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비대면산업 활성화…수도권 저온창고 ‘호황’

2020-10-11

서울·경기·인천, 국내 물동량 55% 차지
생산자→소비자 중심 물류트렌드 변화
업계, 냉동창고 증가세 3년 지속 기대



국민 삶의 질 향상과 함께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던 콜드체인산업은 이제 생산지, 소비지에 따른 특색을 명확히 하고 있다.

특히 전 국민의 절반이 생활하고 있는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은 국내 물동량의 55%를 차지한다. 콜드체인분야 역시 이러한 수도권 물동량의 큰 비중을 차지하며 소비지로서의 기반을 더욱 탄탄하게 다지고 있다.

눈에 띄는 점은 냉동·냉장창고의 증가세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온라인시장이 급증함에 따라 소비자에게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수도권 인근 냉동·냉장창고 건설이 크게 증가하고 있어 관련산업 확대도 눈여겨 볼 만하다.

이에 따라 수도권 콜드체인 기반확충에 따른 발전전망과 관련산업의 성장을 예측해본다.

수도권 콜드체인 성장
콜드체인은 ‘농장에서 식탁까지’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 산지에서 생산된 농식품이 소비자까지 전달되는 전 과정을 의미한다. 콜드체인의 최종점은 소비자이기 때문에 결국 콜드체인산업이 발달될수록 인구가 밀집된 수도권에서 관련산업이 성장하게 된다.

박민영 인하대 교수는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지역은 국내 물동량의 55% 이상이 발생하고 도착하며 이중 경기지역이 36%를 차지하고 있다”라며 “수도권지역 내 물류센터는 이천, 용인 등 경기 남동권지역에 다수 분포하지만 최근 평택, 화성 등 경기남서권지역에 대한 투자도 증가하는 추세”라고 밝혔다.

이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이 수도권 인근에 건설되고 있는 냉동·냉장창고이며 이러한 현상에 기름을 붓는 것이 온라인시장의 성장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국내 주요 온·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의 2019년 매출량 변화 통계자료에 따르면 2019년 주요유통업체 매출은 오프라인(-0.9%)은 소폭 감소했으나 온라인(14.2%)이 크게 증가하며 전체적으로 전년대비 4.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코로나 펜데믹으로 인해 온라인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체감할 정도다.

또한 ‘2019년도 식품외식산업 주요통계(aT)’에 따르면 2018년 온라인쇼핑몰 총 거래액은 113조7,000억원으로 전년대비 20.8% 증가했다. 이중 식품(음식료품, 농축수산물, 음식서비스) 거래액은 18조8,000억원으로 전년대비 42.6%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총 거래액의 16.5% 수준이다.

온라인시장에서 가장 치열한 경쟁이 이뤄지고 있는 곳이 콜드체인을 활용한 신선식품 배달시장이다. 시장 선두주자인 마켓컬리를 비롯해 쿠팡, 쓱닷컴(SSG), 현대홈쇼핑, GS홈쇼핑 등 대기업들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결국 수도권의 신선식품 수요증가는 냉동·냉장창고 건설을 가속화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많은 양의 냉동·냉장창고 설계수주가 이뤄지고 있으며 이중 상당수가 수도권 건설을 겨냥하고 있다”라며 “설계가 100% 시공으로 이어지지는 않지만 매월 10건 넘는 의뢰가 있는 만큼 수도권의 냉동·냉장창고 폭증은 기정사실”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자체 물류보관을 목적으로 지어지는 냉동·냉장창고도 있지만 임대를 위해 지어지는 비중이 훨씬 많아 콜드체인시장 성장을 엿볼 수 있다”라며 “산지 등 지방에 지어지는 기존 냉동·냉장창고는 생산자 중심의 창고였다면 수도권에 지어지는 물량은 소비자 중심의 건설”이라고 설명했다.

신선식품 수요증가에 따라 냉동·냉장창고업계에도 수요자 중심의 트렌드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수도권 물류창고 건설 ‘급증’
최근 코로나19와 수해복구로 인해 전반적인 시장경기는 침체되고 있지만 수도권에서는 냉동·냉장이 포함된 물류창고 공사가 많이 진행되고 있다.

수도권 냉동·냉장창고는 3~4년 전부터 급증하기 시작해 매년 150% 이상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냉동·냉장창고 신축시장은 2,000억원으로 추산된다.

예전엔 신축 물류창고 건설규모가 4만5,000m²(5,000평) 이하였지만 최근에는 6만m²(2만평)까지 확대되고 있으며 냉동·냉장분야가 차지하는 비중도 증가하고 있다. 기존에는 상온과 저온이 7:3 정도였는데 지금은 5:5로 저온부문이 커지고 있다.

