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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비공학회·LH, 저탄소 사회구현 ‘맞손’

제17회 설비포럼 개최…코로나 극복, 기후변화 산업에서 해법 찾아야



대한설비공학회(회장 박진철)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 변창흠)가 저탄소 사회구현을 위해 손을 잡았다. 설비공학회는 6월12일 변창흠 LH 사장과 함께 한국과학기술회관 SC컨벤션센터에서 이 같은 내용을 주제로 한 ‘제17회 설비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포럼은 저탄소 사회구현을 위한 LH와 설비공학회의 협력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자리로 변창흠 LH 사장 및 박진철 설비공학회 회장을 비롯한 △정달홍 대한기계설비건설협회 회장 △김철영 한국설비기술협회 회장 △유호선 대한기계설비산업연구원장 △최영선 한국에너지재단 사무총장 △김봉신 한국건설기술인협회 기계기술인회장 △박승철 한국종합건설기계설비협의회장 등 관계 전문가들이 참석해 의견을 나눴다. 이날 행사에서는 변창흠 LH 사장에게 건물에너지절감을 통한 온실가스감축, 에너지복지를 통한 쾌적한 환경의 구현에 기여한 공을 인정해 설비공학회가 감사패를 전달했다.



박진철 설비공학회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올해 예상치 못한 사상초유의 재난인 코로나19 사태로 아직도 많은 분들이 고통을 받고 있고 경제도 활성화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우리 설비공학회도 올해 초부터 모든 행사가 멈춰져있고 분기별 1회씩 개최했던 설비포럼도 이제야 자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설비포럼은 대한민국의 주거건설분야를 책임지고 있는 LH의 변창흠 사장과 지난 4월 기계설비법 시행 이후 여러 기계설비단체가 참석한 첫 행사이기 때문에 더욱 뜻깊다”고 말했다.

변창흠 LH 사장은 “제17회 설비포럼에 초대받아 영광이며 오늘 받은 감사패는 LH와 설비공학회가 앞으로 더욱 협력을 강화하자는 주문으로 이해하겠다”라며 “이번 설비포럼의 주제는 지금 시기에 가장 적합하며 LH가 여러분야 전문가들과의 협력을 모색하고 있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정부의 그린뉴딜 정책은 LH가 주도하고 있는 그린리모델링이 핵심이기 때문에 ZEB는 앞으로 더 큰 기대를 가지는 분야”라고 말했다.

ZEB 보급확대, LH가 중심
이번 설비포럼의 주제인 ‘기존건물 ZEB화를 통한 2030 온실가스 감축목표의 달성방안’에 대해 송두삼 성균관대 교수가 발제를 진행했다.

우리나라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낮추기 위해 2030년까지 BAU대비 37% 감축을 목표로 내세우며 각 부문별 실행계획을 수립했다. 특히 국제기구의 지적을 받아 감축분 국외 매입부문을 기존 약 9,600만톤에서 3,830만톤으로 축소, 이에 따른 건물부문 감축부담은 18.1%에서  32.7%로 2배 가까이 상승했다.

정부는 건축부문 온실가스 저감을 위해 △신규 건축물에 대한 에너지절약 설계기준 강화 △기존 건축물에 대한 그린리모델링 확대, 에너지성능 향상 △가전 및 사무기기, 조명 효율개선을 통한 에너지효율화 등 이행방안이 마련했다.

또한 저탄소사회비전포럼과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는 ‘2050 장기 저탄소 발전전략’을 발표를 통해 2050년까지 세계 주요국가들의 온실가스 감축목표 및 주요내용을 분석하고 국내 건축부문의 감축비전을 제시했다.

송두삼 교수는 “경제성, 실효성 있는 규제 및 지원·유도·인센티브 정책개선을 통해 건물에너지 절감 및 온실가스 감축 기술개발과 관련산업 육성에 나서야 한다”라며 “또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지는 고효율 저탄소 구현기술개발로 대폭적인 배출저감을 달성하고 국민참여를 통한 가정·상업부문의 에너지절감 및 온실가스 배출저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건축부문의 감축수단으로 △건축물 에너지효율 향상 △고효율 기기보급 △스마트 에너지관리 △신재생에너지 보급확대 및 미활용열 활용 등을 제시했다. 아울러 고효율로 인한 에너지비용감소로 에너지절약에 관심이 줄어 오히려 에너지소비가 증가하는 현상인 리바운드 효과에 대해 경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건축물 에너지효율 향상에 대해서는 신축 건축물 에너지절약 설계기준 강화 및 ZEB 보급확대, 그린리모델링 등 기존건축물 에너지효율 개선사업 확대를 강조했다. 

국내 준공 후 30년이 경과한 건축물은 전국 37.1%에 달하고 있으며 이중 주거용은 50.9%가 노후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아무리 신축건물에 제로에너지를 실현한다고 해도 기축건물에 대한 정책이 없으면 온실가스 배출저감 목표를 달성하기 힘들다는 분석이다.

