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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히트펌프시장 확대 위한 전략적 제안

온실가스 저감 핵심 ‘히트펌프’
실수요자 혜택받는 정책 시급



국제구리협회(ICA: International Copper Association, www.copperalliance.asia)는 미국의 본사를 두고 지난 50여년간 구리 물질과 관련한 여러 분야의 산업에 대해 연구 및 기술을 공유하는 비영리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단체다.


각 대륙별 지역본부를 두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2010년부터 관련 제조업체, 연구단체, 규격인증 단체 등과 긴밀하고도 적극적인 활동을 해 오고 있다.


이번 히트펌프 시장조사도 에너지소비, 생산산업의 효율화와 신재생에너지 활성화를 위해 아시아에서 기술 선도적인 일본, 한국, 대만 등 3개국의 시장상황을 좀 더 구체적으로 조사하기 위해 2016년말부터 약 1년간 일본의 미쓰비시 UFJ Research and Consulting(MURC)을 통해 실시했다.


이를 통해 제조업체 및 시장 동향, 기술동향, 향후 발전 및 전개 상황에 대한 전문가의 의견을 종합해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번 특별기고는 업계 종사자들께 작은 도움을 주기 위해 3회에 걸쳐 게재될 예정이다. 마지막 특별기고로 ‘히트펌프시장 확대를 위한 전략적 제안’을 다룬다.

지난 2회에 걸쳐 한국, 일본, 대만의 히트펌프 제조업, 시장 상황, 규제 및 정부 정책을 검토했다. 이번 기고에서는 각국에서의 히트펌프시장 활성화를 위한 정책에 대한 부분적인 제안을 제시한다.


일본, HP 온수기 年 40만대 시장
이미 일본에서는 100%에 가까이 에어컨에 히트펌프기술을 장착하고 있다.

히트펌프 온수기는 기존 가스온수기보다 가격이 높아 정부의 보조금정책에 힘입어 2002년부터 2010년까지 8년간 약 1,521%의 놀라운 시장 증가를 보였다. 반면 2010년 보조금 정책이 중단된 이후 시장 출하량이 25% 정도 감소하는 현상을 보였다. 그러나 여전히 연간 40만대를 상회하는 안정적인 시장 수요를 확보하고 있다.

일본은 가까운 시일 내 기존의 가스온수기시장을 대체하기보다 신도시, 신축건물에 주로 적용이 될 것이며 상당한 양의 온수를 수요로 하는 병원 또는 슈퍼마켓 등의 상업시설을 위주로 확대될 것이다.

또한 온수를 생성시키는 열전달 효율기술의 발전이 주요 시장 쟁점이 될 것으로 본다.

한국 주거형태, HP시장 위축
한국에서는 독특한 난방시스템(가스보일러, 바닥난방)으로 냉방 전용 에어컨이 주된 가정용 수요였으며 서울 등 주요 도시의 주거형태인 아파트에서는 선택적 사양으로 간주되고 있다.

또한 지역난방시스템 확대는 히트펌프 온수기시장을 위축시키고 있다. 히트펌프에서 요구되는 일부 전력 수요도 소비자에게는 누진제 부담을 가중시킬 것이라는 인식이 히트펌프 에어컨 또는 히트펌프 온수기시장 확대를 가로막는 주요 요인이 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본의 제조사도 한국시장 진입에 현재는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상업용분야는 운영비보다는 초기 시설투자비에 대한 관심이 높다. 가스 및 기름보일러보다는 상당히 높은 구매가격이 히트펌프 확대의 장애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는 아직까지 신재생에너지기술로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는 히트펌프기술이 한국에서 겪고 있는 어려움 중 하나다.

대만, 긴 회수기간 장애요인
비교적 전기요금이 낮은 대만에서는 한국, 일본과 달리 비교적 긴 투자비 회수기간이 히트펌프시장 확대의 장애 요인이 되고 있다.

또한 히트펌프 온수기가 에너지절약이 된다는 시장 인식과 교육이 매우 미흡하다. 특히 에너지를 절감해야 한다는 일반시민 의식도 비교적 약하다. 상업용 전력 소비자에게는 여름철 피크전력 소비 제한이 있어 현재 제한치에 가까스로 유지되는 소비량이 히트펌프 온수기를 사용할 경우 제한치를 넘는 경우가 비일비재할 것으로 예상된다.

히트펌프 온수기 설치 면적 또한 타이페이 같은 인구 밀집지역에서는 상당한 제약으로 존재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시장 제약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인 정부의 정책 의지가 주요 시장 확대의 가장 큰 지렛대가 될 수 있다.

