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킨은 가정용부터 업무용, 산업용까지 공조기 전분야와 냉매 및 불소수지 관련 화학제품을 사업화하고 있으며 1924년 일본 오사카에서 창업해 올해로 100주년을 맞이하는 공조전문기업이다.
기업규모는 2022년 3월말 기준 매출 약 4조엔(약 35조4,000억원), 종업원 약 10만명이며 170개국 이상 국가에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글로벌 생산거점은 110개소 이상이며 해외매출과 해외임직원 비율이 80% 이상인 글로벌기업이다.
또한 코로나19 영향을 받은 2020년을 제외하고는 2010년 이후부터 매년 매출과 순이익이 전년대비 성장하고 있다. 2023년 매출은 약 4조2,000억엔(약 37조2,000억원)으로 잠정집계됐으며 창업 100주년을 맞은 올해는 역대 최고실적을 기대하고 있다.
공기 대 물(Air to Water) 히트펌프 선도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다이킨은 최근 관련분야 불모지로 평가받는 북미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홍주태 다이킨 북미지역 총괄법인 주재원(Vice President)을 만나 다이킨 북미사업전략과 글로벌 히트펌프 동향에 대해 들었다.
■ 미국 히트펌프시장 진출배경은 글로벌 공조시장규모는 2020년 34조엔(약 301조2,000억원)에서 2025년에는 43조엔(약 380조9,000억원)으로 앞으로 지속성장이 예측되는 시장이며 이중 북미시장은 중국과 더불어 글로벌 최대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공조업계에서는 글로벌시장에서 1위더라도 에어컨의 발상지이며 글로벌 최대시장인 북미에서 1위가 돼야 진정한 1위라고 말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한편 글로벌 공조방식을 살펴보면 유럽 및 아시아시장과는 달리 북미시장은 덕트식 전관공조가 주된 시장이다. 에너지와 쾌적제어 핵심인 인버터공조기 보급율도 일본 100%, 유럽 85%, 중국이 80%가 넘는 것에 비해 북미시장은 20% 이하를 차지하고 있다.
그만큼 북미시장이 공조기 및 관련분야 시장규모가 큰 반면 앞으로 기술발전뿐만 아니라 사업적 성장기회도 크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러한 북미지역에 부임해 북미 공조시장 변화와 발전에 일조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 각오를 새롭게 다지는 계기가 되고 있다.
■ 다이킨의 북미지역 사업비전은
북미지역의 공조시장이 환경 및 사회적인 측면에서 성장‧발전하기 위해서는 탈탄소화(Decarbonization)와 전기화(Electrification)가 촉진돼야 하며 이를 위해 다이킨은 히트펌프와 인버터관련기술 및 제품확대를 통해 사회에 공헌하고자 한다.
이러한 히트펌프화와 인버터화를 위해 가스‧오일과 같은 기존 화석연료에 의한 난방시장을 공기 대 물 히트펌프시장으로 전환하는 북미시장 신규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 글로벌 공기 대 물 히트펌프 동향과 이에 따른 전략은
먼저 유럽 난방시장 규모를 살펴보면 연소보일러가 약 1,000만대, 히트펌프가 약 1,100만대이며 히트펌프 중 공기 대 물 히트펌프가 히트펌프 급탕기를 포함해 약 200만대 규모다.
또한 유럽 각국의 연소보일러 설치규제와 보일러에서 히트펌프 교체에 따른 인센티브제도를 살펴보면 독일‧프랑스‧영국 등의 경우 2024년 1월부터 신축주택에 대해 보일러설치를 금지하고 있으며 독일‧영국은 보일러에서 히트펌프로 교체 시 부여하는 인센티브 금액을 전년대비 1.5~1.8배까지 증액해 부여하고 있다. 이러한 규제와 인센티브제도로 보일러에서 공기 대 물 히트펌프로 대체하는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북미 난방시장 규모를 살펴보면 히트펌프가 약 465만대, 퍼네스가 약 472만대, 보일러가 약 53만대 규모다.
또한 북미 가스난방기 규제와 히트펌프로 교체에 따른 인센티브제도를 살펴보면 캘리포니아주의 경우 2030년 목표로 가정용‧업무용 가스난방기와 급탕기 판매를 금지하고 있으며 대신 히트펌프로 대체해 600만대 규모를 보급할 계획이다. 뉴욕은 2024년 1월부터 신축주택에 대해 가스난방기와 급탕기설치를 금지하고 있으며 뉴욕, 뉴저지, 매사추세츠, 캘리포니아, 워싱턴 등 일명 환경선진주를 중심으로 인센티브제도가 확대되고 있다.
