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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리포트

동트는 복합밸브시장, 수배관E 절감 ‘핵심’

“용어정리 필요…PICV로”
최적화설계 의무화 ‘시급’
‘열량제어’ 한계 극복해야



제로에너지빌딩 구현을 위한 유량분배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유량분배는 건축물 에너지소비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냉난방시스템의 최적화 차원에서 에너지절감의 여지가 큰 분야로 지적된다.

특히 유량분배의 핵심인 밸브시장에서 최근 에너지절감을 무기로 복합밸브가 기존 자동제어밸브 시장을 넘어서면서 더욱 관심이 집중된다.

우리나라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배출전망치(BAU)대비 37%를 저감한다는 목표를 세웠으며 이중 18.1%를 건물부문에서 감축하겠다고 선포한 상황이다.

즉 건물부문에서만 총 3,580만톤의 온실가스를 줄인다는 계획이며 이에 따라 건물에너지소비 효율화가 국가적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그간 우리나라는 건축물에너지효율화를 위한 요소기술 개발·적용에 중점을 둬 왔지만 전체적인 시스템의 최적화를 위한 노력은 우선순위에서 밀려있었다.

건물에너지소비의 50%가량을 차지하는 냉난방부문은 유체를 이용한 수배관시스템을 많이 사용하는데 전문가들은 유량분배의 최적화를 통해 전체 건물에너지소비량의 약 5%까지 절감이 가능할 것으로 분석한다.

특히 밸브시스템은 수배관시스템에서 유량분배에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요소로 투입비용대비 에너지절감성능이 높은 분야다.

이번 기획에서는 기존 컨트롤밸브, 자동제어밸브, 2 way 밸브, 정유량밸브, 차압유량조절밸브(PDCV), 온도조절밸브(TCV) 등의 기능을 통합한 PICV(Pressure Independent Control Valve), 즉 복합밸브의 최근 시장성장에 주목해 관련 핵심기술 및 한계점을 분석하고 발전방향을 제시한다.



기존밸브, 저유량구간 ‘허점’
기존 밸브시장에서는 일반건축물의 경우 냉난방 등 실내온도제어를 위해 컨트롤밸브, 자동제어밸브, 2 way 밸브, 온도조절밸브 등이 사용됐다. 해당 밸브들은 관리자의 명령에 의해 스스로 밸브를 여닫아 유량의 흐름을 제어했다.

그러나 이 경우 압력에 따른 유량의 변화는 제어하지 못해 에너지낭비가 발생한다. 에너지를 50% 공급하기 위해 밸브를 50% 개방하라는 명령을 내렸어도 배관의 압력이 높다면 더 많은 유체가 통과하게 돼 실내에는 필요이상의 열량이 공급되기 때문이다.

예컨대 펌프에 가까운 곳, 저층부는 압력이 높아 많은 유체가 흐르게 되는 반면 반대의 경우에는 압력이 낮아 원하는 만큼의 열량이 실내에 공급되지 않아 쾌적성확보, 에너지절감이 어렵게 된다.

특히 급탕공급의 경우에는 부하변동의 폭이 매우 크고 연중 사용되기 때문에 더욱 정확하고 안정적인 제어가 필요하다.

이에 따라 추가로 밸런싱밸브(정유량밸브, 차압유량조절밸브)를 설치하는데 이는 최대유량을 제어하는 밸브로 자동제어밸브의 유량이 최대유량 이상으로 흐르지 못하도록 제어함으로써 과잉공급을 방지한다. 그러나 이 역시 최대유량이 흐르지 않는 저유량구간에서의 유체압력제어는 불가능해 에너지절감에 한계가 발생한다.

실제로 건축물의 냉난방 시 유량이 20% 이하로만 흐르는 부분부하 운전이 약 50%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저유량구간에서의 유량제어가 정확하고 안정적으로 이뤄져야만 에너지절감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복합밸브’ 용어, PICV로 해야
통상 복합밸브로 칭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압력독립형밸브(PICV)’로 용어가 정리돼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복합밸브라는 용어에는 기존 여러 가지 밸브들의 기능을 통합했다는 의미가 담겨있는데 이 경우 기존 밸브들이 제어하지 못했던 저유량구간에서의 제어기능 의미가 포함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소비자는 기존 밸브의 조합과 복합밸브 둘을 놓고 비용적 측면만 고려하게 돼 다소 가격이 높지만 에너지효율적인 복합밸브를 선택하지 않는다는 우려다.

반면 PICV는 유체의 압력과 관계없이 일정한 유량을 공급한다는 뜻이 있어 보다 적합한 용어라는 시각이 업계 전반에 자리 잡고 있다.

PICV는 기본적으로 차압을 일정하게 제어하는 밸브로 밸브계수(Cv 또는 Kv)에 따른 유량공식() 개념을 따른다. 즉 유량(Q)을 일정하게 만들기 위해 차압(ΔP)변수를 제어하는 것으로 입구압력과 출구압력의 차이를 줄이기 위한 기술이 적용된 장비다.

