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과 에너지전환시대의 핵심 전략으로 ‘전기화’가 주택부문으로 확산 중입니다. 특히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22년 보고서에서 2030년까지 신규 가정용보일러 판매를 전면 중단하고 전기 히트펌프 중심의 냉난방 전환을 유도해야 탄소중립이 가능하다고 명시했습니다. 히트펌프(Heat Pump)는 냉방과 난방을 모두 담당할 수 있으며 전력만을 사용하고 효율(COP)이 높아 ‘전기화’의 핵심수단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EU는 REPowerEU정책을 통해 2029년까지 가정용 가스보일러의 단계적 금지 및 히트펌프 3,000만대 보급계획을 수립했으며 미국은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기반 히트펌프·전기난방 보조금 확대, 주정부 단위 가스보일러 설치금지 조례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일본은 ZEH(제로에너지하우스) 보급과 연계해 전기식 급탕·난방전환에 대한 보조금을 지속 확대하고 있으며 중국도 북부도시 중심으로 지열·전기식 히트펌프 보급을 확대해 대규모 탄소저감 효과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건물에너지 소비량의 59%를 차지하는 냉난방은 화석연료에 의존하고 있으며 세계 각국은 건물 탄소배출 제로를 목표로 재생열에너지 보급이 확산 중입니다. 하지만 한국은 도시가스 기반 보일러를 통한 난방비중이 80% 이상입니다. 공동주택을 중심으로 가스인프라가 탄탄해 쉽게 전기화 전환정책에 동참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주택용 히트펌프 보급은 높은 초기설치비, 소비자 인식부족, 민간 주택규제 미비 등으로 보급확산 속도는 아직 제한적인 상황입니다.
다만 서울시가 지난해 7월 발표한 ‘서울형 건물에너지 정책 추진계획’에 따르면 세계적 추세에 맞춰 관련법을 개정해 공기열히트펌프 보급을 활성화하고 기존건물의 에너지효율 향상에 나서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은 다른 주요국가와 달리 공기열을 신재생에너지로 분류하지 않아 국가지원이나 보급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법령개정 노력이 필요합니다. 특히 신축건물은 지열설비 설치가 쉽지만 기축건물은 다소 어려움이 있으므로 공기열원 히트펌프 설치가 더 나은 방안으로 제시되고 있습니다. 향후 보다 고층화되는 공동주택에 대한 제로에너지빌딩(ZEB) 3등급 의무화를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지열, 태양광 등만으로는 만족시키기 어렵다는 것이 중론입니다. 이에 따라 공기열원을 재생에너지범주에 포함시키는 신재생에너지법 개정안이 대표발의됐지만 이를 통한 기계설비산업의 전반적인 타격을 우려한 단체들의 반대입장이 단호합니다.
공동주택, 전전화 핵심 ‘히트펌프’
주거분야 온실가스 저감, 즉 탄소중립을 위해서는 가장 많은 에너지가 소비되는 냉난방·급탕분야에 대한 탈탄소화가 시급합니다. 이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차세대 전기형 공동주택 제로에너지화 기술개발 및 실증’ 연구용역이 에너지기술평가원이 발주하고 브이산업 컨소시움이 수주해 본격적인 기술개발에 들어갔습니다.
이번 R&D는 공동주택의 냉난방 및 급탕포함 100% 전기에너지 기반 P2H 복합에너지시스템을 설계하고 효율적·안정적인 에너지공급·수요관리를 위한 운영플랫폼을 개발해 고효율 전전화 제로에너지 건축기술을 실증하는 것입니다. 차세대 전기화 제로에너지 공동주택을 구축해 세대 및 단지내 신재생에너지, 재생열에너지, 히트펌프, 차세대 열네트워크 등을 공유 운전하고 Home EMS를 적용함으로써 전기형 공동주택을 통한 제로에너지건물 활성화를 달성하는 기술개발 및 실증입니다.
특히 50세대 이상 공동주택단지에 대한 사용에너지 전전화, 단지형 신재생에너지 및 재생열에너지를 기반으로 차세대 열네트워크 및 에너지저장시스템을 구축합니다. 또한 all-electric home 에너지운영 EMS를 기반으로 전기화 제로에너지 공동주택을 구현합니다. 이를 통해 종전 공동주택 냉난방 및 급탕시스템을 적용한 공동주택을 베이스라인으로 삼고 이들에 비해 온실가스 배출량 20% 이상을 감축하며 운영비용 20% 이상을 절감하는 공동주택을 구현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지금까지 건물부문의 탄소중립을 위한 전기화와 재생에너지를 연계한 히트펌프와 관련된 기술개발 및 실증연구는 비주거용 건물이나 단독주택 및 저층 주거용 건물을 중심으로 추진됐습니다.
하지만 공동주택의 에너지효율화 및 재생에너지 활용성을 높이는 보급 가능한 전기화기술은 국내 건설시장에 도입이 시급합니다. 이런 관점에서 볼때 이번 R&D를 통해 공동주택의 주거 쾌적성을 만족하면서 제로에너지건축물 등급 향상이 가능한 기술개발 및 실증 결과가 나오기를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