가계소득의 10% 이상을 에너지비용에 소비하는 에너지빈곤층의 경우 95.2%가 WHO의 실내온열환경 기준에 못 미치고 있다. 이러한 저소득층의 실내환경을 조사한 결과 대체적으로 기존 노후 임대아파트 세대가 일반 주택의 실내온도(23℃)보다 낮은 온도대를 형성하고 있으며 정부의 에너지바우처를 지급받은 세대가 미지급 세대보다 2.87℃ 높은 온도환경에서 생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송두삼 교수는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이행하기 위해 ZEB의 보급확대가 필수적이며 LH가 그린리모델링에 주도적인 역할을 해줘야 할 것”이라며 “기존 임대주택 건물의 리모델링 방안으로 ZEB달성, 혁신적인 에너지절감과 함께 취약계층의 에너지복지 구현도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를 위해 설비공학회를 포함한 기계설비 5개 단체의 우수한 엔지니어 및 전문가를 활용해 에너지복지 구현을 위한 협의체 구성, 혹은 공동 R&D를 추진할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코로나 위기극복 ‘그린리모델링’
유호선 대한기계설비산업연구원장은 ‘코로나19 위기로부터의 경제회복과 기후변화 대응의 동행’을 주제로 전 세계가 마주하고 있는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하기 위한 경기부양책으로 기후변화 대응관련 산업을 제시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큰 온실가스 감축을 촉발시키고 있는 코로나19는 전 세계 경제에 제동을 걸며 –5~-10%의 온실가스 감축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경제대공항, 2차 세계대전, 오일파동, 경제위기 등 글로벌 경제가 큰 타격을 입을 때마다 일시적인 온실가스 배출 감소현상이 나타났지만 사태가 수습된 후에는 다시 반등추세가 형성됐다. 이번 코로나19 사태 이후 온실가스 감축 시나리오를 잘 관리한다면 기온상승을 2.0℃가 아닌 1.5℃ 억제하는 결과도 얻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유호선 원장은 “현재 전 세계 모든 국가 및 산업의 관심은 오로지 코로나19이며 코로나가 기존정책과 사회질서를 변화시키는 데 집중하고 있다”라며 “코로나로 인해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관심이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지만 오히려 코로나19로 침체돼있는 경기를 부흥시키기 위해 기후변화 대응수단이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류가 급작스럽게 마주한 코로나19를 해결하기 위한 부흥정책은 이행속도가 최우선이며 현재 기술로 가능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는다. 대표적인 기후변화 대응수단인 신재생에너지 확대, 건물에너지 혁신, 산업군 효율향상 등은 이러한 즉시성, 효과성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저탄소 경기부양책의 경제적·환경적 편익에 대한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유럽의 어느 한 도시에 여러 가지 저탄소 경기부양책을 적용한 결과 기존 건축물에 대한 에너지효율 개선이 고용창출 효과(80만~170만)가 가장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유호선 원장은 “결국 코로나19 위기극복의 핵심은 예산투입대비 고용창출 효과가 가장 높은 그린리모델링에 달려있다”라며 “최근 국토부 추경에 그린리모델링 관련예산이 2,352억원 편성된 것을 확인했는데 다른 나라에 비하면 초라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어진 패널토론에서는 송두삼 교수의 진행으로 △김봉신 한국건설기술인협회 기계기술인회장 △이제헌 LH 공공주택설비처장  △정달홍 대한기계설비건설협회 회장 △김철영 한국설비기술협회 회장 △최영선 한국에너지재단 사무총장 △박승철 한국종합건설기계설비협의회장 등이 패널로 참석해 저탄소사회를 위한 LH와 기계설비산업의 협력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김봉신 기계설비인회장은 “건축물의 LCC(Life Cycle Cost)의 75~80%가 운영과정에서 발생하지만 이에 대한 고려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라며 “기계설비법 시행에 따라 앞으로 유지관리 교육분야에서 운영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고 녹색건축대전 같은 곳에서도 운영부문의 시상 및 격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재헌 LH 공공주택설비처장은 “LH는 정부의 그린뉴딜 정책에 발맞춰 도시, 건축, 지원 등 3개분야의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2030년까지 여의도면적 34배에 달하는 제로에너지도시 60개소를 조성하고 신축주택 80만호 중 46만호를 제로에너지주택으로 건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달홍 기계설비협회 회장은 “건축물은 그 시대를 상징하는 거울이며 우리는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제로에너지시대, 감염병이 확산되는 팬데믹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라며 “건강하고 쾌적한 삶을 위해서는 감염병 바이러스 농도가 올라가지 않도록 환기가 필수이며 건강취약계층 시설, 다중이용시설 등에 기계환기시설을 적용할 수 있는 방안을 그린뉴딜에 포함시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철영 설비기술협회 회장은 “2030년까지 공공건물 에너지사용의 40%를 신재생에너지로 충당한다는 정부정책에 따라 LH도 향후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관심을 많이 가져줬으면 좋겠다”라며 “특히 지열설비는 기술발전을 통해 냉난방, 급탕까지 완벽하게 소화할 수 있는 좋은 장비들이 나와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영선 에너지재단 사무총장은 “저소득층은 에너지사용량이 상대적으로 낮아 취약계층의 에너지복지가 온실가스 저감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코로나19 사태에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것은 분명하다”라며 “하지만 낮은 투자로 큰 사회적 편익을 부여할 수 있는 분야인 만큼 국토부와 산업부 등 관계부처가 정책의 조정, 통합, 협력을 이뤄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승철 한국종합건설기계설비협의회 회장은 “ZEB 추진에 따라 건축물의 패시브적인 요소는 많이 발전했지만 기계설비와 같은 액티브적 요소가 건축설계에 잘 반영되지 않고 있다”라며 “이러한 요소를 제도적으로 보완하고 발전시켜야 제로에너지빌딩, 그린빌딩 보급이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