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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전망] 박창대 한국태양에너지학회 회장

“열에너지 탈탄소화 필수 ‘태양열’, 대규모·융합기술 실증·적용 완비”
PVT·태양열 HP, 보급사업 대상 품목 지정 시급

2022년 10월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는 한국형 탄소중립 100대 핵심기술로 에너지통합시스템분야에 ‘태양열기술’을 선정함으로써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태양열의 역할을 기대했지만 결국 최종에는 핵심기술로 선정되지 못했다. 특히 현 정부의 재생에너지분야 축소 정책으로 그 어느 때보다 혹독한 겨울을 보내고 있는 태양열분야의 전문가인 박창대 한국태양에너지학회 회장(한국기계연구원 책임연구원)을 만나 태양열시장 동향 및 사업활성화 방안에 대해 들었다.  

■ 태양열시장의 가장 큰 문제점은
우리나라 태양열시장은 세계시장과 아주 다른 양상을 가지고 있다. 2021년 기준 전 세계 재생에너지원별 누적 보급 설비용량과 연간 에너지생산량을 보면 태양열설비 용량은 522GWt로 풍력과 견줄만한 용량으로 태양광, 풍력에 이은 3위 용량이다. 과거 태양광과 히트펌프 등 보급과 열분야에 대한 낮은 정책적 관심으로 인해 태양열시장은 역성장을 해오다가 2020년 이후 지역난방, 주거·건물난방시장에서 대규모 태양열시스템, 산업공정용 대규모 태양열시스템 등 보급이 활발해지면서 다시 성장세로 전환됐다.

하지만 국내 태양열시장은 여전히 침체를 거듭하고 있으며 지열이나 수열보다 더 작은 시장 규모를 보이고 있다. 탄소중립을 구현하기 위해 열에너지의 탈탄소화가 필수적이며 여기에는 태양열과 같은 재생열에너지의 역할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은 많은 공감을 얻고 있다. 

지열이나 수열과는 달리 태양열시스템은 히트펌프와 연계없이 단독으로 열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으며 최근 개발되고 있는 고온용 히트펌프와 연계한 태양열 히트펌프 융합시스템은 지열·수열 히트펌프가 공급할 수 없는 70℃ 이상 열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어 산업분야 탈탄소화에 매우 주목받고 있다. 

산업분야 전력화의 핵심기기인 산업공정용 고온히트펌프는 70℃ 이상 증발 수열원이 필요하지만 이러한 열원이 없는 공정은 고온히트펌프를 적용할 수 없다. 이러한 고온열원은 지열, 수열 또는 공기열 히트펌프가 공급하기 어렵다. 산업용 히트펌프를 구동하기 위한 70℃ 이상의 충분한 열량을 무료로 얻을 수 없는 산업공정은 열원 확보를 위해 별도의 비용을 지불해야 하므로 히트펌프의 효율성(COP)을 크게 저하시킨다. 공기열 히트펌프에서 거의 무한히 무료로 얻던 증발열원은 불행히도 대부분의 산업공정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유용한 폐열은 이미 회수해 사용하고 있어 무료가 아니거나 폐열이 있더라도 회수해 사용하기에는 더 큰 비용이 들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산업용 히트펌프를 통한 산업공정의 탈탄소화에는 태양열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이러한 태양열의 유용성과 기술적 성숙도를 감안하면 국내 태양열시장은 매우 기이한 상황이다. 이는 태양열시스템 보급에 대한 정부의 무관심과 정책 부재가 가장 큰 원인으로 판단된다. 탄소중립에 재생열에너지와 고온히트펌프 필요성을 공감한다면 지열이나 수열보다 더 유용하고 확장성이 있는 태양열에 대한 정책적 지원이 절실하다. 



