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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히트펌프시장, 공조기업 ‘일방적 勝’

캐리어·LG전자, 전체시장의 80% 이상 점유 예상
한전, 복지시설 등 보급 확대 계획…경쟁 심화될 듯


통합되는 냉난방·공조업계의 화두였던 축열식 히트펌프보일러(이하 심야히트펌프) 보급사업에서 일단 공조업계가 판정승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전력이 시행하고 있는 심야전기보일러를 대체하는 심야히트펌프 보급사업은 그동안 분리돼 있던 난방업계와 냉방업계가 통합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관련업계는 예상했으며 자존심이 걸린 문제였다.

다시 말해 심야전기보일러는 보일러업계의 ‘캐쉬카우’ 역할을 했던 시장이었던 반면 이를 대체하는 심야히트펌프는 에어컨(냉방)기술을 적용한 공조제품이라는 점에서 냉난방·공조업계를 대표하는 보일러기업과 에어컨기업간 명분과 자존심이 걸린 경쟁이었다. 보일러업계를 대표하는 경동나비엔과 귀뚜라미를 비롯해 에어컨업계 대표기업인 LG전자, 삼성전자, 캐리어에어컨과 대성히트펌프, MTS 등도 한전과 공급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지난 2014년부터 보급되기 시작한 심야히트펌프는 그 해 725대를 보급함으로써 냉난방·공조업계의 변별력을 보여줄 만큼 파워있는 보급실적이 아니었다는 점에서 2015년은 실질적인 냉난방·공조업계의 불꽃 튀는 전쟁을 예고했다.

특히 한전이 공공기관 지방이전 정책에 따라 광주·전남 혁신도시로 본사를 이전하면서 광주·전남지역 사회복지시설의 노후화된 심야전기보일러를 심야히트펌프로 교체해 주는 사업을 시행하면서 경쟁은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실제로 지난해 8월말까지 심야히트펌프가 605대만 보급됐지만 사회복지시설에 500여대의 교체물량이 나왔기 때문에 수주경쟁이 치열해 질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경쟁은 싱겁게 끝났다. 공조업계를 대표하는 캐리어에어컨과 LG전자가 사회복지시설 보급사업의 85% 이상을 수주함으로써 경쟁이라는 단어가 무의미해졌다.

한전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 심야히트펌프는 2,000여대가 보급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시장 역시 사회복지시설 보급사업과 별반 다르지 않은 시장점유율이었다는 점에서 경쟁은 싱거웠다. 공조기업의 일방적인 승리였다.

광주·전남지역에 국한된 사회복지시설의 노후화된 심야전기보일러 교체사업이 올해부터는 전국적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아직까지는 올해 보급수량을 확정짓지는 않았지만 2,000대를 보급수량으로 저울질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여기에 사회복지시설 보급사업에서 조금은 뒷전에서 지켜봤던 삼성전자까지 가세할 조짐을 보이고 있어 올해 심야히트펌프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고온수 히트펌프시장 확대도 눈여겨 볼만 하다. 심야히트펌프 보급용으로 개발됐지만 80℃의 온수를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심야히트펌프가 일반 히트펌프시장인 호텔, 모텔, 사우나, 목욕탕 등 급탕이 필요한 시설에 보급이 확대되고 있다.

2014년 4,000여대 시장이 형성된 것으로 보고 있는 관련업계에서는 지난해에는 6,000여대 시장으로 분석하고 있다. 당장 보일러업계가 단품시장에서 설비시장으로 확대하고 있는 캐스케이드시장과 맞물리는 시장이라는 점에서 냉난방·공조업계의 보이지 않는 경쟁은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