이 기술은 제조사마다 상이하고 유량의 제어특성에서도 많은 차이점이 있어 PICV 제품들의 차별성이 발생하고 있다.

기본적인 작동원리는 전단의 밸브에서 차압을 감지해 개폐함으로써 일정하게 압력을 유지하고 후단의 밸브에서 기존 온도제어밸브와 같이 관리자·시스템의 명령에 따라 개폐해 유량을 조절한다.



PICV, ‘선형제어’ 가능
수배관시스템에서 밸브의 역할에 주목하는 궁극적인 목적은 차압을 제어해 유량을 일정하게 함으로써 건물에 공급되는 냉난방·급탕에너지의 최적화를 달성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밸브의 개폐와 비례하게 유량을 조절하는 선형제어(Linear Control)가 가능한 PICV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선형제어가 가능한가라는 질문은 쉽게 말해 100lpm(liter per minute)의 유체를 제어한다고 가정했을 때 10%개방 시 10lpm이, 50%개방 시 50lpm이 흐를 수 있냐는 것이다.

이와 같은 밸브의 성능을 판단하는 지표가 ‘오소리티(Authority)’다. 밸브가 완전히 닫혔을 때의 차압과 완전히 열렸을 때의 차압의 비를 0에서 1사이의 β값으로 표기한다. 국제적으로 최소한 0.25 이상을 확보해야 하고 0.5 이상이면 훌륭한 것으로 제시하고 있다.

β가 1이면 밸브를 완전히 닫았을 때와 완전히 열었을 때 밸브 앞뒤로 걸리는 압력, ΔP가 같다. 즉 차압을 제어하는 장치가 수시로 변하는 배관의 압력을 얼마나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는가를 나타내는 지표로 PICV는 기존밸브시스템에 비해 β가 높다.

관리자 또는 제어기기가 밸브에 ‘10%개방’명령을 내렸을 때 차압이 발생해도 이를 조절해 결과적으로 최대한 10%에 가까운 유량이 흐르도록 한다는 개념이다.

기존밸브는 난방 시 50%개방 명령을 단순하게 그대로 수행하는데 그쳤다. 주변장비들이 닫히면서 압력이 높아져 70%에 해당하는 유량이 흐를 경우에도 이를 막지 못했다.

지나치게 온도가 높아져 다시 밸브를 급격히 닫으면 온도가 급격히 떨어지는데 이와 같은 상황의 반복에 따라 유량·온도그래프는 폭락이 심해진다. 결국 에너지이용이 비효율적으로 이뤄지게 된다.

β가 높은 PICV는 50%개방 명령에 따라 ΔP를 감지해 전단의 밸브에서 개폐를 조절해 후단의 밸브에 도달하는 차압을 조절한다. 결과적으로 차압을 상쇄함으로써 50%개방 시 흘러야 할 유량과 같거나 근접한 양을 내보내 실내온도를 의도대로 조절할 수 있게 된다.

PICV, 기계식·전자식 ‘차이’
시장의 PICV 제품은 다양한 요소기술에 따라 성능차이가 발생하고 있으며 각 기술마다 장단점이 있다.

가장 직관적인 특징은 차압의 제어방식에 따라 기계식과 전자식으로 구분하는 방법이다. 기계식은 다이어프램과 스프링 등의 동작으로 압력을 측정하고 이를 통해 배관의 유체 통과면적을 조절하거나 감압장치인 레귤레이터 등으로 압력을 제어한다.

구동기를 통해 설정된 기준에 따라 수력학적으로 반응해 유량을 제어하는 것으로 즉각적인 차압제어가 가능한 장점이 있는 반면 장기적으로 다이어프램, 스프링 등의 장력 저하에 따라 오차가 발생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전자식은 내장된 전자식·초음파식 유량계로 유속을 감시하며 측정된 순간값이 기준값 대비 1%범위를 넘으면 구동기에 설치된 소프트웨어가 작동해 유체통과면적을 조절하는 방식으로 제어가 이뤄진다.

별도의 유량계가 설치되고 알고리즘에 의해 제어하기 때문에 정확도가 높고 실측에 의한 데이터화가 용이한 반면 유량계의 정확도와 소프트웨어의 계산오차에 따라 성능이 갈린다는 점이 변수다.

시장전망 ‘맑음’
국내 PICV시장은 2000년대부터 형성되기 시작했으며 2010년대 글로벌기업들이 진입하면서 본격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현재는 후발주자인 PICV가 밸브시장에서 기존 자동제어밸브의 매출규모를 넘어선 상황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다양한 업체가 PICV의 장점을 홍보하고 마케팅을 추진하면서 국내 소비자들이 기능적 신뢰성을 갖게 된 이후 시장이 확장되고 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PICV산업은 ‘시장이 형성됐다’고 표현할 수 있게 된 지가 10여년 남짓이지만 해외설비분야에서는 20여년 전부터 소개됐고 상당한 시장규모가 형성돼 있다.

