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기준 가스보일러의 전세계 시장은 연간 1,300만대로 유럽시장 820만대, 비유럽 480만대로 나뉜다. 이중 영국이 단일규모 최대인 160만대 시장이 형성돼 있으며 뒤를 이어 우리나라(120만대), 터키(100만대), 중국(100만대), 이탈리아(100만대), 러시아(80만대) 순이다. 유럽시장은 고효율, 친환경 제품인 콘덴싱보일러가 80%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영국을 콘덴싱보일러 보급을 법제화했다.

중국은 2013년 기준 100만대 수준이지만 지난해 시장규모로 보면 150만대로 영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시장으로 부상했다. 그러나 2020년에는 500만대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돼 전세계 보일러기업이 각축전이 치열하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글로벌 보일러기업인 바일란트, 보쉬, BDR 등은 중국 내에 대규모 생산시설을 설립하고 중국시장을 선점한 상황이다. 이처럼 가스보일러시장은 잠재적 성장 가능성이 높다.

최근 전세계적으로 고효율 제품 개발 및 사용을 촉진하기 위한 규제가 강화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친환경마크 인증제도 강화되고 북미에서는 에너지가이드라벨 부착, 유럽은 ECO Design 규제를 통한 저효율제품(EEI≤0.23) 판매 금지 등의 조치가 취해지고 있다. 가스보일러를 에너지 관련 제품으로 분류된 유럽 ErP 지침(Energy-related Products Directive)을 만족하기 위해서는 보일러 핵심부품의 고효율화 기술 개발이 필요해졌다.

특히 한-중 FTA 체결로 중국 현지에 진출한 유럽 제조사의 고품질·저가형 보일러가 국내에 유입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핵심부품 국산화를 통한 가격경쟁력 및 품질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내수시장 규모가 작은 국내 보일러업계의 수출 활성화를 위해서는 유럽 수준의 핵심부품을 공동으로 개발하고 보일러업계가 공유하는 전략으로 원가절감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 주목받는 가정용 가스보일러 핵심부품 개발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은 지난해 11월 ‘2015년 제7차 산업핵심기술개발사업 신규지원 대상 과제’에 ‘70kW급 이하 가정용 가스보일러 핵심부품 개발-가스보일러용 EEI 0.23 이하 펌프 및 소비전력 110W 이하 블러워 개발’ 과제가 공고됐다.

이에 따라 보일러업계의 이슈로 떠올랐고 경쟁을 통해 (주)성신(주관기관), 롯데알미늄 기공사업부, 디에치테크, 인천대,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 등이 참여한 컨소시움이 최종 연구수행기관으로 선정됐다. 이후 표준화 필요성이 부각되면서 한국에너지기기산업진흥회도 컨소시움에 참여하게 됐다.

국내의 보일러 핵심부품 중 하나인 펌프의 기술수준은 EEI 0.4 수준으로 유럽기준에 훨씨 못미친다. 결국 유럽에 수출하기 위해서는 EEI 기준을 만족하는 고효율 펌프 개발이 절실하다. 또한 연소공기용 SIROCCO FAN을 친환경 보일러를 위한 터보 팬으로 개발해야 하고 EEI 측정을 위한 성능기준 및 시험평가방법 기준도 미흡하다.

이에 따라 펌프의 경우 단상유도기를 고효율 BLDC 모터로 개발해 중량을 30%, 소비전력 30%를 저감하고 임펠러 슬립(Impeller Slip) 손실방지 기술을 구현해야 한다. 블로워의 경우 사이징 기법 적용으로 BLDC 효율을 극대화하고 CFD활용으로 Air Foil 저소음 및 고효율화를 실현해야 한다.

펌프 모터의 마그네트 분리형으로 개발해 품질향상 및 저가화에 나서는 한편 내구성을 확보하고 블로워 팬 최적화 설계를 통해 모터 원가를 절감해야 한다.

특히 설계기법, 개발 프로세스, 관련 특허 등 설계기술을 공유하고 보일러 전업체에 개발 부품 공급 및 금형기술 공용화를 추진해 펌프 및 블로워의 구조, 성능기준, 시험방법 등 표준화를 추진해야 한다. 이로써 △핵심부품 국산화로 가격 및 품질경쟁력 확보 △원가절감형 핵심부품 기술개발로 수출 활성화 △유럽 ErP지침에 부합한 고효율 기술 개발로 국내 가스보일러업계의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ErP 지침: 친환경 설계 요구사항에 부합하지 않으면 EU시장 진입을 금지하는 지침으로, 2015년부터 모든 순환펌프의 에너지효율지수(EEI: Energy Efficiency Index) 0.23 이하가 강제화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