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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건물 설계·에너지절감 해법 제시

설비공학회 하계학술발표대회, 녹색건축 요소기술 제안

 

건물의 에너지성능 향상과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실효적 방안을 모색한 ‘친환경 건물시스템’ 세션이 평창 알펜시아리조트에서 열린 대한설비공학회 하계학술발표대회에서 6월19일 진행됐다.

 

이번 세션에서는 △바닥복사난방 구조체의 열전도판 적용에 따른 난방효율 향상(윤동희 성균관대학교 회원) △태양에너지 투과와 복사냉각을 병행한 신개념 냉각시스템(김성헌 고려대학교 회원) △그린리모델링 요소기술의 전과정 탄소저감효과(임세현 중앙대학교 회원) △전기화 공동주택 히트펌프 운전방식의 경제성(장창원 한밭대학교 회원) 등 4건의 연구성과가 발표됐다.

 

바닥난방 열응답성 향상, 열전도판 적용으로 실현

 

윤동희 성균관대학교 글로벌스마트시티융합전공 연구원은 ‘바닥복사난방 구조체의 열전도판 적용에 따른 초기 설정온도 도달시간의 변화 및 난방에너지 절감효과 분석’을 주제로 연구성과를 발표했다.

 

최근 공동주택의 층간소음 저감 요구로 바닥구조체 상부에 적용되는 모르타르 층 두께가 기존 40mm에서 70mm로 증가하고 있다. 모르타르는 난방배관으로부터 공급된 열을 저장하고 실내로 방출하는 축열층으로 작용하는데 두께가 증가할수록 축열용량이 커지면서 응답속도 저하 및 초기 난방에너지 증가 문제가 발생한다.

 

윤 연구원이 제안한 구조체는 70mm 모르타르 층 내부에 알루미늄 열전도판을 삽입한 형태다. 이 열전도판은 난방배관 상부에 설치돼 축열층 내부의 열 확산을 촉진하고 바닥표면으로의 열전달을 가속화하는 역할을 한다. 실험은 동일한 단열·기밀조건을 갖춘 두 개의 테스트 셀(Cell#1: 일반구조, Cell#2: 열전도판 삽입구조)에서 기후챔버 조건(외기온도 0.6℃, 설정온도 22℃)하에 총 402시간에 걸쳐 진행됐다.

 

실험결과 Cell#2는 설정온도 도달시간이 15.8% 단축됐으며 난방에너지소비량은 5.3% 절감됐다. 온도 상승속도는 9.1% 향상, 하강속도는 10% 완화돼 축열 및 방열성능이 동시에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초기구간(난방개시 후 116시간)과 안정화구간(후속 108시간) 모두에서 일관된 성능개선이 확인됐다.

 

윤동희 연구원은 “열전도판을 적용한 구조는 모르타르 두께 증가에 따른 열응답 지연문제를 효과적으로 상쇄할 수 있는 대안”이라며 “실제 공동주택 바닥난방시스템의 에너지효율 개선에 기여할 수 있는 실용적 설계해법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태양광·복사냉각 동시활용, 투과형 냉각시스템 개발

 

김성헌 고려대학교 기계공학부 석사과정 연구원은 ‘태양에너지 활용을 위한 투과방식의 상온 이하 복사 액체냉각시스템’을 주제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복사냉각기술은 대기창(8~13㎛) 파장대에서 방사율을 높여 외부 에너지원 없이 물체를 상온 이하로 냉각시키는 기술로 최근 기후변화 대응과 냉방에너지 수요증가에 따라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기존시스템은 태양복사를 차단하거나 반사함으로써 냉각성능을 확보하는 구조여서 태양에너지 활용에는 제약이 있었다.

 

김 연구원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태양광 투과성과 적외선 방사율을 동시에 갖춘 투과형 복사냉각 패널을 개발했다. 해당 시스템은 태양광 스펙트럼(0.3~2.5㎛)에서 높은 투과율(약 97.3%), 중적외선 스펙트럼(8~13㎛)에서 높은 방사율(약 79.4%)을 갖는 보로실리케이트 유리 사이에 실리콘오일(점도 3cSt)을 채운 액체냉각 구조를 채택했다.

 

실외 실험결과 낮에는 상온 대비 평균 2.4℃, 밤에는 5.1℃ 낮은 온도를 유지하며 패널을 통과하는 태양복사량은 전체의 약 70%로 측정됐다. 이는 동일면적에서 태양광 발전이나 태양열 집열과 병행활용이 가능함을 의미한다.

 

또한 이번 연구에서는 개발된 패널을 주택의 채광창(천창)에 적용했을 때의 효과도 시뮬레이션을 통해 분석했다. 기존 천창은 조명에너지를 줄이는 장점이 있으나 일사유입에 따른 냉방부하 증가 문제가 있었는데 복사냉각시스템을 적용한 경우 연간 0.88GJ의 전기에너지 절감 효과가 도출됐다.

