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16 (월)

  •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맑음대전 18.5℃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제주 21.3℃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보은 17.3℃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DC구축전략 세미나, AI 대비 투자·설계 트렌드 집중조명

세미나허브, 여의도서 ‘2025 DC 구축전략 세미나’ 개최
수전·냉각·RE100·투자 등 데이터인프라 구축과제 점검


 

AI와 클라우드 확산, 전력수급 한계, 글로벌 투자유치 경쟁이 복합적으로 교차하며 데이터센터(DC) 산업이 국가 인프라 전략의 핵심 영역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러한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세미나허브가 주최한 ‘2025 DC 구축전략 세미나’가 지난 6월13일 여의도 FKI타워에서 개최됐다.

 

이번 행사는 국내·외 DC 업계의 기술·정책·투자·설계·환경 이슈를 심층적으로 다뤘으며 업계·정책·금융·엔지니어링 전문가들이 한 자리에 모여 복합적 현안을 총망라했다.

 

행사에서는 △한국 DC 산업 현황과 도전과제(송준화 한국데이터센터에너지효율협회 사무국장) △DC 투자전략(최용석 액티스 대표) △DC 지방 이전 및 분산에너지 특구 정책(장동현 전력거리소 차장) △대한민국 AI DC 클러스터 동향 및 필요성(류기훈 데우스 대표) △DC RE100과 재생에너지 PPA(권재원 한국RE100협의체 이사) △AI 컴퓨팅 전력 및 발열증가에 대응한 냉각 인프라의 진화(지형철 에이알시스템 이사) △모듈러 DC 솔루션 및 트렌드(데이비드 변 다나클라우드 CIO) △고집적 DC 디자인 전략(유남선 삼우종합건축사사무소 그룹장) △DC, 새로운 투자의 축(이경자 삼성증권 팀장) 등 총 9개의 전문 발표가 진행됐다.


 

한국 DC산업, AI시대 맞아 패러다임 전환 직면

 

송준화 한국데이터센터에너지효율협회(KDCEA) 사무국장은 ‘한국 DC산업 현황과 도전과제’를 주제로 발표하며 국내 DC시장의 구조적 변화와 과제를 심층 분석했다.

 

송 사무국장은 먼저 DC의 정의와 산업 구조를 체계적으로 설명했다. DC는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크 등 IT장비뿐 아니라 이를 구동하는 전력설비, 냉각설비, 건축 인프라까지 포함하는 복합시스템으로 규정했다. 이들 하부 인프라를 운영·관리하는 코로케이션(Co-location) 사업자, 자체 구축형 클라우드·AI사업자, 임차형 클라우드 고객 등으로 사업자를 구분하며 국내 산업 구조를 정리했다.

 

2024년 기준 국내에서 운영 중인 DC는 총 72개소이며 개발 중인 센터는 28개소에 달한다. 수도권은 서울 중부·남부·서부·북서부 등 4개 클러스터로 나뉘며 수도권 외 지역에서는 부산, 대전, 춘천 등에 약 14개의 DC가 운영 중이다. 특히 서울 중부권역은 20개소가 밀집돼 수도권 내 최다 클러스터로 부상했다. 이외에도 인천, 부천, 용인, 성남 등 주변 도시에도 다수의 개발 예정지가 확보된 상황이다.

 

글로벌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CSP)들의 국내 진출도 활발하다. AWS,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오라클, 알리바바, 텐센트 등 주요 CSP가 이미 서울 및 수도권에 리전을 운영하고 있으며 액티스(ADIK), 블랙스톤, 디지털엣지 등 글로벌 투자자들도 대규모 투자에 나서고 있다.

 

송준화 국장은 “글로벌사업자의 국내투자 확대가 산업성장을 견인하면서도 전력수급, 입지규제 등 새로운 과제를 동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AI시대의 도래로 DC 구축 패러다임도 변화하고 있다. 기존 일반 클라우드 DC가 CPU 서버 중심, 10~15kW 랙 전력밀도를 기준으로 설계됐다면 AI DC는 GPU 서버 중심으로 20~30kW, 일부는 40kW 이상 고밀도를 요구하고 있다.

