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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비포럼, 기계설비 선진화 비전 제시

설비산업, 대내‧외적 개선 동시 추진해야
설비중요성 감안…기본법 제정 ‘필수’


대한설비공학회(회장 정시영) ‘제8회 설비포럼’이 5일 서울시 과학기술회관에서 열렸다.

설비공학회는 설비산업 관련 정부, 업계, 학회, 연구소 관계자들이 모여 설비산업 발전방향을 논의하는 설비포럼을 2015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이번 행사는 ‘한국기계설비산업의 선진화 방향’을 주제로 열렸다. 유호선 숭실대학교 교수의 발제를 시작으로 △송시화 국토교통부 녹색건축과장 △이제헌 한국토지주택공사(LH) 부장 △강기호 한국설비기술 대표 △홍희기 경희대학교 교수 △박종일 동의대학교 교수 △조현일 설비건설협회 본부장이 패널로 참석해 토론이 이어졌다.

송시화 국토부 녹색건축과장은 축사에서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국제사회의 노력이 다각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나라도 감축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건축설비의 뒷받침이 반드시 필요하다”라며 “건축설비제도의 체계적 개선과 관리를 위해 다양한 설비분야별 의견을 수렴해 개선방향을 고민하고 있는데 이번 포럼에서는 특정분야의 권익보다는 대승적 차원에서의 다양한 아이디어와 리더십이 도출되기 바란다”고 밝혔다.

정시영 회장은 인사말에서 “우리나라에서 건축비의 20%를 기계설비가 차지하고 있고 건물부문 소비에너지 70%는 기계설비에 의한 것임을 고려할 때 기계설비산업의 선진화는 필수”라며 “포럼에서는 기계산업 현황과 문제점을 냉철히 살펴보고 선진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들이 논의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유호선 교수는 우리나라의 기계설비 산업이 선진화 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주제발표했다.

우리나라는 전체 온실가스의 80%가량을 에너지부문에서 발생시키고 있다. 또한 전체 에너지의 95% 이상을 해외에서 수입하고 있으며 이는 국가 총 수입액의 33% 이상이다.

이에 따라 에너지효율과 재생에너지부문이 온실가스 감축에 가장 큰 기여를 해야 하기 때문에 사실상 설비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볼 수 있다.

최근 설비산업이 30조원 매출을 달성하며 외형적으로 성장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유호선 교수는 “설비는 외형적 실적보다 내실이 관건인데 내실있게 지속성장이 가능한가에 대해서는 우려스럽다”고 지적하며 “현상을 제대로 바라보기 위해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설비산업이 내실을 추구하지 못한 외부적 문제원인으로는 ‘법적정체성’ 문제가 지적된다. 기계설비는 기본법이 없어 실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본적인 법적 정의가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규정, 기준, 시방, 인증 등 각종 제도들의 체계성과 일관성이 저하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실제로 건축기계설비공사 표준시방서와 타 시방서가 중복, 상층되는 등 문제가 현장에서 나타나고 있다.

또한 내부적으로는 기계설비산업 구성원 사이에 일체감이 결여됐다는 점이 지적된다. 핵심구성단체인 대한설비공학회, 대한기계설비건설협회, 한국냉동공조산업협회, 한국설비기술협회 등은 세부내용에 대해 서로 이견이 있고 사업영역 확장에 대한 상호 거부감이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EPC(Engineering Procurement Construction: 설계조달시공)업체로 발전하는 데 상당한 어려움이 있다.
 
유호선 교수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대외적으로는 업계 관계자들이 곳곳에서 지속적으로 홍보자료 제작 배포, 대중매체 기고 등으로 기계설비 실체와 중요성을 적극 전파해 국민적 인식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라며 “대내적으로는 기계설비단체 총연합회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며 사업영역 확장 등은 선도‧성공사례를 통해 자발적으로 개선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열린 패널토론에서 참석자들은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박종일 교수는 “설비업계에서 진행해야 할 것은 설비와 연관된 타기술분야 및 외부업계와의 기술적 내용의 공유, 일반 국민과의 설비중요성에 대한 소통”이라며 “설비산업의 선진화를 위해 울타리를 허물어야 한다”라고 밝혔다.

강기호 회장은 “건축서비스산업 선진화 차원에서 설비의 중요성이 커졌기 때문에 하도급이 아닌 ‘기계설비 공동도급’을 추진했지만 상위법에 규정이 돼 있지 않음을 이유로 부결된 바 있다”라며 “우리나라의 고질적 문제가 법에 너무 의존하고 있다는 것인데 소방법, 전기법 등 기타 모든 법들이 자신들 분야영역에 대해서만 보호하고 관리하고 있어 기본법이 없는 기계설비는 모든 법들이 상정되다가 무시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선진화를 위해서는 이와 반대로 모든 분야가 법에서 나와 법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기술기준, 선진화방향들은 우리 협회, 학회와 같은 단체에서 만든 것으로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유호선 교수는 “강기호 회장님 말씀이 이상적”이라면서도 “현실적으로 법적 기반이 없는 상태에서 그것이 가능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라고 밝혔다. 우리나라에서 법적 뒷받침 여부는 주변 이해관계자들과의 조율을 위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또한 조현일 본부장은 “기계설비는 기준이 없기 때문에 환경, 보건, 안전, 에너지면에서 부족하다”라며 “현재 건축법, 녹색법, 다중이용시설법 등에 분산되고 강제규정이 없는 등 현실을 타파하기 위해 설계기준, 시공기준, 관리기준을 통합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희기 교수는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건물부문의 역할이 중요한데 그렇다고 쾌적성을 포기할 수 없는 만큼 설비의 고효율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으며 이제헌 부장은 “하도급 개선은 사실 ‘고양이 목에 누가 방울을 달 것인가’의 문제로 협회차원의 보호를 전제로 불공정거래에 대한 업계의 신고가 활발히 이뤄졌으면 한다”고 밝혔다.

송시화 국장은 "법령을 체계적으로 보완하려고 추진하고 있는데 향후 설비공학회가 국토부를 비롯해 녹색건축센터로 지정된 LH에 적극적으로 지식, 기술, 의견을 전달해 참여해 주길 부탁드린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