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건축학회는 1945년 9월1일 설립된 국내 유일한 종합건축연구단체다. 건축에 관한 학술·예술·기술을 연마하며 건축교육 발전과 건축인 지위향상 및 회원 상호간 친목을 도모함으로써 건축문화 창달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설립됐다.
특히 내년 창립 80주년을 맞이하는 건축학회는 현재 대학 및 교육기관, 연구소, 연구원, 건설사, 건축설계 및 디자인 관련사, 건축엔지니어링 관련사, 친환경건축 관련 컨설팅사, 건축 관련 관공서 등에 소속된 3만여명의 회원들이 본부 및 8개 지회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대한건축학회는 지난 4월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과학기술컨벤션센터에서 제40대‧41대 회장 이‧취임식을 개최하고 2022년 취임한 최창식 제40대 회장(한양대 교수)의 뒤를 이어 박진철 제41대 회장(중앙대 교수)이 취임해 5월1일부로 2년간의 임기를 시작했다.
앞서 2022년 선거에서는 1,295표를 득표한 최창식 회장에게 3표 차이로 뒤져 고배를 마셨지만 지난 2월 선거에서 51.7% 득표로 당선했다. 총유권자 수 6,398명 중 4,654명이 투표에 참여해 72.7% 투표율을 기록한 선거였다.
박진철 건축학회 신임회장은 중앙대학교 건축공학 학사, 중앙대 대학원 건축공학 석‧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미국 미시건대학교에서 박사후과정을 수료했다. 2016년 한국그린빌딩협의회(KGBC) 제11대 회장과 2020년 대한설비공학회 제30대 회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중앙대 건축학부 정교수로 재직 중인 건축학‧건축공학‧건축환경‧기계설비 등 분야 전문가다.
특히 국토교통부 그린리모델링(GR) 서울지역플랫폼 위원장을 역임하는 등 건물부문 탄소중립, 제로에너지건축물(ZEB), 그린리모델링(GR) 등 부문의 활성화를 위해 학술‧정책활동을 활발히 수행해 온 전문가로 꼽힌다. 박진철 건축학회 회장을 만나 취임소감과 함께 향후 건축산업 발전과 건물부문 탄소중립을 위한 계획에 대해 들었다.
■ 회장취임 소감은
지난 2008년 이후 2년마다 실시하는 회원들의 직접 선거에서 최초로 과반수 이상인 51.7% 득표로 회원들의 절대적 지지를 받아 당선됐다. 회원들의 많은 지지와 성원에 감사한다.
2년 전에는 회원들의 과분한 지지와 성원에도 불구하고 스스로의 부족함으로 선택을 받지 못했지만 이번에 다시 기회가 주어져 영광이며 회장 임기 동안 회원들을 위한 학회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쏟아 실망시키지 않겠다.
취임 전까지 선출직‧임명직 부회장, 지회장 등 임원진과 회장단 구성을 마무리했다. 올해 회원수가 3만명을 돌파한 만큼 내년 학회창립 80주년이라는 역사적 시기를 맞아 41대 회장단도 머리를 맞대고 힘을 합쳐 사업을 추진할 것이다.
이번 선거에서 회원들이 압도적 지지를 보내 준 것은 선거에서 내세운 공약에 대해 많은 회원들이 공감했기에 가능했다. 앞으로 회원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공약에 충실하며 차근차근 실천하고자 한다.
■ 공약내용은
먼저 건축학회원들이 적극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공간·편의시설·콘텐츠서비스 등을 마련해 제공할 것이다. 본회와 지회가 동반 발전할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 및 운영을 제시할 계획이며 서울시 서초구 방배동에 위치한 건축센터 강당 환경개선 및 기계식 주차시설 교체, 사당동에 위치한 건축회관 리모델링을 추진함으로써 회원들을 위한 다양한 공간 및 편의시설을 제공하고자 한다.
또한 회원들에게 OTT의 일종인 아키플릭스라는 영상시스템을 활용해 각종 세미나, 학술대회, 건축설계기법, 건축다큐멘터리 등 자료를 숏츠 영상으로 제공함으로써 최첨단 건축문화환경을 제공할 것이다.
둘째로 건축교육 및 인증제도 개선에 나설 것이다. 다양한 건축교육 및 인증프로그램을 개발하는 한편 인증제도 개선을 통해 올바르고 공정한 건축교육을 정립하고자 한다. 건축교육혁신원과 교육부회장을 통해 공급자 위주의 교육에서 탈피한 미래지향적인 건축교육프로그램을 제시할 것이다. 이를 통해 최근 건축시장 위축에 따른 학생 수 감소위기를 극복할 계기를 마련하겠다.
구체적으로는 건축학과 건축공학 통합 프로그램을 마련해 통합입학한 학생이 3학년 진학 시 전공을 선택할 수 있는 제도를 추진할 것이며 학부 4년, 대학원 2년의 건축학 인증프로그램 및 학‧석사 연계과정을 활성화하고자 한다. 영국에서 실시하고 있는 4년제 졸업 후 1년 실습인정 프로그램을 검토하며 5년, 4년, 2~3년제 건축학 비인증졸업자를 위한 프로그램도 구축할 것이다.
이처럼 건축에 대한 기본 및 소양교육을 바탕으로 학생들에게 선택권을 주고 서로 소통할 수 있는 건축교육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셋째로 대한건축학회논문집(JAIK: Journal of the Architectural Institute of Korea)의 SCI 상향등재를 추진할 계획이다. 대한건축학회지는 1985년부터 발행해 올해 8월까지 통권 430호가 발행된 유서 깊은 논문집이다. 2020년 SCOPUS로 등재된 논문집과 영어논문집인 Architectural Research를 통합해 그간 꾸준히 추진해 온 SCI 상향등재를 임기 내 달성함으로써 학술적 위상을 더욱 강화하고자 한다.