싱가포르의 경우 단일 도시에서만 200억원 규모의 시장이 있다고 분석된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싱가포르의 GDP가 우리나라의 20%인 점을 감안해 국내 PICV 시장이 최소한 500억원 이상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시장확대, 전문인력 양성해야
긍정적인 시장전망에도 사실상 현재까지의 전체 시장규모는 해외의 시장안정화 단계에 접어든 국가에 비해서는 낮은 것이 현실이다. 실제 규모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현재 PICV의 성능을 충분히 전달하고 소비자들을 만족시켜나가야 한다는 평가다.

또한 국내 수배관시스템의 에너지효율화의 중점이 냉동기·보일러·펌프·터미널 등 장비기술에서 확장돼 유량분배 등 시스템 최적화에 따른 에너지절감도 고려돼야 할 전망이다.

수배관시스템으로 대표되는 유량분배의 에너지효율화는 전반적인 시스템차원의 접근이어서 폭넓은 시야가 필요함에 따라 비교적 에너지절감에서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유량분배를 위한 배관, 유량제어밸브 등의 특성·기술이 제도와 시장에 전달되지 못하면서 분배기술 최적화분야에서 선진기술 도입이 지연되는 실정이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교육과정 부재가 지적된다. 멀티시스템에어컨·수배관시스템이라는 냉난방시스템의 두 축 중 멀티시스템에어컨분야는 기술자들이 대학교시절부터 기초기술을 충분히 배우고 산업계에서 업무를 시작하고 있다.

반면 수배관시스템에서는 기초 기술인 유량·차압밸런싱 원리, 밸브 오소리티 개념, 차압의 상호작용 및 양립성 등을 쉽게 배울 기회가 없다는 것이 업계의 주장이다.

이와 같은 탄탄한 기초지식을 토대로 PICV의 핵심기능과 원리를 소비자에게 명확하게 전달함으로써 선택받을 수 있도록 전문성 있는 인재의 양성과 교육체계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최적설계제도 필요
냉난방 수배관시스템의 전체 에너지소모 구조는 △열원 설비인 냉동기·보일러 전력 △분배펌프 전력 △터미널(FCU, AHU) 팬 모터 전력이 전부다.

특징은 각 부문의 제공업체가 모두 상이하다는 점과 관련제도에 따라 1차적으로 고효율장비선정이 필수적으로 이뤄지는 구조라는 점이다.

그러나 시스템운전 시 고효율장비들이 시험성적서대로 최고의 성능결과를 도출할 수 있는 분배시스템의 최적설계는 제도적으로 기준이 없는 실정이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이와 같은 냉난방 수배관시스템의 설계·시공 프로세스에서 분배시스템의 중요성을 주목하고 최적화설계 검토의무화가 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현실적으로 의무화는 어렵더라도 에너지성능평가서(EPI) 등에 관련 항목을 추가하거나 각종 인증제도 평가요소에 반영함으로써 수배관시스템 최적화를 통한 추가적 에너지절감이 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Post PICV, ‘열량제어’
PICV가 수배관시스템에서의 에너지절감 솔루션으로 주목받으며 시장규모를 키우고 있는 상황이며 이를 가속화하기 위한 제언들이 나오고 있지만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서는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는 자성적 목소리도 나온다.

PICV의 결정적인 한계는 배관 내 유체의 온도를 고려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현재 차압을 고려한 유량제어는 상당한 수준에 도달했지만 온도관련 제어는 실내온도 데이터를 받아서 밸브를 제어하기 때문에 정확한 열량전달이 어렵다.

밸브시스템의 궁극적인 목적은 열량제어다. 실제 실내의 온도를 높이고 낮추는 냉난방은 수배관시스템을 통한 열량의 공급으로 이뤄진다. PICV가 차압을 통해 유량을 정확하게 제어하고자 하는 목적도 결국은 일정한 열량을 실내에 공급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업계 일각에서는 현재 일부 PICV에는 열량계가 설치돼 있지 않다는 점을 지적한다. ΔP는 일정하게 제어할지 모르지만 ΔT(온도차)는 제어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기존 온도조절밸브는 물론 현재 유통되는 일부 PICV의 온도조절기능도 실내에 부착된 온도센서를 받아서 제어한다. 즉 설정온도가 26℃인데 현재실내온도가 24℃라면 난방수를 더 공급하기 위해 밸브를 개방하라고 명령을 내리는 식이다.

이와 같이 실제 배관을 흐르는 유체의 온도가 고려되지 않기 때문에 정밀한 계측에 따른 실내열량공급이 어려워지고 이는 곧 오차 발생을 의미한다.

PICV의 차압제어가 수배관시스템의 에너지효율화에 기여하고 있지만 궁극적으로 최적의 에너지효율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열량제어까지 가능한 기술이 보편적으로 적용돼야 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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