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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근호 한국데이터센터에너지효율협회 회장

 

“지금 DC 업계는 제도적 기반을 갖추는 초기 단계에 있습니다. 다양한 사업자들이 각기 다른 목적을 갖고 협회에 참여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을 하나로 연결하는 접점을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협회는 교육체계 정비와 심화교육 확대를 통해 전문가를 양성하는 한편 시장왜곡을 바로잡고 공익에 기반한 산업 플랫폼으로 기능하겠습니다”

 

한국데이터센터에너지효율협회(KDCEA)는 데이터센터(DC)산업의 에너지효율 향상과 운영전문성 강화를 목적으로 2021년 설립된 비영리단체다. 회원사간 기술교류, 정책대응, 전문인력 양성, 국내·외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DC 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지난 2월18일 KDCEA는 정기총회를 열고 협회의 초대회장으로 류근호 엠피리온디지털 전무를 추대했다. 이날 총회에는 전체 회원사 96개사 중 51개사가 참석해 단독 추대된 류근호 KDCEA 회장에 대한 선임 안건을 만장일치로 가결했다.


KDCEA는 회장직이 공석인 상태에서 사무국 주도로 운영돼왔지만 최근 AI산업 확산과 정부정책 변화에 따라 조직 리더십 정립이 시급해졌으며 이에 따라 류 회장 추대에 업계의 만장일치를 이끌어냈다.


류근호 회장은 쌍용건설을 시작으로 PSINet, 한화그룹, 네이버, 라인 NHN 등을 거쳐 현재 엠피리온디지털에서 민간 DC 구축 프로젝트를 총괄하고 있다. 네이버 DC ‘각’의 기획과 구축을 주도한 바 있으며 수십년간 축적된 실무경험과 글로벌 프로젝트 수행경력을 바탕으로 업계 전반에 걸쳐 높은 신뢰를 얻고 있다.


앞으로 3년간 협회를 대표하게 된 류 회장은 취임일성으로 “이제는 AI보다 인프라가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크다”라며 “협회가 산업계를 대표해 정부정책에 적극 대응하고 DC산업의 실질적 발전을 이끌겠다”고 강조했다.


류근호 KDCEA 초대회장을 만나 현재 DC업계가 당면한 문제와 협회장으로서 앞으로 이를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지에 대해 들었다.

 

■ 초대회장 선출소감은


KDCEA는 설립멤버 중 한 사람으로 참여했던 단체다. 설립 후 3년간 회장 공석이 이어졌다. 그간 느꼈던 책임감이 컸고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판단 아래 이번에 회장직을 수락하게 됐다.


이번 회장역할을 맡게 된 것은 단순한 명예 때문이 아니다. 오히려 책임감, 의무감이 컸다. 현재 업계는 인력난, 정보왜곡, 제도미비 등 복합적인 위기상황에 처해 있다. 이러한 문제를 가장 가까이서 경험했으므로 제안을 수락했다. 그동안 이사회 임원진과 사무국장, 협회직원의 노력으로 잘 운영돼왔으며 보다 기능을 더하도록 중심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회원사들의 요구는 서로 다르고 때로는 충돌한다. 회장은 그 갈등을 조정하고 산업의 큰 방향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조율해야 한다. 누구와 싸우기보다는 협업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협회 본래의 목적을 지키면서도 회원사간 이견이 생기지 않도록 조율하겠다.

 

■ 협회 설립배경과 목적은


DC산업은 급속히 성장하고 있지만 인력과 제도측면에서 여전히 취약하다. KDCEA는 이러한 문제의식을 가진 업계 전문가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만든 단체다.


현재 협회에는 대형포털, 클라우드기업, 설계·시공사, 운영사, 솔루션 공급사 등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이 회원사로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사업기회 확보, 정보획득, 네트워크 구축 등 현실적인 이유로 협회에 들어와 있다. 이는 산업특성상 자연스러운 현상이며 부정적으로 볼 일은 아니다.


다만 협회의 설립취지는 산업전반의 건전한 생태계를 조성하고 전문인력과 제도기반을 마련해 장기적으로 산업이 자립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데 있다. 협회는 이러한 본래의 목적을 향해 계속 나아갈 것이다.


설립 이후 협회는 인력양성, 기술교육, 정보공유, 정책대응을 핵심과제로 삼아 활동해왔다. 그간 기획·구축·운영인력 양성을 위한 기초교육을 꾸준히 진행해왔다. 최근에는 단순 기초교육을 넘어서 심화교육 프로그램 도입을 준비 중이다. 고도화된 설계와 운영을 담당할 인재양성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을 감안해 일선 현장에서의 필요성과 장기적인 DC산업계 발전을 위해 대응하려는 조치다.

