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대표 조주완)가 동남아 공조시장에서의 입지 확대에 기틀을 마련했다.
LG전자는 최근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바탕으로 ‘초고효율’ 구현에 집중해 개발한 HVAC 솔루션이 최근 싱가포르 초대형 물류센터에 공급했다고 밝혔다.
싱가포르 투아스(Tuas)지역에 건설된 축구장 약 9개 크기와 맞먹는 초대형 물류센터에 LG전자의 고효율 상업용 시스템에어컨 ‘멀티브이 아이(Multi V i)’를 공급했다. 이 물류센터의 규모는 연면적 5만9,800m²로 LG전자는 뛰어난 제품 성능과 솔루션을 기반으로 제조사 중 유일하게 고객의 요구조건을 모두 충족시켰다.
싱가포르는 아시아·태평양지역의 물류 허브로, 운송저장업이 2022년 기준 국내총생산(GDP)의 10% 이상을 차지한다. 특히 투아스는 세계 최대 규모 자동화 항만터미널을 짓는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등 물류와 산업의 중심지로 급부상하는 지역이다.
이번 물류센터는 싱가포르 건축청(BCA: Building and Construction Authority)이 제정한 친환경건물인증 프로그램인 ‘그린마크’ 최고등급인 ‘그린마크 플래티넘 SLE(Super Low Energy: 초고효율)’ 획득을 목표로 설계됐다. 인증 획득을 위해서는 건물 내 전체 시스템효율(TSE: Total system efficiency)이 엄격한 기준치를 충족해야 하며 HVAC(Heating, Ventilation, and Air Conditioning)장비의 효율 측정 및 리포트기능이 있는 모니터링시스템을 필수적으로 적용해야 하는 등 요구조건이 매우 까다롭다.
특히 물류센터에서는 온도와 습도에 민감한 상품의 품질 유지와 손상 방지를 위해 고성능 HVAC 솔루션이 필수적이다. 높은 에너지효율성과 구역별 제어기능을 갖춘 HVAC 솔루션은 운영비용을 절감하는 데 유리하다. 또한 근로자의 건강과 안전을 위한 공기질 관리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LG전자는 건물의 초고효율 등급 달성을 위해 기존 ‘멀티브이 아이’의 성능을 강화했다. 제품에 고객의 에너지절감 목표에 맞춘 능동제어가 가능하도록 고성능 AI엔진을 적용했다. LG전자만의 오일관리기술인 Hi-PORTM가 적용된 고효율 인버터 컴프레서도 탑재했다.
또한 실내 공기와 냉매 사이에서 열을 주고받으며 공기의 온도를 조절하는 열교환기의 면적을 기존대비 10% 이상 확대하고 바다가 많은 싱가포르 환경을 고려해 염분으로 인한 부식을 막는 내염성능을 강화했다. 이를 통해 실사용 환경에 맞춰 필요한 만큼만 제품이 작동하는 부분 부하 및 저부하 운전환경에서의 에너지효율이 기존대비 최대 33% 향상됐다.
LG전자는 건물 내 에너지효율을 실시간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기존 중앙제어기에 냉방능력, 소비전력, 전체 시스템효율 등을 자동으로 계산·표시하는 기능을 추가했다. R&D와 현장 간 유기적인 소통을 강화해 현장 맞춤형 솔루션을 선제적으로 완성한 것이다.
LG전자는 이번 수주를 발판 삼아 동남아 공조사업 확대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특히 싱가포르의 그린마크 인증 프로그램과 함께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주요 국가들이 추진 중인 지속가능한 도시개발정책에 대응해 현지 맞춤형 공조사업 기회를 적극 확보할 전략이다.
LG전자는 지난해 말 HVAC사업 성장을 가속화하기 위해 ES사업본부를 신설했다. ES사업본부는 클린테크분야에서 시장보다 2배 빠른 압축 성장을 이뤄낸다는 목표 하에 AI기술을 활용한 공조산업의 디지털화를 선도하며 최근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AI 데이터센터 냉각 시스템을 비롯해 원전, 메가팩토리 등 신성장사업 기회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이재성 LG전자 ES사업본부장(부사장)은 “HVAC사업의 성패는 ‘현지화’에 달려 있다”라며 “지역과 고객 특성에 맞는 맞춤형 솔루션을 고도화해 새로운 사업 기회를 지속 창출하고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