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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일러+에어컨 냉난방 통합시장 도래, 승자는?

심야히트펌프보일러, 냉난방업계 전쟁 ‘시발점’


우리나라의 국가 총에너지소비 중 열에너지분야에 28%의 에너지가 사용되고 있으며 전기는 총에너지소비의 13%를 차지하고 있다. 열에너지는 주택과 건물분야에서 대부분 사용되고 있다. 주택이 90%, 업무분야 8%, 공공분야 2% 순이다. 주택의 열에너지는 냉난방용과 온수가 대부분이며 난방과 온수는 보일러가, 냉방은 에어컨의 담당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정용 가스보일러는 2010년 이후 연평균 통계청 기준으로 생산량이 110만대를 넘어섰다. 이는 에어컨시장도 마찬가지다.


시장의 부침이 있을 뿐 연간 110만대 이상의 시장이 꾸준히 형성되고 있다. 가스보일러의 경우 단일국가로 100만대 이상 생산하는 국가는 영국, 중국에 이어 세계 3번째로 큰 시장을 갖고 있다.



우리나라는 난방으로 대표되는 보일러시장과 냉방으로 대표는 에어컨시장이 철저하게 구분돼 있다. 현재 보일러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기업은 경동나비엔을 필두로 린나이코리아, 귀뚜라미, 대성쎌틱, 롯데알미늄, 알토엔대우 등으로 주로 중소·중견기업의 영역이다. 반면 에어컨은 LG전자, 삼성전자, 캐리어에어컨 등 대기업과 중견기업 영역이다.


매출액에서도 큰 차이를 보인다. 상장사인 경동나비엔의 경우 지난해 매출액이 4,000억원을 넘어서며 창립이래 최대실적을 기록했지만 에어컨기업의 경우 연간 매출이 조단위를 훌쩍 뛰어넘는다.


사실상 매출규모로만 봐서는 보일러기업과 에어컨기업간 대비한다는 것 자체가 무의미했다. 경쟁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전세계 흐름은

전세계적으로 기후변화대응과 에너지효율 향상이 최대화두로 떠오르면서 선진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에너지기기의 고효율화에 대한 연구개발이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고효율 제품을 보급, 장려하기 위한 각종 제도와 정책을 개발해 시행하고 있다.


영국, 독일, 네덜란드를 포함한 유럽연합(EU)의 경우 2005년을 기점으로 지구 온난화 대책 및 에너지 사용기기의 고효율화와 친환경성을 강화시키기 위해 EuP(Energy-using products, 2005/32/EC)와 같은 제도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를 Eco-design Directive로 부르고 있다.


올해 9월부터 유럽 에너지라벨을 기반으로 에너지 효율성을 확인하게 되며 유럽 전체적으로 복합난방기기에 대한 에너지라벨 표시가 의무화되고 히트펌프의 경우 허용된 난방연료 사용범위 내에서 최상급 라벨(A++ 또는 A+++)등급 달성이 가능한 고효율 기기로 향후 에너지기기분야의 시장점유율을 확대할 것으로 예측된다.


가스보일러시장이 신재생에너지 등 새로운 에너지를 사용해야 하는 기기의 출현으로 경쟁화되면서 에너지효율을 높이고 CO, NOx 등 배기가스 기준을 낮추기 위해 기술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에는 히트펌프와 콘덴싱 가스보일러를 연계한 하이브리드형 냉난방시스템을 적용해 외기 온도 및 사용자 수요에 따라 최적화된 냉난방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는 제품이 개발, 상용화 단계에서 있어 최고의 에너지효율 구현이 가능하게 됐다.


가정용 냉난방·급탕기는 화석연료 사용에 따른 높은 CO발생량으로 인해 각종 규제 등으로 성장이 다소 둔화되는 추세인 반면 히트펌프 급탕난방기는 기후변화협약 대응 효과가 큰 기술로 선진국을 중심으로 연구 개발과 보급에 많은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유럽의 경우 SET-2020 프로그램에서 히트펌프에 의한 에너지절감, 신재생에너지 보급,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설정해 히트펌프를 적극 개발 중이다. EHPA(유럽히트펌프협회)의 가이드라인을 기반으로 EHPA-Q 라벨 제도를 도입해 방식별 COP를 규제해 고효율 히트펌프를 시장에 공급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SET-2020에서 2020년까지 유럽 전체의 이산화탄소 감축(20%)21.5%를 히트펌프가 감당토록 하고 있다.


