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공간연구원(auri)은 10월23일 정기간행물 ‘auri brief 286호’를 통해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한옥의 기능 현황과 제언 - 온실가스 배출저감 및 흡수기능을 중심으로’를 발간했다. 한옥신기술개발 R&D사업을 통해 한옥의 탄소중립 정책기여 가능성을 살펴봤으며 향후 방향에 대해 제언하는 내용으로 구성됐다.
한옥은 겨울에 추우며 외풍이 부는 것으로 인식돼 탄소중립 정책에 대응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이 많다. 사실상 한옥의 탄소중립을 위해서는 온실가스 배출저감과 함께 온실가스 흡수원확대 시책이 동시에 필요하다. 한옥은 가구식구조 특수성으로 인해 기밀성능이 취약하므로 난방비가 많이 발생하며 온실가스 배출도 많다는 것이 통상적인 인식이다.
먼저 기밀성능 향상 기술개발로 한옥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 저감이 가능하다. 국토교통부를 중심으로 추진한 R&D 기술개발사업에서 한옥 기밀성능을 일반건물 기준 이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기존보다 한옥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를 저감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R&D에서 벽체, 지붕부 등 기밀성능 향상기술을 개발했으며 해당 기술이 적용된 한옥을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AHC50 기준 시간당 침기율이 4.09회로 나타나 일반건물 기준인 5.0회보다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탄소저장고로서 한옥의 온실가스 흡수기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옥은 목구조로 구성되며 목재는 온실가스 흡수원으로서 탄소저장 기능을 갖고 있다.
한옥은 중목구조로서 생산된 목재를 규격화하기 위한 가공단계에서 발생하는 목재폐기물이 상대적으로 적으며 많은 목재물량이 사용됨에 따라 탄소저장 기능이 탁월하다.
2022년 auri 국가한옥센터와 한국임업진흥원이 공동으로 ‘정수초등하교 한옥교실’ 탄소저장량을 산출한 결과 탄소 92톤을 저장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50년생 소나무 1만6,794그루의 연간 탄소흡수량에 해당되며 자동차 39대의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과 유사하다.
한옥 탄소저장 기능 인정 및 평가를 위해서는 녹색건축물 관련 제도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된다.
보고서는 건축부문의 탄소중립 정책을 총괄하는 녹색건축법과 국내기술 동향은 건축물 에너지사용량 절감, 신재생에너지분야에만 집중돼 보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옥이 녹색건축물로 인정받기 위해 관련 인증과정에서 한옥의 탄소저장 기능이 평가받을 수 있도록 추가기술을 개발하거나 제도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옥 기밀성능 측정값인 AH50 4.09회는 개선된 수치이지만 여전히 에너지절약건물 기준인 3.0회, 제로에너지건물 1.5회에는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수치를 보완해 줄 수 있도록 한옥 기밀성능 추가개선 또는 관련 인증과정에서 한옥 탄소저장 기능인정 등이 필요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