■ 국내 태양열기업의 기술수준은 
태양열을 지역난방에 적용하기 위한 대규모 태양열시스템기술은 국내 기업이 참여한 연구개발 사업 등으로 요소기술뿐만 아니라 시스템기술도 개발돼 실증까지 마친 상태다. 또한 산업분야에 공정열을 공급하기 위한 태양열 히트펌프 융합시스템기술도 현재 국내 기업 주도로 개발되고 있어 향후 2년 이내 실증이 이뤄질 예정이다. 이에 따라 보급사업 등 정부지원이 보다 적극적으로 이뤄진다면 국내 태양열 기업은 우리나라 2030 NDC(Nationally Determined Contribution) 달성에 기여할 수 있는 준비가 돼 있다.

■ PVT가 태양열산업의 구원투수로 보는가 
향후 국내 태양열산업의 활로는 PVT(Photovoltaic Thermal)시장 활성화와 산업분야로의 대규모 태양열시스템 적용이라고 생각한다. PVT는 동일 면적에서 태양광(PV)모듈보다 에너지생산이 2배에 이를 만큼 효율적인 장치다. 열에너지와 관련된 기계 중심의 장치로서 PV기업이 진입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 전통적인 태양열기업이 개발과 보급에 힘쓰고 있다. 

하지만 지나치게 전력 중심인 국내 에너지보급 상황에서 아직 설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는 정부의 보급정책과 의지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PVT에 대한 효용성이 공감받고 있으며 기술개발과 인증기반 구축도 완료되고 시범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태양열분야의 신재생에너지설비로는 태양열 집열기와 온수기만이 보급사업 대상이며 PVT나 태양열 히트펌프는 보급사업 대상 품목으로 지정돼 있지 않은 것이 가장 큰 이유다. 



■ 올해 태양열시장을 전망한다면
2024년의 국내 태양열시장은 세계 태양열시장과는 여전히 다른 양상을 보일 것이다. 국내의 원전과 재생에너지의 조화로운 에너지믹스는 곧 다가오겠지만 국내 태양열시장은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탄소중립을 위해서는 열에너지부문의 청정화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재생열에너지 필요성이 공감을 얻어가고 있어 PVT 히트펌프나 산업용 태양열 히트펌프시스템이 주목을 받게 될 것이다. 

■ 태양열시장 활성화 방안은  
재생에너지는 기존 화석에너지대비 자생적 경쟁력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하지만 세계 각국은 지속가능성, 친환경성, 탄소중립이라는 새로운 시대적 요구에 부응해 지속적인 정책지원을 통해 이미 기존 화석에너지보다 경제성이 우수한 재생에너지 공급체계를 갖췄다. 더 큰 비용이 들더라도 가야하는 길이라면 정부가 정책적 지원과 로드맵을 제시하고 기업이 함께 해야 한다. 태양광 등 재생전력에너지분야의 그리드패러티(Grid parity)는 이러한 민·관의 협력이 이뤄낸 놀라운 성공이다. 

이러한 성공 사례에서 보듯 태양열산업 활성화를 위해 정부정책에서 재생열에너지를 에너지정책의 한 축으로 설정하고 육성해야 한다. 열에너지는 전 세계 최종 에너지소비의 51%다. 전기에너지소비 17%의 약 3배에 달할 만큼 전력중심의 에너지 공급체계에 변화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재생열에너지에 대한 R&D 활성화와 이미 우리나라도 추진한 바 있는 신재생열에너지공급의무화(RHO: Renewable Heat Obligation)제도나 인센티브(RHI: Renewable Heat Incentive)제도 도입이 필요하다. 또한 신재생에너지 보급사업에 PVT와 태양열 히트펌프같은 융합시스템도 포함시켜야 한다. 

■ 업계에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PVT, 태양열시스템, 태양열 히트펌프 등 재생열에너지 활성화를 위해서는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선결 요건이다. 태양열업계에서도 설치 후 철저한 사후관리 및 소비자들(REMS 연계 포함)에게 보다 친절한 정보 제공 등을 통해 신뢰회복에 더욱 힘써야 한다. 이와 함께 태양열설비 용량(km2)도 다른 신재생에너지원과 동일한 설비용량 단위(예: MW)로의 변경을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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