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배경훈)는 8월22일 대통령실에서 개최된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의장 대통령) 전원회의에서 ‘2026년도 국가연구개발사업 예산배분·조정안(부제: 이재명 정부 한국형 연구개발 추진전략 ‘K-R&D 이니셔티브’)’을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내년 정부 연구개발 예산은 국민주권 정부 첫 번째 연구개발 예산안이다. 체질개선과 혁신을 기반으로 ‘진짜 성장’을 실현하고자 하는 정부의지를 담아 역대 최대규모인 35조3,000억원 규모로 마련됐다. 이 중 자문회의에서 심의하는 주요 연구개발은 30조1,000억원 규모다. 이번에 심의·의결된 주요 연구개발 예산 배분·조정안은 정부예산안 편성과정을 거쳐 일반 연구개발과 함께 국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이번 연구개발 예산안에서 정한 35조3,000억원은 2024년 R&D예산이 삭감되지 않고 2023년 이후 약 10% 수준으로 해마다 예산을 확대했을 경우 2025년 도달할 수 있었던 규모다. 2024년 R&D 예산은 26조5,000억원으로 편성돼 전년(약 29조2,000억원) 대비 9.4% 규모로 삭감된 바 있다. 이후 2025년 예산이 29조6,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1.5% 증액됐지만 이는 2023년 예산에 비해 소폭 증액된 수준에 불과했다. 이번 19.3% 규모의 인상으로 정부 R&D는 예산삭감 없이 해마다 약 10% 수준으로 인상했을 경우 예산규모와의 격차를 가까스로 1년 차이로 좁히게 됐다. 이 격차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내년 이후 예산안에도 재차 큰 폭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주요 연구개발 예산은 ‘기술주도 성장’과 ‘모두의 성장’ 양대 축을 중심으로 수립됐다. 기술주도 성장 핵심주축인 연구개발에 확실하게 투자해 생산성 대도약, 미래전략산업 육성과 기능향상을 지원한다. 또한 ‘모두의 성장’ 위해 연구현장을 복원하는 한편 지속가능한 연구생태계로 전환해나갈 계획이다.
이번 자문회의 전원회의에서 확정된 주요 연구개발 예산안의 중점 투자분야는 △인공지능 △에너지 △전략기술 △방산 △중소벤처 △기초연구 △인력양성 △출연기관 △지역성장 △재난안전 등 10가지다.
AI분야 106.1% 증액 2.3조원 투입
주요 분야에 대해 세부내용을 살펴보면 먼저 인공지능분야는 인공지능을 통한 경제·사회 대전환을 위해 2조3,000억원을 투입한다. 이는 올해에 비해 106.1% 증가한 규모다.
인공지능분야는 국제 경쟁에서의 신속한 우위확보를 위해 산발적인 기술개발을 지양하고 인공 지능 생태계 전반에 걸친 독자적 역량강화에 중점을 두고 전방위적(풀스택) 연구개발에 집중한다.
세계경쟁을 이끌 ‘독자적 인공지능’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범용인공지능(AGI), 경량·저전력 인공지능 등 차세대 인공지능기술에 집중 투자한다. 또한 인공지능을 실제 세계에서 구현하는 물리인공지능(피지컬AI)의 세계 주도권 확보를 위해 원천기술 및 기초모형(파운데이션 모델) 확보, 실증 등을 지원한다.
또한 인공지능기술 자립기반 구축을 통해 연구개발부터 인공지능 서비스활용까지 인공지능 기반 생태계를 강화한다. 대형·중소 데이터센터(DC) 간 고성능 네트워크 연동기술개발을 통해 ‘인공지능 고속도로’를 실현하고 ‘GPU 자원 집적·공동활용 체계’를 통해 급증하는 GPU를 활용한 연구수요에 대응한다. 특히 GPU 자원의 효율적인 공유·관리를 위한 인공지능 반도체(신경망 처리 장치 ‘NPU, PIM’) 기반 클라우드 핵심기술 국산화를 지원한다.
이와 함께 연구·산업·공공 등 모든 분야에 인공지능을 연결·융합해 생산성을 높이고 전 국민이 인공지능을 안정적으로 활용하는 ‘인공지능 기본사회’로의 전환을 가속해 나간다. 이를 위해 연구분야별 특화 AI모델 개발, 산업전반의 인공지능 내재화, 인공지능의 행정·보건·국방 등 공공영역으로의 도입 등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에너지분야 19.1% 증액 2.6조원 투자
다음으로 에너지분야에서는 재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대동맥 구축을 목표로 2조6,000억원을 투입한다. 이는 올해 대비 19.1% 증가한 금액이다.
