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로 기계, 전기, 소방 등 데이터센터(DC) 관련 주요 인프라 산업부문을 통합한 전시회로 기획된 ‘데이터센터 코리아(Data Center Korea 2025’가 첫회부터 의미있는 성과를 거뒀다.
이번 행사는 8월 13일부터 14일까지 양일간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개최됐으며 9,000명이 훌쩍 넘는 사전등록자와 7,000명에 육박하는 참관객이 행사장을 찾았다. 총 53개 기업이 참여해 140여개 부스를 운영하며 최신 DC인프라 기술과 솔루션을 선보였다.
시장조사기관 포춘 비즈니스 인사이트(Fortune Business Insights)에 따르면 글로벌 DC시장은 2025년 약 2,697억달러(약 364조950억원) 규모에서 연평균성장률 약 11.7%로 확대돼 2032년에는 약 5,848억달러(약 789조4,800억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또한 그랜드뷰 리서치(Grand View Research)에 따르면 국내시장은 2024년 약 67억5,190만달러(약 9조1,150억원)에서 2030년에는 142억6,600만달러(약 19조2,59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 기간 연평균 약 13.3%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성장세 속에서 이번 DC코리아는 국내·외시장을 아우르는 기술교류 및 인프라 통합전시의 장으로 참여기업과 기관 모두에게 향후 사업기회를 모색할 수 있는 전략적 플랫폼으로 기대를 모은다.
국내 최초 DC인프라 통합전시, 첫 회부터 성과
올해 전시에는 △귀뚜라미 범양냉방 △금성풍력 △벨리모서울 △삼양발브 종합메이커 △성지공조 △슈나이더 일렉트릭 △스토브리 △신성이엔지 △에스엔유씨엔티(SNUCNT) △엔에스브이(NSV) △월딘 △월드에너지 △유원엔지니어링 △이머스쿨 △일진이앤에스 △이피코리아 △타이거플로우 △피케이아이(PKI) △하이멕 △한국공조엔지니어링 △한국코로나 △효성굿스프링스 △윌로 등 다양한 분야의 주요기업들이 참여해 DC설비 전 영역을 아우르는 전시구성을 완성했다.
행사 개막식에는 △유재열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 부원장 △강성희 대한기계설비단체총연합회 회장 △박진철 대한건축학회 회장 △송두삼 대한설비공학회 회장 △이수연 대한설비설계협회 회장 △이충근 한국기계설비기술사회 회장 △김종국 한국건설기술인협회 기계기술인회 회장 △오양균 한국종합건설기계설비협회 회장 △맹영재 유레드 대표 △조현혁 LG CNS 담당 △이민우 코람코자산운용 본부장 △윤대중 더프리콘 대표 △김영준 다운기술 이사 △이태수 버티브코리아 대표 △연창근 한국설비기술협회 DC기술위원장 △조원표 메쎄이상 대표 등 정·산·학계 인사가 대거 참석했으며 이들은 개막 테이프커팅식에도 함께 나서 DC인프라산업 통합전시 출발을 공식적으로 알렸다.
연창근 설비기술협회 DC기술위원장은 개막 인사말에서 “DC산업은 단순한 저장공간을 넘어 디지털전환 시대의 핵심인프라로 자리잡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전환점을 맞고 있다”라며 “기계, 전기, 소방을 포함한 설비분야 전반이 유기적으로 융합돼야만 전력수급이나 탄소배출 규제, 입지문제 등 복합적 과제에 대응할 수 있다”고 밝히며 이번 통합전시의 전략적 기획의도를 강조했다.
이어 “이번 전시회는 냉각시스템, 전력기술, 안전설비 등 DC 필수요소를 한자리에 모아 관련업계가 실질적 협업을 모색하는 플랫폼이 되고 있다”라며 “산업계, 학계, 공공기관이 함께 지식을 공유하고 정책적 대응 방향까지 모색하는 장으로서 향후 지속적 성장의 토대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평가했다.