넷째로 글로벌 스마트 탄소중립시대를 위한 건축선진화 기반을 마련할 것이다. 국제 공동연구 및 정부‧지자체와 협력해 국가계약법 및 건축서비스 제도개선을 추진할 것이며 이를 통해 건축선진화의 기반을 마련코자 한다. 구체적으로 학회 내 탄소중립위원회를 활성화하는 한편 국내‧외 관련단체 및 기관, 지자체와 MOU 체결을 바탕으로 공동연구사업을 추진하고자 한다. 한국건축단체연합(FIKA: Federation of Institutes of Korean Architects)인 대한건축학회, 대한건축사협회, 한국건축가협회를 비롯해 학회, 협회, 단체들과 공동학술대회‧세미나를 개최함으로써 학회의 학술적‧사회적 기여도를 향상하겠다.
끝으로 내년 창립 80주년을 맞아 시행되는 기념사업은 물론 역사와 전통에 걸맞는 학회역량 강화 및 조직문화 활성화를 위한 역할을 수행하겠다. 건축학술‧교육위원회 활동을 강화하며 유관 건축단체와 상호 친목활동 활성화를 통해 건축분야 소통‧교류‧화합의 문화환경을 조성할 계획이다.
■ 건물탄소중립을 위한 학회역할은
건축학회 부설기관인 건축연구소와 탄소중립건축원을 통해 탄소중립건축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지난 6월 탄소중립 건축기술 및 제도개발을 목적으로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KAIA)와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ZEB기술을 포함한 통합적기술을 건축물에 적용해 실질적 효과를 검증할 필요성에 대해 촉구했다.
3~5년간 중기적 관점에서 실험실테스트, 현장테스트 및 파일럿 프로젝트를 포함한 국책과제가 시행될 필요가 있다. 새로운 기술 또는 프로세스 연구개발은 물론 이러한 건축프로세스 및 기술 적용이 실제로 탄소배출 절감에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를 검증하는 탄소감축 실적도출이 필요한 시기다.
■ 건물탄소중립에 GR역할이 큰데
GR사업은 정부의 그린뉴딜 핵심사업으로서 2021년부터 4년째 시행하고 있다. 전국 건축물의 약 730만동이 기축건물로 이중 준공 후 30년 이상 경과해 노후건물로 분류되는 건축물은 약 38%에 달한다.
정부의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에 따르면 건축물 탄소배출 감축을 위해 2050년 기준 신축건물 100%를 ZEB 1등급으로 추진해야 한다. 또한 기축건물 GR 역시 100% 달성을 전제하고 있으므로 목표시점까지 불과 25년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GR이 시급히 시행될 필요성이 크다. 신축건물 ZEB화에 비해 기존건물을 개선하는 GR이 더 많은 노력과 비용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에 따르면 2030년 건물부문 탄소배출량을 2018년대비 32.8% 감축하며 2050년까지 88.1% 감축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기존건물 전량을 GR로 진행해야 하는 현실에 직면해 있다.
이에 따라 무엇보다도 국민적 참여가 절실하다. GR 참여유도를 위해 학회차원에서 적극적인 홍보를 유도할 계획이다. 학술발표대회 등 학회 주요행사 등을 통해 GR에 대한 인식개선에 노력할 것이며 특히 관‧산‧학‧연 연계 세미나 및 컨퍼런스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현재 각계에서 진행되고 있는 GR프로그램에 적극 동참토록 함으로써 향후 정부예산규모 확대, 새로운 GR정책 및 제도 수용성을 제고할 수 있는 토대를 조성하고자 한다.
“현재 건설경기는 고유가, 고금리 등으로 어려운 시기입니다. 그러나 건축은 의식주의 하나로서 대내‧외적 경제적 상황이나 영향에 구애받지 않고 지속적으로 발전해왔음을 되새겨야 합니다. 최근 스마트도시라는 주제를 통해 건축산업이 새로운 플랫폼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습니다. 건축학회도 스마트도시를 주제로 유관산업과 화합의 장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 중장기적 관점에서 향후 학회 운영방향은
건축학회는 정관에 명시돼 있듯 학술연구 및 교육단체로서 해방 직후 설립돼 국내 최고(最古) 역사를 보유했다. 특히 지난해 회원수 3만명을 넘은 초대형 학회로 성장하기에 이르렀다.
임기 2년은 그리 길지는 않은 시간이지만 지금보다 더 건축문화발전에 기여하는 학회가 되도록 국내‧외 유관 단체들과 협력해 노력을 경주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최근 코로나19라는 유례없는 펜데믹을 겪었으며 현재 건설경기는 고유가, 고금리 등으로 어려운 시기다. 그러나 건축은 의식주의 하나로서 대내‧외적 경제적 상황이나 영향에 구애받지 않고 지속적으로 발전해왔음을 되새긴다면 어려운 시기에도 성장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스마트도시라는 주제를 통해 건축산업이 새로운 플랫폼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건축학회도 스마트도시를 주제로 유관산업과 화합의 장을 준비하고 있다.
임기동안 초심을 잃지 않고 회원들을 위한 학회가 될 수 있도록 회원들과 소통함으로써 다가오는 건축학회 100주년 미래성장플랜을 목표로 학회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