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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행정연수원, 지열시스템 ‘부실시공’ 혈세낭비

하자로 8공 중 5공 재시공·2공 심정펌프 교체 결정

공공기관에 대한 지방이전이 마무리되면서 최대 수혜자였던 지열산업이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RHO 등 새로운 정책적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다면 결국 지열산업도 성장그래프가 꺾일 수밖에 없어 보인다.


정책적 변화로 인해 성장그래프가 꺾이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치더라도 지열업계 스스로 자멸의 길을 들어서는 것은 어쩔 수없는 선택이 아니다. 자칫 잘못하다가는 지열산업 자체가 고사위기에 봉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열은 일반적으로 토양, 지하수, 지표수 등의 땅이 가지고 있는 열에너지를 이용하는 시스템으로 냉난방, 급탕을 이용할 수 있어 최근 지방이전 공공기관에서는 지열을 적용하는 사례가 많았다.


지열에는 다양한 시공방법이 있으며 그 중 우리나라에서는 개방형(SCW: Standing Column Well)과 수직밀폐형이 주로 시공되고 있다.


수직밀폐형은 지하 150~200m까지 수직으로 천공해 지중열교환기를 설치하고 파이프내의 순환유체에 의한 지중열의 흡열 및 방열에 의한 냉난방시스템으로 비교적 큰 용량의 건축물에 적합하다.


SCW는 지하 400~500m 이상 천공해 지하수를 확보한 후 수중펌프를 이용해 지하수를 양수해 2차 열교환기를 통해 히트펌프와 열교환 냉난방을 실현하는 시스템으로 환수된 지하수는 다시 우물로 배출하는 방식이다. 주로 난방전용이나 가정용 시스템에 적용된다.


장점만 보고 단점보완이 없다

지난해 전북 완주로 지방이전을 마무리한 지방행정연수원. 지방행정연수원도 공공기관 신재생에너지 설치의무화로 인해 SCW 방식의 지열시스템을 설치했다.



SCW 방식은 지하수를 이용한 지열히트펌프시스템으로 오래전부터 시공돼 오고 있는 공법 중 하나로 미국의 뉴욕주 부근은 세계적으로 양질의 암반수가 풍부해 이 지역은 SCW방식이 널리 적용됐다. 주로 SCW방식은 난방 전용 및 가정용시스템에 적용됐으며 우리나라도 수년전부터 도입돼 시공되고 있다.


문제는 부실시공에 있다. 지방행정연수원에 천공된 8개 공 중 7개 공이 무너져 사실상 국민혈세를 낭비한 꼴이 됐다. 원은 물론 하자였다. 하자로 인해 500m 8공 중 7공이 가동이 되지 않아 201412월 하자원인 분석결과 5공 재시공, 2공 심정펌프 교체로 결정됐다.


특히 당시 지열시스템을 담당했던 기업(GK에너지)은 부도로 사라져 A/S마저 받을 수 없는 상황에 처한 것. 지방행정연수원은 결국 하자보수를 위한 입찰을 진행해 최근 다른 기업에 맡겼다.


관련업계의 관계자는 무리한 수주경쟁으로 인해 공사를 수주하면 공사가 제대로 진행될 수 없다라며 당장 이번 지방행정연수원건만 봐도 문제가 심각하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Borehole이 붕괴될 경우 치명적인 성능저하가 우려되며 Borehole을 통한 지하수 오염 및 지하환경파괴 우려가 높다라며 “SCW를 완벽하게 구축하기 위해서는 Well, 열교환기, 필터링시스템 설계 등에 고도의 전문지식이 필요하나 국내에는 이에 대한 이론과 경험 축적이 부족하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SCW를 이용한 지열시스템의 성공여부는 수질과 수량에 달려 있고 개방회로로 이뤄져 수질이 나쁠 경우 시스템전체에 심각한 오염을 일으켜 시스템 성능저하 및 시스템수명을 단축시킬 수 있다라며 미국의 경우 SCW방식을 도입할 경우 사전에 수질과 수량에 대한 정밀한 조사가 이뤄지고 있으나 국내의 경우 사전조사나 적용성 검토가 생략돼 많은 문제를 야기시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모든 산업이 그렇듯 지열산업도 철저한 사전조사를 통한 시공이 이뤄져야 한다. 이번 지방행정연수원 사례에서 보듯 부실시공은 결국 국민혈세를 낭비하고 지열산업 전반에 걸쳐 부정적 인식이 확산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관련 업계 스스로 인식하는 방법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