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그린빌딩협의회(KGBC)는 1월9일 제129차 정기포럼을 개최했다. 행사는 비대면(zoom)으로 진행됐으며 ‘탄소중립 및 주거환경 쾌적성을 위한 실내공기질 개선 방안 연구’를 주제로 했다. 이번 포럼에는 업계 종사자 20여명이 참석했다.
목질화 리모델링, 산림순환경영 정책 핵심
장성진 경상국립대 교수는 ‘목질화 리모델링에 따른 실내공기질 영향성 평가’를 주제로 발표했다. 이번 발표는 탄소중립 건축실현을 위한 친환경재료로 목재가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실내 목질화 리모델링이 실내공기질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를 소개했다.
한국은 산림순환경영 정책에 맞춰 산림자원 선순환체계를 갖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 효과를 보지 못했다. 국내 목재자급률은 15% 수준으로 미국, 독일이 각각 70%, 50% 수준인 것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며 한국과 비슷한 산림면적을 가진 일본의 40%에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따라서 국산목재를 활용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며 목질화 리모델링도 국내 목재자급률을 높일 수 있는 한 방안이다. 그러나 아직 목재에서 방출되는 BVOC(생물학적 휘발성유기화합물)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가 충분히 진행되지 않았다는 문제가 있다.
장성진 교수는 “기존 연구는 대부분 BVOC 총량에만 집중하며 제한적 데이터를 가지고 인체에 긍정적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라며 “아직 BVOC의 인체 및 환경안정성에 대한 근거가 부족해 목질화 리모델링을 수행했을 때 발생하는 BVOC를 보다 다각적으로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편백나무 △낙엽송 △잣나무 등 주요 수종에서 방출되는 BVOC 성분 중 △α-피넨 △β-피넨 △리모넨 등이 대표적인 화합물로 확인됐다. 특히 편백나무에서 α-피넨과 β-피넨 방출량이 상대적으로 높았으며 옹이 유무에 따라 방출량에 차이가 발생했다. 옹이가 있는 편백나무 BVOC 방출량은 옹이가 없는 경우보다 더 높았다.
목질화 리모델링 실증 분석, α-피넨 등 BVOC 방출 증가
목질화 리모델링 실제 사례로는 D 초등학교와 S 초등학교에서 다목적공간과 보건실에 편백나무와 낙엽송을 적용했다. 편백나무 적용 후 α-피넨 방출량이 기존 대비 최대 500배까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공간에서 α-피넨이 전체 BVOC 방출량 76%를 차지하는데 α-피넨은 항염증 및 항균 등 인체에 긍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M 어린이집의 경우 목재적용 비율이 약 10%에 불과했음에도 불구하고 리모델링 후 지속적인 환기를 통해 TVOC(총휘발성유기화합물)와 포름알데히드 농도가 감소하는 등 긍정적 결과가 나타났다. J 대학교에서는 목재적용 비율이 25%였으며 방학기간에 시공을 했기 때문에 환기가 이뤄지지 않아 BVOC 농도가 지속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성진 교수는 “향후 BVOC 성분별 영향에 대한 심층연구와 정책개선이 필요하다”라며 “이번 연구를 통해 목질화 리모델링이 친환경건축에 중요한 역할을 하면서도 실내공기질 개선방안을 모색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보조급기, 주방 유해물질 제거에 탁월
양영권 LH 토지주택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공동주택의 주방 보조급기 성능 평가 및 적용성 검증”을 주제로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공동주택 주방 유해물질을 효과적으로 배기하기 위해 보조급기 유형별 성능을 비교 분석하며 천장형 보조급기 적용을 위한 최적값을 도출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주방 보조급기는 조리과정에서 발생하는 열과 오염물질이 실내로 확산되지 않도록 적절한 공기를 보충해 배기효율을 높이는 장치를 의미한다. 기존 연구에 따르면 주방 보조급기는 미세먼지(PM2.5) 및 TVOC 제거에 효과적이며 적절한 풍량과 풍속 및 급기구 배치가 성능에 큰 영향을 미친다.
국내‧외 선행연구에 따르면 주방 보조급기는 레인지후드와 함께 사용할 경우 조리 중 발생하는 유해물질을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지만 설치방식과 공간제약 등으로 인해 일반화되지 못한 상황이다. 따라서 이를 효과적 설계를 통해 최적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번 연구는 LH 토지주택연구원의 세종시 타워형 실증 실험동에서 진행됐다. 주방 급·배기 시스템을 비교 분석하기 위해 다양한 케이스를 설정해 실험을 진행했으며 각 케이스별 유해물질확산방지 효과, 소음변화, 냄새확산방지 효과 등을 측정했다.
천장형 급기, 유해물질 차단성능 우수
실험 결과 유해물질확산 방지효과는 Case 4(레인지후드 + 천장형 보조급기)가 가장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리 시 발생하는 고온의 수증기와 오염물질이 천장까지 상승해 확산되는 것을 천장형 급기가 효과적으로 차단했으며 온도변화는 약 0.78℃로 가장 낮았다.
주방조리냄새 확산방지 효과를 평가하기 위해 피시험자 4인을 대상으로 관능시험을 실시한 결과 천장형 보조급기 적용 시 냄새 확산시간이 가장 늦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피시험자 간 반응 차이가 있어 명확한 규정이 어려운 점이 한계로 지적됐다.
또한 주방 보조급기에 의한 추가소음은 거의 없었으며 레인지후드 동작 시 발생하는 소음과 동일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주방 보조급기 소음은 평균 45~62dB로 거주환경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수준이었다.
실험결과를 바탕으로 라인형 디퓨저, 토출각도 20~30°, 풍향 50CMH, 이격거리 50~100cm의 천장형 보조급기가 최적설계조건인 것으로 나타났다.
양영권 연구원은 “천장형 보조급기를 활용한 급·배기 시스템은 주방에서 발생하는 유해물질 확산방지에 매우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라며 “다만 이번 연구를 LH 공동주택에 도입하기 위해서는 추가적 실증과 표준설계지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