 

송준화 사무국장은 “AI DC는 대규모 GPU 클러스터가 필요한 학습용과 사용자 인접성을 중시하는 추론용으로 이원화되고 있다”라며 “하이퍼스케일과 엣지 DC의 병행구축 흐름이 관측된다”고 전망했다.

 

이러한 고밀도화에 따라 전력설비와 냉각설비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특히 AI 컴퓨팅 확산으로 서버 발열량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면서 기존 에어쿨링 방식의 한계가 도래했으며 액침냉각, 수랭식 냉각 등 고도화된 냉각시스템 도입이 불가피하다는 진단이다. 또한 전력 피크부하 증가로 인해 전력계통 안정화, 부하관리시스템 구축도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송준화 사무국장은 국내 DC 산업이 직면한 제도적 과제로 △입지규제 △전력수급 제한 △온실가스 감축 압력 △RE100 이행 부담 △복잡한 인허가 프로세스 등을 지적했다.

 

송준화 사무국장은 “AI 기반 초대형 DC수요 확대가 예상되는 만큼 정책적 지원, 전력 인프라 투자, 규제 합리화가 병행되지 않으면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액티스, 글로벌 자본 한국 DC 투자전략 집중분석

 

최용석 액티스 대표는 글로벌 사모펀드 액티스의 한국 DC 투자 사례와 전략을 상세히 공개하며 민간 투자자의 시각에서 DC산업 핵심이슈를 진단했다.

 

액티스는 1948년 영연방개발공사(CDC Group)에서 분사해 2004년 설립된 글로벌 인프라 전문 투자사로 현재까지 250억달러 이상의 자산을 운용하며 글로벌 49개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

 

최용석 대표는 “액티스는 2018년부터 한국 DC투자에 본격 진출했으며 국내 독립 운영법인 ADIK를 통해 평촌, 영등포, 안산 등 4개 프로젝트를 개발 중”이라며 “총 개발규모는 약 200MW, 투자원가는 약 3조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액티스의 DC 투자전략 핵심은 입지선정이다. 민간 DC 76%가 수도권에 집중된 상황에서 입지선정 시 주요변수로 △고객 접근성 △전력·통신 인프라 접근성 △규제회피 △운영인력 접근성 등이 떠오르고 있다. 특히 최 대표는 수도권 클러스터 입지를 확보하는 것이 글로벌 CSP의 선임차 확보에 절대적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기술인프라 측면에서는 무중단 전원공급(N+1 이중화 설계), 고효율 냉각인프라, 고객 맞춤형 랙시스템 적용 등을 강조했다. 액티스 프로젝트에서는 22.9kV 이중수전, Hot·Cold Aisle Containment, Purge 시스템 등 고사양 설비를 표준으로 적용해 차별화하고 있다.

 

최용석 대표는 “AI 시대 고밀도 전력·냉각 설비요구를 감안하면 초기 설계단계에서 고사양을 확보해야 향후 임차수요 확보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투자자의 관점에서 최 대표는 금융적 리스크도 경고했다. 최용석 대표는 “글로벌 통신사나 클라우드사는 내부수요를 기반으로 장기간 투자가 가능하지만 우리는 초기 선임차 확보여부가 PF조달·사업성에 직접 연결된다”라며 “전력계통 수전지연, 인허가절차 장기화, 초기 자본조달 부담이 민간 투자사의 고질적 리스크”라고 지적했다.

 

최용석 대표는 질의응답에서 최근 DC 임차수요 축소전망을 묻는 질문에 대해 “국내는 전력망 수급, 환경영향평가, 수도권 입지제한 등으로 사업 불확실성이 커 투자 결정을 어렵게 만든다”라며 “정부가 고밀도 DC에 특화된 인허가 패스트트랙, 계통 우선배정 등 제도를 개선할 필요성이 크다”고 주문했다.