에너지분야는 요소기술 개발과 소규모 실증위주 투자에서 벗어나 핵심시스템 국산화와 상용급 실증을 확대해 재생에너지를 차세대 주력산업으로 육성하는 데 주력한다.
재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대전환을 가속화하기 위해 기존기술 효율한계를 돌파하기 위한 초고효율 태양전지, 초대형·고출력 풍력시스템 등 조기실증 기술개발과 국산화를 지원한다.
또한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전력변동성을 인공지능 기반 에너지관리시스템(EMS)으로 보완하고 지역단위의 에너지자립을 위한 차세대전력망, 장주기 에너지저장(ESS) 등 핵심기술을 개발해 지능형·분산형 ‘에너지 고속도로’를 실현한다.
그리고 생산부터 저장・운송・활용까지 청정수소 전주기 가치사슬 구축과 인공지능 대전환에 따른 전력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소형모듈원자로(SMR) 핵심 원천기술에 지속 투자한다. 이에 더해 저탄소·저소비 에너지전환을 위한 산업공정혁신 기술, 탄소포집·활용·저장(CCUS) 핵심기술 확보도 지원한다.
중소벤처분야 39.3% 증액 3.4조원 투입
중소벤처분야에서는 ‘중소벤처 혁신으로 여는 성장의 새길’을 슬로건으로 투자금액은 올해보다 39.3% 증액된 3조4,000억원을 투입한다.
기업 연구개발은 단기 애로요인 해소에 치중한 지원에서 벗어나 철저한 검증을 통해 역량을 갖춘 기업을 중심으로 체계적 지원을 강화해 나간다.
먼저 민간 투자검증을 거친 기업·기술에 대한 후속 연구개발을 지원하는 민간투자 연계형 연구개발 투자를 강화한다. 이와 병행해 각 부처가 소관분야의 역량있는 기업·기술발굴 및 사전검증 후 경쟁을 통과해 선별된 기업에 대해 연구개발을 지원하는 경쟁보육형 연구개발도 함께 추진한다.
또한 대학·출연연이 축적한 기술을 기업이 활용할 수 있도록 고도화해 사업화 성공률을 높이고 실험실 창업 이후 성장까지 맞춤형 지원도 강화한다. 이와 함께 공공·민간수요로부터 개발·제안된 제품에 대해 구매까지 연계하는 혁신조달·구매연계형 연구개발을 확대해 기업이 어려움을 겪는 트랙 레코드 확보를 지원한다.
지역성장부문 54.8% 증액 1.1조원 투입
지역성장분야의 경우에는 과학기술 혁신으로 지역경제 활력을 제고하기 위해 올해보다 54.8% 증가한 1조1,000억원을 투입한다.
‘모두가 잘사는 균형성장’을 위해 지역의 강점·특성·역량을 고려한 지역주도의 자율 연구개발을 지원한다. 특히 권역별로 예산을 배분해 지역 스스로 연구개발을 발굴·기획 및 운영하도록 하고 지역수요 기반 특화산업·기술을 중심으로 지원한다. 또한 지역혁신의 주체인 산·학·연 간 협력연구 활성화를 통해 지역 특화산업을 육성하고 혁신 산·학 클러스터를 중심으로 연구성과가 확산되도록 지원해 지역경제 활성화와 지역혁신을 견인할 계획이다.
또한 지역 특화산업과 연계한 대규모 인공지능 전환 연구개발(AX R&D)을 통해 지역경제 활력을 제고한다. 국가적 핵심연구를 위한 대형 연구시설 및 장비를 지역에 구축하고 지역 특화산업을 육성하는 기반시설(인프라) 확충과 더불어 범용·기초 연구장비는 집적화하는 등 지역 자생적 연구역량을 강화한다.
배경훈 과기정통부 장관은 “이번 연구개발 예산안은 역대 최대 규모로서 연구생태계의 회복을 넘어 완전한 복원과 진짜 성장 실현을 위해 파격적으로 확대했다”라며 “안정적이고 예측가능한 연구개발 투자체계를 통해 과학기술계와 함께 지속가능한 연구생태계를 확립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