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전력수요관리의 중요성이 대두됨에 따라 고효율기기 사용이 더욱 장려되고 있다. 이러한 고효율기기 보급은 국가적으로도 전력피크에 쉽게 대응할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고 사용자 입장에서도 에너지비용 절감으로 인한 경제적인 기기운영이 가능하다.
기기 자체가 전기를 조금만 소모해서 작동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상황에 따라 전기를 적게 사용해도 될 때 필요한 만큼만 기기를 움직이는 것도 투입을 줄여 효율을 올리는 방법 중 하나다. 이러한 융통성 있는 작동이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 바로 인버터다.
인버터는 이미 광업, 철강, 기계, 자동차 등 산업 전반은 물론 일반인들도 쉽게 접할 수 있는 가정용까지 기기까지 사회 전 분야에 걸쳐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특히 에어컨, 냉장고 등 갈수록 높아지는 효율등급기준에 맞추기 위해서는 이제 기기의 인버터 적용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다는 것이 현실이다.
인버터란
인버터는 교류를 직류로 변환하는 CONVERTER(컨버터)와 그 직류를 가변전압, 가변주파수의 교류로 만들어 출력하는 INVERTER(인버터) 부로 구성돼 3상 유도 전동기 속도를 제어하는 장치다.
사전적 의미로는 DC전원을 AC전원으로 변환하는 전원변환장치를 일컫는 것이지만 일반적으로는 AC전원의 전압 및 주파수를 제어하기 위한 전력변환장치까지 통칭한다.
인버터의 주된 사용처는 철도, 태양광발전 등과 같이 고용량 혹은 속도제어가 필요한 곳에서부터 앰프, 냉장고, 에어컨 등과 같이 일반 가정용 전자제품까지 매우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인버터는 사용하고자 하는 목적에 알맞게 적용해 사용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 팬, 압축기 등의 요구용량, 압력 등 부하상태에 따라서 회전수를 손쉽게 제어함으로써 전동기 구동전력을 절감하며 유량, 압력 센서신호로 자동제어를 실현, 에너지절약에 도움을 준다.
또한 생산에 필요한 최적속도 제어로 각 기계 장치간 속도조절을 통해 제품의 품질 및 생산성 향상과 기계 구동부에 무리를 주지 않는 기동정지, 무부하 시 저속운전에 의해 설비의 수명연장에도 영향을 미친다. 특히 엘리베이터 등 이송장치 적용 시 부드러운 가감속에 의해 승차감 향상 및 화물이 넘어지는 것을 방지할 수도 있다.
또한 인버터는 직류를 교류로 변환하는 동시에 전압도 220/110V로 변환해 주는 역할을 하므로 전력 어댑터라고 할 수 있다.
인버터의 종류는 크게 주회로에 따라 전압형과 전류형으로 구분할 수 있으며 제어방식에 따라 전압제어와 전류제어 두 가지 방식에 따라 분류할 수 있다. 범용 인버터 등에서는 출력주파수에 비례해 출력전압을 제어하는 전압제어방식을 사용하고 있으며 속응제어를 필요로하는 용도에서는 출력전류를 제어하는 방식으로 하고 있다.
특히 인버터는 블랙아웃을 초래하는 전력피크 완화에도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
한국에너지공단이 공개한 ‘인버터 이용실태 조사 및 보급기준 연구’ 자료에 따르면 산업계에서 주로 사용하고 있는 인버터의 용도별 전력절감률을 분석한 결과 팬이 43.13%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다음으로 △블로워 36.33% △펌프 35.11% △공기압축기 22.98% 순으로 분석됐다. 부하기여도 측면에서도 △팬이 43.27% △블로워 36.40% △펌프 35.16% △공기압축기 23.01% 순로 분석됐다.
압축기 속도제어로 효율향상
인버터의 능력은 압축기에 들어가는 전원의 주파수를 임의적으로 조절해 회전수를 필요에 따라 가변시키는 것이다.
본래 정격전압에서는 항상 같은 속도로 100% 능력을 발휘하지만 인버터를 적용할 경우 10%, 20%, 30%… 등 필요한 용량의 압축기를 여러개 보유한 것과 같다.
에어컨으로 예를 들면 실내온도가 35℃이고 설정온도가 27℃라면 일반 정속형 에어컨은 100% 성능을 쭉 발휘해 27℃까지 온도를 떨어뜨린 다음 가동을 멈춘다. 그리고 벽이나 문틈을 통한 열전달로 온도가 올라가면 또다시 100% 성능으로 가동해 온도를 떨어뜨린다.
하지만 인버터 에어컨은 실내온도와 설정온도의 차이가 줄면 열전달로 인한 온도 상승분만 만회할 정도로 압축기의 회전수를 줄여 운전을 계속한다. 즉 온도차가 클 때는 100% 성능을 발휘하지만 약간의 냉방으로 설정온도를 유지할 수 있을 때는 10% 성능으로 에너지절감이 가능한 운전을 실행하는 것이다.
에어컨의 효율은 압축기보다 열교환기가 크면 클수록 좋아진다. 정속형은 압축기와 열교환기가 고정돼 있으니 COP가 항상 똑같지만 인버터에어컨은 열교환기는 그대로지만 압축기를 10%만 가동시켜 효율이 상승하는 것이다.
자동차가 시동을 걸 때 기름을 많이 소모하는 것처럼 에어컨도 모터가 멈췄다가 다시 움직이려면 높은 전기량을 사용해야 한다. 약간의 전기를 사용하면서 성능을 낮춰 실내온도를 유지하는 것이 투입을 줄이고 효율을 올리는 방법이다.
특히 에어컨은 기간에너지소비율을 따지는데 누적되는 부분부하 운전이 얼마나 많으냐에 따라서 전체 효율이 결정되기 때문에 인버터의 적용 유무가 큰 영향을 미친다.
인버터 드라이브 미세설정, 효율에 직결
인버터는 많은 산업분야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범용인버터가 있다. 하지만 에어컨이나 냉장고에서 사용되는 인버터는 좀더 세심한 기술이 필요하다.
일반 정속형으로 사용하는 압축기에 인버터로 전원 주파수만 바꿔서 돌리면 조정이 되긴 하지만 원래 목적인 효율이 올라가지는 않는다. 고효율을 위해 영구자석을 넣어 인버터전용 압축기로 만들고 핵심기술인 인버터 드라이브도 조정해줘야 한다.
에어컨뿐만 아니라 전기자동차, 엘리베이터, KTX 등 모터의 속도를 제어하는 곳에서 광범위하게 쓰이는데 얼마나 정교하게 제어하느냐에 따라 성능이 결정된다.
일반 산업용과는 다르게 효율싸움이 치열한 에어컨에 들어가는 인버터 드라이브는 압축기 특성에 맞춰 튜닝을 해줘야 하는데 이게 바로 생산기업의 노하우다.
중소기업이 인버터에어컨을 생산하기 어려운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국내에서는 LG전자, 삼성전자, 오텍캐리어만이 인버터 제품을 생산하고 있을 정도이며 해외 HITACHI사처럼 에어컨용 특화 인버터만 개발해 파는 업체들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