 

이어 “해외 기관투자자들은 결국 안정적 전력, 입지, 인허가 체계를 가장 중시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최용석 대표는 액티스의 장기비전을 설명하며 “AI·클라우드·5G 확산으로 DC 수요는 구조적 성장국면에 진입했다”라며 “한국도 글로벌 허브로 성장할 여력이 충분하지만 정부·지자체·민간 투자자의 긴밀한 협력과 제도혁신이 병행돼야 한다”고 결론지었다.

 

‘분산에너지 특구’로 전환 시동거는 DC 전력시장

 

장동현 전력거래소 차장은 ‘DC 지방이전 및 분산에너지 특구정책’을 주제로 발표하며 새로운 전력시장 모델을 상세히 설명했다. 그는 기존 구역전기 제도와 2024년 신설된 분산에너지 특구제도의 차별성과 기회를 집중 조명했다.

 

장 차장은 먼저 제도의 근간을 비교하며 설명을 시작했다. 기존 구역전기는 35MW 이하 발전설비와 집단에너지 500MW 이하 설비에 적용되던 반면 분산특구에서는 40MW 이하 분산에너지 발전기가 허용되며 일정 규모 이상(20MW 초과) 발전분은 중앙급전시장에도 참여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기존 집단에너지나 산업단지 수준보다 유연하고 사업자 선택권이 확대된 제도구조라는 평가다.

 

분산특구 내 전력거래 방식 역시 차별성을 가진다. 구역전기가 한전요금 기준으로 규제되던 반면 분산특구는 사업자 간 자율계약으로 가격 책정이 가능하다.

 

장동현 차장은 “요금구조 유연성이 DC사업자 입장에서 사업성 예측을 용이하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다만 전력거래 정산은 여전히 복잡한 절차를 거친다. 거래월 기준 D+10일까지 거래 데이터 수신, 이후 D+15일까지 4단계 정산 및 분쟁조정 절차를 상세히 소개했다.

 

현재 분산에너지 특구지정이 추진 중인 지역으로는 부산 에코델타시티, 해남 솔라수도, 군산 신재생단지 등이 소개됐다. 이들 특구는 AI DC 집적을 목표로 설계되고 있으며 정부도 특구 내 재생에너지 활용률을 확대하기 위한 정책 설계를 병행하고 있다.

 

장 차장은 “분산특구 모델이 성공하면 수도권 수전망 포화문제의 대안으로 부상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장동현 차장은 AI시대 DC의 전력 특성을 감안할 때 분산특구 제도가 갖는 구조적 장점을 강조했다. 기존 중앙계통 의존도가 낮아 수전용량 대기 병목을 완화하고 특구 내 수급 유연성 확보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장동현 차장은 “특구 안에서 잉여전력 20MW 초과분은 중앙시장 판매가 가능해 추가 수익모델도 확보된다”라며 “다만 제도의 한계로 구역전기법과 비교해 여전히 외부판매 비율은 30% 제한이 있고 특정 부하구성에서는 설비투자비 회수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DC 전용 분산특구 사업화를 위해서는 REC, PPA, 탄소배출권 연계 등 보완적 제도지원이 병행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장동현 차장은 “분산에너지 특구제도는 단순 전력판매가 아닌 에너지안보, 계통안정성, 산업정책을 모두 고려하는 융합형 정책모델로 자리잡아야 한다”라며 “AI인프라 수요폭증을 감당할 전력패러다임 전환이 본격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AI DC 클러스터, 전력·냉각·입지 모두 바꾼다

 

류기훈 데우스 대표는 AI시대를 맞아 DC산업이 맞이하는 급격한 전환을 정량적 데이터와 함께 상세히 분석했다. 그는 특히 AI 학습용과 추론용 DC의 구조적 차이와 클러스터 조성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류 대표는 AI가 DC의 전력수요를 폭증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DC 총 전력소비는 2023년 57GW에서 2028년 93GW로 증가할 전망이며 이중 AI 전력소비는 4.5GW에서 14~18GW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측됐다. 전체 DC 전력의 15~20%가 AI 컴퓨팅으로 전환되는 셈이다.

