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0대 뉴스]학교 환기장치 '추첨' 논란

2021-12-12

전례없는 입찰방식…학부모·업계 반발 잇따라

2년간 미뤄져 온 학교시설 열회수형 환기장치 도입이 올해 재개되며 학부모는 물론 환기업계의 최우선 관심사로 떠올랐다. 그러나 이해관계자간 의견충돌, 전례없는 입찰방식 등으로 도입사업이 혼란에 빠졌다.

미세먼지가 극심해지면서 집중된 실내공기질에 대한 관심은 실내공간에서 코로나19 감염확산 사례가 속출하자 더욱 커졌다. 이를 위해 환기가 중요하지만 외부 유해물질 유입없이 신선한 공기를 들여오면서도 실내 오염공기 및 유해가스까지 제거할 수 있는 기계환기장치가 필요하다. 

이에 더해 냉난방 에너지절감에 유리한 열회수형 환기장치는 실내공간 어디서나 필수적인 제품으로 인식을 확대하고 있다.

학교시설의 경우 취약세대이자 미래세대인 학생들이 활동하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열회수형 환기장치 적용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수년째 이어져 왔다. 그러나 앞서 학교에 적용된 환기장비가 소음·시공 등이 불량한 사례가 발견되며 2019년 도입사업이 전격 중단됐다.

그러나 지난 9월 경기도교육청이 전국 최초로 도입사업 계획을 수립하면서 상황이 급물살을 탔다. 경기도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학교를 보유한 곳으로 전국 교육청에서도 사업결과를 주목하기 때문에 전국적 확산의 시험대로 여겨진다.

당초 경기도교육청은 공동구매의 경우 조달청 입찰기준대로, 개별구매의 경우 일정성능 이상의 제품 중 블라인드·추첨제로 업체를 선정, 5만1,000여개 교실에 열회수형 환기장치를 도입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학부모단체와 업계가 성능에 기반한 제품선정이 불가하며 약자기업 특혜가 우려된다며 이러한 입찰방식에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따라 간담회 개최 등 수차례 의견수렴을 거쳐 입찰방식 변경이 추진되고 있다.

문제는 현재 논의 중인 입찰방식이 전례없는 추첨방식이어서 근본적인 사업목적인 학교의 실내공기질 강화에 적합한 것이냐는 비판이 높다는 점이다. 현재 25개 환기기업 중 추첨을 통해 2곳을 선정한 뒤 조달청의 3가지 입찰방식을 추첨해 선정된 방식으로 2개 기업 중 1곳을 결정한다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제품성능에 대한 수요자의 선택권이 배제되며 설치·운영경험이 없어 검증되지 않은 기업의 제품을 수요기관이 떠안게 된다는 문제가 있다. 또한 제품생산·시공역량이 부족한 기업이 대규모입찰에 당첨될 경우 제대로 납품·시공이 가능할지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실제로 스탠드형 환기장치의 경우 10월까지는 등록제품이 2개였지만 11월 기준 10개가 신규등록됐다. 일부는 납품실적이 없거나 실제 운영을 통한 성능검증이 부족한 제품이다.현재 도입물량은 3만7,000여대로 학교별 신청건수가 저조해 기존 계획된 5만1,000여대에서 급감했다. 

업계에 따르면 개별구매량은 미미해 대부분 12월 중 공동구매에 따른 조달청 입찰로 진행될 예정이며 입찰물량 중 약 70%가 스탠드형일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12월 입찰완료 후 내년 2월까지 적용완료를 목표로 진행되는 이번 사업이 사용자·발주처·공급사 등 모든 주체가 만족한 가운데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여인규 기자 igyeo@kharn.kr
저작권자 2015.10.01 ⓒ Kha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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