국내에서 히트펌프는 가정과 상업분야의 냉난방 및 급탕과 산업분야의 프로세스용 냉온수를 생산하는 대표적인 에너지절약기기로 기후변화협약 대응의 주요 수단으로 인식돼 성장하고 있지만 유럽과 달리 신재생에너지원 지정이 안돼 있어 사실상 보급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국내에 출시된 가정용 히트펌프 급탕난방기의 출수온도는 60가 최고이며 기존 보일러를 완전히 대체하기 위해서는 최고출수온도 80가 가능한 제품이 필요하다. 한전의 심야전기보일러 대체용 심야히트펌프보일러는 캐스케이드방식을 이용해 최고출수온도 80를 만족시키고 있다.

 

심야히트펌프, 경쟁시대로 끌어들이다

한국전력은 효율이 낮은 심야전기보일러를 난방용으로 사용함으로써 고객측면에서는 전기요금 부담이 증가하고 한전측면에서는 낮은 가격으로 공급되는 심야전기요금으로 인해 딜레마에 빠졌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한전은 기존의 심야전기보일러보다 효율이 2배 이상 높은 고효율 공기열원 히트펌프보일러를 개발해 현재 56만가구에서 난방용으로 사용하고 있는 심야전기보일러를 대체하는 사업을 진행 중이다.



한전은 이를 통해 고객측면에서는 난방요금을 절감하고 한전측면에서는 심야전력 손실 감축, 국가차원에서는 전력소비량 감소라는 세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전략을 수립한 것이다.


한전의 지난해 보급목표는 약 3,000대였으며 올해는 약 8,000, 202093,000, 2025년까지 17만대를 교체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실제로 보급된 수량은 지난해 725, 올해 831일 기준 605대 보급이 그치고 있다. 다만 최근 논란이 일고 있는 광주와 전남지역 사회복지 시설의 심야전기보일러 교체물량 500여대는 포함되지 않았다.




지난해 보급실적이 하반기 실적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올해는 1,500여대 이상은 보급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전은 설치지원금도 지원하고 있다. 히트펌프보일러의 최대소비전력에 따라 차등하고 있으며 15kW 이하 용량은 대당 250만원, 10kW 이하 용량은 대당 200만원이다.


현재 심야히트펌프보일러는 LG전자, 경동나비엔(제조사: 하이에어코리아), 귀뚜라미, 대성히트펌프, 오텍캐리어, 삼성전자, MTS 등 총 7개사가 한전과 보급계약을 체결했으며 제품판매 및 설치하고 있다.


심야히트펌프보일러 보급은 사실상 보일러업계와 에어컨업계간 경계가 허물어지는 전쟁의 시발점이 되고 있다.


그동안 심야전기보일러는 경동나비엔과 귀뚜라미가 전체시장의 65%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전통적인 보일러시장이었지만 심야히트펌프는 그렇지 않다. 당장 기술적인 측면을 보더라도 물을 데우는 방식이 에어컨기술이다. 심야전기보일러가 한창 보급이 활발한 당시에는 경동나비엔과 귀뚜라미 입장에서는 캐쉬카우역할을 했지만 현재는 두 기업보다는 에어컨기업인 캐리어에어컨이 보급에 한발 앞서 있는 양상이다.



에어컨기술이 적용된 보일러시장에서 에어컨기업과 보일러기업간 자존심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심야전기보일러를 넘어 가정용 보일러시장으로 전쟁지역이 넓혀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현재 건물을 지을 때 보일러 등 난방설비는 의무적으로 설치되고 있지만 에어컨은 사실상 마케팅용으로 설치되고 있다. 의무사항이 아닌 만큼 소비자가 입주하면서 설치하는 것이 관례다. 난방설비 의무화는 생존권과 결부돼 있어 당연한 의무사항이었다면 냉방은 다른 의미였다.


그러나 시각이 바뀌고 있다. 몇 년전 유럽에서 폭염으로 인해 사망자가 속출하자 냉방설치가 급격히 늘었으며 법으로까지 냉방설비 설치를 의무화시켰다.