 

AI 서버의 고밀도 전력소비도 상세히 설명됐다. 일반 클라우드 DC는 보통 10~14kW/rack 수준이지만 AI 서버는 20~40kW/rack, 엔비디아 H100 GPU 기반 시스템은 최대 40kW를 소모한다. 최신 GB200 NVL72 시스템은 랙당 132kW를 요구하며 차세대 시스템은 600kW까지 예상된다.

 

류기훈 대표는 “이처럼 폭증하는 발열량을 기존 항온항습식 공랭으로 감당하기 어렵고 액체냉각 전환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AI DC 입지전략도 전통 클라우드와 달라지고 있다. AI 학습용은 대규모 전력·토지 확보가 가능한 수도권 외곽이나 지방이 적합한 반면 추론용 DC는 저지연·접근성이 중요한 만큼 도심 엣지 입지가 유리하다.

 

류기훈 대표는 “AI 추론 서비스 확산으로 수도권 엣지형 클러스터 수요가 폭발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클라우드 도입률이 OECD 대비 낮아 성장 잠재력도 크다. 한국 기업의 클라우드 이용률은 30% 수준으로 북유럽(60%대)·미국(40%대) 대비 낮다. 하지만 AIaaS(AI as a Service) 성장과 맞물려 DC 수요 폭증이 불가피하다.

 

AI 컴퓨팅 인프라 구축시 UPS, 배터리, Busway, PDU 등의 고용량화도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GPU 부하 특성상 발전기 제조사와 GPU 제조사의 공동 제품개발도 확산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류기훈 대표는 “AI 인프라는 기존 대비 설계, 전력품질, 냉각 모든 인프라가 재정의되는 영역”이라며 산업 전반의 협력 필요성을 강조했다.

 

류기훈 대표는 글로벌 투자유치 경쟁에서 한국이 인프라 패키지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지적하며 “오픈AI, KKR 등 글로벌 빅테크들이 아시아 DC 투자 대상을 물색 중”이라며 “정부 차원의 전력요금 체계개편, 재생에너지 연계, 탄소중립 이행로드맵 제시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DC RE100, 투자와 생존의 핵심조건으로 부상

 

권재원 한국RE100협의체 이사는 “DC 산업에서 RE100 이행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투자와 생존의 필수조건”이라고 강조하며 글로벌·국내 현황과 제도적 쟁점을 상세히 짚었다.

 

권 이사에 따르면 RE100은 2050년까지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을 100% 재생에너지로 조달하겠다는 글로벌 민간 캠페인으로 ESG 투자 기준과 결합되며 글로벌 표준으로 자리잡았다. 2025년 4월 기준 전세계 RE100 가입기업은 456개이며 이 중 국내 참여기업은 36개다.

 

권재원 이사는 글로벌 클라우드·빅테크 기업들의 RE100 요구수준을 상세히 설명하며 “CSP들은 RFP(제안요청서) 단계에서부터 RE100 이행계획, 스코프1·2 탄소감축 목표, 공급망 이행현황까지 평가하고 있어 장기투자 유치에 절대적 변수”라며 “RE100 미이행시 브랜드가치 하락, 공급망 배제, 투자철회, 글로벌기업 탈퇴 등 실질적 사업위험으로 직결된다”고 지적했다.

 

권재원 이사는 국내 기업들의 RE100 이행현황이 극히 제한적임을 지적했다. 2023년 기준 국내 이행수단 중 녹색프리미엄이 83.6%로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으나 이는 실질적 온실가스 감축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REC구매(16.1%), 제3자 PPA(0.1%), 직접PPA(0.0%), 자체건설(0.2%) 등 직접적 재생에너지 조달비중은 미미하다.

 

이행수단별 구조도 상세히 소개됐다. 녹색프리미엄은 한전 전기에 프리미엄을 더하는 방식으로 가장 간편하나 온실가스 감축효과는 제외된다. 반면 제3자PPA, 직접PPA, 자체발전 방식은 실질적 감축 인정과 장기고정가격 계약가능성을 갖추나 신용도 요건, 장기계약 의무 등 진입장벽이 크다.

