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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리포트

[인터뷰] 김양범 현대엔지니어링 OSC팀 책임매니저

“국내 유일 모듈러 신기술 확보…건설산업 선진화 선도할 것”
13층 규모 경기행복주택사업 수행…국내 최고층 모듈러 실증

현대엔지니어링은 미래 건축 기술개발의 일환으로 지난 2012년부터 모듈러 건축기술 연구개발에 돌입해 현재까지 건설신기술 1건, 특허 11건을 획득했다. 또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서울주택도시공사(SH) 등 공공기관과 공동연구 및 다수의 OSC(Off-Site Construction) 국가 R&D사업에도 참여하는 등 모듈러건축분야에서 풍부한 기술을 축적하고 있다.

최근 경기주택도시공사(GH)의 용인영덕 경기행복주택 프로젝트에 참여해 중고층 모듈러 실증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김양범 OSC팀 책임매니저를 만나 현대엔지니어링의 기술차별성과 최근 진행 중인 프로젝트 내용에 대해 들었다.

■ 모듈러건축기술 차별성은
현대엔지니어링의 차별화된 모듈러 건축기술로는 국내 최초로 모듈러 구조시스템과 관련한 신기술인 건설신기술 제770호가 있다. 이는 국내 모듈러건축분야의 유일한 건설신기술이다.

이 기술은 3차원 철골모멘트골조*로 상·하부 모듈러유니트를 연결플레이트를 활용해 접합하는 것으로 완전강접합이 가능해 철골 특수모멘트골조 수준의 최고등급 내진성능 확보가 가능하다.

또한 현대엔지니어링은 2021년 전사적 기술개발 조직인 스마트기술센터를 신설하면서 모듈러건축 전담조직인 OSC팀을 구성했다. OSC팀은 기업이 자체보유한 스마트건설기술과 적극적으로 협력해 모듈러건축의 일류건설사로서 산업을 선도하고자 한다.

■ GH 공공주택 프로젝트의 의미는
용인영덕 A2BL 경기행복주택사업은 민간참여 공공주택사업으로서 GH와 현대엔지니어링 컨소시엄이 사업협약을 체결하고 수행하는 주택건설사업이다.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영덕동 751-3번지 일원에 지상 13층, 전용면적 17㎡ 102세대, 37㎡ 4세대 등 총 106세대 규모로 조성되며 2023년 입주 예정이다.

이번 사업은 현대엔지니어링이 공동연구기관으로 참여 중인 ‘중고층 모듈러 국가R&D 연구단(국토교통부)’의 실증사업이기도 하다. 기존 국내 모듈러주택은 6층 이하 저층규모에 한정됐지만 사업단과 협력해 모듈러주택으로는 국내 최고층인 13층에 특화된 설계·제작·운송 및 시공기술을 구현할 계획이다.

■ SH프로젝트도 진행 중인데
서울 내 최고층·최대규모로 조성되는 모듈러 주택사업인 ‘가리봉 옛 시장부지 복합화 민간참여 공공주택사업’은 공공과 민간이 함께 모듈러주택과 공영주차장 등 공공시설을 복합화하는 사업이다. 가리봉 도시재생 활성화지역의 입지적 특성과 청년층 주거안정에 기여하고 모듈러 주거건축을 성공적으로 건립해 고층 모듈러시장에서 입지를 확고히 할 예정이다.

■ 최근 모듈러건축이 고층화 추세인데
국내 모듈러건축은 2003년 영국으로부터 도입된 기술을 바탕으로 2층 규모의 학교시설 증축사업으로 시작한 것이 처음이다. 이후 내화 1시간이 가능한 4층 이하로 건설되던 모듈러건축은 2016년 가양동 행복주택, 2017년 천안두정 행복주택 등 2건이 진행돼 내화 2시간이 가능한 6층으로 확대됐다.

이번 경기행복주택사업이 의미있는 것은 2017년 이후 5년만에 내화 3시간이 가능한 13층 주택 건축이 가능한 모듈러건축기술이 등장했다는 것이다.

