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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EB, '순환경제 탄소중립' 목표설정 필요



제로에너지건축물(ZEB)이 정말 제로에너지일까요. 말장난 같은 이 명제는 업계에서 오래 전부터 제기돼 온 비판입니다. ZEB로 설계했지만 실제 현실에서 운영해보면 ZEB가 아닌 경우가 많다는 겁니다.

ZEB인증을 목표로 설계했지만 인증제도에서 간과했거나 담아낼 수 없는 부분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입니다. 건물 사용과정에서 구조, 설비변경해 설계와 달라지는 경우도 있으며 에너지비용이 낮아진 만큼 더 쾌적하고 풍족하게 에너지를 사용하기 때문에 발생하기도 합니다. 설계상 설비효율이 스펙만큼 나오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에너지효율화 시스템 여러 가지를 적용했을 때 교집합 때문에 각각 절감량의 온전한 합만큼 절약되지 않는다는 문제도 있습니다.

실제로 무궁무진한 원인이 있어서 설계때부터 모든 요소를 반영해 운영단계에도 ZEB가 될만한 건축물에 인증해야 한다고 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BEMS와 같은 모니터링‧제어시스템을 통해 감시함으로써 운영단계 에너지효율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인증 당시보다 에너지효율이 월등히 낮아지면 재인증심사도 하자고 말이지요. 이미 이를 위한 정책‧기술연구가 다수 진행되고 있으며 전과정평가 개념도 시장에서 적용되기도 합니다.

이는 ZEB개념이 설계에서 운영단계로 확장돼 나아가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ZEB인증제가 도입된지 단 7년만입니다. 해묵은 논쟁거리로 볼 수도 있지만 정말로 관리해보자고 머리를 맞대고 행동하는 것은 상당한 진일보입니다. ZEB가 실제 운영상으로도 제로에너지를 구현하는지 제도‧정책적 토대가 빠른 시일 내에 마련되기를 기대해봅니다.

궁극적 목표는 ‘순환경제 개념’
그런데 운영단계까지 ZEB인 시대가 와도 그것이 정말로 제로에너지일까요. ZEB로 운영해 탄소중립 건축물이 됐다고 해도 그 건물을 탄생시키기 위해 들어간 자재는 탄소중립적으로 생산 됐을까요. ZEB를 철거‧폐기할 때는 어떨까요.

ZEB인증은 세계 최초로 시행한 우리나라가 이 부분에 대해서는 많이 뒤쳐진 것 같습니다. 이미 국제사회는 ESG 공시제도를 통해 이미 직접배출인 스코프1, 간접배출인 스코프2를 공시의무화 했으며 밸류체인 내 모든 배출량을 포함하는 스코프3를 빠르면 내년부터 시행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도 지난 3월 ESG 공시기준 초안을 발표했지만 스코프3 내용은 언급만 했을 뿐 시행시기를 정하지는 않았습니다.

우리가 탄소중립을 외치는 목표는 우리끼리 탄소중립 했다고 스스로 채점하고 만족하자는 것이 아니라 지구온도 상승률을 1.5℃ 이내로 묶어두자는 것입니다. 실제로 온전한 탄소중립을 실현하지 못했다면 우리끼리 탄소중립이라고 정한들 실제로 탄소는 배출되고 있어 지구 온도는 올라갈 것입니다. 지속가능하지 않은 결과입니다.

그러니까 지금 당장은 아니라도 언젠가는, 그러나 서둘러서 가야 할 길이라는 의미입니다. 모든 것을 지금 당장 실현하기는 어려우니까요.

이러한 상황에서 올해로 2차연도를 맞은 순환경제 기반 탄소중립 건축센터(C‧CNB)의 성과에 주목하게 됩니다. 건축물 생산에서 폐기까지 전과정의 탄소중립에서 나아가 폐자재를 통한 건축자재 생산, 이를 관리하는 플랫폼, 그리고 블록체인을 통해 운영에서 에너지절약을 보상하는 시스템까지 포괄합니다.

탄소중립 건축물이 순환경제 관점에서 탄소중립이라면 정말 온전한 ZEB로 부를 수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