또한 그는 “국내 DC산업을 글로벌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통합인프라 기반의 전시와 논의가 필수적이며 이번 행사가 그 시작점이 될 것”이라는 비전을 제시했다.
박진철 건축학회장은 축사에서 “DC산업이 단기간에 1만명에 가까운 참여를 이끌어낸 것은 기계설비와 건축의 융합필요성을 실감하게 한다”라며 “현재 국내에는 151개의 DC가 운영 중이지만 2032년에는 최소 313개 이상으로 수요가 급증할 전망이며 이에 따른 기계설비 산업규모도 5조5,000억원 이상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어 “DC는 하루 24시간 365일, 정밀한 온·습도 관리가 필수인 특수 공간”이라며 “이에 따라 에너지효율적인 설비기술과 안정적인 운영시스템이 곧 시장경쟁력의 핵심이 된다”고 강조했다.
박진철 회장은 “건축과 설비분야의 혁신적 연구와 기술교류가 없으면 건축적 안전성과 기계적 효율성 모두 확보하기 어렵다”라며 “DC시장은 단순한 공간이나 기계장비를 넘어, 친환경설비, 안정성, 에너지효율 관점이 융합된 총체적 인프라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건축학회는 앞으로도 설비공학회와 협력해 정책, 학술, 기술지원을 통해 국내 DC인프라 기준을 한 단계 끌어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개막식 이후에는 VIP 전시장 투어가 이어졌으며 주요 내빈들은 하이멕과 신성이엔지를 포함한 주요기업 부스를 직접 방문해 최신 DC설계, 냉각, 전력, 소방과 안전솔루션 등 핵심기술을 확인하며 산업발전 방향을 공유했다.
정책·기술·시장 트렌드 총망라… 포럼·컨퍼런스로 사업 방향성 제시
이번 전시회에서는 전시와 더불어 DC 정책, 기술, 시장, 제품, 트렌드를 아우르는 다양한 포럼과 컨퍼런스가 개최됐다. 특히 개막식 직후 열린 포럼은 △연창근 한국설비기술협회 DC기술위원장(좌장) △강승훈 한국DC연합회(KDCC) 팀장 △맹영재 유레드 대표 △조헌혁 LG CNS 클라우드DC사업담당 △김영준 다우기술 이사 △윤대중 더프리콘 대표 등이 참여해 정책과 시장 전반에 대한 의견을 공유하고 산업 환경 분석을 통해 원활한 사업 방향성을 제시했다.
이와 함께 부대행사로 마련된 총 6개의 컨퍼런스 세션 중 세션1 ‘DC 정책과 미래’(좌장 이철희 삼우엠이피컨설턴트 대표)에서는 △AI시대 인프라 정책의 전환점- DC 정책, 다시 설계할 시간(맹영재 유레드 대표) △DC 재생에너지 공급을 위한 국내 RE100 현황(최종원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박사) △DC for AI(모기진 한국HPE 전무) △2024~2025년 DC 설계동향 및 2026년 예상 설계트렌드(박배균 하이멕 본부장) △한전 전력통신망 소개 및 협력모델(윤종현 한국전력공사 ICT기획처 인프라계획실 부장)이 발표됐다.
세션2 ‘전문가 교육(좌장 조진균 한밭대학교 교수)’에서는 △DC TCS 모듈설계 및 수랭식 시스템 에너지평가(조진균 한밭대 교수) △고발열 서버 냉각장치용 하이브리드 UPS 및 AI DC용 파워솔루션 소개(임승범 이온 이사) △DC 서버룸 냉각수 공급을 위한 포인트 버퍼탱크(여경윤 포스코 팀장) △DC 미래- 우주DC(양창환 우주항공청 사무관관) 발표가 이어졌다.