이러한 배경은 신선식품이나 HMR(Home Meal Replacement: 가정식 대체식품) 같은 가정용 대체식품들의 수요가 늘고 있으며 인구밀도가 높은 서울·수도권지역에서의 빠른 배송을 위해 인근에 물류센터가 위치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코로나19로 인한 전반적인 경기침체로 펀드회사들이 투자해 이익을 낼 만한 산업이 별로 없다는 것도 냉동·냉장이나 물류창고에 투자가 몰리는 이유다. 수도권물동량의 증가로 신선식품을 포함한 콜드체인, 물류산업은 활황을 누리고 있기 때문이다.

쿠팡과 같은 대기업 투자도 냉동·냉장산업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수도권에 신축되는 대규모 물류센터들은 쿠팡, 마켓컬리 등이 신속한 배송을 목적으로 화물을 받아 포장, 배송까지 한번에 이뤄지는 것이 트렌드다.

수도권 물류창고는 인천, 안성, 평택이 한창 성장하고 있는 지역으로 꼽히고 있다. 인천·평택이 해상물류를, 이천·안성·용인·화성이 내륙물류를 담당하고 있다.

현재 인천 북항지구 재개발이 이뤄지면서 물류센터 건설이 집중되고 있으며 평택 역시 항구를 보유하고 있어 물동량을 키워나가고 있다. 이천은 전통적으로 물류창고가 많은 지역이며 서울로 진입하는 교통이 좋은 안성·용인지역에도 대형 복합물류센터가 건설되고 있다.

또한 지은 지 30년이 넘는 냉동창고들이 많아지면서 개보수 물량도 발생하고 있다. 경기도 광주, 이천지역이 예전부터 냉동창고가 많았는데 최근 개보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지역이다. 이러한 개보수 시장은 200억원 정도로 전체 시장의 10%를 차지한다.

수도권 물류창고, 설계 차별성
지방에 위치한 물류창고는 상온비중이 크고 최근 지어지는 수도권은 저온비중이 많다. 용도를 보면 지방의 경우 오래 보관하는 것을 목표로 한 순수 저장용창고의 비중이 높다. 반면 수도권 내 물류창고는 소비지 중심으로 세워져 상품을 신속히 배분, 상품입고 후 일주일 이내에 대부분 빠져나간다.

적용되는 냉동설계 역시 차이가 있다. 장기보관을 목표로 한 지방의 물류창고는 보관개념의 부하를 계산해 장비를 선정하지만 수도권의 물류센터는 단순히 들어왔다가 나가는 형태이기 때문에 일시적인 보관으로 간주해 환기부하를 최대치로 두고 부하를 계산한다.

외부영향을 받아 품질이 저하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냉기손실을 감안하고 설계하며 냉동기설비와 함께 외기차단을 위한 설비들도 적용된다. 외부에서 들어오는 열을 최소화하기 위한 에어커튼이 대표적이며 수분을 바로 냉각시켜 결로를 예방하는 시스템이나 제습용으로 전실에 설치하는 에어쿨러를 강화할 수도 있다.

냉매전환, 제도적 이정표 만들어야
아직까지 국내 냉동·냉장부문에서는 프레온냉매를 많이 사용하고 있는데 키갈리의정서에 의해 2024년부터 규제가 시작된다.

문제는 현재 신축하고 있는 냉동·냉장창고는 운영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냉매수급량에 따른 가격변동을 겪어야 한다. 한번 건설되면 30~40년간 사용해야 하는데 설비선정에 대한 장기적인 고려가 필요하다.

전통적으로 많이 사용해온 프레온냉매인 R404A, R507A는 지금도 현장에서 많이 적용되고 있다. Low GWP 신냉매인 R448A는 이제 냉동·냉장창고 시설에 도입이 시작되는 단계다.

업계는 프레온냉매가 아직 널리 적용되는 이유를 2040년까지 사용할 수 있으며 아직 경제성 있는 대체냉매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환경규제에 따라 생산량이 감소하고 단가가 상승하겠지만 시설운영이 힘들 정도로 심각한 장애물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고객들은 20~30년 냉동·냉장창고를 운영해야 하는데 냉매규제 대응이 가능한지 문의를 한다”라며 “신냉매 도입이 시작되고 있지만 아직 완벽하게 검증이 끝난 것은 아니기 때문에 R404A, R507A를 먼저 적용한 후 규제가 강화되면 드롭인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다른 관계자는 “냉매전환 문제는 정부가 제도적인 해결방안을 만들고 시장을 유도해야 하는데 아직까지도 이를 심각하게 논의할 만큼 정부인식이 무르익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라며 “특히 환경규제를 강화하려면 프레온냉매를 대체할 다른 방안을 열어줘야 하는데 자연냉매인 암모니아, CO₂ 역시 독성과 고압을 이유로 제한하고 있으니 기업들은 혼선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유럽에서는 냉동·냉장창고에 암모니아시스템이 많이 사용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규제가 너무 강하다”라고 말했다.

