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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리포트

[특별기고] 히트펌프의 오해와 진실

히트펌프 인식 변화로
E절약기기 자리매김 기대

여름철과 겨울철이 되면 전력수요량 관련 뉴스를 많이 볼 수 있다. 여름철의 기록적인 폭염으로 전력수요는 계속 상승하고 있으며 올해 8월에도 9만MW 이상의 최대 전력수요를 기록했다. 피크 때 전력예비율은 6.7%로 이는 순환정전사태가 발생한 2011년 9월의 5.0%에 바짝 다가선 수준이다.


예비전력이 지나치게 줄어드는 주요 원인으로는 예측하지 못한 과다한 냉방 전력소모를 꼽을 수 있다. 2009년 이후 하절기에만 발생하던 전력피크가 동절기에도 발생하고 있어 하절기와 동절기 전력 피크타임에 전력소모를 줄이기 위한 많은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피크타임에 전력사용을 제한해 전력 소모를 감소시키는 것은 기본적인 한계가 있으며 기존 시스템에 대비해 고 효율의 냉방 및 난방시스템을 도입해 사용함으로써 소비전력을 저감시키는 방법이 보다 효율적인 관리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세계 각국은 에너지 및 환경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안정적인 에너지공급원 확보를 위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특히 미국, 유럽, 일본 등에서는 히트펌프를 신재생에너지로 지정해 에너지이용 효율화를 기하고 있으며 히트펌프의 보급 확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또한 인센티브제도를 통해 세금혜택과 대규모 투자 및 연구 지원이 이뤄지며 적극적인 사용을 장려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히트펌프에 대한 인식부족으로 인해 많은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있으며 이는 히트펌프 대중화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정부 정책측면에서 히트펌프 사용이 권장 난방기가 아니라 규제대상으로 간주되고 있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현실이다. 이에 따라 히트펌프에 대한 ‘오해와 진실’에 대해 명확히 설명하고 히트펌프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통해 히트펌프가 에너지절약장치로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한다.


히트펌프로 냉난방이 가능한가?
일반적으로 펌프는 유체를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보내기 위한 기기를 의미하는데 히트펌프는 물 대신 열을 온도가 낮은 쪽에서 높은 쪽으로 보내기 위한 기기다. 히트펌프는 에어컨과 마찬가지로 압축기, 응축기, 팽창장치, 증발기 등의 부품으로 구성돼 있다. 히트펌프는 냉난방 전밸브를 이용해 냉매흐름의 방향을 역으로 변환시킬 수 있어 에어컨과 동일한 요소부품을 사용해 냉난방 겸용 기능을 담당할 수 있다.


더운 여름철에는 실내의 열을 흡수해 실외로 방출함에 따라 실내를 냉방하게 되며 추운 겨울철에는 실외의 열을 흡수해 실내로 방출함에 따라 실내를 난방하게 된다. 기존에는 여름철에는 에어컨을 사용해 냉방을 하고 겨울철에는 온풍기 또는 보일러를 사용해 난방을 실시하고 있어 2대의 기기가 필요했다. 하지만 히트펌프는 한 대의 기기로 연간 냉방과 난방을 모두 꾸준히 담당할 수 있어 기기의 사용효율이 매우 높고 초기 투자비대비 효과 크게 나타난다.


히트펌프는 추운 날씨에 작동하는가?
양수펌프는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물을 보내는데 높이차가 커질수록 보낼 수 있는 수량은 감소한다. 마찬가지로 히트펌프는 저온부에서 고온부로 열을 전달하기 때문에 저온부와 고온부의 온도 차이가 커질수록 난방능력은 감소하게 된다. 이에 따라 ‘히트펌프는 추운날씨에 동작하지 않는다’라는 인식이 있는데 이런 점을 극복하기 위해 인버터 기술과 인젝션 기술 발전으로 추운 날씨에서도 비교적 안정적인 성능을 나타내고 있다.

인버터 기술을 이용해 기후조건에 맞도록 압축기 회전수 제어를 통해 시스템 용량을 조절하게 된다. 추운 겨울에는 압축기 회전수를 증가시켜서 높은 난방용량을 확보해 최적운전을 하게 된다.