세션3 ‘테크니컬 엔지니어링(좌장 김성일 한국공조엔지니어링 이사)’에서는 △고집적 DC디자인 전략(유남선 삼우건축사사무소 그룹장) △모듈러 DC 적용(전재필 디토건축사사무소 대표) △AI 팩토리와 반도체 발열의 역습(박광식 PKI 대표) △AI DC 냉각솔루션- 정밀 액냉각방식(명태운 한국공조엔지니어링 팀장)이 논의됐다.
세션4 ‘전문가 교육 2’에서는 △DC 화재안전설계의 변화(황금숙 하이멕 사업부장) △AIDC 최적 가스터빈 발전기(문용균 지엔씨에너지 플랜트팀 수석) △AI 워크로드 대응을 위한 고밀도 냉각인프라 기술전략(이수영 버티브코리아 이사) △DC 관제에서 AI기술의 활용(강나루 오토시멘틱스 대표) 발표가 진행됐다.
세션5 ‘테크니컬 엔지니어링 2(좌장 홍민호 하이멕 부문사장)’에서는 △DC 소화설비(박나미 한백에프앤씨 방재연구소장) △AI DC 시대 대비 안정성 및 효율성 향상 스마트&친환경 MV 솔루션(신형호 슈나이더 일렉트릭 코리아 매니저) △탄소중립시대 그린DC 전기인프라 구축전략(조병규 하이멕 사업부장) △고성능 고밀도 컴퓨팅 DC환경에서의 파워 모니터링 및 이상진단(나광호 어니언소프트웨어 팀장) △DC 물리보안시스템(PPS) 적용기준 및 TVRA 평가기법 소개(양재성 에스원 수석) △AI DC 수랭각 기술개발 동향 및 신뢰성(김진관 우신기연 연구소장) △하이퍼스케일을 위한 냉각혁신- 국내 이머전쿨링 실증과 확산(진의선 데이터빈 연구소장)이 발표됐다.
세션6 ‘전문가 교육 3(좌장 김기홍 기성이앤씨 사장)’에서는 △지속가능한 DC를 위한 글리콜 실시간 모니터링과 수처리 전략(손준석 한국이콜랩 부장) △Flow Solutions for Data Centers(유열 조지피셔코리아 매니저) △Make the invisible visible: AI와 디지털트윈이 바꾸는 DC 냉각(박민혁 아텍스-에코센스 총판 선임매니저) △DC 리퀴드쿨링을 위한 퀵커플링 솔루션(이영준 스토브리코리아 팀장) △DC 분산전원 연료전지(김형기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 수석) △지속가능한 DC를 위한 스마트워터 솔루션(이용철 윌로코리아 팀장) △SDI UPS 백업용 배터리시스템 소개(엄재필 삼성SDI 그룹장)이 공유됐다.
위성곤 의원, 전시회서 업계의견 청취… DC인프라·정책개선 논의
특히 이번 전시가 진행되는 동안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8월14일 전시장을 방문해 업계 관계자들과 만나 DC산업 발전과 인프라 확대를 위한 제도·인프라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좌담에는 △위성곤 국회의원 △연창근 한국설비기술협회 DC기술위원장 △김용원 한국설비기술협회 사무국장 △김태형 신성이엔지 상무 △김보라 메쎄이상 본부장 등이 참석했다. 좌담에는 액침냉각 상용화 현황, 수도권 규제와 지역 인프라 공백, 전력·통신망 동시 구축, 효율 기준(PUE) 등 제도정비 과제 등이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위성곤 의원의 액침냉각 상용화 동향 질문에 대해 연창근 위원장은 “액침냉각시장은 아직 형성됐다고 보기 어렵다”라며 “국내 액침DC는 상업용·기업용보다 시험·연구용 중심”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는 랙당 10~12kW는 공랭으로 대응 가능하지만 14~16kW급 고발열 서버는 공랭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서버 부착형 수랭식 등으로 20kW 수준까지 보완하는 흐름”이라고 부연하며 “CDU 등 장비는 국내개발이 진행 중이나 글로벌 벤더가 선점한 제품을 도입하는 경우가 많아 국산화 확산에 제약”이라고 현황을 짚었다.