 

■ 회장으로서의 역할과 책임은


지금 DC 업계는 제도적 기반을 갖추는 초기 단계에 있다. 다양한 사업자들이 각기 다른 목적을 갖고 협회에 참여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을 하나로 연결하는 접점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협회는 공익에 기반한 산업 플랫폼으로 기능해야 한다.


가장 시급한 과제는 전문인력 부족으로 이를 해결하기 위해 협회가 나서야 한다. 또한 전문가 부재에 따른 잘못된 정보와 오류가 확산되는 경향도 관측되고 있으며 이러한 왜곡된 정보가 퍼져 정부 정책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치고 있다. 협회는 교육체계 정비와 심화교육 확대를 통해 이러한 시장왜곡을 바로잡아야 한다.

 

■ 협회의 중장기 전략과 운영방향은


DC는 장치산업으로 수익 회수까지 적어도 5~7년이 걸린다. 투자목적으로 진입하려는 사업자들이 간과하는 부분이다. DC는 인프라이자 산업의 근간이 되는 기간산업이므로 단기성과에 집착하기보다는 지속가능한 구조마련에 집중해야 한다.


협회는 정보제공, 정책대응, 글로벌 연계 등을 통해 산업기반을 정비하고자 한다. 올해는 인증제도 도입, 글로벌 트렌드 대응역량 강화에 초점을 둘 예정이다.

 

■ 국내 DC산업 현황과 문제점은


현재 시장은 통신 3사와 일부 대형포털 중심으로 성장했다. 이후 외국계 투자사와 클라우드 기업의 진출로 규모가 확대됐다.


그러나 최근에는 고금리, 전력공급 병목, 입지규제 등 복합적 요인으로 신규수요가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실제로 수도권 내 DC 신규인허가 건수가 올해들어 급감했다. 이는 업계가 사실상 ‘개발정체기’에 접어들었다는 명확한 시그널이다.


이에 더해 현재 업계는 단순한 인력부족이 아니라 전문적인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인력부족이 심해지면서 비전문가가 시장에 진입하는 경우가 많아짐에 따라 DC산업 발전방향에 대한 나침반이 그릇된 쪽으로 설정돼있다.


예를 들어 물류센터나 플랜트 등을 개발한 유사경력만으로 DC전문가를 자처하는 경우가 많아 잘못된 설계와 운영기준이 시장에 확산되고 있다. 비전문가의 진입으로 정보왜곡이 심화됐고 이로 인해 정부도 잘못된 방향으로 정책을 수립하고 있다.


즉 건설사와 투자사, 일부 협력기업이 이를 기반으로 시장진입을 확대하면서 DC를 단순 부동산 개발로 오인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으며 과거 물류센터 과잉공급을 주도했던 부동산 개발 주체들이 DC를 새로운 투자처로 인식하면서 시장에 무분별하게 진입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실제 서비스제공 구조나 운영 요구사항에 대한 이해없이 단순 임대수익만을 추구하는 경향이 강하다. 예컨대 서버입지와 네트워크 지연시간(latency) 등을 고려하지 않은 입지선정 사례가 이어지고 있으며 이로 인해 지방 일부지역에서는 실현가능성이 낮은 DC개발 계획이 잇따라 발표되고 있다.


이러한 오해는 정책수립과 규제설계에까지 영향을 미치며 입지·전력·냉각 등 핵심요소를 소홀히 다루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협회는 이를 바로잡기 위해 업계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정책 대응과 정보확산에 집중할 계획이다.

 

■ 현재 정부 정책을 평가하면


정부규제는 전력, 입지, 소방안전 등 다양한 영역에 걸쳐 있다. 이는 정부의 예산부족, 산업에 대한 이해부족, 외부 개발세력의 개입 등 복합적인 배경에 기인한다.


정부는 발전소는 늘리면서도 송전인프라 투자는 소극적이며 이는 수도권 외곽 DC건설을 어렵게 만든다.

 

또한 정부조차 DC를 단순 부동산으로 보는 시각이 있었다. DC를 단순 임대수익 중심의 개발 대상으로 간주해 육성과 진흥을 통한 올바른 방향설정으로 접근하지 않고 규제 중심으로 대응하거나 본질적 역할에서 벗어나 정책목표에 동참할 것을 강력히 요구해왔다. 결과적으로 입지, 전력, 냉각, 운영 등 DC 특유의 복합요소들이 간과됐다.


이러한 인식은 DC 본래의 기능과 산업적 가치를 왜곡시켜 장기적인 산업 신뢰도를 저해할 수 있다. 이러한 현실을 바꾸기 위해서는 업계전문가 의견이 정책결정에 반영돼야 한다.


DC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네 가지다. 첫째는 수도권 중심 네트워크 구조 현실화이며 둘째는 AI·클라우드 서비스 유치를 위한 인프라 및 기술투자다. 셋째로는 전문인력 양성과 인증제도 구축이며 넷째는 산업성장을 저해하지 않는 합리적 규제 개편이다. 협회는 이를 위해 정부와 지속적 소통을 이어갈 예정이다.