결국 환경규제를 피하기 위해 자연냉매를 사용해야 하는데 CO₂와 R134a, R507A 등 프레온냉매를 결합한 이원시스템이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자연냉매인 CO₂는 GWP가 1로 낮고 효율이 높다는 장점으로 이원시스템 구성이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자연냉매 중 CO₂는 암모니아보다 그나마 적용이 수월한 상황이다. 이원냉동시스템으로 설계하면 저장창고 내부로 들어오는 CO₂의 압력을 R404A(17bar)보다 낮은 16bar(-25˚C 설계기준)로 낮춰 고압가스라는 약점을 제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작업자가 활동하는 저온창고 내에는 CO₂가 들어와 냉매누설이 되더라도 위험성이 없다는 장점도 있다.

냉동창고 설계·시공 활발
캐리어냉장, 기성이앤씨, 센추리, 아성냉기, 마이콤, 에이씨알텍 등 냉동창고 관련업체들은 각각 올해 기본적으로 10개 이상의 규모있는 설계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 실제 시공으로 이어지는 현장은 2~3곳이 진행되고 있다.

캐리어냉장은 저온창고분야 최대매출을 올해 상반기에 이미 달성한 상태다. 최근 공사를 진행한 냉동·냉장창고는 △백암원진물류 저온창고 △인천항동 티제이물류센터 △경인제2물류센터 △동탄물류센터 △롯데마트 신선가공센터 △미군기지 창고시설 △롯데 김포 온라인 물류센터 △곤지암물류센터 △BGF 경기남부권물류센터 등이 있다.

아성냉기는 지난해 설계돼 진행되던 프로젝트들이 문제없이 잘 진행되고 있어 매출은 전년대비 20% 상승될 전망이다. 수도권, 영·호남을 통틀어 하나로마트 신규매장 5개소와 리뉴얼공사 매장 20개소 정도를 진행하고 있으며 △음성축협 △안성농식품 물류센터 △로지스뱅크 △로지스 링크공사 △나주축협 △군위농협물류센터 △밀양축협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실적이 발생되고 있다.

기성이앤씨는 냉동·냉장창고 대형화 및 설계물량 증가에 따라 매출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유진초저온물류센터 △BLK 평택물류센터 △훈춘국제물류센터 △대상금호물류센터 △팸스평택물류센터 △화성제기리물류센터 △빙그레진접물류센터 △AJ하노이물류센터 △풍농오산물류센터 등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마이콤은 물류창고 신축으로 매출에 일부도움을 받고 있으나 약 60% 정도가 반밀폐 프레온냉매를 채용하는 경우가 많아 자연냉매(암모니아+CO₂)를 활발하게 제안하고 있다. 최근에는 △평택 P사 냉동보관창고 1만3,223m²(4,000평) △평택 S사 냉동보관창고 1만4,876m²(4,500평) 등이 대표적이며 수도권을 제외한 전라도, 김해 등 전국적으로 물류창고 및 생산설비용 냉각설비로 공급하며 실적을 올리고 있다. 설계 중인 물류창고 프로젝트도 경기도가 약 70%, 그 외지역 30%로 구분된다.

센추리는 최근 LNG냉열기술을 이용한 에너지자립형 초저온저장고 설계를 통해 저온저장시장에서 기술력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계획이다. △예산농산물저장창고 △NHC화성센터 △부천 저온물류센터 △김포 고촌 물류센터 △IBC영농조합 등을 최근 건설했다.

포스트코로나 대비해야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의 경제성장이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많은 산업이 타격을 입고 있지만 냉동·냉장창고산업은 오히려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IMF사태에도 냉동·냉장창고는 위축되기는커녕 증가했고 이번 코로나19 사태에도 마찬가지 양상이다.

이는 생존에 꼭 필요한 식품소비와 연관된 산업이기 때문에 불확실한 시기에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투자자들의 냉동·냉장창고에 대해 긍정적으로 판단하면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많은 전문가들이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국내시장뿐만 아니라 해외시장과의 연결성을 끊임없이 언급하고 있고 콜드체인시장이야말로 국내·외에서 눈에 띄는 성장세를 확인하고 있는 산업이기에 육성의 필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하지만 콜드체인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제도적으로 해결돼야 할 문제들이 남아있다.

우리나라는 최저가입찰 경향이 커 효율보다는 싸게 구매하는 것에만 관심이 있다. 흡수식냉동기, 에어컨과 같이로 냉동분야도 효율관리에 대한 인식확대가 필요하다. 이러한 냉동기품목을 국가에서 고효율에너지기자재로 지정·관리해 에너지절감에 힘써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또한 고압가스안전관리법에 따른 인허가사항은 형식적이고 절차가 복잡하다는 것이 업계의 불만이다. 업계는 실질적으로 필요한 안전강화를 유지하면서 불필요한 요식행위는 줄여야 한다고 토로한다.

최인식 기자 ischoe@kharn.kr
저작권자 2015.10.01 ⓒ Kha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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