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권영호 한국태양열융합협회 회장

2022-01-09

“신뢰회복·적용범위 확대 통해열부문 탄소중립 기여할 것”
태양열보급확산 기반 마련 등 정부호응 필요

한국태양열융합협회(회장 권영호)는 2011년 태양열분야의 산·학·연 역량을 결집해 태양열에 대한 체계적인 기술개발 및 보급정책에 기여함으로써 우리나라 태양열산업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육성하고자 설립됐으며 현재 19개 회원사가 활동하고 있다. 

권영호 회장을 만나 탄소중립시대 태양열의 역할과 침체된 태양열산업의 성장을 위한 협회 운영방향에 대해 들었다. 

■ 2050 탄소중립시대 태양열은
2050 탄소중립을 위해 각 부문별 수행해야 할 역할이 분명히 있다고 판단된다. 먼저 2050 글로벌 탄소중립 로드맵을 수립한 국제신재생에너지기구(IRENA)의 로드맵을 살펴보면 전력화와 에너지사용량 저감, 신재생에너지화는 탄소중립정책의 핵심축으로 볼 수 있다. 

전력화가 핵심인 것은 분명하지만 세부적으로는 열에너지 사용분야에서 직접 사용이 가능한 신재생열에너지의 보급을 확대하는 정책 또한 크게 부각되고 있다. 

예를 들면 건물부문에서의 태양열 비중은 10%로 매우 큰 역할을 담당하며 비중이 3%인 지열과 비교했을 때 중요도를 확인할 수 있다. 전체 글로벌 최종에너지 사용량의 약 50%가 열에너지로 사용되며 이중 약 50%가 산업부문에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IRENA의 로드맵에서는 산업부문의 약 4%를 태양열로 충당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 이러한 로드맵에 따른 2050년 태양열집열기 누적 보급목표는 약 100억m²로 이는 연평균 약 3억m²의 집열기를 2050년까지 설치해야 하는 것을 의미한다. 

2020년 기준 국내 연간 보급실적이 3,700만m²인 점과 비교할 때 차이가 크며 탄소중립을 위해 앞으로 태양열업계가 해야 할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할 수 있다.

■ 국내 태양열산업의 현황은 
우리나라의 태양열산업은 가정용 온수공급용을 시작으로 꾸준하게 보급되고 있다. 그러나 초기투자비 부담, 사후관리 어려움을 비롯해 단순온수용으로 태양열에너지를 겨울철에 사용하기 위해 설치할 경우 하절기 잉여열량으로 인한 고장문제 등 현재 세계적인 성장세와는 반대로 보급확산이 더딘 상황이다. 

이를 극복하고 적용영역을 확대하기 위해 현재 태양열관련 산·학·연 전문가들은 산업공정열을 공급할 수 있는 태양열시스템 기술개발 및 제품상용화에 노력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태양열산업 초기에 눈앞의 기업이윤을 위한 무분별한 태양열시스템 적용과 함께 열산업에 대한 중요성을 인지하지 못한 정부의 장기적인 정책부재 등으로 인해 지금까지 많은 태양열기업이 도산해 사라져왔다. 사라진 기업들이 설치한 제품들에 대한 사후관리가 이뤄지지 못해 악성민원으로 남아 소비자의 신뢰도가 떨어졌으며 현재까지 보급확대에 대한 장애물로 남아있는 것이 현실이다. 

현재 우리나라 태양열산업은 3세대 기업들이 이끌고 있다. 이러한 기업들은 협회를 중심으로 혼신의 힘을 다해 책임있는 시공 및 사후관리를 통해 소비자가 문제없이 태양열을 이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 2050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정부의 중장기적인 열산업정책이 만들어지고 태양열에너지를 이용한 다양한 시스템 개발과 디지털트윈을 활용한 보다 편리하고 안정된 제어관리를 적용한 시스템 보급에 노력할 것이다. 협회는 이를 통해 태양열설비의 진가를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태양열산업 침체 극복 방안은
태양열산업의 침체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은 정책적인 측면과 제품적인 측면으로 나눌 수 있다. 정책적인 측면의 침체원인은 지금까지 국내 신재생열에너지부문에 대한 구체적인 보급목표가 설정된 바가 없다는 것이다. 