우리나라도 지난 여름 무더위로 인해 사망자가 여럿 나왔다. 특히 우리나라 기후가 아열대기후로 바뀌고 있다는 점에서 냉난방설비 의무화도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 냉난방설비는 보일러와 에어컨이다. 현재 모든 주거주택의 일반적인 형태다. 히트펌프가 나오고 있지만 사실상 가정용으로 적용하기에는 가격적인 부담으로 인해 쉽게 적용될 수 있는 제품이 아니다. 현재의 보일러+에어컨의 가격경쟁력을 넘어서지 않으면 히트펌프는 가정용 보급은 사실상 어렵게 된다.


보일러는 화석연료를 연소해 발생되는 열을 이용하는 기기다. 효율이 100%를 넘을 수 없고, 현재 기술적으로 효율 한계수준에 이르고 있어 보일러의 단독 사용은 온실가스 저감과 에너지 절감에는 한계가 있다.


히트펌프는 저온의 열원(공기, 수열 및 지열, 폐열원 등)에서 열을 흡수해 고온의 열을 생산하는 기기로 적은 구동 에너지(전기, 가스 등)를 이용해 보다 많은 에너지를 열의 형태로 공급하는 고효율, 친환경적인 기기로, 유용에너지(냉난방 및 급탕열 등)와 소요에너지(전기)와의 비를 COP(coefficient of performance) 등으로 표시하며 일반적인 운전 건에서 3 이상의 값을 가진다. 그러나 보일러대비 낮은 출수온도, 실외온도 저감 및 제상 시 능력 감소, 소음이 큰 단점과 함께 100% 전력을 사용하고 소비전력이 커 기존 가정용 보일러를 대체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4계절이 뚜렷하고 계절적 온도변화가 큰 경우 히트펌프의 효율이 급격히 떨어지는 극단적인 단점이 있어 이를 극복할 수 있는 기술개발이 필요하다.



유럽의 글로벌 보일러기업들은 2000년대 초반까지 보일러와 온수기 개발에 주력했으나 후반에는 Solar, 지열, 히트펌프 등 신재생에너지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현재는 히트펌프 단독운전보다는 보일러와 분리형으로 연동하는 시스템 혹은 전기히터, 태양열 연동 등으로 부가적인 Heat source를 이용한 시스템을 개발해 보급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 보일러와 히트펌프사업분야가 나눠져 있어 이들을 연계한 시스템 개발은 전무한 상태로 보일러의 성능한계와 히트펌프의 기술적 한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보일러와 히트펌프를 연계한 하이브리드시스템을 개발해 보일러와 히트펌프의 계절별 제어운전을 통한 효율향상은 물론 보일러를 이용한 히트펌프의 착상문제를 해결하고 고온출수의 한계를 극복해 가정용 보일러시장을 대체함으로써 에너지효율을 극대화하고 국가에너지 절약과 이산화탄소 발생을 저감할 필요성이 있다.


일본 및 유럽의 하이브리드시스템은 각각의 기기를 분리형으로 설치해 연계한 제어기술에 불과하다. 하지만 캐리어와 경동나비엔은 최근 보일러와 히트펌프를 연계한 하이브리드시스템개발을 완료했다. 개발한 하이브리드시스템의 기술적 차별성은 보일러와 히트펌프, 축열조를 소형화하고 일체형으로 구성해 히트펌프 사이클을 이용한 축열조의 물을 가열해 난방과 온수에 사용하고 외기온도 저하 시 또는 열원 부족 시 보일러를 가동하는 시스템 인테그레이션 기술과 간절기 히트펌프 냉방 가동 시 발생하는 폐열을 이용해 미온수로 활용할 수 있다.



보일러 가동 시 발생하는 폐열을 이용해서는 히트펌프 열교환기의 제상 및 성능향상으로 통합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


캐리어에어컨의 관계자는 이와 같은 기술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시도되지 않은 기술이라며 보일러와 히트펌프를 연계한 가정용 하이브리드시스템은 난방, 냉방은 물론 사계절 온수 및 급탕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기존의 화석연료만 사용하는 보일러를 대체하며 전기보일러, 온수기 등으로 활용이 가능하고 또한 캐스캐이드 형태로 개발 시 대용량에 활용가능해 에너지절감과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크게 저감할 수 있는 친환경 녹색 기술이라며 세계적 비교우위의 냉동공조 시스템기술과 보일러기술을 바탕으로 한 수출전략품목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