하지만 높은 압축기 회전수로 운전하는 경우 압축기 토출온도가 증가해 시스템 신뢰성이 저하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응축기를 통과한 냉매의 일부를 압축기로 인젝션해 압축과정 중 중간냉각을 실시, 토출온도 제어 및 난방용량 증대에 기여할 수 있다. 또한 열원의 다양화를 통해 난방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지열히트펌프시스템의 경우 겨울철에 외기온도보다 지중온도가 더 높기 때문에 난방능력이 크게 증가되는 이점이 있다. 열교환 매체로 물을 사용하기 때문에 열전달 측면에서 공기열원에 비해 훨씬 더 유리하다는 장점도 있다.


히트펌프의 효율이 전기히터 및 보일러와 비교해 높은가?
석유, 가스 등의 연료를 이용하는 난방기기의 효율은 80%, 전기히터의 효율은 발전효율을 고려하면 36%로 보통 나타난다. 히트펌프는 저온에서 열을 흡수해 고온으로 열을 방출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히트펌프가 사용한 전기에너지에 비해 더 많은 열을 난방 시 공급하게 된다. 일반적인 히트펌프의 난방용량은 사용한 전기에너지의 3배 이상이 되며 발전효율을 40%로 가정했을 때 난방용량은 연료의 120% 정도로 나타난다. 이에 따라 히트펌프는 전기히터의 효율 36%에 비해 2~3배, 연료를 이용하는 난방기기의 효율 80%에 비해 1~1.5배의 효율을 나타내게 된다.


이에 따라 전기난방기기를 대체해 히트펌프를 사용하는 경우 표준난방조건에서 전력소모를 1/3까지 줄일 수 있다. 최근에는 저소음 고효율 히트펌프 기술 개발로 저온 난방 및 고온 냉방에서 쾌적성 및 절전성이 더욱 향상되는 히트펌프의 이점이 더욱 증대돼 전 세계적으로 히트펌프 보급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히트펌프는 친환경적인가?
석유, 가스를 이용하는 난방시스템 또는 전기히터는 열을 만들기 위해 화석연료를 사용하며 상당한 양의 온실가스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이에 반해 히트펌프는 연소 과정이 아닌 대기의 공기열, 수열, 지열 등을 이용해 에너지를 얻기 때문에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다. 히트펌프 시스템에서의 압축기를 구동시키기 위한 전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발전소에서 발생하는 최소한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있다.


하지만 히트펌프의 높은 효율로 인해 동일한 난방부하 조건에서 석유, 가스 난방기기와 전기히터보다 최대 68% 낮은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보인다. 히트펌프 사용을 통해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크게 감축시킬 수 있으며 히트펌프의 기술 및 효율의 발전을 통해 이산화탄소 감축에 더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또한 과거 히트펌프에 사용되는 냉매는 오존층파괴와 지구온난화의 원인이기도 했다. 몬트리올 의정서에 의해 현재 오존층을 파괴하는 냉매는 거의 사용되지 않고 있다. 온실가스 냉매 사용에 대해서도 다양한 규제와 함께 새로운 냉매가 개발되고 있으며 친환경 형태로 대체될 것으로 보인다.


히트펌프는 전기히터에 비해 따뜻하지 않은가?
전기히터는 복사열로 난방하고자 하는 영역을 가열하므로 난방영역이 좁고 난방속도는 비교적 빠르다. 그러나 전기히터에서 거리가 멀어지면 난방이 부족하게 돼 추위를 느끼게 된다. 히트펌프는 대류에 의해 공기를 가열해 전체 공조공간에 팬과 디퓨져를 이용, 골고루 공급해 실내를 균일온도로 유지해 쾌적성을 높게 유지할 수 있다. 최근에는 빠른 난방공기가 재실자에 직접 도달해 불쾌감을 주는 것을 방지할 수 있는 공기분산기술이 개발돼 재실자의 쾌적성을 향상시키고 있다.


이에 따라 히트펌프에 가까이 있지 않더라도 실내공간 내에서는 고루 따뜻함을 느낄 수 있으며 히트펌프 한 대만으로도 여러 명이 생활하는 실내공간을 충분히 쾌적하게 난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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