 

 

■ AI 강국도약을 위한 인프라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AI 인프라는 레이턴시(지연시간)가 핵심이다. 클라우드 서비스 존(zone)간 특정 레이턴시 이내 통신이 요구되며 이를 위해 글로벌 통신인프라 유치가 필요하다. 데이터트래픽이 곧 AI 경쟁력인 상황에서 통신인프라를 유치하려면 데이터트래픽 확대가 전제돼야 한다. 이러한 트래픽 확대를 계기로 한 통신인프라 확충은 재차 트래픽 확대를 가속화함으로써 폭발적인 산업성장을 촉발한다.


이는 AI인프라로서 DC의 수도권 입지가 필수적임을 의미한다. 저지연서비스를 통한 긍정적인 고객경험은 트래픽 증가와 서비스 개선·활성화를 동반한다. ‘통신이 조금 늦어도 큰 문제가 아니다’라는 안이한 접근방식은 냉정한 소비자 반응을 고려하면 전혀 현실과 맞지 않는 인식이다. 이러한 기술적·실체적 현실을 무시한 분산정책은 실효성이 없다.


결국 수도권 중심 인프라환경을 인정하고 글로벌기업 유치를 위한 국제망, 해저케이블 투자 등이 병행돼야 한다. AI데이터가 한국에 유입되도록 유도해 산업활성화를 꾀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현재 국내 DC산업은 글로벌 경쟁력 측면에서도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 레이턴시 단축을 위해서는 수요자에 인접해야 하는 것은 물론 해저케이블 확충이 필수적이다. 한국은 해저케이블 국제망 인프라가 매우 취약하다.


아시아와 미국간 주된 해저케이블은 대부분 일본, 싱가포르, 홍콩을 경유하지만 한국은 일본과의 단일연결에 의존하고 있다. 홍콩이 중국에 반환된 이후 정치적 불안정으로 해저케이블 거점에서 이탈하고 있지만 일본은 여전히 아시아 데이터트래픽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다.


일본은 IT인프라 규모가 한국의 약 3배이며 인구도 2배 이상에 달한다. 단순히 네트워크 수요뿐만 아니라 안정적 환경이 해저케이블 입점에 중요한 요인이 된다.


한국에 글로벌 트래픽을 유입시키기 위해서는 해저케이블 랜딩인프라 확충과 DC트래픽 처리량 확대가 필요하다. 데이터가 몰리는 곳에 해저케이블이 유치되는 것이 기본이므로 수도권 중심 인프라 투자가 국제경쟁력 확보에도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글로벌시장을 벤치마킹하고 국내 기업의 해외진출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협회는 해외 단체와 협력하고 회원사의 글로벌 역량강화를 위한 정보제공, 기술교류를 추진하고 있다. 또한 글로벌기업의 국내 투자유치를 위한 제도적 인프라, 정책기반 확충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

 

■ IT기술 고도화에 따른 미래 DC 대응은


고집적 서버, AI연산 증가로 냉각 및 전력효율 기술수요가 증가 중이다. 수랭식, 액침냉각, 폐열활용 등 기술이 주목받고 있으며 협회는 업계와의 정보공유와 실증을 통해 대응하고 있다. 또한 미국 테크기업의 투자흐름, 서버기술, 양자컴퓨팅 등 글로벌 동향도 모니터링하고 있다.


현재 국내 DC시장은 침체기이며 이는 관련규제와 올바른 방향을 정립할 때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조치가 완결되는 시점이 공교롭게도 2~3년 후인 2027~2028년 AI DC 확산과 차세대 기술전환이 이뤄질 시기로 가늠하고 있다. 현재 기술적 기준과 연구개발은 이러한 기술전환기에 맞춰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국내 DC인프라 구축환경이 개선되는 시점에 새로운 기술로 폭발적 성장을 도모해야 한다.

 

 

■ 향후 계획은


올해 협회는 회원사 100개를 넘어선 만큼 교육, 정책, 기술정보 제공을 확대할 예정이다. 자체 인증제도 구축, 기술표준화, 정책 건의 채널강화 등을 중점 추진한다.


대외적으로는 회원사들이 직접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상황에서 협회가 그 역할을 대신할 것이다. 단기간 변화는 어렵지만 3~5년 내 가시적 성과를 목표로 꾸준히 대응하겠다.


DC는 단순한 건설사업이 아닌 국가 디지털 경쟁력의 핵심이다. 인프라, 제도, 인력이 함께 성장해야 제대로 된 산업 생태계가 만들어진다.


협회는 산업을 그림자처럼 지원하면서도 필요한 목소리를 내고 제도를 바꾸는 역할을 하겠다. 업계, 정부, 학계와 협력해 대한민국 DC 산업이 세계적 수준에 도달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