 

권재원 이사는 “국내 제도는 녹색프리미엄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고 진정한 RE100 달성을 위해선 직접PPA 활성화가 핵심”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DC산업 특수성을 반영한 제도개편도 요구했다. AI·클라우드 전력소비 급증으로 단일사업장 수요가 수백MW까지 확대되는 현실에서 현행 PPA 시스템이 수요충족에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권재원 이사는 “DC 전용 PPA 플랫폼, 대규모 프로젝트 기반 장기 REC 수급계약 모델 등 혁신적 이행수단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어 “글로벌 클라우드 기업들의 한국투자 확대를 위해선 전력조달 신뢰성이 핵심변수로 작용한다”라며 “정부가 RE100 조달시장 구조개편, 계통우선배정, 장기계약안정성 확보 등 종합적 패키지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I 전력폭증 시대, 냉각기술 ‘액체로의 전환’ 가속화

 

지형철 에이알시스템 이사는 AI 컴퓨팅 확산에 따라 DC 냉각인프라가 어떻게 전환되고 있는지를 기술적 관점에서 상세히 분석했다.

 

지형철 이사는 “AI서버 도입이 본격화되면서 기존 에어쿨링 기반 시스템으로는 한계에 도달했으며 액체냉각(Liquid Cooling) 기술전환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우선 지 이사는 냉각기술 진화단계를 정리했다. 기존 1세대는 CRAC·CRAH를 이용한 공기냉각 기반이었다. 이후 2세대는 서버 랙 후면에 RDHx(Rear Door Heat Exchanger)를 부착하는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발전했으며 최근 3세대에 이르러 D2C(Direct to Chip), 싱글페이즈 액침냉각(Single Phase Immersion Cooling) 등 액체냉각 기술이 상용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액체냉각의 열전도 효율성을 수치로 제시했다. 공기의 열전도율은 0.025W/m·K에 불과하지만 물은 약 0.59W/m·K, 유전체유(액침냉각 용액)는 0.1W/m·K 수준으로 수십배 높은 열전도성을 보인다. 또한 폐쇄형 루프(closed loop) 방식으로 운용돼 증발·기화 손실이 거의 없고 안정적 냉각 사이클 유지가 가능하다.

 

AI 서버 전력소모 증가도 상세히 분석됐다. 기존 GPU 서버는 TDP 기준으로 0.1~0.7kW 수준이었지만 엔비디아 B200 블랙웰(2024년 기준)은 1.2kW에 도달해 기존 대비 142% 이상 전력소모가 증가했다. 이에 따라 공랭식 서버랙은 최대 15~20kW 밀도에서 한계에 도달했고 20kW를 넘는 구간부터는 액체냉각 전환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지 이사는 실제 구축사례로 NVIDIA GB200 NVL72 기반 AI팩토리 설계를 소개했다. 해당 시스템은 36개 CPU와 72개 GPU를 단일 수냉식 랙에 집적하며 랙당 132kW를 소모한다. 향후 2027년 출시될 Ultra Rubin 시스템은 600kW/rack까지 발전할 전망이다.

 

지형철 이사는 “AI 컴퓨팅 확장속도가 냉각기술 전환속도보다 빠른 미션크리티컬(Mission Critical) 영역”이라고 경고하며 “그러나 기술적·제도적 과제도 적지 않은데 액침냉각의 광케이블 산란현상, 위험화학물질 취급규제, 엔비디아 GPU 워런티 미적용 등 다양한 장벽이 상존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액체냉각은 에너지효율 측면에서 PUE를 1.03까지 낮출 수 있는 차세대 표준이지만 기술표준·제도프레임·운영인력 전문성 확보 등 후속 인프라 개발이 병행돼야 한다”라며 산업계 공동대응을 촉구했다.