전력부문에만 정책이 집중됐다고 볼 수 있는데 앞으로는 비전력 신재생에너지원에 대한 관심이 모아져야 한다. 

특히 명확하지 않은 보급목표는 두말할 것 없이 유명무실한 목표다. 글로벌 사례를 벤치마킹해 구체적인 보급목표와 이를 달성하기 위한 실행계획까지 상세하게 반영된 정책이 수립돼야만 태양열시장이 활성화 될 것이다. 

제품적인 측면 즉, 산업계의 입장에서는 시장소비자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매력있는 신제품을 꾸준히 개발해 출시함으로써 시장을 확대해야 한다. 업계는 이에 대한 노력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기존 보급제품에 대한 스마트한 양방향 사후관리시스템을 구축, 적용함으로서 시장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모든 신재생에너지기기의 단점으로 꼽히는 초기투자비에 대한 부담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꾸준한 원가절감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 

이를 통해 정책입안자나 제품구매자의 의사결정을 용이하게 할 수 있도록 유도할 수 있으며 이는 시장확대의 매우 중요한 열쇠라고 판단한다. 또한 시장질서를 교란하고 업계의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업체는 과감하게 퇴출시킬 수 있는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함으로써 향후 수십년, 수백년 동안 장기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춰야 한다. 

이와 함께 태양열융합협회는 태양에너지학회 등 유관기관들과의 상호기술교류 및 기술상용화사업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2020년과 2021년에는 태양에너지학회와 함께 현재 학·연에서 연구하고 있는 다양한 기술들을 회원사에 소개하고 정보를 공유해 향후 태양열산업이 나아갈 길을 제시하는 춘·추계 학술대회를 개최한 바 있다. 

또한 지속적으로 산업부와 에너지공단에 보급정책 제안에도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을 계획이다. 

■ 보급확산을 위한 협회의 노력은
정부는 2019년 12월 발표된 제5차 신재생에너지 기본계획에 제시된 RHO, RHI 등의 조기시행을 촉구해나갈 계획이다. 전력위주 신재생에너지정책의 불균형으로 인해 재생에너지원간 양극화가 심해져 태양열산업은 재생에너지로서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수준이다. 

유럽에서 성공적으로 도입, 운영 중인 RHO, RHI 등의 기존건물 적용이 우리나라 여건에 따라 한계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경우 패시브하우스나 제로에너지건물 등에 관심이 많은 지자체를 시범지역으로 지정해 타운하우스나 단독주택 신축 시 시범적용하는 방안이 있으며 이를 정부에 제안할 계획이다. 

또한 취득세 감면 또는 설치비 지원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효과를 검증한 후 전국 신축건물에 확대하는 방안에 대한 검토도 요청할 방침이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태양열 설치규모가 확대되면 생산단가도 저감돼 초기투자비 부담을 해소할 수 있어 보급확대를 더욱 촉진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법·제도적 한계가 있다는 이유로 6~7년전의 신재생열에너지 보급확산정책 수립을 백지화하는 전철을 밟게 된다면 우리나라는 탄소중립의 중요한 부분을 놓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RHO·RHI의 조기도입만이 보조금에 의존하는 태양열산업을 자립케할 수 있는 시금석이 될 것이며 이를 위해 협회도 노력할 것이다. 태양열융합협회는 그간 소비자로부터 외면받은 만큼 성실한 시공과 사후관리로 신뢰회복을 위해 전 회원사가 노력하고 있다. 

부실시공이나 사후관리 외면은 있을 수 없는 지난 시절의 이야기가 될 것이며 이러한 신용만이 정부와 소비자에게 관심받는 태양열이 될 것이다. 
최바다 기자 bdchoi@kharn.kr
저작권자 2015.10.01 ⓒ Kha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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