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의 에너지복지사업이 소외계층의 난방공급에 집중돼있어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정태호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이 한국에너지공단과 한국에너지재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에너지복지사업 자료를 분석한 결과 하계냉방용 예산은 동계난방용 예산의 10.4%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계절별 질환의 경우 여름철(5월~9월) 더위로 인한 질환(온열질환)이 겨울철(12월~다음해 2월) 추위로 인한 질환(한랭질환)보다 5배 가까이 많은 것으로 나타나 예산과 현실적 필요 사이에 괴리가 나타났다.
질병관리청이 응급실이 있는 전국 의료기관의 신고를 받아 집계한 온열 및 한랭질환 발병통계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20년까지 5년간 발생한 온열질환 건수는 1만1,145건이었고 한랭질환 건수는 2,210건으로 온열질환이 한랭질환보다 약 5배 많았다. 사망자 수도 온열질환으로 인한 사망은 96건인데 반해 한랭질환은 35건으로 나타나 약 2.7배 차이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18년도에는 온열질환이 4,526건 발병한데 반해 한랭질환은 404건만 발병해 11.2배 차이가 났고 사망자 수도 온열질환 48건, 한랭질환 10건으로 온열질환이 4.8배 많았다.
| 2016 | 2017 | 2018 | 2019 | 2020 | 2021 | 2016-2020 |
온열질환 (5월~9월) | 신 고 | 실외 | 1,674 | 1,261 | 3,324 | 1,476 | 913 | 1,096 | 8,648 |
실내 | 451 | 313 | 1,202 | 365 | 165 | 280 | 2,496 |
합계 | 2,125 | 1,574 | 4,526 | 1,841 | 1,079 | 1,376 | 11,145 |
사망 | 17 | 11 | 48 | 11 | 9 | 20 | 96 |
한랭질환 (12월~다음 2월) | 신 고 | 실외 | 316 | 494 | 312 | 235 | 348 | - | 1,705 |
실내 | 122 | 138 | 92 | 68 | 85 | - | 505 |
합계 | 438 | 632 | 404 | 303 | 433 | - | 2,210 |
사망 | 4 | 12 | 10 | 2 | 7 | - | 35 |
한랭 대비 온열질환 배수 (온열이 N배) | 신 고 | 실외 | 5.3배 | 2.6배 | 10.7배 | 6.3배 | 2.6배 | - | 5.1배 |
실내 | 3.7배 | 2.3배 | 13.1배 | 5.4배 | 1.9배 | - | 4.9배 |
합계 | 4.9배 | 2.5배 | 11.2배 | 6.1배 | 2.5배 | - | 5.0배 |
사망 | 4.3배 | 0.9배 | 4.8배 | 5.5배 | 1.3배 | - | 2.7배 |
▲온열 및 한랭질환 통계(자료: 질병관리청, 단위: 건)
그러나 정부의 에너지복지 예산상황은 정반대였다.
에너지바우처 사업을 시행하는 에너지공단의 경우 2018년까지 여름철 냉방용 복지예산 편성이 전무하다가 2018년 폭염 이후 2019년에 최초로 냉방용 에너지바우처 예산 44억원을 편성해 올해 77억원까지 증액했다. 같은 기간 겨울철 난방용 복지예산의 규모는 이미 600억원을 넘었고 올해에는 967억원이나 편성돼 77억원인 냉방용 복지예산의 12.6배에 달했다.
에너지재단도 상황은 비슷했다. 재단의 경우 저소득층 에너지효율개선사업을 추진 중인데 역시 2019년 처음으로 냉방용 복지예산이 편성돼 2021년엔 102억원 규모로 증액됐으나 같은 해 난방용 복지예산은 745억원이 편성, 7.3배 차이가 났다.
두 기관의 에너지복지사업 예산을 종합하면 2021년 180억원이었던 하계냉방용 예산이 1,732억원이었던 동계난방용 예산의 10.4% 수준인 것으로 분석됐다.
| 2016 | 2017 | 2018 | 2019 | 2020 | 2021 |
합 계 | 전체 | 1,204 | 1,033 | 1,279 | 1,555 | 1,572 | 1,934 |
하계냉방용 | - | - | - | 104 | 130 | 180 |
동계난방용 | 1,184 | 1,013 | 1,259 | 1,432 | 1,424 | 1,732 |
기타(간접비) | 20 | 20 | 20 | 19 | 19 | 22 |
동계 대비 하계예산 배율 | - | - | - | 7.2% | 9.1% | 10.4% |
한 국 에너지 공 단 | 에너지복지사업 (에너지바우처 등) | 전체 | 666 | 512 | 612 | 711 | 781 | 1,045 |
하계냉방용 | - | - | - | 44 | 61 | 77 |
동계난방용 | 666 | 512 | 612 | 667 | 720 | 967 |
기타(간접비) | - | - | | - | - | - |
한 국 에너지 재 단 | 저소득층 에너지효율개선사업 | 총 예산 | 489 | 489 | 639 | 819 | 767 | 869 |
하계냉방용 | - | - | - | 60 | 69 | 102 |
동계난방용 | 469 | 469 | 619 | 740 | 679 | 745 |
기타(간접비) | 20 | 20 | 20 | 19 | 19 | 22 |
저소득층 등유바우처사업 | 총 예산 | 50 | 32 | 28 | 25 | 25 | 20 |
하계냉방용 | - | - | - | - | - | - |
동계난방용 | 50 | 32 | 28 | 25 | 25 | 20 |
기타(간접비) | - | - | - | - | - | - |
▲냉·난방 복지사업예산(자료: 한국에너지공단·한국에너지재단, 단위: 억원)
정태호 의원은 “기후와 생활여건이 바뀌면서 기존의 상식과 달리 소외된 이웃에게 더 필요한 에너지는 난방이 아닌 냉방이 됐다”라며 “기존의 관행을 뒤집어 냉방용 에너지복지사업의 비중을 늘리고 에너지복지의 대전환을 이룰 때가 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저소득층 등에게 에어컨 등 냉방물품만 보급해줄 경우 전기료 부담 때문에 활용도가 낮아질 수 있다”라며 “냉방물품과 가정용 태양광발전기를 패키지로 보급해 여름의 뜨거운 태양에너지를 시원한 에어컨 바람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