 

김성헌 연구원은 “기존 복사냉각기술의 한계를 극복하고 태양에너지와 냉각성능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이라며 “건물 냉방부하 저감과 태양광 시스템과의 통합가능성 측면에서 실질적인 파급력이 클 것”이라고 밝혔다.

 

건물 전과정 탄소감축, 그린리모델링으로 가능성 입증

 

임세현 중앙대학교 건축학과 석사과정 연구원은 ‘그린리모델링(GR) 요소기술의 탄소저감 효과분석’을 주제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우리나라 건물부문은 전체 탄소배출량의 약 42%, 에너지소비량의 약 20%를 차지하며 특히 노후건축물의 비중이 높은 현실에서 운영단계 탄소감축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이에 따라 공공건축물을 중심으로 GR사업을 추진 중이나 현재까지 관련연구는 주로 운영단계에 국한돼 정량적 전과정 분석이 부족한 실정이었다.

 

임 연구원은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서울 중부2지역에 위치한 준공 31년 된 노후 어린이집을 대상으로 단열개선, 고효율 창호 및 설비교체, 신재생에너지 도입 등이 적용된 GR사례를 분석했다. 연구는 철거·생산·시공·운영단계를 포함한 전과정평가(LCA) 기법을 기반으로 건물의 탄소배출량을 정량적으로 산정했다.

 

분석결과 리모델링 공사로 인해 발생한 탄소배출량은 총 67.72tCO₂eq이며 이 중 철거단계가 33.4%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반면 리모델링 이후 연간 약 2.995tCO₂eq의 탄소를 감축할 수 있어 약 22.6년이 경과하면 초기공사로 인한 탄소를 회수할 수 있으며 45.2년 후에는 완전상쇄가 가능한 것으로 분석됐다.

 

운영단계의 1차 에너지소요량은 리모델링 전 149.293kWh/㎡에서 121.358kWh/㎡로 18.7% 절감됐으며 이는 에너지성능 향상과 실내환경 개선이 동시에 이뤄졌음을 의미한다.

 

임세현 연구원은 “GR은 단기적인 에너지절감뿐만 아니라 건물 수명 전반에 걸친 탄소저감 효과를 고려한 전략이 필요하다”라며 “전과정평가 기반의 정량분석이 정책적·기술적 의사결정에 있어 핵심지표로 활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기화 공동주택 난방 시스템 시뮬레이션 분석

 

장창원 한밭대학교 기계공학과 석사과정 연구원은 ‘히트펌프 운전방식에 따른 전기화 공동주택의 경제성 평가’를 주제로 연구성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냉난방의 전기화가 가속화되는 흐름 속에서, 전기 기반의 난방시스템이 에너지 성능과 경제성 측면에서 어떤 차이를 보이는지 검증하기 위한 목적으로 수행됐다. 장 연구원은 히트펌프 방식의 난방시스템에 대해 중앙공급형(Case1), 분산형(Case2), 케스케이드형(Case3) 등 세 가지 시나리오를 설정하고 TRNSYS 시뮬레이션을 통해 50세대 공동주택의 겨울철 난방부하를 기준으로 성능을 비교 분석했다.

 

분석결과 분산형 시스템은 중앙공급형 대비 에너지소비량이 약 8.9% 절감됐으며 케스케이드형도 6.4%의 절감효과를 보였다. 이는 각 세대에 히트펌프가 개별로 설치돼 부하대응이 민첩하고 열손실이 줄어드는 구조적 특성에 기인한다.

 

그러나 전력요금 체계를 반영했을 때 경제성은 상반된 결과를 보였다. 주택용 저압요금이 적용된 분산형은 중앙 히트펌프에 적용된 일반용 고압요금 대비 전기요금이 83.5% 증가했으며 케스케이드형도 47.8% 증가했다. 이는 사용 전력량은 줄어들었으나 요금단가 차이로 인해 전체 비용이 증가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케스케이드형의 경우 중앙 히트펌프에서 1차 가열된 온수를 축열조에 저장한 뒤 세대별 히트펌프가 최종 온수(60℃)를 공급하는 구조다. 연구팀은 GENopt 기반 최적화 기법을 통해 축열조 온도를 시간대별로 조정함으로써 에너지소비량 및 요금 최적화를 도모했다.

 

장 연구원은 “운전방식뿐만 아니라 요금제 구조가 전기화시스템 경제성에 결정적 변수로 작용한다”라며 “전력요금 체계와 건물 설비 운전전략간 연계연구가 시급하다”고 밝혔다.

 

이번 세션은 고성능 건물구현을 위한 설계·운전전략의 과학적 근거를 제시함과 동시에 에너지절감과 탄소저감 간 정량적 균형을 제안한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