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8 (일)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기업비전 단숨에 달성한 ‘귀뚜라미그룹’

강남도시가스 인수…그룹매출 1조원 넘겨

중견기업의 매출 1조원이 갖는 의미는 특별하다. 이는 곧 대기업으로 가는 관문이요, 이른바 ‘죽음의 계곡’, ‘마의 길목’을 넘어서는 증표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국내 냉난방·공조시장에서 LG전자와 삼성전자를 제외하고 매출 1조원에 근접한 기업집단은 없었다. 냉난방·공조기업을 표방하고 있는 귀뚜라미그룹이 약8,000억원, 캐리어에어컨 등을 자회사로 거느리고 있는 오텍그룹이 7,00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이들 그룹은 비전으로 매출 1조원를 목표로 하고 있다. 목표를 달성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 있다. 전세계 냉난방·공조기업들은 M&A를 통해 그룹을 성장시켜 왔으며 오텍그룹과 귀뚜라미그룹도 마찬가지다. 

이런 의미에서 최근 강남도시가스 인수를 결정한 귀뚜라미그룹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귀뚜라미그룹은 국내 보일러산업의 산증인으로 연탄보일러를 시작으로 기름보일러, 가스보일러 등 사용연료 변화에 따라 보일러기술을 발전시켜왔다. 그러나 국내 보일러시장의 치열한 경쟁은 기업성장의 걸림돌이었다. 이에 따라 귀뚜라미는 새로운 변화를 모색했다. 바로 난방분야 대표기업에서 냉난방분야 대표기업으로의 변신이었다. 이러한 변화는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이뤄지고 있는 변화였으며 사실상 귀뚜라미그룹이 국내에서는 포문을 연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귀뚜라미그룹은 LG전자, 삼성전자를 제외한 사실상 국내 냉동공조산업의 빅3 기업들인 귀뚜라미범양냉방(2006년), 신성엔지니어링(2008년), 센추리(2008년) 등을 차례로 인수했다. 이로써 원전용 냉동공조기, 냉방기, 냉동공조기, 신재생에너지 등 국내 최대 기술력을 확보함으로써 보일러 전문기업에서 냉난방 에너지기기 전문그룹으로 변신했다. 변신과 함께 귀뚜라미그룹은 2008년 ‘매출 1조 달성 및 세계 초우량 냉난방기업 도약’을 목표로 한 ‘비전 2012’를 발표했으나 아직까지 달성하지는 못했다.

2014년 기준 그룹의 주요계열사 매출액은 약7,600억원에 머물렀다. 그러나 귀뚜라미는 3월4일 맥쿼리펀드가 보유한 강남도시가스 지분 100%(272만7,545주)를 인수한다고 최근 공개했다. 1984년 설립된 강남도시가스는 서울 양천구와 구로구·금천구에 있는 35만가구에 도시가스를 독점 공급하고 있으며 2014년 매출 3,219억원, 영업이익 70억원을 기록했다. 이로써 귀뚜라미그룹은 그룹비전인 매출 1조원 달성을 단숨에 이룰 수 있게 됐다.   

강남도시가스는 최근 국제 유가 하락에 따른 도시가스 요금 인하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사업구조를 갖추고 있어 앞으로도 지속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한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귀뚜라미그룹은 강남도시가스 인수를 통해 냉난방 에너지기기와 도시가스 사업간 시너지를 강화할 수 있는 신규 사업을 준비해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귀뚜라미의 관계자는 “귀뚜라미가 보일러 전문회사로 인식되고 있지만 현재의 귀뚜라미그룹은 냉동공조분야가 보일러분야보다 그룹 매출의 더 큰 비중을 차지하는 에너지기기 종합전문기업”이라며 “이미 계절 특성에 영향을 받지 않는 사업 구조를 갖추고 있지만 이번 강남도시가스 인수를 계기로 도시가스 공급업까지 진출해 더욱 안정적인 사업 구조를 구축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