전략적 제안① 체감할 수 있는 정책 수립
가스온수기는 이산화탄소와 미세먼지 발생의 주된 요인으로 지목돼 왔다. 파리기후협약에 따라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 United Nations Framework Convention on Climate Change) 회원국은 자발적 기여도(INDC: Intended Nationally Determined Contribution)를 보고해야 한다.

일본은 온실가스 배출을 2013년과 비교해 26%를 2030년까지 감축하겠다고 목표를 정했다.

한국은 2030년까지 통상 상업용 배출량의 37%를 줄일 계획이다. UNFCCC의 회원국은 아니지만 대만은 2005년대비 2050년까지 50%의 온실가스 감축을 목표로 하는 법령을 제정했다.

자발적 기여도에 포함된 히트펌프기술에 대해 일본은 산업용 난방과 건조 및 상업용 신축건물에 에너지절약규제와 함께 히트펌프 온수기 도입을 적극 유도하고 있다. 주거용은 CO₂냉매의 고효율 히트펌프 온수기 도입을 적극 권장할 예정이다.

한국정부는 신축건물의 설계단계부터 에너지효율관리 개념을 도입해 녹색건축인증제도를 실시하고 있으며 친환경적인 에너지관리주택 홍보를 강화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의 분명한 메시지 전달과 의지가 각 제조업이나 관련 업체에게 히트펌프 관련 기술개발과 시장 확대에 인원과 자원을 늘이는 직접적인 지원 요인이 될 것이다.

이러한 정책수립과 홍보뿐만 아니라 산업계와 실수요자로부터 정책효과에 대한 검토가 반드시 함께 진행돼야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것이다. 이는 에너지규제안을 △산업 △상업 △거주 등 분야로 상세한 방향을 제시하고 그에 따른 경제적 지원책을 수립하는 것이다.

정부의 경제적 지원책으로 직접적인 보조금정책은 단기적이며 지속적이지 못해 권장하지 않는다. 설치장소에 대한 전기요금 적용률 변경 또는 D/C 정책 수립 등과 금융기관과 협업으로 낮은 금리의 장기할부정책이나 전기요금 일부 지원정책 등이 실제 수요자가 체감할 수 있는 정책안이다.

한발 더 나아가면 기간 제한적인 정부의 정책 이후 영구적인 표준, 예를 들면 ZEB, ZEH와 같은 국가표준의 에너지정책을 수립하고 운영한다는 확고한 의지를 일반 수요자에게 인식시켜 에너지관리가 정부의 주된 정책적 내용 중 하나라는 것을 알릴 필요가 있다.

전략적 제안② 공기열원HP, 신재생 지정
공기열원히트펌프는 유럽에서 신재생에너지로 적용됐으나 한국, 일본과 대만 등지에서는 공식적으로 아직 신재생에너지로 채택되지 않고 있다. 신재생기술 채택 제도는 각 정부에서 여러 분야에서 수립하고 있는 각종 장기적 에너지절감과 온실가스 감축정책을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각 제조업체에게 히트펌프기술에 자원 확보를 유도토록 하는 아주 중요한 과정 중 하나다.

전략적 제안③ 가격다변화·인력양성
일본에서는 기술 선도적인 산업계를 기반으로 원가절감형 히트펌프 온수기 도입과 히트펌프 에어컨 제품 개발이 우선적으로 요구된다. 확보된 시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저가와 고효율의 히트펌프 제품 다변화 정책이 필요하다.

한국은 온실가스 감축정책에 대해 정부의 적극적인 행동과 함께 전기요금 정책변화가 히트펌프시장 확대에 주된 동기부여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심야전기 활용 정책 부활, 지역을 고려한 유연하고 탄력 있는 전기요금 부과정책이 장기적이고 전환가능한 히트펌프 수요자를 발굴할 것으로 본다.

대만은 히트펌프 제조업체와 이와 연관된 기술 인력 육성이 가장 필요하다. 현재 산업계와 학계 그리고 정부와의 협업, 업계간 협업, 외국 투자기관 또는 단체의 유인정책 등의 미비로 전체 에너지산업계 내에서 히트펌프 기술이 미치고 있는 영향이 작다. 이에 따라 경제 규모와 생활수준을 고려 할 때 히트펌프 확대를 위해서는 산업육성이 절실하게 요구된다. 이는 역으로 기술 선도국가에게는 훌륭한 잠재시장이 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