 

모듈러 DC, AI·5G 시대의 핵심 인프라로 부상

 

데이비드 변 다나클라우드 CIO는 모듈러 DC(MDC)의 개념, 기술발전, 글로벌 도입사례, 미래 성장성을 심층 분석하며 차세대 DC 구축 패러다임 전환을 조명했다.

 

변 CIO는 모듈러 DC를 ‘사전 제작된 표준화 모듈을 조립·확장하는 방식으로 설치시간 단축·비용절감·운영유연성을 확보하는 차세대 인프라솔루션’으로 정의했다. 컨테이너형(Containerized)과 프리패브(Pre-Fabricated) 방식으로 구분하며 핵심 수요처로 5G 네트워크, AI 추론서비스, 원거리 엣지컴퓨팅, 군사용·응급용 원격설치 등이 제시됐다.

 

시장규모 역시 급성장 중이다. 글로벌 모듈러 DC 시장은 2021년 213억달러에서 2027년 524억달러로 연평균 16.2%씩 성장할 전망이다. 특히 유럽·중동·북미뿐 아니라 아시아 신흥국에서도 수요가 확산되고 있다.

 

모듈러 설계의 장점으로는 △빠른 구축기간 △운영비용 절감 △에너지효율성 △확장 유연성 △비용예측 용이성을 들었다.

 

데이비드 변 CIO는 “표준화 모듈을 공장 사전조립 후 현장설치하는 방식이 전통 건축방식 대비 수개월 이상 기간을 단축하며 초기 투자부담을 분산시킬 수 있다”라며 “기술적 구성요소로 랙모듈, 냉각시스템, 전원공급장치, 네트워크 인프라 등이 있으며 특히 냉각은 액체냉각·랙레벨 냉각·주변온도활용 등 다양한 최적화 기술이 융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AI와 엣지서비스 확산에 따라 지연시간 단축이 중요해져 자가구성형(Autonomous MDC)이 실현될 것”으로 전망했다.

 

설계 프로세스에선 수요예측 기반 랙사양 선정, 현장 인프라 연결방식(통합형 대 공용형), 보안·운영·유지보수 체계 구축이 핵심이라고 제시했다.

 

데이비드 변 CIO는 “MDC는 초기엔 특정 서비스 전용구축이 유리하지만 장기적으론 이종 MDC 간 워크로드 분산이 재해복구·가용성 측면에서 필수”라며 “2028년까지 중앙집중형과 모듈러 DC비중이 50:50까지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어 “AI, 5G, 자율주행, IoT 확산에 따라 모듈러 방식이 글로벌 표준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AI 고집적 DC 설계, 건축·설비 통합전략 시급

 

유남선 삼우종합건축사사무소 그룹장은 AI 고집적 DC설계 시 고려해야 할 구조적·기계적·전기적 통합설계 전략을 상세히 제시했다.

 

유남선 그룹장은 “AI 고밀도 랙 도입으로 기존 일반 DC 설계기준이 사실상 무력화됐다”고 강조했다.

 

유 그룹장에 따르면 일반 DC는 10~15kW/rack 전력밀도를 기준으로 하지만 AI 고집적 DC는 20~30kW/rack 이상으로 상승하고 있다. 특히 금융권·클라우드·AI기업별로 랙 전력소비량이 각각 10kW, 10~15kW, 20~30kW로 차별화되며 이로 인해 냉각방식 역시 공랭식 단독운영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냉각방식은 기존 항온항습기 기반 공랭식에서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이행 중이다. In-Row 냉각, RDHx, Direct-to-Chip 수랭 등 액체냉각 비중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유남선 그룹장은 “전력밀도 20kW 이상부터는 리퀴드쿨링 설비가 필수적이며 초기 설계단계에서 기계실·배관샤프트·CDU 배치까지 통합계획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반시설 배치전략도 소개됐다. 기존에는 전산기계실-UPS-전기실-기계실이 지하·저층에 집적됐으나 고집적 설계에서는 UPS·배터리 설비일부를 상층부 기준층으로 분산배치해 랙수 최대화를 유도하는 방식이 검토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플로어 하중증대, 방수설계, 천장고 확보 등 건축구조 설계도 함께 최적화돼야 한다.

