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16 (토)

  • 구름많음동두천 14.2℃
  • 구름많음강릉 13.6℃
  • 구름많음서울 14.8℃
  • 흐림대전 16.3℃
  • 구름조금대구 20.4℃
  • 연무울산 14.0℃
  • 흐림광주 16.4℃
  • 박무부산 14.4℃
  • 흐림고창 13.2℃
  • 흐림제주 15.1℃
  • 구름많음강화 11.2℃
  • 흐림보은 17.0℃
  • 흐림금산 16.2℃
  • 흐림강진군 14.2℃
  • 구름많음경주시 15.7℃
  • 구름많음거제 13.9℃
기상청 제공

더 뉴스

환기장치 도입 미룬 교육부, '개문냉방 고육지책'

‘문 열고 냉방’ 지침, 감염위기 속 E낭비 감수

교육부(장관 유은혜)가 지난 7일 ‘코로나19 감염예방을 위한 학교방역 가이드라인 수정본’을 통해 창문을 열고 냉방기기를 가동하라는 지침을 발표한 이후 환기장치의 도입에 소극적이었던 당국의 정책방향에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교육부는 학교방역 가이드라인에서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일과시간에는 건물의 모든 창문을 상시 개방해 최대한 환기가 이뤄지도록 권고했다. 특히 에어컨 등 냉방기기는 가동할 수 있지만 모든 창문의 1/3 이상을 열어둔 채 가동할 것을 권장했다. 또한 공기청정기 역시 감염병예방을 위해 가동을 자제할 것을 함께 권고했다.

이는 당초 지난 4일 발표한 교육부 지침에서 공기청정기, 냉방기기 등의 가동을 금지한 내용을 수정한 것이다.

교육부의 관계자는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에서 교실온도가 상승될 경우 마스크를 만지기 위해 얼굴을 만지는 횟수가 증가함으로써 감염위험이 높아질 우려가 있다는 전문가 의견을 반영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교육부의 발표는 코로나19 상황에서 자연환기를 통해 감염위험을 낮추면서도 무더위에 따른 학습능률 저하를 방지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그간 캠페인·단속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금지해왔던 ‘문 열고 냉방(개문냉방)’을 정부가 나서 권고한 것이기 때문에 에너지낭비가 불가피하게 됐다.

글로벌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에너지전환을 핵심 국정과제로 설정하고 국가경제에 막대한 손실을 야기하는 대규모 순환정전, 블랙아웃 등을 방지하기 위해 에너지절감을 강조해 온 기조가 잠시 걸음을 멈추는 모양새다.



환기장치 도입 ‘시급’
이에 따라 환기업계에서는 교육부가 환기장치 도입에 소극적이었던 그간 정책에 아쉬움을 나타내고 지금부터라도 환기장치를 기존 방침대로 적극 도입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즉 당초 방침대로 환기장치를 적극적으로 도입했다면 문을 닫고 냉방기를 가동하면서도 환기가 가능해 감염예방 효과를 달성할 수 있고 열회수기능을 통해 충분히 에너지절감도 가능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공기서비스기업 케이웨더의 관계자는 “많은 학교에서 환기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문을 열고 냉방하라는 지침이 내려와 아쉬운 상황”이라며 “앞으로 보다 적극적인 환기장치의 도입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종합환기기업 힘펠의 관계자는 “감염예방을 위한 환기 때문에 문을 열고 냉방하라고 권고하고 있지만 도로변, 산업단지 등에 위치한 학교의 경우 유해물질이 외부에서 유입될 수 있고 소음에 따른 학습능률 저하도 우려된다”라며 “지난해와 달리 성능이 개선된 환기장치가 많이 개발된 만큼 당초 계획한 환기장치 도입을 서둘러야 한다”고 밝혔다.

당초 교육부는 2018년 4월 ‘학교 고농도 미세먼지 대책발표’를 통해 2020년까지 유치원, 초등학교, 특수학교에 공기정화장치를 우선 설치하고 모든 학급으로 단계적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이후 환기장치의 미세먼지 포집 및 환기성능과 소음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면서 도입이 잠정 중단됐다. 그사이 공기청정기 도입은 지속돼 2018년 4월부터 2019년 5월까지 학교 공기정화장치 관련예산 99%가 공기청정기에 사용됐다.

또한 학부모단체 등에서 근본적인 해결책을 요구하고 나서자 지난해 9월 공기순환기(열회수형 환기장치)와 공기청정기를 1:1로 도입하라는 지침을 각 시·도교육청에 보냈지만 이후에도 신축학교, 시범도입 등 사례를 제외하면 적극적인 도입은 아직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시·도교육청은 현재 국가기술표준원이 추진하는 환기장치 KS개정 이후 해당 기준에 부합하는 제품으로 도입하겠다는 방침을 세웠지만 관련 기준개정이 계속 지연되면서 도입시점을 장담할 수 없는 실정이다.

국가기술표준원은 KS B 6141(환기용 공기필터유닛)을 지난해 12월까지, 이를 연계한 KS B 6879(열회수형 환기장치)는 2020년 6월까지 개정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아직 KS B 6141조차 환기필터 규격화 이슈가 논란에 휩싸이며 개정되지 않고 있다. KS B 6879도 누기율·누설률, 각종 기능 및 시험방법 등을 놓고 이해관계가 첨예해 지난한 협의과정이 필요할 전망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6월 교육부가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KTC)와 함께 수행한 열회수형 환기장치 성능평가에서 모든 제품시료의 CO₂·미세먼지 저감성능이 확인됐다”라며 “문제가 됐던 것은 소음에 관한 것이지만 최근 출시된 제품들은 소음도를 크게 낮춘 것이어서 현장적용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당시 평가에서 시험에 참가한 9개 제품들은 1시간동안 CO₂ 70~88%, 미세먼지 80~85%를 제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1개 제품을 제외한 8개 제품이 소음기준치인 55dB를 초과하는 문제가 있었다. 

그러나 최근 제품 중 강화된 기준인 50dB를 상회한 45dB 수준의 제품도 출시돼 있으며 다양한 기업들이 소음성능을 강화한 제품출시를 앞두고 있다.

보건의학계에서 코로나19의 겨울철 유행과 새로운 바이러스 감염병의 등을 경고하는 상황에서도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에너지절감 역시 중요한 의제로 다뤄야하는 만큼 교육부의 시급한 정책방향 전환이 요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