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건설기술연구원(KICT, 원장 한승헌)이 고령자의 자립생활 지원을 위한 고령자 보행 이동 도우미 ‘실버캐리지(Silver Carriage)’를 개발했다.
인구고령화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65세 이상 고령자의 38%는 자립보행이 불가능해 정부의 이동 관련 보조지원을 받고 있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그러나 나머지 62%의 고령자 역시 자립보행은 가능하지만 마음껏 이동할 수 있을 정도로 건강이 양호한 것은 아니어서 오히려 이동권 보장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일명 ‘건강한 고령자’로 분류되는 이들은 자립보행은 가능하지만 실제 보행능력은 일반인의 80% 수준이다. 이는 일반인이 10kg의 모래주머니를 어깨에 더 지고 다니는 수준이다. 그럼에도 과거에 비해 젊어진 고령자들의 사회활동 지속 및 여가생활 욕구로 인해 고령자의 보행 총량은 2006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병섭 KICT 박사 연구팀은 증가하는 고령자의 보행편의 증진과 보행 중 사고 방지를 위go 보행이동 도우미를 개발했다. 고령자 보행량 분석 결과 마트, 병원, 복지관 등 생활반경 내 보행과 대중교통 이용을 위한 근거리 보행량이 증가하고 있음을 확인하고 편리하고 안전한 고령자 근거리 보행을 지원하는 ‘실버캐리지’를 개발했다.
‘실버캐리지’는 안전성과 편의성에 주안점을 두고 개발됐다. 고령자의 신체반응 능력 저하를 고려해 전방 장애물 및 노면 파임 등 인식 시 자동 정지하는 기능을 갖췄다. 신규 개발된 ‘스테레오 카메라’와 ‘ToF 센서’가 전면에 장착돼 위험 요소를 파악해준다. 전복 방지를 위한 균형정보 센싱 기술이 적용됐으며 안전성을 위해 최대속도는 8km/h로 제한했다.
고령자의 주행시 불편감 최소화를 위해 의료분야에서 주로 활용되던 ‘동작분석시스템’을 설계단계에 이용했다. 운전 중 무게중심 이동 등을 고려해 인체공학적인 제품설계를 구현했다. 여기에 국내 보행도로 규격 및 경사도를 고려해 포장블록의 보행로를 자유로이 이동할 수 있는 규격을 도출해냈다. 고령자가 조작하기 쉽도록 버튼을 최소화하고 계기판 정보도 직관적으로 구성했다. 1회 180분 전기충전으로 최대 10km 주행이 가능하다.
문병섭 박사는 “대표적 고령화 국가인 일본의 경우 보건의료 및 산업 측면에서 앞서 있지만 우리나라는 관련 기준과 기초연구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라며 “국산화된 실버캐리지 기술로 지금껏 나라 발전에 기여해 온 우리 부모님들의 인생 제2막을 안전하고 편리하게 지원해드리고자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