 

전기설비 측면에서는 고전력 액체냉각시스템이 전력계통에 부하를 추가하기 때문에 UPS 이중화 구성, 누수탐지시스템, 부스웨이·PDU 고용량화 등이 병행돼야 한다.

 

유남선 그룹장은 “설비안정성과 운영편의성을 함께 고려한 통합 DCIM 구축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컨테이너형 모듈러 적용 가능성에 대해선 규제적 제약이 여전히 크다고 진단했다. 방화, 층간 차폐구조 등 현행 건축법규상 중앙집중식 모듈러보단 RC구조 기반의 스피드타입이 국내시장에선 현실적 대안이라고 평가했다.

 

유남선 그룹장은 “AI 고집적시대에는 건축·전기·기계·통신 설계가 완벽히 융합되는 풀스택 엔지니어링이 필수”라며 “초기 단계부터 고객사 수요·서비스모델·부하패턴을 반영한 통합설계 접근법이 강조된다”고 밝혔다.

 

AI 시대 DC, 글로벌 인프라투자 '핵심축' 부상

 

이경자 삼성증권 팀장은 글로벌·국내 DC 투자시장 동향을 심층 분석하며 DC가 인프라 투자자산의 핵심축으로 부상하는 현황을 상세히 진단했다.

 

이 팀장은 인프라 자산군의 성장배경으로 금리·인플레이션 헤지, 예측가능한 현금흐름, 장기투자 선호도를 꼽았다. 전통적 재생에너지 투자가 북미 중심으로 둔화되는 반면 디지털 인프라가 인프라펀드의 핵심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경자 팀장은 “AI 혁명 이후 글로벌 DC 투자수요는 사실상 독주 구간에 진입했다”고 진단했다.

 

미국시장의 변화가 특히 두드러졌다. 북미 DC 용량은 글로벌 총량의 40%를 차지하고 있으며 공실률은 20% 이하로 급락했다. 신규공급물량의 80% 이상이 사전임대 완료될 정도로 수요가 폭증 중이다.

 

이경자 팀장은 “AI 수요가 훈련센터에서 추론센터로 확산 중이며 메타, 오픈AI 등 빅테크의 대규모 선점경쟁이 투자지형을 주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시장도 유사한 구조적 성장기에 진입 중이다. 국내 클라우드 이용률은 30%로 OECD 평균 대비 낮으나 AIaaS 성장과 맞물려 DC 수요가 급격히 확대되고 있다.

 

이경자 팀장은 “2027년까지 국내 상업용 DC 용량이 연평균 23% 성장할 전망이나 전력계통 영향평가·인허가 리스크로 공급계획 차질이 커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2025년 전력계통영향평가 본격시행 이후 수도권 신규 수전용량 확보가 가장 큰 사업리스크로 부상하고 있다.

 

이경자 팀장은 “2026년 대규모 공급이 예정됐지만 계획물량의 절반만 착공 진행 중이어서 공급공백 가능성이 있다”라며 “수도권 자산가치 상승과 동시에 이지스하남 등과 같은 완공자산 거래 활성화가 예고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투자자 지형도 급변하고 있다. 글로벌 블랙스톤, GIP, EQT, 브룩필드 등 대형 인프라펀드가 아시아 DC시장으로 대규모 진입 중이다. 연기금 역시 코로케이션 사업자·리츠와 합작투자 형태로 전문성을 보완하며 투자집행을 확대하고 있다.

 

이경자 팀장은 “이제 DC는 전통 인프라 대비 PE(사모펀드) 성격이 가미된 성장형 인프라로 재정의되고 있다”라고 평가하며 “DC는 금리·정책·에너지정책 변수에도 성장성을 유지하는 핵심 자산군으로 국내도 투자 매력도 제고를 위해 전력수급 제도개선, 인허가 예측가능성 강화, 완공자산 거래시장 육성 등이 병행돼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