■ AHR EXPO 출품성과는
다이킨은 글로벌 히트펌프화 규제‧인센티브 제도로 인해 연소보일러와 가스퍼네스시장이 공기 대 물 히트펌프시장으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전환시점에 대해서는 주마다 규제 및 인센티브제도 수준과 향후 시장전망이 상이하므로 이번 AHR EXPO를 통해 전문가들의 의견과 향후 전망을 예측하고자 관련 제품을 출품하게 됐다.
AHR EXPO 기간 동안 많은 규격기관과 관련 단체, 전력회사, 디스트리뷰터, HVAC 및 보일러 판매‧설치기업이 부스에 방문했으며 관련 미팅을 통해 공기 대 물 히트펌프에 대한 높은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다이킨의 공기 대 물 히트펌프는 보조히터 작동없이 실외온도 -15℃에서 70℃ 온수난방, 실외온도 -28℃에서 65℃의 온수난방을 히트펌프만으로 구현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연소보일러에 의한 난방시장을 대체하는데 충분하겠다는 반응도 확인할 수 있었다.
■ 관심있게 지켜본 타사 기술동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LG전자가 큰 규모로 출품했다. LG전자 전체부스에 버금가는 규모로 압축기‧모터 전시부스를 운영한 점이 인상깊었다. 압축기‧모터는 공조기에서는 핵심부품이지만 제품과는 달리 당장 매출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이에 따라 압축기‧모터 등 핵심부품 및 기간산업에 대한 투자와 엔지니어 육성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사업을 추진한다는 것은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심지어 일본 파나소닉은 인도에서의 압축기 신공장 진출계획을 철회했으며 동남아에 압축기 공장을 철수하기도 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다이킨도 압축기‧모터에 대해 관련 기술자 채용확대부터 부품 아웃소싱까지 다각적인 면에서 검토하고 있지만 업계 기술자 부족, 특히 중국업체 공세로 많은 영향을 받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LG전자가 압축기‧모터에도 지속적으로 주력하는 점은 공조관련 업계에 많은 시사점을 주고 있다.
■ AHR EXPO를 총평하면
올해 AHR 엑스포에 많은 기업이 공기 대 물 히트펌프를 출품했다. 한국 삼성전자, LG전자뿐만 아니라 일본 Hitachi, 중국 Gree, Midea, Hisense, TCL 등을 비롯해 Spacepak, Chiltrix, Aermec, Enertech, Wells, Cooper, US Boiler 등 공조분야에 종사하면서도 공기 대 물 히트펌프가 아니면 들어보지 못한 많은 회사가 제품을 선보였다.
이중 일부 중소기업은 이미 미국‧캐나다에서 공기 대 물 히트펌프사업을 전개하고 있으며 중국기업도 캐나다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거나 타사 OEM으로 북미시장에 제품을 공급 중이다.
많은 기업들이 북미시장에 진출해 공기 대 물 히트펌프 시장을 형성해 가고 있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다만 지난 1년간 북미시장을 지역별로 방문 조사해 본 결과 진출기업 제품력 및 기술력 부족으로 보일러에서 공기 대 물 히트펌프로 제품을 교체하더라도 기존 보일러와 병행해 사용하거나 급탕은 별도시스템으로 추가해야 하는 사례가 많았다. 이에 더해 중국기업의 저가 공세, 서비스 유지보수가 원할하지 않은 문제 등이 시장불만으로 확인됐다.
이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북미시장에서 공기 대 물 히트펌프를 사업화하기 위해서는 시장요구에 맞는 제품도입과 기술개발뿐만 아니라 탱크, 팬코일, 에어핸들러, 중저온 라디에이터, 바닥난방, 고압‧고온 차단밸브 등 히트펌프 제품 및 관련제품‧부품에 대한 품질확보와 안정적 공급, 나아가 HVAC 및 보일러 판매‧설치기업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시스템 제공 등이 중요하다는 점이다.
■ 국내 관련기업에 기대하는 바는
이번 AHR EXPO에 한국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참석했으며 북미 히트펌프시장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한국기업이 히트펌프에 대한 기술력과 관련 인프라 측면에서 해외기업보다 결코 뒤지지 않는다고 판단한다.
북미 공기 대 물 히트펌프시장이 형성되고 있는 시점에서 이미 진출해 있는 업체와 중국업체들로 인해 히트펌프가 저평가되거나 시장이 왜곡되지 않도록 함께 시장을 형성‧성장시켜 나갔으면 한다.
AHR 엑스포는 이러한 관련기업이 모두 한곳에 모이는 자리이며 이를 통해 다양한 정보뿐만 아니라 현장 미팅을 통해 바로 사업화로도 연계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하는 자리이니 내년에는 한국기업들과도 협의하는 자리가 있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