈러건축, 자율구동 건설장비로봇 개발, 시설물 무인진단시스템 등 개발이 이뤄질 전망이다.


‘친환경 생활공간 조성기술’은 녹색건축·온실가스·미세먼지가 핵심이다. 고성능 제로에너지건축물과 차세대 건물에너지통합관리시스템을 통한 에너지자립형 건축기술이 개발되며 대기환경정보 수집·제공시스템, CO₂·미세먼지 제거 및 흡착 건설재료, 실내 집진장비 등 개발에 나선다.




■ 사회적으로 ZEB 관심이 높은데

에너지자립형 청정도시의 키워드가 제로에너지건축, 그린인프라, 온실가스 및 미세먼지 최소화다.


제로에너지건축은 패시브하우스와 관계가 있는데 사실 잘 실현되지 않고 있다. 새로운 기준이 9월에 시행되지만 여러 가지 미흡한 부분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보통은 건축물에서 내단열을 하는데 건축물에너지 측면에서 보면 이와 같은 구조는 열적으로 매우 취약하다.

핵심은 열교인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외단열로 가야 한다. 똑같은 단열재라도 외기쪽 벽체에 설치하는 것만으로도 에너지효율이 당장 2~3배로 올라간다.


아쉬운 점은 현재 외단열이 국민적인 외면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과거 의정부, 제천 등에서 발생한 화재참사의 원인이 외단열이었기 때문이라는 이유인데 사실 이는 오해다.


참사는 외단열이어서 발생한 것이 아니다. 부실시공이 화재피해를 키운 것이다. 외단열 시공 시 몰탈을 발라 단열재를 붙이게 되는데 원칙적으로는 단열재 블록 테두리를 따라 몰탈을 바르고 중간에 둥글게 5~6곳에 추가로 발라 붙여야 한다.


이 경우 단열재 블록마다 테두리가 형성돼 밀봉되기 때문에 공기가 통하지 않아 화재가 나도 지난 참사사례처럼 급격히 불길이 치솟지 않는다. 그러나 해당 사례에서는 몰탈을 두르지 않아 공기가 통하는 굴뚝을 만든 셈이 돼 피해가 커졌다.


단열을 외단열로 한 이후에는 열교점을 찾아 보완하고 기밀성능을 높여야 한다. 물론 열교는 에너지해석을 해야 하고 기밀은 실제테스트로 검증해야 해 정책마련이 쉽지는 않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현재 단열기준에서 열교, 기밀 두 가지만 잡아도 8~9L하우스를 3~4L하우스로 만들 수 있는 만큼 우선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으로 본다. 단열재 두께만 높여서는 공사비는 공사비대로 높이고 에너지효율은 생각보다 나오지 않는 상황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 기계설비에 대한 R&D는

제로에너지건축물을 비중있게 추진하는 만큼 당연히 기계설비분야도 관심사다. 기계설비는 고효율설비, 지능형설비 등 2개 축으로 방향성을 갖고 있다.


당장 추진되는 기계설비관련 대규모 연구개발은 없지만 관심을 갖고 있으며 이제 첫 발을 뗐다.


기계설비의 연구개발이 주로 산업부가 주관해 움직이고 있지만 이번 종합계획에는 건설지능화 부문에 BIM설계가 담겼고 친환경 생활공간부문에 기계설비 고효율화, 신재생에너지 융합기술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향후 국토교통R&D에서 기계설비 분야의 고도화가 추진되도록 만들기 위한 발판이다.


■ ZEB의 전망은

제로에너지건축이 눈 앞에 와 있다고 본다. 이미 개인적으로 제로에너지주택을 만들고 있는 사람들도 목격되고 있다. 태양광이 그리드패리티(grid parity: 신재생에너지와 화석에너지의 발전단가가 같아지는 균형점)에 거의 도달했다.


패시브하우스는 열교·기밀, 액티브시스템은 고효율·융합화·지능화 등 부분만 해결하면 수년 내에 제로에너지건축물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본다. 이에 따라 향후 정책방향도 이 부분에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