국내 모듈러건축산업 역시 해외사례처럼 점차 고층화를 지향하고 있다. 이미 해외 선진국에서는 10여년 전부터 20층 이상의 모듈러건축물이 등장하고 있다. △2009년 영국 빅토리홀(Victory Hall, 25층) △2016년 미국 아틀란틱야드빌딩(Atlantic Yards Building, 32층) △2017년 호주 라트로브타워(La Trobe Tower, 44층) △2020년 영국 크로이던 레지덴셜빌딩(Croydon Residential Building, 44층) 등이 대표적이며 2023년에는 싱가포르에 56층 규모의 모듈러주택이 건설된다.

국내에서도 13층 규모의 모듈러가 완공된다면 20층 이상의 모듈러주거도 활성화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고층 모듈러건축을 위해 주거성능 확보뿐만 아니라 구조, 안전 등 높은 수준의 기술이 요구되며 건설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대량생산 제작인프라 구축과 양중·안전에 대한 기술확보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 모듈러건축 활성화가 건설산업에 미칠 효과는
모듈러건축시장 활성화에 따라 물량이 확보되고 시장의 예측가능성이 어느 정도 확보된다면 자동화설비 구축 등에 투자가 가능해져 대량생산으로 생산성이 급격히 상승할 수 있다. 또한 4차 산업혁명기술을 바탕으로 스마트건설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함으로써 제조업 등에 비해 뒤쳐진 건설산업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환경부하 저감, 사회적 안전망에 대한 요구가 증대되고 있어 건설산업 역시 ESG경영이 최대 화두가 되고 있다. 근로자 안전문제와 환경문제는 지금까지 건설산업에서 해결해야 할 숙제로 남아있지만 모듈러건축 활성화가 이에 대한 돌파구가 될 수 있다.

안전측면에서 모듈러건축은 공장에서 선제작되므로 고소작업을 최소화해 중대재해 발생원인 저감이 가능하며 안전관리가 용이하다. 또한 모듈러건축은 전 생애주기 단계에서 발생하는 CO₂를 약 30% 저감시킬 수 있으며 폐기물발생 또한 최소화할 수 있다. 이처럼 기존 방식대비 친환경적인 특성에 따라 건설산업이 환경에 미치는 부하를 저감할 수 있을 전망이다.

■ 모듈러건축 활성화 방안은
모듈러건축이 민간시장에 정착하기 전까지는 해외사례처럼 정부주도로 시장을 활성화해 물량확보, 확산 가능한 생태계 구축·양성이 필요하다.

이는 업계 여러 관계자들의 공통된 목소리기도 하다. 정부에서 지속적인 모듈러건축 물량을 제공함으로써 제작공장에서의 인프라 선 투자와 설계·시공 전문인력 확보가 가능하다. 모듈러건축의 강점은 AI, 로보틱스 등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건설 및 생산이 가능하다는 점이며 이 경우 건설산업의 생산성이 급격히 향상될 수 있다. 이에 따라 자동화, 표준화, 무인화를 위한 스마트팩토리 구축 등 인프라에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크다.

또한 높이제한 완화, 용적률 완화, 인허가 절차 간소화 등 인센티브를 부여함으로써 모듈러사업 참여를 높이고 현장기반 시공에서 OSC 전환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

이와 함께 모듈러건축기술과 이점이 아직 대중적으로 알려지지 않아 구조·화재안전, 소음발생 등 아직 부정적인 시각이 있어 사회적 인식개선이 필요하다. 공업화주택 인정제도의 정비를 통해 인정범위를 확대함으로써 제도효용성과 신뢰성을 높이고 소비자가 인식할 수 있는 등급 수준의 주택을 공급하는 것이 방편이 될 수 있다.


*철골모멘트골조: 수직하중과 횡력을 보와 기둥으로 구성된 철골조가 저항하는 구조방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