또한 국산기술 경쟁력에 대해서는 “퀄리티는 상당히 좋지만 글로벌시장에서 아직 충분히 인정받지 못했다”면서도 “최근 2~3년간 국내 공조업체에 완제품 설치물량이 늘고 일부 대기업은 냉동기·CDU 등을 자체개발해 자사·외부센터에 적용하는 긍정적 변화도 있다”고 공유됐다.
다만 연창근 위원장은 “국내 정책제동으로 사업이 어려운 실정이어서 일부사업은 베트남·인도 등 해외진출을 추진하는 중”이라고 국내규제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한편 입지·인프라 이슈에 대해 현장에서는 “‘서울에 DC 짓지 마라’는 식의 규제 속에서 지방 이전을 요구하지만 통신 네트워크가 받쳐주지 않으면 센터는 무의미하다”라며 “수도권 외 지역은 통신망이 산업화 수준으로 충분히 갖춰져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위성곤 의원은 전력요금 정책변화와 관련해 “지역별 차등요금제가 도입되면 수도권 입지는 매우 불리해질 수 있다”라며 “구조적으로 그 방향으로 갈 가능성이 높으며 장기적으로는 구간단위로 요금체계를 세분화해 ‘수도권 진입료’ 성격으로서 수도권 전력사용 억제정책이 강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전력·통신망 동시구축 필요성도 제기됐다. 참석자들은 HVDC 등 송전선로를 구축하는 대규모 사업에서 통신망을 함께 매설하는 ‘원샷’ 방식이 민원·비용을 줄일 수 있지만 현재는 전력과 통신선로가 따로 추진되는 관행이 크다는 점을 언급했으며 전력케이블과 통신케이블은 완전히 별도 체계이므로 공동계획과 시공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에너지효율기준과 제도정비와 관련한 위성곤 의원의 질의에 대해 연창근 위원장은 “중국, 싱가포르 등은 PUE 1.5 이하와 같은 기준이 있으나 국내는 그린DC인증, LEED인증 등 권장 수준에 그치고 있으며 법적기준은 부재하다”라며 “고효율DC의 수도권 입지를 허용하는 ‘AI DC 진흥법(발의안)’이 발의된 가운데 이에 대한 업계기대는 형성되고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또한 전력요금정책 파급효과에 대해 현장은 “요금제 인상은 건물주가 아닌 임차 이용자에게 전가되는 구조여서 실제 피해는 국내기업, 특히 중소기업에 집중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이에 따라 요금제보다 ‘짓는 단계’의 규제를 정교화해 효율·안전기준을 확실히 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제안도 제시됐다.
연창근 위원장은 간담회 자리에서 “이번 전시의 취지는 기계가 주관했지만 전기·통신·소방까지 포괄하는 통합플랫폼을 만들자는 데 있다”고 설명하며 “분절된 업·단체 구조를 통합하고 학술·기술·엔지니어링의 연계를 강화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위성곤 의원은 “국토부장관과 관련 단체를 만나 현장의견을 듣겠다”고 밝혔으며 전시장으로 이동해 하이멕, 신성이엔지 등 부스를 투어하며 기술정보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이번 DC코리아 2025는 첫 회임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참관객과 기업참여, 그리고 정책·기술·시장동향을 아우르는 포럼과 컨퍼런스까지 성공적으로 치러내며 국내 DC산업 성장가능성을 확인시켰다.
특히 기계·전기·소방 등 인프라 전반을 통합한 전시와 다양한 전문가 논의는 향후 산업발전 방향성을 제시하는 계기가 됐다. 업계는 이번 행사를 통해 확보된 네트워크와 논의를 바탕으로 글로벌시장 확대와 국내 인프라 고도화를 동시에 추진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